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46)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46화
What is Jazz?
재즈란 무엇인가.
엘라 피츠제럴드, 그리고 멜 토메.
그래미 어워드에서 멜 토메는 엘라에게 재즈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고 엘라는 즉흥적인 멜로디로 가사 없이 노래를 불렀다.
멜 토메 역시 그녀의 멜로디를 똑같이 따라 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었는데, 그때 그 두 사람이 보여 준 공연은 전설로 남아 지금까지 회자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때 그 무대에서 엘라 피츠제럴드는 일명 뚜비두바 창법으로 노래를 불렀고, 그것이 지금은 재즈 가수나, 일반 가수 가리지 않고 모두 공연을 시작하기 전 목을 가볍게 푸는 준비 운동처럼 쓰이게 되었다.
[샤비~ 뚜비두바~]윤아 역시 이 방법으로 목을 풀었다.
그런데 그것이 마이크를 타고 콘서트장 전체에 퍼져나가자 사람들이 일제히 윤아에게 관심을 보였다.
비록 준비 운동이라고는 해도,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그 사람의 음색을 확실하게 보여 줄 수도 있는 창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저들은 윤아의 음색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I wish you love me~]윤아는 유명한 재즈 노래 하나를 가볍게 부르기 시작했다.
저 아이는 지금 사람들이 자기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까.
나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윤아는 평소에 덤벙거리는 성격이라 집중력이 낮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이크를 잡는 순간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을 땐 더더욱 말이다.
예전에는 무대에 올라서는 것을 불안해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일절 찾아볼 수가 없었다.
완전히 무대와 하나가 되어 노래를 부른다고 해야 할까.
[And in the summer a lemonade~ to cool you down~]때론 끈적이고, 때론 부드럽기도 한 목소리에 시끄러웠던 콘서트장은 윤아의 목소리와 나의 피아노 건반밖에 들리지 않았다.
리허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분위기는 마치 벌써 공연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
* * *
“브라보~!!”
이것이 정말 리허설이라 할 수 있는 걸까.
존 프릿츠는 관개들의 열렬한 반응에 헛웃음을 지었다.
분명 저 남매는 리허설을 위해 무대 위로 올라갔을 뿐이다.
그런데 한 곡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전부 앵콜을 외치며 닦달을 해준 덕분에 남매는 한 곡을 더 불러야만 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흥이 더욱 올라 이들이 저 귀여운 남매를 놔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저 남매는 리허설 무대에서 5곡이나 불렀다.
하지만,
“앵콜~!!”
“어딜 가려고 그래!”
“오늘 공연은 저 둘만 하게 하자고!”
“좋지!”
관객들은 여전히 저 두 사람을 쉽게 놔주지 않고 있었다.
아직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들 취한 분위기였다.
“존. 저 둘이 저번에 네가 말한 그 남매야?”
존 프릿츠는 옆에 앉아 있던 동료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요계의 초신성이지. 어때? 내가 열심히 추천한 보람이 있지?”
“그렇네. 난 처음에 무슨 동양인을 공연에 데려온다기에 드디어 네가 정신이 나간 줄 알았어. 그런데 저 둘, 진짜 장난이 아니네. 요근래 봤던 공연 중에 최고야.”
“잠깐. 요근래라는 건 혹시 내 공연도 포함인가?”
“그래. 저 둘이 너보다 훨씬 나아. 하하.”
동료의 농담에 존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부정은 못 하겠군. 저 둘이 가지고 있는 재즈의 소울은 어쩌면 나보다 더 클지도 모르니까. 난 더 이상 재즈는 이 지겨운 음악 세계에 통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 하지만 저 둘은 보란 듯이 해냈고 있잖아?”
“그것도 그런 거 같네.”
두 사람은 흐뭇하게 무대를 바라보았다.
귀를 즐겁게 만드는 음색도 음색이지만, 환하게 무대를 밝히는 것만 같은 두 사람의 외모도 흥을 더 하는 데에 크게 일조를 하고 있었다.
“여러분. 우리 노래를 좋게 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우리 콘서트는 해야 되잖아요? 그리고 리허설 때문에 잠깐 올라온 거라 뒤 순서에 계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저희는 이만 내려가야 돼요.”
정윤아의 말에 한 남자가 손을 들고 소리쳤다.
“너희 다음 순서가 난데, 리허설 안 해도 돼. 그리고 공연에 안 올라가도 되니까 계속 너희가 해줘!”
“옳소!!”
“나도 무대 안 올라갈 테니까, 둘이서 계속 불러줘!”
“나도야!”
오늘 공연에 올라와야 할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고 있으니, 정윤아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존 프릿츠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 사람들이 공연료를 받고 올라오지 않겠다니. 어디서 날먹을 하려고.”
그의 말에 모두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오늘 공연은 다들 하셔야 합니다. 그 대신······.”
존 프릿츠는 정윤성과 정윤아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공연이 무사히 끝나면 오늘 공연의 오프닝을 책임질 이 두 사람에게 피날레를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우와아아-!”
“바로 그거야!”
지금 터트리는 관객들의 환호성이 오늘 공연 중 제일 컸다.
* * *
“오늘 최고였어!”
“꼭 이 명함에 연락해줘!!”
“우리가 같이 작업하면 진짜 끝내주는 음악이 나올 거라고!”
성황리에 콘서트가 끝이 난 뒤, 나와 윤아는 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리는 터라 랜디가 지원해 준 경호원들이 없었으면 진짜 하루 종일 갇혀 있었을지도 모른다.
“후후. 내가 말했지? 경호원들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니깐? 너희같이 위험한 놈들에게는.”
“우리가 왜 위험해요?”
“음. 이런 걸 슈퍼스타 글로우라고 하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스타들이 있지. 너희가 바로 그런 종류고. 그래서 잠깐이라도 혼자 놔두면 큰일 나.”
랜디 덕에 우린 편하게 차에 올라 호텔로 향할 수 있었다.
“랜디. 여기까지 안 나오셔도 되는데.”
“아니야. 너희는 내 VIP 손님들이잖아. 내가 모셔야지. 그리고······. 네가 어제 만들어 주고 간 EDM 노래들, 내가 다 들어봤어.”
“아. 그거요. 좀 많이 모자랐죠? 제가 아직 EDM에 대해 잘 몰라서.”
내 말에 랜디는 어이가 없다는 듯 날 쳐다보았다.
“모자라? 대체 어디가?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레이블에서 만든 EDM 중에 그것들이 최고였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면 그런 곡들이 뚝딱 튀어나오는 거야?”
랜디는 당장 그 곡들을 앨범으로 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걸 앨범으로 낸다고요? 안 돼요.”
“응? 왜? 곡들은 아주 좋던데?”
“좋은 게 문제가 아니에요. 완성이 안 된 거잖아요.”
내 말에 랜디는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였다.
“완성이 안 돼? 내가 들었을 땐 이미 다 완성이 되어 있던데.”
“그건 그냥 시간이 부족해서 대충 마무리만 지어 놓은 거고요. 제 기준으로는 50%도 완성이 안 된 것들이에요. 그래서 앨범으로는 못 내요.”
“······.”
랜디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 소속사에 있는 프로듀서들이 저런 표정을 자주 보였었는데, 지금 랜디가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윤아가 말했다.
“포기해요, 랜디.”
“응?”
“우리 오빠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리 듣기 좋은 노래라고 해도 절대 앨범으로 안 내요.”
“하아. 니 오빠 좀 어떻게 안 되겠냐?”
“괜찮아요. 오빠가 저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거든요. 그리고 기다리다 보면 저번 곡이 다신 생각도 안 날 만큼 항상 좋은 곡을 만들어 줘요.”
그 말에 결국 랜디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그래. 내가 졌다. 둘이서 이러면 내가 내고 싶어도 못 내잖아. 근데 이거 하나만 약속해 줘. 꼭 EDM 곡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그럴게요. 저도 랜디 스튜디오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조만간 한 번 더 가서 작업해 보고 싶어요.”
“하하. 우리 프로듀서들이 벌써부터 벌벌 떨겠는데? 네가 그때 강행군을 해준 덕분에 다들 완전히 녹초가 되어 버렸거든.”
그러다 랜디가 슬쩍 물었다.
“근데 내일은 뭐 해? 일부러 그날은 스케줄도 안 잡았던데. 어디 여행이라도 가?”
“아. 내일은 한국에서 누가 오거든요.”
“응? 누구? 가족?”
“아니요. 음- 정확히 말하자면 저를 전담해 주는 투자 대리인?”
랜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투자? 너 주식 투자도 해?”
“네.”
“하하. 너 아직 성인도 아니잖아. 근데 벌써부터 그런 투자를 한다고?”
“네. 근데 미국 쪽에는 새로 계좌를 열려면 대리인이 필요해서요. 특히 금액이 일정 이상 넘어가면 대리인 없이는 절대 안 되더라고요.”
“야. 누가 보면 한 수백억 들고 하는 줄 알겠어.”
“······.”
내가 말없이 미소를 짓자 랜디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깐. 정말 수백억이야?”
“글쎄요. 그보다 더 많을지도?”
“뭐어?”
랜디는 모를 것이다.
지금 내가 당장 미국에서 굴릴 수 있는 돈이 5000억이 넘는다는 것을 말이다.
몇 번이고 랜디는 궁금증에 얼마나 돈을 굴리고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나는 그의 궁금증을 끝까지 풀어 주지 않았다.
* * *
“어? 윤성아. 여기.”
“아. 본부장······아니. 이제는 부사장님이시죠? 비행은 괜찮으셨어요?”
“하하. 그래. 네가 보내준 퍼스트 클래스 티켓 덕분에 아주 편하게 하고 왔지. 근데 갑자기 미국이라니. 여긴 정말 오랜만이네.”
이제는 양 본부장이 아닌, 부사장이 된 그는 미국 공기를 마시며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여긴 미세먼지 없어서 좋네. 내가 여기서 대학 다니고 예전에 모건 스탠리에서도 일을 했었거든.”
“오······. 이렇게 은근슬쩍 자기 자랑을 하시네요.”
“하하. 우리 고객님에게 잘 보여야 하지 않겠냐. 내가 이 정도나 되는 능력자라고.”
그의 옆에는 비서도 동행하고 있었다.
“근데 여기 경호원들은 다 뭐냐? 다들 무섭게 생기셨네.”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우락부락한 경호원들을 보고 양 부사장은 흠칫거렸다.
“제가 미국에 있을 동안 편하게 다니라고 누가 배려를 해줘서요.”
“이 많은 경호원을 너 혼자 끌고 다니는 거야? 누군진 몰라도 널 엄청 챙기는 모양이네.”
그렇게 그는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짐을 차에 실었다.
“일단 호텔부터 가시죠. 저희 아버지도 기다리고 계세요.”
“아, 그래. 근데 너희 아버지는 여기서 뭐 하냐?”
“하루도 빠짐없이 골프 치고 계세요.”
“하하. 아들 잘 만나서 너희 아버지 진짜 호강하네.”
잠시 서로 신변잡기를 하며 시간을 때우던 중,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양 부사장은 결국 못 참고 내게 물었다.
“근데 윤성아. 네가 날 여기로 불렀다는 건······. 한국에 묶어 놓은 돈을 움직이겠다는 뜻이겠지?”
“네. 그거 바로 달러로 환전이 되는 거죠?”
“응. 내가 이미 따로 요청을 해뒀어. 근데 진짜 의외네. 여기 미국에다 그 많은 돈을 풀겠다고? 대체 이번에는 얼마나 그 돈을 불릴려고?”
글쎄.
얼마나 불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지도 생각해 둔 바가 없다.
그저 벌 수 있을 때 버는 것이 최고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거기다-
“누구 소원이 너무 거창해서요. 그걸 들어 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해요.”
“뭐?”
“그런 게 있어요.”
그는 내 웃는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