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120
121.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파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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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웅.
조정우는 운전을 하며 창밖을 힐끔거렸다.
그러자 몇 번 와봤다고 벌써 익숙해진 이름의 클럽이 보인다.
<TILL DAWN>
틸 던.
이곳은 바로, 오늘 론칭 기념 파티가 열리는 장소였다.
라이브클럽인 ‘틸 던’은 세련된 인테리어에 질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오늘 벌어지는 공연에 비할 바는 못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손여울이 이런 곳에서 노래를 부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탑 아티스트인 손여울은 물론, 버틀러스나 제윤, 샤이닝 걸스로도 모자라 사운드캣과 같은 힙합 가수들까지.
김도하의 누나인 김도연은 하나뿐인 동생의 론칭파티를 거창하게 한답시고 연락이란 연락은 다 돌렸고, 생각 외로 다들 흔쾌히 수락한 결과 오늘의 라입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조정우는 주차장을 찾아 차를 대며 지난 주 기사가 나갔던 때를 떠올렸다.
‘난리도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지.’
박미리 기자가 쓴 기사가 단독으로 보도된 이후.
조정우의 휴대폰은 그야말로 불이 떨어진 듯했다.
사실관계를 묻는 건 기본이요, 전국 공연기획사들의 러브콜에다 방송국 관계자들까지.
회사도 회사지만, 손여울의 영입으로 연예계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손여울이 신생 엔터에 갔다는 사실 하나로 터무니없는 추측까지 오가게 됐으니.
이 상황에서 가장 바빠진 건 조정우일 수밖에 없었다.
‘에휴, 얼른 스케줄을 잡아놔서 다행이었어.’
설립 보도 이후 조정우는 여론을 훑기에 전념했다.
긍정적인 반응 외에 조금이라도 해가 될 법한 이야기는 당사자들에게 인터뷰를 부탁해 풀게끔 했다.
덕분에 지난 한 주는 김도하뿐 아니라 손여울까지 정신이 없었을 테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조정우는 뒤를 힐끔거렸다.
‘그래도 피곤하긴 할 거야.’
바로 어제까지도 면접을 보고 인터뷰를 하고 연락 온 방송사 관계자들과 미팅까지 한 김도하는 뒷좌석에서 팔짱을 끼고 자고 있었다.
점점 식구가 불어남에 따라 처리할 게 많아져 그 전날 밤에는 서류작업까지 하고 있었으니, 충분히 피곤할만 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죄송함다.”
의미없는 사과를 하고서 조정우가 큰 소리로 말했다.
“형님, 도착했습니다!”
“어······그래.”
김도하는 하품을 한 번 하고서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입구에서 모델 체형의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다가왔다.
“왜 이제 오니? 시작까지 한 시간밖에 안 남았잖아.”
도도한 말투.
김도하의 누나, 김도연이었다.
‘진짜 다 가진 남매네.’
조정우가 속으로 생각했다.
돈도 많아, 얼굴도 돼, 성격도······.
‘음. 다 가지진 않았네.’
조정우가 정정했다.
김도하는 몰라도, 김도연은 맞춰주기 힘든 성격이었다.
워낙 유아독존 마인드가 강해서 그런지 자신조차도 같이 있으면 기가 빨렸다.
‘그러고 보면 참 의외란 말이야.’
반면, 김도하는 오히려 겸손한 축이었다.
겸손하다기 보다는 사실 그냥 대부분의 일에 무관심한 거겠지만.
작년 초까지는 그도 김도연과 비슷했다고 들었는데, 사람이 이렇게 바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김도하에게는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었다.
‘이 클럽도 단골이라고 했지.’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도하의 위로 클럽의 간판이 보인다.
이곳 ‘틸 던’은 한때 김도하가 뺀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라고 했다.
허구한 날 인별에 뜰 정도로 핫플레이스인 이곳을 하루 통째로 빌릴 수 있었던 이유도 그때문이었다.
‘틸 던’ 대표가 흔쾌히 수락한 것.
오히려 그간 왜 안 왔냐고 슬퍼하기까지 했으니, 아무리 유아독존 김도하라도 적어도 여기서 난동을 피우진 않았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아마 그때 잠시 뒤늦은 반항기가 왔다거나 그런 게 아닐까?’
조정우가 제 좋을 대로 해석하는데, 김도하가 반가운 목소리를 냈다.
“박제윤!”
김도하와 고등학교 친구라던 가수 제윤이었다.
김도연의 부탁으로 파티 준비를 도와주러 온 것.
막 주차를 한 그는 쭈뼛거리며 다가오더니 김도연에게 말했다.
“누나! 잘 지냈어요?”
제윤이 인사를 했지만.
“잠시만. 네? 무대 좀 봐달라고요? 지금 갈게요.”
김도연은 손가락을 하나 들어올리고서 쌩 안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무시당한 제윤은 쓸쓸한 한숨을 쉬고선 그제서야 김도하를 돌아봤다.
“······너는 안 들어가냐?”
“와, 진짜 보기 힘드네. 눈물난다.”
김도하가 중얼거렸고, 조정우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제윤이 인상을 찌푸렸다.
“남의 일에 신경 끄셔. 그나저나 네 껌딱지는 어디갔냐?”
“껌딱지?”
“나연이 말이야, 하나연. 같이 올 줄 알았는데.”
“걔 늦는다. 옷을 지금 두 시간째 고르고 있다더라.”
“야, 너는 대표가 돼서는 애한테 코디 하나 안 붙여주냐?”
제윤이 깐족거렸다.
하지만 김도하에게는 별 타격이 없었다.
“그냥 우리끼리 하는 파티인데 뭐. 그리고 나연이는 혼자서도 잘 해.”
“무슨 소리야. 착하게 생긴 거 보니까 오다가 사이비 전도나 안 되면 다행이겠던데.”
제윤이 어느 정도는 진심으로 말했다.
하지만 김도하는 덤덤했다.
“장담하는데, 하나연 멘탈은 손여울에도 비빌 수 있을걸.”
“이게 바로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는 그건가?”
둘이 콩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제윤이 조정우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도하 매니저님.”
“네?”
“샤걸은 어떻게 초청한 거예요? 여기 와도 돼요?”
제윤이 물었다.
사실 게스트 초청은 김도연이 진행한 일이었지만, 사정쯤은 그도 알고 있었다.
“샤이닝 걸스 소속사 쪽에서 괜찮다고 확답 들었어요. 오히려 적극적으로 보내려고 하던데요?”
“그래요? 의외네.”
제윤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유는 명확했다.
다른 손님들이 대부분 대형 가수, 프로듀서이니 만나서 친분이나 쌓고 오라는 이야기였겠지.
게다가 오늘 파티는 이미 대대적으로 기사가 나간 터라 딱히 이상하게 여겨질 건덕지도 없었다.
무엇보다.
‘샤걸 본인들이 직접 축하해주고 싶다고 오고 싶다고 했다지.’
본인이 원한다는데 문제될 건 없었다.
그때 김도연에게서 문자가 왔다.
둘이랑 같이 안 오고 뭐 하냐는 말.
‘갑니다, 가요.’
조정우는 김도하의 제안으로 ‘매니지먼트 팀장’이라는 그럴듯한 직책을 달았음에도 어째 자질구레한 일만 하는 것 같다고 속으로 한탄을 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는 김도하가 경악하는 소리와 함께 왜 말리지 않았냐는 원망의 말을 들어야 했다.
#
데스패치의 박 기자.
그는 카메라를 들고서 클럽 입구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취재를 다 막아놓은 건 너무 치사한데.”
‘TILL DAWN’이라고 적힌 간판을 보며 그가 중얼거렸다.
오늘은 김도하가 세운 레이블 ‘DH 엔터테인먼트’의 론칭 파티가 있는 날.
지난 주부터 관련된 정보를 얻기에 혈안이 되어있던 그는 결국 여기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전에 징계먹은 이후로 자꾸 재미없는 취재만 시키니까 참을 수가 있어야지. 이번 건만 잡으면 된다.’
그는 경호원 두 명이 지키고 있는 입구를 보며 생각했다.
일전에 가람 엔터의 송 팀장과 합심해 기사를 내고서 외려 징계만 먹은 그는, 상부로부터 ‘리스크 있는’ 취재는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승인이고 뭐고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뜻.
덕분에 그는 조회수가 하나도 나오지 않는 기사만 쓰는 신세가 됐다.
그 와중에 본 김도하의 엔터 설립 기사는 그에게 취재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야. 손여울이 신생에 그냥 들어갈 리는 없잖아.’
둘 사이에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막 입장하는 손여울을 봐도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손여울의 옆에 한 덩치 하는 경호팀이 있었던 것.
‘이야, 파티에 저런 걸 끌고 오다니. 독하다, 독해.’
그는 혀를 찼다.
하지만 본인들이 안 된다면, 다른 사람들을 파보는 수가 있었다.
그래, 예를 들면.
‘하나연이다!’
저기 저 어린양처럼 말이다.
‘전에 일은 미안하지만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그치?’
속으로 합리화를 하며 그가 하나연에게 다다갔다.
단아하고 예쁜 원피스를 입고 평소보다 더 정돈된 머리를 한 하나연은, 자신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고서 고개를 들었다.
“어······무슨 일이세요?”
당황한 목소리.
흔들리는 눈빛.
그는 확신했다.
하나연이라면 홀라당 넘어올 것이라고.
그는 목을 가다듬은 뒤, 하나연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언론사 기자 박규진입니다. 잠시 말씀 좀 여쭤봐도 될까요?”
“네? 기자님이요?”
하나연이 눈을 굴렸다.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원활한 취재를 위해 그는 msg를 살짝 치기로 했다.
“사실 오늘 김 대표님이랑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연락을 안 받으셔서요.”
“아······저도 사실 연락이 안 되고 있었어요······.”
“아, 정말요?”
마침 잘 됐다.
그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하나연 씨라도 인터뷰가 안 되실까요?”
“엇. 저 아세요?”
“당연히 알죠. ‘더 벌스’에서 하신 연기, 인상깊게 봤어요. 물론 하나연 씨 앨범도 정말 좋아하고요.”
호감을 사는 멘트에 하나연의 표정이 풀렸다.
그녀는 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후 말했다.
“음, 잠깐이라면 가능할지도 몰라요······.”
“감사합니다. 오래는 안 걸릴 거예요.”
그는 자연스럽게 하나연을 멀리 데리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하나연은 요지부동이었다.
“여기서 말씀하세요.”
“네? 아, 네.”
잠시 당황했지만, 그는 여유로움을 찾고 슬그머니 물음을 던졌다.
“그, 김도하 대표님이랑 손여울 씨 말입니다. 너무 멋진 아티스트들끼리 만나게 된 것 같은데, 어쩌다 계약을 하게 된 건지······.”
“죄송해요. 그런 거는 피디님한테 직접 여쭤보세요.”
하나연이 미련없이 몸을 돌렸다.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녀를 황당하게 쳐다보던 박규진이 다급히 뛰어갔다.
“잠시만요. 한 마디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두 분이 무슨 관계인지.”
“······아저씨, 언론사가 어디예요?”
“네?”
“소속 언론사요.”
그가 대답을 망설이자 하나연이 싸늘한 눈을 하고서 말했다.
“말 못하시네요. 데스패치, 아니에요?”
우유부단한 분위기가 온데간데 없어진 하나연에 당황한 박규진이 입만 뻥긋했다.
하나연은 눈을 내리깔고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폰을 꺼냈다.
‘혹시 김도하한테 물어보려는 건가?’
내가 아는 사람인지?
아니면 마지못해 관계를 물어봐주려고?
박규진이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겨, 경찰이죠? 이, 이상한 사람이 자꾸 말을 걸어요. 너무 무서워요······.”
“아, 됐어요. 갑니다, 가!”
하나연은 눈 깜빡 안 하고 무서워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규진은 다급하게 말하고선 손을 내저었다.
‘아놔, 진짜.’
뭐 저런게 다 있냐.
싫으면 그냥 가라고 하든지.
그는 적반하장으로 생각하며 멀어져갔다.
하나연은 그 모습을 보다가 엄마한테 걸던 전화를 껐다.
‘아까 조정우 아저씨가 말한 게 이런 거였구나.’
처음에는 김도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 수락했었지만.
다짜고짜 관계에 대해 묻는 건 의도가 너무 뻔했다.
‘혹시나 손여울 언니에 관한 걸 묻는 기자가 있을 수도 있다더니.’
하나연은 오기 전 조정우에게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그래서 첫만남에 내심 경계를 하기도 했었는데, 정말로 물어올 줄은.
게다가 그런 짓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 데스패치였기에 찍어봤는데 딱 걸린 셈이었다.
‘정말로 경찰에 신고할걸 그랬나?’
앞으로는 김도하한테 저런 식으로 악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질지도 몰랐다.
하나연은 자신이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전에.
“헉, 10분이나 늦었잖아. 얼른 가야지!”
지각생은 입장부터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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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야.”
“네!”
“왜 안 말렸냐.”
“······하하.”
조정우가 내 시선을 피했다.
무대에서 제윤이 말했다.
“아니, 어디 가세요, 김 대표님. 아직 공연 더 남았는데, 부르셔야죠!”
나는 그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벌써 네 번째였다.
샤이닝 걸스, 버틀러스, 하나연에 이어 네 번째 무대.
그냥 자기들끼리 부르면 되지, 왜 굳이 나를 끼워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축사를 하고 파티가 시작된 이후 분위기는 노래방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인들만 불렀다고 해도 규모는 꽤 컸다.
챌린저스 멤버들도 온 데다 TX 엔터의 사람들, 거기에다 ‘동네 형님’ 멤버들까지.
이외에도 더 많았지만, 아무튼 오늘 파티는 그냥 연예인 모임이나 마찬가지였다.
“고생하셨어요. 저희도 불러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으려니 샤걸 유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평소의 화려한 무대의상이 아니라 적당히 격식을 차린 모습이 돋보였다.
유리가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정말, 정말 축하드려요. 앞으로 행운만 가득하길 빌게요.”
“고마워. 오느라 고생했어. 무대까지 준비하고.”
“그게 저희 일인걸요.”
유리가 말했다.
“저어, 이제 대표님이라고 불러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밥이나 한 끼 사드리고 싶은데······.”
그때 굵직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도하야!”
“백강호 씨.”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백강호가 호탕하게 웃으며 내 등을 쳤다.
“잘 됐네, 잘 됐어! DH, 이름도 믓찌다잉! 오늘 준비한 건 완전 콘사트네, 콘사트!”
“하하, 제가 한 건 아니지만······.”
“안다, 네 누나가 한 거라면서. 남매가 아주 능력이 좋아. 근데 그 손여울 무대는 언제고?”
친근하게 말하던 그가 유리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했다.
유리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선 나를 쳐다봤다.
“······말씀 나누세요. 저는 이따가 다시 올게요.”
자리를 피할 필요는 없는데.
그녀를 멀뚱히 보는데 백강호가 돌연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니 잠시만 좀 앉아봐라.”
“네?”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다.”
나는 일단 자리에 앉았다.
무슨 얘기길래 분위기를 잡는 거지.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자 백강호가 말을 꺼냈다.
“니 가람에 있었을 때, 혹시 기억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