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288)
EP.332 아니 왜 류나가 # 4
즉시 류씨와 함께 걸었다.
ㅡ스스슥.
그런데 살짝 뒤에서 걷던 놈이 날 따라잡는가 싶더니, 돌연 날 추월하고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말하는 것이 아닌가.
“떨어져서 걸어라.”
“뭐?”
“난 네놈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후달리는 존재가 아니니까.”
“이 새끼 무슨 마오훈 같은 말을.”
“닥쳐라! 그 놈은 대체 뭐 하는 놈인지 알 수가 없다!”
종종 마오훈이 류씨에게 말을 걸려는 듯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물론 류씨는 차갑게 응대했을 뿐이다… 불쌍한 마오훈 같으니라고.
“야. 마오훈은 단지 너를 동류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라고.”
“뭐가 동류란 거냐, 제기랄!”
“그치만 날개 멋있었고.”
“허접한 날개일 뿐이지! 근데 어디로 가는 거지? 이쪽은 훈련장이 아닌데.”
이제 눈치챘나?
ㅡ처억.
도착한 곳은 다름이 아니라 매점이었다.
“매점.”
“뭐랏… 매점?”
주변을 둘러본 류씨가 동요했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제일 위협적인 표정을 지으면서 낮게 말했다.
“하잘 것 없는 불량식품이나 파는 곳이로군. 대체 이런 곳엔 왜 온 거지?”
이 새끼 매점 개좋아하면서 개소리하고 있네.
“야. 지금부터 수련할 건데 당 보충해야지. 대련처럼 격렬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수련을 하는데 당이 떨어져서야 되겠냐?”
당 보충은 중요하다.
초인은 강력한 신체 능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칼로리 소모가 심각한 편이다. 에너지 음료든 뭐든 당과 칼로리가 있는 음료를 섭취하면서 수련하면 능률이 올라간다.
“당 보충할 식량부터 좀 사고 해야지.”
“하… 이런 곳에서 식량을 구입하다니.”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는 류씨.
“그딴 당 보충 같은 건 포도당 캡슐이면 충분하다. 이런 곳에서 파는 질 낮은 음식 따위로 당보충? 어불성설이로군. 네놈이 왜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인지 잘 알겠다. 영양이란 것의 개념을 몰라.”
팔짱을 낀 류씨가 훈계하듯 말했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녀석의 시선이 자판기 쪽으로 향해 있음을.
“아직까지 저런 불량식품 따위를 먹으면서 수련을 하다니… 어이가 없을 정도인가. 아니. 그 정도도 아니군. 어이 따위는 진작에 없었으니.”
그리 헛소리를 하는 류씨를 방치해두고 콜라를 뽑았다.
류씨가 또 콜라에 약하지.
정기적으로 콜라를 공급해주면 사탕 주면 따라가는 어린애마냥 쫄래쫄래 따라올 것이 분명하다.
“야. 류씨. 받아.”
“뭐?”
아무튼 뽑은 콜라를 던져주니.
ㅡ덥석.
그것을 덥석 잡은 녀석이 고개를 갸웃했다.
“하. 이 빨간 캔은 대체 뭐지?”
“허.”
아니 이 새끼 모르는 척하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이 새끼 너무 뻔뻔한 거 아니냐? 그렇게 마셔댔으면서 모르는 척을 해?
“니가 좋아하는 콜라잖아 임마.”
“콜, 뭐라고?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아무튼 이딴 걸로 당보충을 하겠다니 터무니없어. 내놔라.”
“뭘?”
“내놓으란 말이다!”
“어엇!”
돌연 정색한 류씨가 내 손에 들려 있는 내 콜라를 강탈했다!
“당보충은 이딴 불량식품이 아니라 포도당 캡슐로 하란 말이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포도당 캡슐 곽을 하나 꺼내서 던져준다 이걸 들고 다니고 있었어? 게다가 이 새끼 이거 콜라 두 개 처먹으려고 이 지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 내 콜라 내놔!”
“하. 뭔진 몰라도 이 빨간 캔을 좋아하나 보지? 네놈에겐 필요 없는 물건. 내가 적절히 처리하도록 하지.”
ㅡ쏙.
주머니에 콜라 두 개를 넣어버린 류씨가 돌아섰다.
“훈련장으로 가야 하니 빨리 따라와라.”
“이 새끼 주머니 볼록해진 것 좀 봐! 내놔!”
“닥쳐라! 당장 따라와라! 집에 가버리기 전에!”
주도권을 빼앗겼어!
“아, 간다니까!”
하나 더 뽑으려고 했지만 류씨가 닦달을 해서 어쩔 수가 없다. 즉시 류씨를 쫄래쫄래 따라서 훈련장으로 향했다.
“뒤에서 걸으란 말이다. 뒤에서.”
“오케이. 딱 4위와 5위의 거리감만큼 떨어져서 걷겠어.”
“저기 부산에서 걸으면 되겠군.”
“야. 도착했다.”
함께 개소리를 하고 있으니 어느덧 훈련장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머, 왔니?”
우리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류나였다.
“아닛! 누나가 왜 여기에!”
“아이고, 누님 아니십니까?”
즉시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한 나와는 달리 류씨는 잠결에 오이를 본 고양이마냥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부릅떴다.
이 녀석 누나를 왜 이렇게 싫어해… 아니, 근데 왜 류나가 여기에? 설마 아까 보고한 것 때문에 찾아왔나?
“이렇게 뵈니 굉장히 반갑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시다니? 무슨 일이십니까?”
“후훗, 근철이 네가 알려줬잖니? 둘 다 이리 오렴.”
류나가 이리 오라는 듯이 양팔을 펼쳤다. 윗사람이 오라고 하면 와야지. 류씨랑 함께 가려고 하니.
“타, 탈레반 네놈…! 설마 누나에게 말한 거냐!”
녀석이 배신을 당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리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물어보길래 말했지.”
“대체 왜 남의 누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연락을 하냔 말이다!”
“그럼 윗사람이 물어보는데 어떻게 해?”
“그건 그렇지만!”
류씨가 또 위계질서를 잘 따르는 타입이라서 윗사람이라는 말이 나오자 바로 납득을 한다. 내 말에 납득하는 건 드문 일인데 말이지.
아무튼 류나에게 다가가니.
“천휘야. 이쪽으로.”
“제발! 이런 짓 좀 그만!”
“너무한 소리 하지 말고. 빨리.”
“크윽!”
굉장히 일상적인 느낌으로 류나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류씨를 끌어안는 것이 아닌가.
저게 바로 사이좋은 누나와 남동생이라는 건가? 류씨는 부끄럽다는 듯 학을 떼고 있지만, 류나는 그냥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제기랄! 바깥에서는 좀…!”
“어머, 집안에선 괜찮다는 거니?”
“그냥 하지 말라고! 탈레반! 안으로 들어가지!”
“이 녀석. 누나랑 사이가 아주 좋구만?”
“좋긴 누가 좋다고!”
부정해서야 되겠나.
“흐흐흐, 누님. 류씨가 아주 그냥… 어?”
뭐라고 말하려던 찰나.
“누님…?”
류씨를 풀어준 류나가 날 보면서도 양팔을 펼치고 있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이쪽으로 오렴.”
설마 내게도 허그를 해준다는 건가?
“아니, 예?”
정답이었다.
멈춰있으니 류나가 나도 끌어안아 줬다.
“우리 귀여운 근철이. 천휘 잘 돌봐주네?”
“아니, 그게요! 잠시만!”
기억에 있는 시트러스향이 확 풍기면서 내 후각을 자극한다…! 거기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 아니, 이 누나는 다 큰 애들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이러면 저 쑥쓰러워요!”
“후후후, 쑥쓰러워할 필요 없어. 근철이도 남동생 같은 느낌이니까.”
“일단 놔주십시오!”
“이런 건 또 천휘랑 비슷하네. 응응. 놔줄게.”
그제서야 날 풀어준 류나가 내 옆에 섰다.
“그럼 천휘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들어가 볼까? 대련한다고 했지? 누나도 관전할 테니까 잘해보렴.”
“아… 예. 그래야지요.”
이 누나 거리감이 너무 가깝다.
그렇게 류나랑 함께 훈련장 안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들어왔군. 탈레반.”
이미 정성껏 링을 만들어둔 류씨가 훈련용 검을 잡아든 채 날 기다리고 있었다.
“후훗, 우리 천휘. 의욕이 아주 넘치네? 친구랑 대련하니까 의욕이 생긴 걸까?”
“아니! 그런 게 아니라니까! 그냥 저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고 싶어서!”
“좋은 우정이야. 그래도 대련하기 전에 잠깐 스트레칭부터 하자?”
그거 좋지요.
“합!”
즉시 훈련용 검을 잡아 들고 링 위로 올라가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근데 류씨 임마는 안 할 줄 알았는데 군말 없이 본격적인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아니, 이놈 이거 스트레칭 왜 이렇게 잘해?”
“관심 가지지 마라.”
“가문에서 수련할 때 다 같이 하는 스트레칭이야. 아버지가 만들었지.”
류성 아재가 만든 스트레칭!
“가문 비전의 스트레칭이란 말인가! 어쩐지 동작이 좋더라!”
“크학…! 제길! 그런 걸 왜 말하는 거냐고! 누나!”
“문제 있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근철이인데.”
“이놈이라서 문제라고!”
뭐가 됐든 오늘 류씨는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원조 담당 일진인 류나가 있으니 당연한 일. 나는 흐트러진 류씨를 마구 농락하면 될 뿐이다.
그런데.
“후후후. 근철아, 힘내.”
류나가 웃으면서 날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아니, 무슨 나도 남동생 취급을 하고 있어.
“하아. 이게 다 탈레반 네놈이 누나를 끌어들여서 일어난 일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원.”
“내가 뭐라 할 말이 없구나. 물론 누나가 있다고 해서 우리의 승부가 달라질 일은 없지.”
“그 말만큼은 동감이로군.”
ㅡ처억.
류씨가 자세를 잡았다.
“흐흐흐, 드디어 류씨와 결판을 낼 수 있겠구만.”
“곧 비참하게 쓰러질 놈이 뭘 기대하는 거지?”
“천휘야. 친구에게 그런 말 쓰면 안 돼.”
“누나는 조용히 해!”
“아주 그냥 누나에겐 여포구만!”
ㅡ파앗!
나도 자세를 잡았다.
사실 그동안 많이 궁금했다. 내 실력과 류씨의 실력. 그 차이가 얼마나 날 지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내 실력은 류씨 말마따나 후달리는 편이겠지. 유리에게 집중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훈련해온 류씨를 꺾는 건 어려울 테니까.
하지만 나도 그동안 실력을 제대로 갈고 닦았다. 생판 초보자라면 몰라, 나도 지금은 한 명의 강력한 영웅생도라고 할 수 있지.
대결을 한다면 얼마든지 변수 창출이 가능하다. 전투란 건 그런 것이니까.
유리조차도 내 기본기가 수련 기간에 맞지 않게 아주 탄탄하다고 했다. 류씨도 가벼운 마음으로 날 상대하다간 큰 코 다칠 것이다.
그런데.
“이 녀석. 전혀 방심하는 기색이 아니군?”
“호랑이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전력을 다하는 법이지.”
류씨가 입꼬리를 비틀며 썩소를 지어 보였다.
“보나 마나 뻔해. 탈레반 네놈은 승부가 길어지면 그걸로 물고 늘어질 놈이다. 그러니 초전박살을 내주마!”
날 너무 잘 알아라!
“흐하하하하하! 혀가 길구나, 류씨! 전력으로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을 정도로 날 위협적으로 여기고 있는 주제에!”
“헛소리 하지 마라!”
“그렇다면 와라, 류씨! 오늘 네 실력을 확인해주마! 누님! 시작 카운트를!”
“알겠어.”
류나가 카운터를 세줬고.
ㅡ때앵!
대련이 시작되었다.
“근철 더 스트롱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