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224
열일하는 과금 기사 223화
빛과 같은 아니, 빛보다 빠른 검격이 신화급 몬스터를 양단하고.
쩌저정–!
회색의 위성을 파괴한다.
푸확-!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나고 회색의 토양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그야말로 천재지변이나 다름없는 광경이지만 신화급 괴물들이 고작 이 정도에 휩쓸려 죽을 일은 당연히 없다
문제는 흙더미 사이에서 전염병처럼 퍼져 나가는 검격.
콰과과광!
엘더 스켈레톤들의 머리가 쪼개지고 머리 안의 코어가 박살 나며, 전신의 뼈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나는 그 수를 가늠했다.
‘350마리인가. 다들 생명력이 높아서 천지검 증식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의 내 천지검은 하위 문명에서 터트리면 수백만 명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품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신화급 사냥터에서는 한계가 있다. 얼핏 보기엔 볼품없는 엘더 스켈레톤의 뼈다귀는 하나하나가 미스릴에 맞먹는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크윽…… 내 실드가…….]중간중간 섞여 있는 엘리트 몬스터들이 천지검의 증식을 끊어 버린다. 특히나 능동 방어류 능력이 아주 문제다.
“나 참, 전사보다 마법사가 더 말썽이네.”
입을 열어 한탄했지만 대기가 없었기에 누구도 듣지 못한다.
상관없는 일이다.
내가 대지를 내려 친 순간…… 이 회색의 위성에서 내 존재를 모르는 몬스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침입자.] [침입자.] [침입자.] [침입자.]사방에서 엘더 스켈레톤들이 몰려 온다. 그뿐이 아니다.
[침입자 확인. 배제하겠습니다.] [흐! 재미있어 보이는 녀석이로구나!] [꺄하하! 강해 보이는 인간! 누나랑 재미있는 거 안 할래?] [인간. 제거.]신화 등급의 루나 데스 나이트 남궁현아, 데몬 리치 사루만, 진조 유르니아, 엘더 머미 뜨거운 망치 등의 엘리트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나와라.”
다가오는 그들을 보며 한 발 물러서서 속삭인다.
“레플리.”
훅!
한순간 공간이 일렁이는가 싶더니 거대한 어둠을 휘감은 망령룡으로 화한다.
[침입자. 추가.] [죽음의 용! 저건 내가 갖겠다!]바로 달려드는 적들의 모습에 황당해한다.
“아니, 너무하는 거 아니냐? 얘가 니들 보스야 보스.”
레플리를 펫으로 불렀다고 항복하는 그림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니.
혀를 차며 품에서 [학살 공작의 파이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보고 또 봐도 신화급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다만 난투전이 될 수밖에 없는 이번 전투에서 [생명력 75% 이상일 시 데미지 반사 50%]와 [생명력 100% 이상일 시 데미지 반사 100%]의 데미지 반사 능력은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시스템 UI로 시간을 확인했다.
‘앞으로 30분.’
아르데니아에서 10년을 머무는 동안 끊임없이 천원을 공략했음에도 사천왕 얼굴도 보기 힘들었던 것은 이 망할 놈의 숫자 차이 때문이다.
‘게임에서는 인식 거리에 들어가야 덤비는데 여기서는 소란이 일면 큰 사냥터에서 다 몰려오니…….’
지금의 나는 강해졌다.
강기의 활용 능력은 예전에 이곳에 찾아왔을 때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고, 광속을 넘어서는 가속도 웃으며 할 수 있을 정도로 극의지체에 익숙해졌다.
신화급 장비 스페이스 건틀렛을 장비했으며 모든 컬렉션을 완성해 상상을 초월하는 스텟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다구리 앞에서는 장사 없는 법.
지금의 내 전투력은 19.5레벨의 일반 몬스터나 20레벨의 엘리트 몬스터 따위는 그냥 압살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수가 수천수만이면 승산이 없다.
[치명타!] [치명타!] [치명타!]망설임 없이 목을 치고 머리를 부수며 치명타를 쌓아나간다. 몰려드는 적들이 점점 많아졌지만 아직은 견딜 만하다.
‘생각보다 할 만하다.’
로그인&로그아웃 능력으로 무한에 가까운 전투 지속력을 가진 내가 끝없이 싸운다면 언젠가 다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러나 고개를 흔든다.
‘리젠 때문에 불가능해. 무엇보다 전투가 너무 길어지면 사천왕이 온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어서 내가 천원에서 너무 긴 시간 머무르면 현실에 초월급 몬스터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물론 이는 가정일 뿐이지만…… 가급적 전투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콰광! 쿠구궁!
10분이 지난다. 천 단위의 몬스터가 죽고 그 몇 배는 되는 숫자가 몰려 온다.
쩌정!
20분이 지난다. 사냥터에 있는 몬스터들이 죄다 몰려 온 듯 몬스터가 늘어나는 속도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내게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
[크아아앙—!]미친 듯 달려드는 적들의 공격에 레플리가 비명 지르는 모습이 보인다. 녀석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포격을 가하려 들었지만 엘더 스켈레톤은 미사일처럼 하늘로 솟구쳐 녀석의 몸을 붙잡았다.
[절망하라! 후회하라! 좌절의 거창!]퍽!
“윽…….”
엘더 스켈레톤들이 내 발을 잡는 동안 데몬 리치 사루만이 사용한 궁극 마법이 등판을 후려친다.
기가스보다도, 전함보다도 튼튼한 내구력을 가진 극의지체지만, 아무리 그래도 궁극 마법을 맞고 멀쩡할 수는 없다.
검강도 마찬가지다.
촤악!
날카로운 검격이 어깨를 치고 지나가자 피부가 갈라지며 피가 튀었다. 극의지체의 육신은 금세 상처를 봉합했지만 검강에 실린 염(念)이 회복을 방해한다.
[큭! 이게 무슨…… ] [타격이 되돌아온다…… ]다행히 연속 공격을 당하지는 않았다. [학살 공작의 파이프]의 데미지 반사의 덕을 본 것.
다만 나 역시 반격을 가하지 못했다.
“아니, 저것이……!”
나는 공격을 날리고서는 미련 없이 물러서는 남궁현아의 모습에 이를 갈았다. 개떼처럼 몰려든 엘더 스켈레톤 놈들 때문에 추격을 할 수가 없다.
퍼벙펑!
내 몸에 달라붙어 있던 피가 폭발한다. 진조급 뱀파이어 유르니아의 힘! 당장 달려들어 골통을 부수려 했지만.
[인간. 못 간다.]드워프 미이라. 엘더 머미 뜨거운 망치가 내 앞을 막아선다. 녀석의 몸은 너무나 단단해 강기를 휘감은 검격으로도 끊어 낼 수가 없다.
눈만 움직여 다시 시간을 확인한다.
‘25초.’
계속 시간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어긋났다가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5.’
미친 듯이 검강을 뿌리고 달려드는 적들을 찢고 박살 낸다.
‘4.’
날아드는 공격은 몸으로 다 때웠다. 강대한 육신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었지만 상관없다.
‘3.’
그리고 최후의 순간.
“레플리!”
[간다.]우우—-!
대답과 동시에 하늘에 어둠이 집결한다. 레플리를 공격하던 모든 적들이 어둠의 급류에 밀려 추락했다.
그리고 그 순간.
푸확!
하늘에서 쏟아진 어둠이 파동으로 변해 온 세상을 후려친다.
[잔재주를—!] [막아냄.] [어림없어!]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할 듯 어마어마한 이펙트에 비해 결과는 처참하다. 이미 내가 얻어맞았던 몇몇의 엘더 스켈레톤을 제외하고는 피해가 0마리에 수렴하는 수준.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야.’
밸런스팀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초 광범위 공격에 신화급 몬스터가 쓸려 나가는 위력을 줬을 리 없다.
그러나 상관없다.
[종말의 숨결]시야 안에 있는 모든 적에게 초 극대의 어둠 데미지.
피해 입은 모든 적의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을 50% 감소시킨다.(10초).
애초에 양념이었으니까.
“로그아웃.”
지구로 돌아오자 몸 여기저기에서 피가 튄다.
촤악!
“꺅!? 상처가……!”
“아니, 진짜로 상처가 생겼잖아? 심지어 이건 강기상이야!”
“궁극 마법의 흔적이…….”
오룡이들이 호들갑을 떨며 내 몸에 포션을 끼얹고 입 안에 영약을 흘려 넣는다.
“리커버리(Recovery).”
거기에 강대한 치유 주문까지.
애초에 입은 피해가 그리 크지도 않았기에 회복은 순식간이다.
“와. 아무리 그래도 심상 전투인데 이건 너무 찐 부상 아니야?”
“말했잖아. 소우주를 열어서 거기서 싸운다고.”
차크라는 아직도 많은 영역이 미지인 영능이다. 수련법이야 체계화되었더라도 수련자들의 각기 다른 정신이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곤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이한 능력이 다수 존재한다.
‘어제의 나와 싸워 이기면 영능이 성장하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승리한 적을 심상 세계에서 불러낼 수 있는 투쟁의 탑이 그렇지.’
내 차크라 능력이 아트만의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거기에 걸맞은 전투 능력을 선보인 적이 없으니, 그 능력이 [훈련]에 특화되어 있다고 해도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소환 능력을 내보인 적은 많지만 상관없다. 그건 누가 봐도 게임 마스터로서의 권능으로 보이기 때문!
게임 아이템, 펫을 구현하는 능력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후.”
완전히 회복된 상태로 운기조식에 들어간다.
오룡이들 중 무공에 특화된 흑요가 뒤에서 나를 안아 들었다.
“말했던 대로 내공을 이끌어 줄 거야. 정신 바짝 차리고 심상에 집중해.”
흑요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촤악…….
잔잔한 파도가 일고 있는 대해에서 눈을 뜬다. 바다 깊은 곳에서는 온갖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하늘에서는 썬더버드가, 땅 속에서는 랜드웜이 꿈틀대고 있다.
그리고 바다 한편에 있는 섬에는.
[아, 뭐야. 또 큰 기술 쓰는 거야?]커다란 나무에 기대 소설책을 읽고 있던 흑발의 소녀가 있었다.
마검 히페리온이다.
“……너 요새 아주 한가하구나?”
틀린 말은 아니다. 마검 히페리온의 특성 마검혼(魔劍魂)을 요새 전혀 쓰지 않기 때문.
‘성능은 무난히 나쁘지 않긴 한데…….’
문제는 녀석이 소환되어 있으면 슬롯에 장착되어 있는 전설 아이템의 드랍 확률을 증가시키는 [금빛 중첩]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느낌인 줄 알았는데 몇 번의 실험 끝에 그게 사실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마검혼이 소환되면 [금빛 중첩]의 효과가 검이 아닌 마검혼에서 발동된다는 것!
‘무조건 봉인이지.’
챔피언이나 보스급 몬스터를 잡아 능력을 발동시키는 황도 12궁(黃道十二宮) 역시 발동시키기도 힘들고 발동시켜봐야 대단한 효과가 없다.
문자 그대로 AOS 게임에서나 쓸모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팔자 좋은 모습을 보기도 좀…….”
[우우! 쪼잔하다. 내가 사고 안 치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그게 할 말이냐…….”
헛웃음을 짓는다.
‘예전엔 분명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사사건건 지루하다고, 싸우고 싶다고 난리를 피우던 녀석이 달라진 건 내 내면세계에서 내가 필사한 소설들을 발견하면서였다.
내 내면 세계에 있는 지식과 영능의 기록을 발견한 히페리온이 그걸 읽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녀석은 맨날 소설만 본다. 공포의 마검은 어디 가고 외출 한 번도 안 하는 백수 니트가 되어 버렸다.
[그나저나 여기 온 건…… 기술 쓰려는 거야?]“그래.”
[아. 내면세계는 황량해서 가기 싫은데…… 뭐 그래도 폭풍우를 맞는 것보다는 낫겠지.]끼익.
문을 만들어 내더니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 문 안에 들어가는 히페리온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해야지.”
원래 대해를 폭주시키기 위해서는 기나긴 운기조식이 필요하다. 내가 가진 어마어마한 내공을 일깨우는 것만 해도 한나절이기 때문.
그러나 오늘은 도우미가 있다.
쿠르릉! 콰릉!
먹구름이 몰려 온다. 강풍이 불어 닥치고, 그에 따라 대해가 꿈틀거리고 있다.
당연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저 이미지.
절대 고수인 흑요가 외부에서 내 내공을 자극시키는 과정이다.
‘역시…….’
나는 흑요의 내공 제어에 감탄했다.
‘흑요는……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수다.’
하기야 크로매틱 드래곤은 황제 클래스를 넘어 상급 초월자.
흔히 언터쳐블(Untouchable)이라 불리는 존재에 한없이 가깝다고 알려진 존재다. 다섯으로 쪼개졌다 해도 그 경지와 깨달음이 어디에 가진 않겠지.
쿠오오…….
결과적으로 나는 고작 15분 만에 대해를 폭주시키는 데 성공했고.
“로그인.”
아르데니아로 들어가.
[천검-백인참(百人斬)]&[천지를 가르는 검]대기만성(大器晩成). 파천극광(破天克光).
내가 할 수 있는 최강의 일격을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