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42
밥만 먹고 레벨업 943화
유저들이 가지는 무한의 전장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 편이다.
대부분 아테네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라면 한 번쯤은 무한의 전장을 접해보는 바 있다.
그리고 몇 날 며칠은 빠져서 무한의 전장만 하기 일쑤다.
그 이유는 짜릿한 손맛이 있기 때문이다.
동등한 레벨로 매칭된 자와의 전투는 곧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 승리할 때마다 상대방의 배팅금을 획득하기에,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 무한의 전장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즐투브에 업로드되는 밥대장의 무한의 전장 영상들은 꽤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무한의 전장의 최강 네임드.
알렉산더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500전. 그리고 500연승 이상.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자.
비록 민혁과 같이 제국이라는 거대한 힘을 쥔 것은 아니나, 개인 혼자서도 작은 왕국들 몇 개는 충분히 집어삼킬 거라는 말들이 많았다.
또 유저들은 궁금해했다.
‘과연 내가 살면서 알렉산더의 연승이 깨지는 걸 볼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제시한 자가 바로 ‘밥대장’이다.
알렉산더의 뒤를 잇듯이 그는 200연승을 달성했다.
사람들은 기다리고 기다렸다.
알렉산더와 밥대장이 싸우기를.
그러나 문제는 ‘알렉산더와 밥대장’이 설령 매칭된다고 해도, 송출 결정권은 그들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 둘이 승부를 겨룬다 할지라도, 사실상 누가 이겼는지 결과만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에 아쉬워했다.
그런데 지금.
[이벤트. 무한의 전장에서 무한전투가 시작됩니다!]한 알림과 함께, ㈜즐거움이 사전에 계약을 맺은 여러 방송국과 즐투브 등에서 송출이 시작되었다.
그곳에는 그들이 그토록 원하고 기다렸던 밥대장과 알렉산더가 마주 보고 있었다.
심지어 방금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흔적이 역력했다.
[와이씨, 알렉산더랑 밥대장이랑 붙었었나 봐!] [승패는 아직 안 났나!?] [안 난 듯, 그 와중에 둘 다 무한전투 참여하나 본데?] [헉, 개꿀잼이겠다!] [ㅇㅇ, 과연 알렉산더와 밥대장은 무한전투에서 한 번에 몇 명을 이길 수 있을까.]유저들에게 무한전투는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전투였다.
유저들을 이길수록 그 숫자는 두 배씩 증가하여 나타난다.
이기는 숫자에 따라 1만, 혹은 100만 명도 가능하다는 거다.
물론, 그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일 테지만 말이다.
시청자들이 입소문을 타고 빠른 속도로 무한전투와 알렉산더, 밥대장의 전투를 보기 위해 입장하기 시작했다.
* * *
알렉산더와 민혁.
둘 모두 조금 아쉬운 표정이었다.
아직 완전한 승부를 다하지 못했으나 ㈜즐거움이 준비한 이벤트의 조건이 너무도 파격적이었다.
무한전투 도전자 1명당 50포인트 적립.
그리고 MVP 칭호와 50만 무한 포인트, 거기에 10만 플래티넘까지.
곧 민혁이 말했다.
“알렉산더. 누가 더 많이 이기나 해볼까?”
“……재밌겠군.”
굳이 자신들의 결투로 승부를 내지 않아도 된다.
누가 더 많은 이들과 싸워 승리하는가.
곧바로 두 사람이 빛이 되었다.
[무한전투장으로 이동됩니다!]새로운 곳에서 나타난 민혁은 주변을 둘러봤다.
황량한 벌판이었다. 그 벌판엔 큼직큼직한 투명한 벽들이 사방팔방에 처져 있었다.
민혁이 흘끗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알렉산더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벽 너머에도 무한의 전장에서 10연승 이상을 기록한 유저들이 방어자 자격으로 무한전투에 참가하였다.
“이거 노린 거지?”
“100프로다.”
민혁과 알렉산더가 같은 곳에서 나타났다.
심지어 옆자리다.
이것은 ㈜즐거움의 노림수가 분명했다.
기업이 이벤트를 하는 이유는 결국 신규유입과 떠나간 유저들을 돌아오게 하기 위함이고, 가장 이슈가 될 민혁과 알렉산더를 의도적으로 함께하게 한 것이다.
[알렉산더랑 밥대장이랑 같은 자리네!] [재밌겠다…….] [헐…….] [(주)즐거움 사랑해요!]시청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뜨거웠다.
곧바로.
[무한전투가 시작됩니다!]민혁의 앞으로 빛이 되어 한 명의 유저가 나타났다.
알렉산더를 비롯한 다른 유저들의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저가 나타난 바로 그 순간.
알렉산더와 민혁이 빠르게 움직였다.
민혁이 한 바퀴 구른 후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그었다.
“억?”
곧바로 그의 발목을 잡아채 끌어당겨 바닥에 넘어뜨린 후, 명치를 한 번 찌른 후 목을 베었다.
“억, 악! 윽! 너, 너무해…….”
1초 만에 한 유저가 사라졌다.
민혁이 옆을 돌아보자 알렉산더의 앞에 나타난 유저 역시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
[1명을 상대로 승리하셨습니다!] [2명이 소환됩니다!]곧바로 두 사람이 동시에 나타났다.
한 명은 마법사, 한 명은 검사였다.
번쩍 날아오른 민혁이 마법사의 캐스팅이 끝나기 전에, 그의 명치를 무릎으로 힘껏 찍었다.
“억!”
곧바로 비명을 지르는 그의 몸을 빠른 속도로 몇 차례 찔러댔다.
옆에서 공격해 오는 검사의 공격을 가뿐히 피해내고 그의 옆구리에 단도를 찔러넣었다.
푹-!
16회 연속으로 거대한 핏빛 낙뢰로 적을 타격하는 ‘멸’의 힘이 암살자의 힘으로 변환된다.
열여섯 번의 난도질이 기사를 단 한 번에 강제 로그아웃시킨다.
[2명을 상대로…….] [4명이 소환…….]이젠 네 명이었다.
그러나 민혁도, 알렉산더도 그 어떠한 스킬도 사용하지 않았다.
적들을 무시해서인가?
아니다.
민혁과 알렉산더는 승리한다고 할지라도 HP나 MP. 그 외 스킬 쿨타임이 차오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즉, 방어자는 이길 때마다 지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적들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게 되어 있으니, 스킬의 필요성은 지금보다 후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흡……!”
민혁의 몸이 마법사의 익스플로전에 튕겨 날아올랐다.
마법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빨리 조져!”
4명의 유저를 스킬 없이 상대하는 건 무척 힘들어 보인다.
물론, 일반 시청자들 기준이었다.
허공에서 민혁이 ‘그림자걸음’을 발동한다.
잔상을 남기며 움직인 덕분에 민혁은 조금의 피해를 입긴 했다.
하지만, 방금 그 마법사의 몸에 단검을 찔러 넣어 다른 변수를 만든다.
살인귀의 흡수.
이것이 단검을 상대방에게 찔러 넣었을 때, 피를 흡수하여 상처를 치료시켜 준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패시브 스킬 ‘폭’의 힘이 새로운 형태로 변환된다.
단검에 찔린 마법사의 몸이 폭발하며 주변까지도 휩쓸어 버렸다.
어느덧 8명.
알렉산더와 밥대장.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8명의 적과 마주하고 있었다.
[미쳤다. 어떻게 동레벨인데, 저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는 거지?] [비슷한 레벨이긴 한데, 스텟이나 칭호, 스킬들은 레벨에 맞게 맞춰지긴 했어도 랭커들이라면 더 높은 편에 속합니다.] [님, 그래서 랭커라고 해서 저 정도 상대할 수 있음?] [ㅈㅅ]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면서 깨닫고 있었다.
진짜 실력자들은 실제로 10명 이상을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곧바로.
[32명을 상대로 승리하셨습니다!] [64명이 소환됩니다!]16명을 이기고, 32명도 이긴 후 64명에 도달했다.
“…….”
민혁은 복면을 더욱 끌어 올렸다. 이젠 스킬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보다는 쿨타임이 빠르게 차오르는 스킬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전투 중이었다.
64명 또한 고작 스킬 두 개 정도로만 이겨낸 민혁이 다시 숨을 돌릴 때쯤에.
“…….”
민혁은 알았다.
이 128명까지가 스킬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이겨낼 수 있는 상대들이다.
지금, 세계 시청자들이 전율하고 있었다.
오로지 단 한 명의 유저를 128명의 유저들이 둘러싸고 있다.
[멋있다…….]그 정도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복면을 끌어올린 한 명의 암살자를 포위한 128명의 유저들.
그들을 향해 민혁이 내달린다.
푸우우욱-!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폭의 힘이 발동되며 주변을 뒤덮었다. 바로 그 순간 민혁의 등 뒤로 화살 여러 발이 꽂혔다.
서둘러 화살대를 끊고 옆에 있는 기사의 목을 화살촉으로 꿰뚫어 버린 민혁이 살수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오로지 ‘목’만을 집중 공격했다.
핏, 피피피피피피피피, 피피피피피, 피피피핏-!
빛처럼 빠른 움직임으로 목만을 베고 지나가는 암살자의 모습에 전 세계가 열광하기 시작한다.
그가 계속해서 입는 데미지? 스킬 공격들?
다른 이들에게는 민혁이 가벼운 검은 옷과 복면을 둘렀다 생각하지만 아니다.
그가 지금 실제로 착용한 것은 초월자의 갑옷 세트였으며, 그 방어력은 레벨에 맞게 하향되었으나 일반 유저들이 가진 방어구들의 2배 이상의 힘을 낸다.
푸우우욱-!
그리고 주기적으로 적들의 심장에 단도를 꽂아 넣는 민혁은 ‘살인귀의 흡수’를 통해 하락하는 HP를 채우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악!”
“끄, 끄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악!”
적들이 목을 부여잡고 쉴 새 없이 바닥에 쓰러진다.
어느덧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댓글창들이 조용해졌다.
알렉산더도 민혁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로이 떠오르는 밥대장은 그들에게 ‘컨트롤과 현실 실력 최강자’로 인식되고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적들의 목을 베고 지나가는 밥대장을 보며 그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128명이 쓰러졌을 때, 민혁이 말한다.
“다음.”
곧바로 256명이 소환되었다.
그들 역시 민혁에게 처음에 스킬공격들을 미친 듯이 퍼부어대었으나 빠르게 접근하여 HP를 갉아먹는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본래 민혁 클래스의 강점은 무엇인가?
‘요리버프다.’
하지만 그 요리버프가 다양한 암살자의 버프로 변환되었다.
400레벨일지라도 그는 현재 버프만으로 500레벨에 가까운 힘을 내고 있다.
또한, 그가 착용한 아티팩트들과 그가 식신 초기에 쌓았던 스텟들도 400레벨 유저들보다 훨씬 높다.
“다음.”
256명을 쓰러뜨리고 짤막하게 말한 민혁에게, 시청자 한 명이 말한다.
[미쳤다…….]512명.
그들에게 돌진하며 미친 듯이 베고 지나가는 민혁은 마치 순한 양 떼 사이에 파고든 사자와 같아 보일 지경이었다.
물론, 알렉산더도 민혁과 비슷한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512명.
민혁이 마지막 한 명의 심장에 단검을 박아넣고 쓰러지는 상대를 차갑게 바라본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알렉산더와 민혁을 비교했을 때, 개개인의 실력을 놓고 보면 알렉산더가 우위일 것이라고.
이는 그가 미국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으며, ‘전투직’이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처음 건립된 유저의 제국 황제인 민혁에겐 그것이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본인조차도 알렉산더의 영상을 볼 때마다 생각했다.
제대로 겨뤄보고 싶다.
너를 무너뜨리고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싶다.
“다음.”
1,024명.
압도적인 숫자의 적들이 민혁을 바라본다.
휘리리리릭-!
민혁이 던진 단검 한 자루가 흑빛으로 물들며 1,024명 사이에 떨어진다.
그것은 ‘패왕지존도’.
패왕지존도라는 광역기가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는 수만 개의 단검이 되어 1,024명을 갈기갈기 찢었다.
세상에 하늘은 하나뿐이며, 그 하늘은 자신이 될 것이다.
차가운 시선으로 쓰러진 적들을 바라보며 민혁이 읊조렸다.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