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09
밥만 먹고 레벨업 910화
태산의 광물은 초월자들에게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난제다.
봉인석을 이용해 봉인해 두긴 했지만, 이제 약 50년 정도 후면 봉인석이 깨지고 태산의 광물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땐, 우리도 태산의 광물을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또한 태산의 광물은 봉인석에서 빠져나오면 엄청난 지진을 일으킨다.
그것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말이다.
차마 된장을 만들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민혁에게 벤더가 말했다.
“어째서 요구하는지는 너만 알겠다만은 태산의 광물은 매우 위험하다. 네 제국에 가져가는 순간, 하루 만에 네 제국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 정도로.”
민혁의 생각보다도 태산의 광물은 더 큰 지진을 일으키는 듯싶었다.
“초월자의 분쇄기만 있었어도.”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넥. 우리를 위해 희생한 그를 욕보이는 것 같잖아.”
“미안하다.”
‘……?’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민혁은 눈치챌 수 있었다.
‘이들도 태산의 광물을 갈아버리고 싶어 한다?’
그것참 잘된 일이다.
그리고 민혁은 그 누구보다 노련한 말솜씨를 구사할 줄 알았다.
“지진을 일으킨다는 태산의 광물! 그 엄청난 힘을 가진 광물을 이용해, 천외제국을 더 강화시키기 위함입니다!”
그 말에 초월자들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그 물건은 절대 넘겨줄 수 없다.
그런데 곧 민혁이 픽, 하고 웃었다.
“그렇지만 여러분께서 그렇게 걱정하고 계신 물건을 제 개인적 욕심으로 탐내면 안 되겠지요.”
민혁은 씁쓸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면서 한숨을 푹 쉬고, 눈을 감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갈등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야, 민혁아. 너의 욕심을 버리고 초월자분들께서 편해질 수 있게 도와드리자.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걸 갈아버리는 미친놈(?)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갈등에 갈등을 거듭하는 듯한 그!
그가 곧 결정을 내린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초월자의 분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뭣!?”
“초월자의 분쇄기를 가지고 있다고?”
“진짜인가?”
그 말이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컸다.
특히나 초월자들은 초월자의 분쇄기를 필요로 했다.
초월자의 분쇄기가 사라진 것은, 지도자들이 죽은 그 날. 분쇄기 제작에 참여했던 대장장이들이 안고 도망치다가 사라졌었다.
“도대체 그걸 어떻게 얻은 거지?”
그 질문에 민혁은 태양의 소금과 관련한 일화를 이야기해 줬다.
-소금을 먹으니 초월자의 분쇄기가 나타났다. 그 안에 숨겨놓았던 건가 보군.
-죽기 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초월자의 분쇄기를 숨겨둔 거야.
그들은 민혁의 자초지종을 일부 듣고 서로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 벤더가 말했다.
“네가 말했던 것을 들어주마. 단, 조건을 붙이지. 태산의 광물을 분쇄기에 넣고 갈아낸 후에, 그것들을 가져라.”
“…….”
민혁이 고개를 주억였다.
“알겠습니다.”
그러곤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된장찌개, 맛있겠다. 히히.’
그 진정한 속을 모르는 초월자들이 그를 위로한다.
“미안하다. 넌 그것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을 텐데.”
“그것을 갈아야만 하는 우리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민혁은 애써 웃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여러분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지요.”
“정말 넓은 마음씨를 가졌구나.”
“한 제국의 황제로서 충분한 자질을 가졌어.”
[초월자 벤더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검 공격력 0.2%가 상승합니다!] [초월자 넥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손재주 0.3%가 상승합니다.] [초월자 베르니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MP총량 0.4%가 상승합니다.] [초월자 코크너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손재주 0.2%가 상승합니다.] [초월자…….]말 몇 마디로 뽕을 제대로 뽑아먹는 민혁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건 우리와 약속했던 것을 해냈을 때 주겠다.”
“알겠습니다. 대신에 저의 제국에서 신하들을 불러와도 되겠습니까?”
“이걸 이용해 불러들여라.”
벤더가 민혁에게 피리를 건넸다.
‘초월자의 소환의 피리’였다. 이 피리를 가지고 있으면 가신이나 혹은 소환수 등을 이 요새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다.
초월자들은 내심 기대했다.
‘우리도 수천 년 동안 해내지 못했던 일이다.’
‘그것을 해낼 대단한 이들을 데려온단 말이던가?’
‘도대체 그들은 어떤 모습인가!?’
그때, 민혁이 힘껏 피리를 불었다.
삐리리리리리-
[초월자의 피리가 당신이 원하는 가신이나 소환수들을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 불러들입니다!]곧 새하얀 빛이 내려서며 초월자들이 기대하는 자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먼저 대자로 뻗어 자고 있는 인간이었다. 정확히는 인간처럼 보였으나 몸 곳곳에는 나무줄기와 같은 것들이 자라 있다.
바로 땅의 대정령 렌드였다.
그리고 렌드의 배 위에는 새하얀 털이 복슬복슬한 아기 늑대가 몸을 웅크리고 있다.
눈이 간지러운지 앞발로 얼굴을 비벼대던 녀석이 하품을 쩌억하며 ‘그르릉…….’ 소리를 냈다.
“…….”
“…….”
초월자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때, 모두의 이목을 끄는 존재가 있었다.
렌드의 팔 옆으로 웅크려 새우잠을 자고 있는 존재.
“꿀, 꾸꿀, 꾸우우울…….”
자면서 무언가를 먹는 듯 쉴 새 없이 입과 분홍 돼지코가 씰룩였다.
그러다, 엉덩이를 북북 긁어대더니, 배가 불편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러더니 이내.
뿍-!!!!!!!
요란한 방구 소리와 함께, 그가 실실 웃었다.
“꾸울…….(헤…….)”
초월자들은 말문을 잃었다.
‘이들이, 요새의 척박한 땅을 개척할 거라고……?’
‘망했다. 우린 배고파 죽을 거야.’
* * *
민혁은 자신과 함께 척박한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를 비옥한 땅으로 개척할 인재들을 둘러봤다.
‘든든하군.’
그릉이는 생명의 정령이다.
또한, 그릉이가 보유한 ‘씨앗 창조’가 어쩌면 외부의 씨앗을 거부하는 요새에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
또 그릉이의 씨앗 창조는 고구마, 감자, 양파, 대파, 수박 등 다양한 것이 가능해졌다.
심지어 창조하고자 하는 씨앗은 대부분 그릉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씨앗에서 육류도 자라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땅의 대정령 렌드.
벅벅-
자신의 뒷머리를 긁어대는 어리숙한 모습이었으나 렌드는 땅의 대정령이었다.
‘땅을 다스리는 힘을 가진 렌드가 비옥한 땅으로 바꾸지 못할 리는 없다.’
또 결정적으로 민혁에겐 이것이 있었다.
(비옥한 땅을 만드는 곡괭이)
등급: 신
제한: 레벨 500 이상, 땅의 대정령의 허락을 받은 자.
내구도: ∞/∞
공격력: 650
특수능력:
⦁손재주 x3배 상승.
⦁농작물 채집률 60% 상승.
⦁활력 30% 상승.
⦁엑티브 스킬 울어라, 곡괭이.
⦁엑티브 스킬 무조건 수확.
⦁엑티브 스킬 땅을 다스리는 자.
⦁패시브 스킬 척박한 땅을 비옥한 땅으로.
⦁패시브 스킬 발 빠른 곡괭이질.
⦁패시브 스킬 맛좋고 능력 좋은 농작물.
설명: 땅의 대정령 렌드가 소유하고 있던 곡괭이이다. 척박한 땅마저 기름진 땅으로 바꾸는 이 곡괭이는 어떠한 척박한 땅에서도 씨앗이 자라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렌드가 준 이 신등급 곡괭이는 척박한 땅을 비옥한 땅으로 바꿀 수도 있다.
상세설명을 클릭하면 ‘땅 회복력’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되어 있다.
이 땅 회복력은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 척박한 땅들에만 존재한다.
그리고 이 땅 회복력이 100%가 되었을 시에 척박한 땅이 비옥한 땅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척박한 땅 앞에 선 민혁.
그가 있는 힘을 다해 비옥한 땅을 만드는 곡괭이를 내려쳤다.
콰자아아아아악-
[0.3%가 회복됩니다.]“…….”
민혁의 얼굴에 작은 웃음이 맺어졌다가 바로 사라졌다.
[0%로 돌아옵니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의 흙들은 고대의 저주받은 흙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누구도 비옥한 땅으로 개척하지 못했습니다!]“……?”
즉, 이곳의 흙들은 비옥한 땅을 만드는 곡괭이로 내려쳐도, 본래로 회복되는 것이다.
민혁이 쉴 새 없이 내려쳐 댔다.
[0.3%가 회복됩니다.] [0.3%가 회복됩니다.] [0%로 돌아옵니다.] [0.3%가 회복됩니다.] [0%로 돌아옵니다.] [회복…….] [돌아옵니다.]그때, 민혁이 신 위의 신 스킬을 통해 조합한 극강의 패시브가 발현됐다.
[내리치는 의지.] [한 번의 내리침이 14번의 내리침이 됩니다!] [손재주 20%가 상승하며 모든 스텟 6%가 증가합니다.] [유지시간은 7초입니다.]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팍-
[1.3%가 회복됩니다!] [0.4%로 돌아옵니다.]“렌드. 너도 같이해!”
렌드는 기본적으로 땅의 대정령이다.
그는 어떠한 곡괭이로 땅을 내려쳐도 척박한 땅을 비옥한 땅으로 만들 수 있다.
팍, 파파파파파팍-
파파파파파파파팍-
두 존재가 동시에 힘껏 곡괭이질을 해댔다.
콩이도 가만두고 볼 수는 없었던 듯, 곡괭이를 쥐고 힘껏 내려쳐 댔다.
그들이 한 시간 동안 미친 듯이 땅을 내리찍었다.
[0.9%의 회복력이 고정됩니다!] [10분 동안 곡괭이질을 하지 않을 시, 다시 0%로 돌아옵니다!]최악이다.
이제껏 만났던 노가다 관문들을 통틀어서도 말이다.
심지어 ‘내리치는 의지’를 민혁이 획득했음에도 말이다.
“잠깐이라도 쉬면 다시 0%로 돌아간다…….”
민혁은 한참이나 곡괭이를 휘두르지 않고 서 있었다.
그때, 초월자들이 다가왔다.
“이제 알겠나? 불가능하다네. 우리가 자네에게 후한 보상을 약속한 이유야.”
넥의 말이었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자는 쉽게 말했을 것이다.
밭을 비옥한 땅으로 만드는 일.
그는 ‘식신’이라는 이름과 ‘비옥한 땅을 만드는 곡괭이’, ‘땅의 대정령’을 믿고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겪어보면 두렵고 무서워서 포기하게 된다.
자신들이 이 땅에서 맛있는 것을 먹는 걸 포기한 것처럼.
“이만 돌아가시게. 자네들이 있던 땅으로. 그리고 한 단계 벽을 넘으면 다시 만나세.”
넥이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리려 했다. 벤더와 다른 초월자들도 씁쓸한 표정이었다.
그때, 민혁이 말했다.
“제가 이걸 해내면 나는 ‘초월자’가 될 수 있는 겁니까?”
“……?”
그에 넥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민혁이 작게 웃음 짓고 있다.
“당신들도 포기한 것을 해내면, 나는 이 일에서만큼은 초월자가 되는 것 아닙니까?”
넥의 눈이 떨렸다.
민혁은 작게 웃음 지으나 해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초월한다는 건 무엇인가.
본래 초월자들에게 초월은 그저 ‘타고난 피’이다.
그러나 그들도 초월이라는 것의 진짜 의미를 알고 있다.
[한 작은 인간이자 신이, 초월이라는 것에 대해 새로이 각인시킵니다!] [그가 당신들이 해내지 못한 업적을 달성할 시, 그의 ‘초월’을 인정하고 박수 쳐야 할 것입니다.]“해내겠습니다. 온 힘을 다해 해내겠습니다. 그러니, 정중히 청합니다.”
민혁이 넥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의 방어구를, 내가 했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손봐주실 수 있습니까?”
“…….”
넥의 가슴이 들끓어 오른다.
[한 작은 인간이자 신이, 초월자인 당신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있습니다!]그것은, 자신이 지금 온 힘을 쏟는 것처럼, 방어구를 손볼 때도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이었다.
넥이 대답했다.
“약속하네, 그대의 노력에 내 보답하지.”
[초월자 넥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당신께 약속합니다!] [그는 당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할 것입니다!]이상한 일이었다. 넥은 그의 눈빛과 표정에서 그에게 기대를 걸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더와 다른 초월자들이 물었다.
“넥, 너는 성공할 거라고 봐?”
“지켜보면 알겠지.”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지켜보는 것뿐이다.
넥은 옹기종기 모여 민혁이 만들어낸 요리를 먹는 그들을 바라봤다.
요리를 먹은 그들이 힘차게 곡괭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넥은 그들을 물끄러미 서서 바라봤다.
하루. 손바닥이 까질 대로 까진 민혁이 붕대를 감고 곡괭이질을 재개했다.
이틀. 함께 곡괭이질을 하던 아기돼지가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야 말았다.
사흘. 몸에 줄기가 돋아난 인간도 결국에 쓰러지고야 말았다.
해가 뜨고, 밤이 된다.
밤이, 아침이 되고, 다시 밤이 된다.
그러나 꺼지지 않는 유일한 빛이 있다.
그것은 민혁에게서 흘러나오는 의지의 빛이다.
나흘. 모든 초월자들이 넥과 함께 그를 바라본다.
닷새. 지쳐 쓰러질 뻔했던 그가 휘청이면서도 이겨낸다.
엿새, 이레.
지쳐가던 그의 눈에 생기가 깃든다.
칠 일째에 벤더가 물었다.
“이제 그만해도 된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
그 질문에 민혁은 곡괭이를 힘껏 휘두르며 답했다.
“배고파 봤으니까요.”
“…….”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아니까, 얼마나 죽을 것 같은지 아니까!”
콰자자자자자자작-!
팔 일, 구 일째.
그의 마음을 초월자들이 곱씹는다.
십일, 십이일, 십삼 일째.
척박했던 땅에 수분이 생기기 시작한다.
십사 일, 십오 일째.
아무것도 자라나지 못했던 땅에 새싹이 자라났다.
십육 일, 십칠 일째.
의지라는 ‘초월’을 행하는 자가 세상에 ‘열매’를 맺게 했다.
[한 작은 인간이자 신. 초월이라는 것에 대해 새로이 각인시켰던 그가 ‘초월자’라 불리는 당신들 앞에서 새로운 초월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냅니다!] [그가 만들어낸 초월은 물러서지 않는 의지와 노력입니다!] [그의 초월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만큼 위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