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53)
EP.53 아카데미 습격사건이다아아앗!!! # 2
그야말로 신화속의 전투를 보는 듯했다.
ㅡ콰아아앙!
ㅡ쿠우우우우웅!
게이트는 존나 커다랬다.
가로로 새겨진 차원의 틈 길이만 해도 20메다가 넘어 보일 정도. 그런 차원의 틈에서 괴수며 괴인 같은 것들이 강하병단마냥 쏟아져 내렸지만.
“죽여! 죽어버려! 개 같은 괴수 새끼들!”
“감히 싱그러운 배움의 터를 공격해!”
“슨배임들! 이걸로 집값 더 떨어지겠는데요!”
“싹 다 조져버려! 씹 새끼들!”
“집값 문제는 못 참지!!!”
우리의 현역 영웅들은 너무나도 강력했다.
ㅡ콰앙!
ㅡ콰직!
그들이 창이니 검이니 낫을 휘두를 때마다 괴수들이 터져나갔고, 공중에서 강하하던 녀석들은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채 육고기가 되어 흩어졌다.
“하아아아아아아압!!!”
그중에서 가장 활약하는 것은 단연 이사장이었다. 계속해서 칼을 휘둘러대면서 괴수들을 조져버리고 있다.
ㅡ촤하아악!
괴수들의 시체가 만개한다. 그야말로 대학살극이다. 어찌나 심각한지 죽이는 것보다 시체 치우는 게 존나 더 힘들어 보일 정도였다.
“이게 중세 전사… 아니. 용사 광전사 대장군들이지 어딜 봐서 영웅이란 거냐.”
근데 그뿐만이 아니다.
ㅡ투두두두두두두두!
ㅡ투두두두두두두두!
ㅡ투두두두두두두두!
학교 옥상에 설치된 대공포탑. 그것이 불을 뿜었다. 노린 곳은 하늘을 날면서 싸우고 있는 이사장의 위쪽이다.
ㅡ퍼버버버버벙!
그곳에서 나타난 비행 괴수들이 죄다 찢어지면서 비처럼 흘러내렸다. 저 발칸포 구경이 몇이었더라? 20mm 탄이면 E 랭크 괴수까지 싹 다 조질 수 있다.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으니.
ㅡ띠링.
익숙한 알림음이 들려왔고.
「메인퀘스트 발생」
「메인퀘스트 : 아카데미 습격」
눈앞에 창이 떠오른다.
이야. 이거 퀘스트가 이제 뜨는 거냐? 뭔가 한발 늦게 뜬 것 같은데? 아니, 퀘스트가 늦은 게 아니라 저 영웅님들이 더 빠른 건가?
「아카데미에 대규모 게이트가 나타났습니다. 살아남으세요.」
살아남긴 시발아. 오히려 저거 괴수들이 살아남아야 할 것 같은데?
「보상 : 3,000 Coin.」
아니 미친!
그런데 보상이 개빵빵하다!
이거면 스탯포인트가 하나잖아!
“개꿀!”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니!
여기는 죽는 게 더 힘든 공간이다.
기를 쓰고 죽으려고 해도 살아날 듯?
그리고 저길 보라.
토끼 머리띠를 한 근육질의 핫팬츠 남성이 요술봉을 든 채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눈에서 녹색 안광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모자라 반대쪽 손에는 구급상자를 들고 있었는데, 대충 견적을 내보니까 힐러 같았다.
부상자가 나타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리려고 할 것만 같은 존재다. 저런 힐러가 있는데 어떻게 죽겠냐?
“근철아? 방금 뭐라고 했어?”
“개꿀이라고. 봐봐. 가만히 있어도 괴수가 다 죽잖아. 이야. 이게 현역 영웅 선배님들?”
“흐흐흫, 그렇긴 하지. 다들 대단하네. 역시 현역 영웅들이야.”
시후나 레오나. 류천휘 같은 녀석들이 강하긴 해도 저런 전문적인 현역 영웅보다 강하진 않을 것이다.
진짜 어마어마하다.
뭐 그리 이소라 교관 뒤에 서서 시후랑 같이 전투광경을 보고 있던 순간이었다.
ㅡ파칫.
무언가.
ㅡ파치칫.
묘한 두통 같은 것이 밀려오는 듯했다.
“…엇.”
뭐냐? 뭔가 묘한 기시감 같은 게 느껴졌는데… 시야가 몽롱해진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모습. 저번에도 이런 적 있지 않았나?
ㅡ츠팟!
동시에 어떤 풍경이 눈에 보이면서, 한가지 강렬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
이거.
이거… 습격이 끝이 아니다.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드는데.
“뭐지?”
방금 내가 직접 생각하고도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방금의 예감은 대체? 설마 내게 예지 능력이라도 생긴 건가? 그리고 어떤 풍경이 희미하게 보인 것 같았는데, 너무 희미해서 해석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카데미 습격 – 추가 퀘스트」
「이 사태를 이용하려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아카데미에 숨어들려고 하는 존재를 처치하십시오.」
「보상 : 2,000 Coin」
새로운 알림창이 눈앞에 띄워졌다.
“…”
그래… 뭔가가 더 있단 말이지.
대충 감이 잡힌다. 이건 게임의 메인 퀘스트 중 하나다. 내가 모르는 스토리가 있으며, 어떤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알림창을 보니 아카데미에 숨어들려고 하는 존재가 있다고 한다.
이 게이트 사태는 무슨 음모일 것이다. 그렇다면. 방금 내가 느낀 감각은 뭐였지? 진짜로 제 5감을 각성한 건가?
아니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그런 암시?
“하하하하하!!! 졸업생들이 이렇게 찾아와서 같이 싸워주다니!!! 이 이사장은 정말 기쁘기 그지없다!!!”
이사장의 목소리가 드높게 울려 퍼진다.
“김근철이. 그리고 이시후. 전투의 양상을 봐라. 뭔가 절제 없고 난폭하게 느껴지지 않나?”
이소라 교관의 말에 정신이 돌아왔다. 방금 현상에 대한 건 좀 있다 여유로울 때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자.
“예. 그러네요. 제가 봐도 좀 난잡해요. 전술이 없어 보입니다.”
“정확히 봤다. 저 영웅들은 지금 거의 놀고 있는 상태지. 이사장에 현역 영웅들까지 다수 모인 상태니까. 거기에 여긴 모교다. 동창에 선배나 후배들까지 있지. 긴장한 채로 일을 하기 보다는 적당히 화려함을 연출하면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저렇게 싸우면 안 되는데 말이지.”
대충 이해했다.
“어차피 이사장님이 있어서 무조건 이길테니까 분위기가 좀 풀어졌다는 소리로군요. 이거 영웅들이라고 해서 항상 칼처럼 마음을 가다듬는 건 아닌가 봅니다?”
“영웅도 사람이니까.”
인정합니다.
“자, 자. 그럼 관람은 여기서 끝이다. 생도들은 슬슬 들어가라.”
“아니, 교관님? 그냥 여기서 구경 더 하면 안 됩니까? 별로 위험해 보이지도 않는데요?”
“뭐가 떨어지면 옷을 세탁해야 하지 않겠나. 잔말 말고 들어가라. 이시후? 김근철이를 잘 감독하도록. 저쪽으로 가면 된다.”
이소라 교관이 저쪽을 가리켰다.
“얌전히 가라. 딴길로 새지 말고.”
“교관님은요? 같이 안갑니까?”
“나는 저기 합류해야지.”
“아.”
“가라.”
“근철아. 빨리 가자.”
바로 시후가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예, 예. 들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들어갈 타이밍이 아닌데. 추가 퀘스트를 보니 아카데미에 뭔가가 숨어들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이걸 내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해줄까?
“아니야.”
직감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이 광적인 혼란. 영웅들이 날뛰고 괴수들이 갈려나가는 이 순간을 노리는 녀석들이 있다. 내게 퀘스트가 나타난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이건 내가 해결해야 해.
아니 뭐 위험하다 싶으면 관둘 텐데, 일단은 찔러 봐야지.
“야, 시후야.”
그래서 나를 잡아끌던 시후를 부른 그 순간이었다.
“근철아.”
“어? 왜?”
“먼저 들어가.”
뭐? 먼저 들어가라고?
“먼저 가? 니는 뭐하게?”
“나는 주변을 좀 둘러봐야겠어.”
자리에 멈춰선 시후가 날 돌아보면서 씨익 웃었다. 아니, 이 녀석이 지금 땡땡이를 치겠다고 말하는 건가?
“흐흐흐, 이 쉐끼 이거 땡땡이칠 생각이로구만?”
“맞아.”
“야. 아무리 그래도 좀 위험하지 않겠냐?”
일단은 한번 찔러 보자.
“물론 위험하기야 하겠지. 하지만 근철아. 지금 현역 영웅들이랑 이사장님이 단체로 싸우고 있잖아? 그걸 눈앞에서 볼 기회인데? 이 기회를 놓쳐야 할까?”
시후의 두 눈은 의욕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건 좀 혼나더래도 보는 게 이득이야. 그러니까 나는 구경 좀 해야겠어. 근철이는 들어가. 위험할 테니까.”
“이야. 시후 임마 이거 깡이 장난이 아니였구만? 고수들의 싸움을 구경하겠다니.”
시후가 가겠다고 말한 이상.
결론은 하나다.
“야! 그럼 나도 같이 가자!”
메인 퀘스트를 깨러 가야 한다. 그리고 그건 시후가 있어야 깰 수 있겠지.
“근철아. 위험할 텐데? 근철이 아직 허접이잖아.”
“허접 이 지랄. 야. 니랑 있는데 내가 뭐가 위험해? 빨리 가자!”
“뭐, 그럴까! 근철아! 나중에 혼나도 내 탓하기 없기야!”
시후가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약간 사소한 일탈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다. 뭐 그만큼 시후는 강할 테니까.
ㅡ파앗!
그 길로 우리는 방향을 틀었다. 직감했다. 이대로 시후를 따라가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어! 문제 생기면 무조건 니탓할게!”
“근철이가 후환이 두렵지가 않나 보구나! 아무튼! 저쪽이야!”
우리는 바로 건물의 뒤편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대놓고 구경하면 들킬 확률이 높을 것이다. 좋은 포인트를 찾아야지!
“오! 여긴 좀 조용한데!”
건물 뒤편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괴수도 없고 영웅도 없다. 싸움은 학교 중앙 부분에서 발생하고 있었으니까.
“자, 근철아. 이제 여기 어딘가에서 자리를 잡고… 어.”
시후가 말한 순간.
ㅡ지이이잉!
돌연 저 앞쪽에서 게이트가 하나 생성되는 것이 아닌가! 허공이 가로로 갈라지면서 구멍이 벌려지고 있는 중이다! 저 미친 게이트 저거!
“시후야! 게이트다!”
“응! 보고 있어!”
나도 이미 칼을 뽑아 든 상태였다. 시후 역시 검을 잡아 쥔 채 집중하고 있었고! 이거 설마… 우리가 처치해야 하는 건가?
“난 시후 믿어!”
“집중해! 나온다!”
“그래!”
까짓거 싸우지 뭐!
나도 싸울 줄 안다!
ㅡ츠팟!
ㅡ위이이잉!
그리고 게이트 앞에 뭔가 사람 같은 것의 형상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이거 괴인이냐?!”
아직은 실루엣만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형태는 명확하다! 갑각질을 두른 인간형의 괴인! 양손이 집게발처럼 되어 있는 게 특징이었다!
ㅡ파앗!
동시에 땅을 박찬 시후가 매섭게 돌진했다. 그리고 ‘등장’하고 있던 그 괴인들을 향해 주저 없이 칼을 휘둘렀다.
ㅡ뎅겅!
그 결과, 괴인은 소환이 진행되는 도중에 상반신이 툭 떨어지고 말았다… 이시후 이 녀석!
“야 소환 중에 공격하기냐!”
“근철아! 빨리! 너도 해! 이것도 전술이야! 피버타임이라고 할 수 있어!”
“피버타임 이 지랄! 그럼 간다!”
소환되던 괴인이 무력하게 당하는 모습을 보자 자신감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래! 소환이 되기 전에 죽이면 되는 것이다!
ㅡ투욱!
상반신이 땅에 떨어진 녀석. 놈은 그제서야 소환이 완료되었는지 완전한 형상을 갖춘 채 사망해 있었다.
변신 중에 공격하는 것이 최고인 법이다!
“웨폰 인챈트!”
ㅡ화르륵!
바로 칼에 마력을 두르면서 돌진한다. 소환되는 괴인들의 숫자가 상당했다. 하지만 여기서 존나 벤다면?
“뒤져랏!!!”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칼을 내질렀고.
ㅡ뎅겅!
실로 간단하게 소환중인 괴인 하나를 베어버렸다. 방금 시후가 했던 것처럼 칼날이 괴인의 실루엣을 간단하게 통과하면서 두 동강을 내버린다…!
“됐다!”
첫 킬이다!
[Coin을 획득했습니다 : 50]그리고 들려오는 알림음!
이걸 들은 이상 참을 필요는 없어!
“으아아아아아아!”
나는 아예 종횡무진 사방에 칼질을 해대면서 소환 중인 괴인들을 죄다 썰어버렸다!
[Coin을 획득했습니다 : 50] [Coin을 획득했습니다 : 43] [Coin을 획득했습니다 : 51] [Coin을 획득했습니다 : 39]“시후야! 이 새끼들 좆밥인데!”
“방심하지 말고 전부 베어버려!”
“그래!”
시후 역시 나처럼 괴인들의 실루엣을 존나게 썰어대고 있었다!
“흐하하하! 이 재수 없는 새끼들! 하필이면 강습하다가 우리한테 걸렸냐!”
“응! 운이 좋은 것 같네!”
ㅡ쐐애애애액!
그런 식으로 괴인들을 모조리 베어버리니.
“게랴아아아아아악!”
돌연 저 너머에서 키가 2미터가 넘는 괴인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저 새끼! 저 새끼가 보스인가 보다! 지 혼자 소환 성공하고 자빠졌네!”
부하들을 제물로 바쳐 대장을 소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