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04
밥만 먹고 레벨업 805화
옥황상제와 그의 사자들.
그들의 무서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는 민혁이었다.
그는 에데아에서 우마왕 한우의 왕국인 에덴 왕국을 빼앗았던 신의 사자이자 천군 사령관 루마칼과 전투를 치렀던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만약 민혁이 ‘옥황상제의 옥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한우를 잃고 에덴 왕국을 지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루마칼은 강했다.
에데아의 신의 사자들은 말 그대로 신들이다.
‘내가 밴 어르신에게 이길 수 없는 것처럼.’
실제 신들은 유저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위를 가지고 있다.
민혁은 콩이, 흑염룡, 루나를 구출해낸 후에 막 휴식을 취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이곳 환술의 땅에 오자마자 그들이 얼마나 경계의 대상인지 알기 때문에 대악마 베로스의 가면을 이용해 모습을 감췄다.
그에게는 확실한 준비가 필요했다.
‘바로 나선다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민혁은 얼마 전 천외국 간부진들과 10:1의 전투를 치렀고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민혁이 그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했던 것은 아니다.
레벨 500의 유저 열 명이 레벨 580의 유저 한 명을 이기기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간부진들과 싸웠을 때의 민혁은 요리버프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식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바로 ‘요리버프’였다.
요리버프를 받는 민혁은 그 순간만큼은 레벨 700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는 최대한 유저들과 거리를 둔 상태에서 인벤토리에 보관하고 있던 요리를 꺼냈다.
다름 아닌 30cm 길이의 마이웨이 샌드위치였다.
마이웨이 샌드위치는 세계적으로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특이점은 여러 가지 종류의 빵을 선택할 수 있고 야채나 소스의 종류도 본인이 선택할 수 있었다.
민혁의 경우 이 마이웨이 샌드위치가 너무도 먹고 싶어 직접 만들어서 먹는 편이었다.
‘심지어 보관도 편하고 먹는 것도 편하다.’
민혁은 비상시를 대비해 등급이 높게 나온 요리 몇 가지를 항시 인벤토리에 넣어놓고 다닌다.
그의 인벤토리에 노릇하게 튀겨진 치킨이 들어가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노릇함과 뜨뜻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즉, 음식을 인벤토리에 넣어놔도 최상의 상태로 먹을 수 있는 거다.
민혁은 곧바로 더블푸드를 사용. 마이웨이 스테이크와 치즈 샌드위치를 복제해 냈다.
그다음 두 개 요리 버프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중첩되는 즐거움’을 적용했다.
그 상태에서 빠르게 스테이크와 치즈 샌드위치를 입으로 베어 물었다.
빵 겉 부분이 노릇노릇하다. 또 그 안에는 환상의 조합이라는 ‘바베큐, 머스타드’가 들어가 있다.
그리고 민혁이 마이웨이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풍부한 야채 때문도 있었다.
다시 한입 베어 물자, 그 안에 있는 양파, 양상추, 토마토, 피클, 올리브 등의 풍부한 야채가 입안을 즐겁게 해준다.
심지어 가득 들어간 스테이크와 진득하게 녹아내린 치즈가 그 풍미를 더 해주고 있다.
그리고 한 번씩 목이 멜 땐, 얼음을 가득 채워 시원한 사이다를 한 모금 쭈욱 빨아 들이켰다.
“키햐!”
목을 짜릿하게 하는 청량감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온다.
“끄아아아아악!!!”
한 유저가 공격에 적중당해 비명을 지른다.
“커허허헉? 억? 저, 저 미친놈은 뭐야!”
빌의 공격에 적중당해 죽어가던 유저는 한 손에 샌드위치와 또 한 손에 음료수를 들고 먹으며 곳곳을 뛰어다니는 그가 어이없었다.
이처럼 민혁은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빌의 공격 경로를 예상하고 피해 다녔다.
마침내.
[중첩되는 즐거움.] [두 개 요리의 효과를 중복해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요리 주사위의 눈금에 따라 버프 지속시간이 달라집니다.]황금빛 주사위가 둥글게 펼쳐진 화염장벽에 갇힌 유저들 사이에서 빛을 발한다.
[4의 눈금이 떠올랐습니다!] [3분 동안 중첩되는 즐거움의 버프효과가 지속됩니다!] [전설 등급 스테이크, 치즈 샌드위치와 전설 등급 스테이크, 치즈 샌드위치의 효과를 받게 됩니다.] [힘과 민첩이 총 24% 상승합니다!] [물리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이 22% 상승합니다!] [검 기본공격력이 총 70% 상승합니다!] [보유스킬 중 하나를 선택하여 1회 쿨타임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패시브 스킬의 발동 %가 대폭 증가합니다!]황금빛 주사위의 눈금이 나타나고 민혁은 지체하지 않았다.
‘벌레라고?’
어쩌면 신들에게 인간은 나약한 벌레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들은 원한다면 목숨을 앗을 수 있으며, 그들은 신들을 섬기니까.
빛처럼 날아오르는 민혁이 절대방어를 사용한다.
7초 동안 발동되는 절대무적의 배리어.
갈고리 형태의 검기들이 민혁을 찢으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그 검기들 수백 개를 헤치고 놈에게 도달한다.
“학살자의 검.”
총 38회의 공격이 오만한 신 빌을 도륙한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며 땅에 떨어진 그와 함께 내려선 민혁이 그를 돌아보며 말한다.
“벌레한테 처맞는 너는 뭔데?”
“…….”
비명을 지르는 빌은 참을 수 없는 치욕을 느꼈다. 지금 나타난 그가 에덴 왕국의 왕이 되려 한 루마칼을 죽였던 인물이 분명하다.
또한 그는 라마히트 왕국의 제천대성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그에 에데아의 주민들은 옥황상제나 그의 사자들보다도 그를 더 숭배하고 있다.
빌의 입에서 토해지던 비명이 멈춰진다. 몸 곳곳에서 피를 쏟아내는 그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선다.
빌은 태어났을 때부터 옥황상제의 사자였다. 즉, 날 때부터 신의 길을 걸었던 인물이다.
에데아의 신들의 숫자는 한정적이고 때문에 그 오만함은 더욱 컸다.
빌의 대검이 들어 올려진다.
그러나 민혁은 틈을 주지 않는다.
스킬 ‘저장’에 담겨 있는 힘.
파하아아아아아앗-
“학살자의 검.”
또 한 번, 민혁은 거침없이 그를 베고 지나갔다.
[1회의 공격에 성공하셨습니다.] [10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1회의 공격에 성공하셨습니다.] [손재주+1을 획득합니다.] [1회의 공격에 성공하셨습니다.] [지능+1을 획득합니다.] [1회의…….] [1회의…….] [1회의…….]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또다시 빌의 몸 곳곳이 베이고 찢긴다. 그의 붉은 피가 흩뿌려진다.
그러나 빌은 고통을 참아냈다. 그의 눈동자에 붉은 핏대가 섰다.
“이 개 같은……!”
“…….”
민혁은 놀랐다. 아직, 학살자의 검의 38회의 공격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
빌이 대검을 꽉 쥐고 민혁을 공격하려 한다.
즉, 놈은 몸 곳곳이 찢기고 베이는 와중에도 민혁에게 달려드는 것이다.
‘미친놈인데…….’
학살자의 검은 무조건적으로 공격에 성공하는 힘이다. 만약 이 스킬로도 놈을 통제할 수 없다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또, 학살자의 검을 연속으로 두 번 맞고도 멀쩡한 놈이다.
‘피통이랑 방어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마치 장수와 같다.
지칠 줄 모르는 오만하고 강한 장수.
달려드는 빌을 민혁이 또 한 번 베고 지나친다.
[보유스킬 중 1회 사용가능을 ‘학살자의 검’으로 선택합니다.]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또다시 빌의 몸 곳곳이 베어지고 피가 솟구친다. 민혁은 알고 있었다.
‘이제 놈의 발을 묶어둘 수 없다.’
화르르르르륵-
그의 검에서 뜨거운 화마가 들끓어 오른다. 미쳐 날뛰려는 맹수를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그때.
“그쯤 해두지.”
핏-
한 번의 휘두름이었다.
[HP가 81%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민혁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언월도를 들고 선 거대한 풍채의 사내.
그 눈빛은 차갑고 고요하기만 했다.
흡사 그 모습이.
‘관우?’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우와 같아 보였다.
곧바로 민혁의 가슴이 횡으로 베어진다.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공격이었다.
[치명타 공격에 당하셨습니다!] [HP가 5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쿨럭……!”
민혁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민혁이 뒤를 돌아보자 도사 에론의 손에서 세 장의 부적이 하늘 위로 떠올라 화르르 타오르고 있었다.
타오르는 부적들은 거대한 화염줄기가 되어 유저들 틈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솔직히, 언월도의 주인 페로는 놀랐다.
‘빌을 이 정도까지 몰아붙이다니.’
물론 빌이 반격할 수 없는 스킬들만 발동시켰다. 그러나 상대는 분명히 빌에게 커다란 치명상을 입혔음이 맞다.
만약, 이 자리에 자신들이 없었다면 빌은 죽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물론 다음에는.
‘그럴 일은 없겠지.’
빌은 이 중에서 가장 강하며, 다음엔 그의 수를 읽어 모든 것을 봉쇄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떨어지는 화염줄기를 바라보며 민혁이 웃었다.
“이겼다.”
페론의 이어지는 공격에 강타당한 민혁의 입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하지만 피를 머금은 치아로 웃는 민혁의 말에 페론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어째서 네놈들이……!”
빌은 당장 저 앞의 놈을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페론은 더 이상 옥황상제의 사자로서 추태를 보여선 안 된다 여겼다.
그리고 실제로 민혁의 말이 맞다.
그는 실질적으로 승리했다.
화염줄기가 땅에 떨어졌다.
쿠호오오오오오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반경 300m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화염이 그 자리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
그리고 알림이 퍼진다.
[환술의 땅이 종료됩니다.] [강제 로그아웃 당한 유저분들의 경우 어떠한 페널티도 받지 않게 됩니다.]그리고 화염에 휩싸여 사라지는 민혁이 빌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X신.”
끝으로, 사라지는 민혁이 또 다른 알림을 들었다.
[옥황상제의 사자들을 100회 이상 타격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랜덤으로 네 명의 사자들의 보물상자가 선택됩니다.] [루마칼의 보물상자를 획득합니다!] [당신은 보물상자 안에서 당신이 원하는 형태의 보물을 선택 가능합니다!]민혁은 총 4천이 넘는 플래티넘을 획득했고, 힘 스텟 20개 이상, 민첩 20개 이상, 체력 10개 이상, 손재주 5개 이상, 지능 5개 이상 등에 의해 약 80에 가까운 스텟을 꽁으로 얻었다.
비록 죽음에 이르러 화하지만 그가 진정한 승자다.
* * *
옥황상제.
그가 옥좌에 앉아 신음을 토해냈다.
그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자신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사자 루마칼을 죽인 자.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사자 빌을 유린한 채 죽음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동요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루마칼의 보물상자를…….’
루마칼은 영겁의 검을 사용할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 검은 다른 사자. 즉, 빌의 손에 들어가서도 안 되었다.
빌은 야망이 큰 자였고, 그 검을 얻어 자신을 칠 것이었으니.
그랬기에 루마칼은 그것을 잘 숨겨두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
옥황상제가 피식 웃음 지었다.
모든 사자들의 보물상자는 특별하게도, 그를 얻는 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
무엇이든 살 수 있는 돈.
사자들만이 가진 특별한 아티팩트.
또는 사자들만이 가진 고유의 스킬.
그 하나하나가 대단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루마칼이 영겁의 검을 숨겨놓은 곳?
바로 ‘요리재료’에 있었다.
옥황상제가 그와의 대화를 회상했다.
-상제시여, 영겁의 검은 해당 재료로 요리해 모두 먹어낼 시에 완전한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 누구든 요리재료를 선택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사자 루마칼의 그 목소리를 곱씹으며, 옥황상제는 눈을 부릅떴다.
그의 두 눈에 상제의 힘이 깃든다.
하늘 위의 그가 땅 위에 선 식신이란 자를 잠시 엿본다.
그가 보물상자를 열람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는 사자 루마칼의 반지를 습득하지 않을까…….”
사자 루마칼의 반지는 자그마치 신등급 아티팩트다.
더 재밌는 사실은 루마칼의 반지는 상대방의 공격을 흡수하여, 100%의 데미지로 되돌려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대신에, 그 제약으로 고작 일주일에 한 번 사용 가능하다.
물론, 이 아티팩트는 영겁의 검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그 어떤 아티팩트보다 뛰어난 것이었다.
쭈르륵, 신중하게 보물상자 물품을 흩어보는 민혁.
그가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당연히 이걸 선택해야지.]옥황상제는 안도했다.
그래, 너의 말처럼이다.
빛 좋은 개살구인 루마칼의 반지가 최고일 것이다. 루마칼이 내놓은 요리재료는 기껏해야 그가 즐겨 먹던 하늘세상의 토종닭에 불과했으니.
곧 진중한 표정을 짓던 민혁이 웃었다.
“……?”
옥황상제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그런데 곧, 보물상자가 열리며 민혁의 앞에 하늘 세상의 토종닭이 잘 손질되어 내려섰다.
“……?”
[먹지도 못하는 반지 어따 써~ 먹는 게 남는 거지. 암, 그렇고말고. 으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핫!]“……?”
옥황상제. 그는 한참이나 말문을 잇지 못하다가 말했다.
“미친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