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58)
158화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58화
“······.”
오디션, 아니. 오디션이 아닌 정윤성의 개인 연주회가 끝난 뒤 교수들은 침묵에 빠졌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서로 정윤성을 데리고 갈 거라면서 기싸움을 벌이지 않았던가.
하지만 각자 자리에 앉은 그들에게 흐르는 건 무거운 침묵 뿐.
“다들 왜 이렇게 말이 없습니까? 아까는 자기들이 먼저 정윤성을 데려갈 거라 큰소리치지 않았나요?”
그때 한 교수가 운을 떼자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거야······. 연주회를 보기 직전이고요. 솔직히 그 공연을 보고 선뜻 정윤성을 데려갈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나도 같은 생각입니다. 막상 보고 나니, 나도 마음이 바뀌더군요.”
정윤성을 무조건 자기가 가르치겠다며 아우성을 치던 교수들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정윤성의 무대가 형편없어서?
갑자기 자유 음악을 보여 준다며 건방을 떨어서?
그건 아니었다.
오히려 공연은 완벽했으며, 자유 음악의 지평을 열어 준 느낌마저 났다.
즉, 정윤성의 퍼포먼스는 군더더기 없이 완벽했다.
그렇다면 왜?
“과연 내 실력으로 저런 재능을 가진 젊은이를 가르칠 수 있을까······. 그것부터 생각이 나더군요.”
“예. 처음에는 정윤성이 우리 쪽으로 들어온다면 마음껏 그 재능을 갈고닦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분위기가 무척 숙연해졌다.
정윤성을 그토록 높이 평가하고, 그를 자신들이 제대로 키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윤성의 재능은 그 크기가 남달랐으며, 과연 자신들의 힘만으로 그 재능을 다 담을 수 있을지, 그것을 키울 수 있을지가 의문일 정도였다.
“피아노는요? 쇼팽 콩쿨에서 최고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어림도 없는 소리. 이미 쇼팽 콩쿨에서 스스로가 최고임을 증명했어요. 특히 이번 콩쿨에서는 특이한 연주법과 그 특출난 센스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고요. 거기다 오늘 보지 않았습니까? 자유 음악으로 기가 막힌 곡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정도의 재능이라면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때가 묻을 수도 있어요.”
“그럼 정윤성에게는 오히려 스승을 두는 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까?”
“예. 저 재능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니죠. 설사 정윤성보다 더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해도 그를 함부로 가르치는 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음악에 진심이었으며, 그 실력 역시 수준급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버클리 음악 대학의 교수가 되어 수많은 사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냉정하게 평가를 할 수 있었다.
“여러분의 말의 뜻은 결국 이거군요. 우리 버클리에서는 정윤성을 키울 만한 자신이 없다는 겁니까? 만약 그가 우리 학교로 들어오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말을 듣고 나니 또 솔깃했다.
만약 정윤성이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면 솔직히 아쉬울 것이다.
“그럼······. 솔직히 만세를 부르면서 받아들이겠죠?”
“왕립 음악원에서는 엄청난 지원을 약속했다지요? 거기에 빼앗길 바에는 차라리 우리 대학에 들어오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정윤성 정도의 실력자라면 최연소 교수 타이틀도 가능할 겁니다! 듣고 보니 그 한국에서는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군대 문제도 해결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의기소침해 있던 양반들이 지금은 다시 힘을 모아 목청을 높였다.
그 모습을 보고 총장은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정윤성 씨를 한번 설득해 보도록 하죠.”
이들 말대로 다른 곳에 빼앗기느니, 차라리 버클리 음대로 데리고 와 최고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 * *
“오늘 공연 너무 멋있었어요.”
“진짜 완전 팬 됐어요.”
“사랑해요.”
독주회나 다름없었던 오디션이 끝난 뒤.
오늘 내 오디션을 봐준 직원들과 학생들이 사방에서 모이는 바람에 갑작스러운 싸인회가 열렸다.
특히 그중에서는 어떻게 미국에서 구한 건지, 앨범 CD까지 가지고 와서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럴 때 윤아가 분위기도 팡팡 띄우면서 해야 좋은 건데.
난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조금 딱딱하게 인사를 했다.
“진짜 그 차가운면서 친절한 표정이 너무 멋있어.”
“목소리도 너무 좋은 거 알아요?”
“어후. 너무 좋아.”
“사진 한번만 같이 찍어요, 우리.”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해 주는 것 같았다.
“다음분.”
이왕 이렇게 된 거, 직원들은 아예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해 줘서 내가 편하게 사인을 해 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또한 그들이 직접 줄 관리까지 해줘서 진짜 정식 팬 사인회가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때 내게 사인을 받으러 온 한 여성이 눈에 확 들어왔다.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아우라가 제일 정교한데?’
이제까지 수많은 아우라를 봐오면서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아우라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물론, 아우라가 커야 그 재능의 크기도 크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이처럼 아우라가 잘 정돈되어 있고 정교하게 세워져 있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었다.
“에이브릴이에요.”
“아, 네. 에이브릴 씨.”
나는 에이브릴 레이첼이란 이름을 앨범 CD에 적어 주었다.
“첫 앨범 내놓으셨을 때부터 팬이었어요.”
“정말요?”
“네. 나름 골수팬이라고요.”
“그러시구나. 그런데 혹시 여기서 전공은 뭘로 하고 계세요?”
“아! 현대 음악이요. 가수가 꿈이라서 준비중에 있고요.”
에이브릴 레이첼.
솔직히 들어본 이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우라를 보자면 음악 재능이 남다르다는 것을 뜻하는데, 왜 내 기억 속에 없는 것을 보면 나중에 가수가 되도 전 세계로 퍼지는 유명한 가수는 못 된다는 뜻이리라.
사실 아우라가 아무리 좋아도 무조건 슈퍼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아우라를 폭발시켜 줄 소속사를 만나야 하고 시기도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래서 운칠기삼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네! 앞으로도 좋은 노래 많이 내주세요! 앨범도 제발 자주 내주시고요.”
나는 웃으며 에이브릴을 보냈다.
에이브릴 레이첼.
왠지 언젠가 또 만나게 될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 * *
“반갑습니다. 티엑스 기업의 CEO, 토니 엘리엇이라고 합니다.”
“예. 이렇게 또 뵙게 되네요. 샤인 금융의 양진석 대표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이제는 정식으로 샤인 금융의 대표가 된 양진석이 나를 소개했다.
“우리 회사의 대주주이신 정윤성입니다.”
토니 엘리엇은 내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잠깐. 혹시 일일 남매······.”
“아. 네. 맞습니다. 일일 남매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랬군요. 사실 난생처음 들어보는 투자사가 난데없이 3억 달러를 들고 왔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란 참이었습니다. 거기다 대표 한 명에, 대주주 한 명밖에 없더군요.”
“저희가 세워진 지 얼마 안 돼서 그렇습니다. 차차 직원들을 채워 나갈 예정이고요.”
“예. 그래서 여러모로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왔습니다. 저희가 사기를 당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돼서요.”
토니 엘리엇.
전기차, 위성 인터넷, 우주 로켓 등등.
다양한 곳에 발을 들이고 또 뛰어난 마케팅 실력으로 훗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대기업 수준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티엑스 기업을 굴리면서 투자금을 구하러 다니느라 여념이 없었다.
“원하신다면 3억 달러를 이 자리에서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3억 달러가 어디 동네 구멍에서 툭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의 자금력을 갖춘 투자 회사라······. 혹시 사모 펀드는 아니겠죠?”
그 말에 난 웃으며 말했다.
“저희 회사를 조금이라도 조사해 보셨다면 그게 아니라는 것쯤은 아실 텐데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서요. 3억 달러면 엄청나게 큰돈이니까요.”
지금 당장이야 그럴 것이다.
하지만 티엑스 기업이 급성장을 하게 되면 3억 달러는 껌값으로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조사는 했습니다. 제가 뭐든 확실한 걸 좋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한국 쪽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굉장히 솔깃한 정보를 듣기도 했고요.”
토니 엘리엇은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성인도 되지 않은 미성년자가 엄청난 투자 성공을 이뤄내 수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을 쌓았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돈을 갑자기 전부 미국 달러로 바꿨다고 하던데······. 그런 소문이 최근에 퍼졌더군요.”
그런가?
내가 한국에 없는 사이에 그런 소문이 퍼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여기 두 한국 분께서 제게 투자금을 가져오셨군요. 혹시 그 투자의 신이라고 불리는 분이 정윤성 씨가 맞습니까?”
“글쎄요. 저는 처음 듣는 얘기라.”
“하하. 대단하십니다. 엔터테인먼트 쪽으로도 큰 성공을 이루시더니, 투자에서도 그 정도의 성과를 낸다라······. 그런 사람들이 있죠. 뭐든 손만 대면 성공을 하는 마법 같은 사람. 저는 당신이 제 행운의 투자자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면서 토니는 계약서를 건넸다.
“양 대표님이 일전에 제게 건넨 계약서입니다. 3억 달러를 투자금을 받고 그에 대한 지분을 드리겠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으실 겁니까?”
그의 눈동자에 간절함이 묻어 나왔다.
3억 달러라는 투자금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이 돈을 받게 되면 자신이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만큼 지금 티엑스 기업에 3억 달러는 무척 큰돈이었다.
그리고 내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네. 전 그 돈으로 경영권을 마구 휘두를 생각이 없습니다. 보다시피 제가 회사 경영을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연예계 활동을 하는 것도 벅찹니다. 물론, 저희 대표님은 조금 간섭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티엑스 기업이 불법을 저질렀을 때나 일어날 일입니다.”
“그럼 온전히 그 3억 달러를 회사 발전을 위해 쓸 수 있겠군요. 제 뜻대로 말입니다.”
“예. 전 터치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요.”
내 대답에 토니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내게 확답을 받은 그는 망설이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을 끝냈다.
그러고 나서 몇 번이고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레스토랑을 먼저 나갔다.
“휴-”
그가 떠나고 나서 양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하자고 해서 하는 거긴 하지만, 난 아직 모르겠다. 저 사람, 너무 얼빵해 보여. 일은 제대로 할런지. 일 벌이는 거 보니까 너무 공상적인 거 같던데. 정말 괜찮은 거 맞아?”
그의 물음에 난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 역사는 미친놈이 만든다고 하잖아요. 혹시 모르죠. 저 사람이 훗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지.”
“뭐? 저 양반이? 잠깐. 그렇게 되면 너도 그 반열에 끼는 거 아니냐? 네 3억 달러가 최소 10배 이상은 불어난다는 거잖아.”
“글쎄요~”
나는 그리 대답하며 스테이크를 가볍게 썰어서 입에 넣었다.
오늘따라 육즙이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