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61)
161화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61화
“그러니까 이게······. 1년씩 각자 다른 대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뜻이야?”
4년이란 재학 기간 동안 1년씩 줄리어드, 버클리, 그리고 왕립 음악원을 다닐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이었다.
보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2년씩 다른 학교를 다니는 것은 봤어도 1년씩, 그것도 세 개의 대학을 번갈아 다니는 건 처음 보는 경우였다.
“응. 3학년까지는 각각 다른 학교를 다니다 마지막 1년은 네가 선택을 하는 거야. 어디서 마지막 1년을 보낼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버지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셨다.
“무려 세 군데에서 졸업장이 나온다는 거지.”
이것도 처음 보는 일이었다.
교환학생을 해도 졸업장을 한 군데에서 주는 경우고 대부분인데, 이 프로그램을 이수할 시, 세 군데에서 졸업장이 나온다.
물론, 이들도 조건이 있었다.
“일단 성적은 평균 이상으로 유지를 해야 하네. 그래야 졸업장을 줄 수 있대.”
대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다 나는 연예계 활동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는 일이 많지 않던가.
그걸 알고 이들도 그리 높은 점수를 요구하진 않았지만, 평균에서 조금 높아야만 했다.
“그 밖에는 모든 걸 지원해 주겠대. 학비, 교통비, 식비, 숙소, 그 외 등등. 진짜 이렇게 퍼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별의별 혜택이 다 있어.”
내가 봐도 정말 많은 혜택이 있었다.
심지어 이 혜택들은 학교마다 달랐고,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해 놓은 느낌이었다.
“오빠. 원래 이런 대학 프로그램이 있는 거야?”
그 물음에 아버지가 대신 대답하셨다.
아주 신이 난 목소리로 말이다.
“당연히 없지! 우리 아들이 처음이라고!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 여기 딱 써 있어. 여기 세 대학교의 총장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 이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없다고 말이야.”
즉, 오직 나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란 것이었다.
“어휴. 이걸 또 언론에다가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하하. 괜히 티를 내면 자랑하는 거 같고. 참······.”
아버지는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가질 않았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내가 자랑스러워 죽겠다는 감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언론에다가는 아버지가 잘 전해 주세요.”
“그래. 안 그래도 사람들이 네가 어느 대학으로 가게 될지 너무 궁금해하고 있잖냐. 계속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안 되지.”
유례가 없던 일이다 보니, 만약 이 사실이 외부에 나가게 되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됐다.
물론,
“후후. 이거 어디다 먼저 전화를 걸어야 하나?”
자기 아들 자랑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버지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으셨지만 말이다.
* * *
“김 PD. 들었어?”
“네?”
“오늘 뉴스 채널들에서 죄다 대서특필을 하더만.”
“아. 혹시 정윤성 말씀이세요?”
“그래! 아니. 난 생전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 버클리, 줄리어드, 왕립 음악원. 이 셋 중에서 하나만 들어가도 대단한 건데, 무려 대학교 세 개를 1년마다 하나씩 다닐 수 있다니. 대체 얼마나 그 재능이 대단하면 그 정도로 배려를 해 주는 거야?”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보통 교환학생과는 차원이 다른 내용에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원래 이런 이슈가 나오면 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단 말이지. 거기 대학교 다니는 학생들로부터 말이야.”
“네. 그런데 오히려 그쪽 대학 학생들은 다 긍정하는 분위기라면서요?”
“그래. 그게 어떻게 가능할 수가 있지? 거기 학생들도 그렇고 교수들까지 매우 적합한 프로그램이라면서 칭찬을 했다잖아. 이게 말이 돼?”
말이 안 되는 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금껏 정윤성이 쌓아온 것을 본다면 그것들도 죄다 말이 안 되는 것들이긴 했다.
“정윤성이 각 학교로 가서 오디션을 본 걸 학생들이 직접 봤잖아요. 그때 공연 본 사람들은 역대급이라고 다 칭찬을 했고요. 디렉터님도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셨을 거 아니에요.”
“알아. 알지. 그래도 분명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라니······.”
“그 정도의 재능이니까, 우리 대표님도 정윤성에게 이런 일을 맡기는 게 아니겠어요?”
“아. 그건······.”
김 PD와 황 디렉터가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안녕하세요.”
뒤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훤칠한 키에 자석처럼 눈을 끌어당기는 미남이 서 있었다.
“아이쿠. 우리 슈퍼스타께서 오셨네. 하하.”
“안녕하세요!”
두 사람은 정윤성과 얼른 악수부터 나누었다.
“지나가면서 몇 번 뵙긴 했습니다만, 이렇게 비즈니스로 뵙는 건 처음이네요?”
“네. 아버지가 두 분을 새로 영입하셨다는 얘기는 예전에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 그건 오히려 저희가 할 말이죠. 이번에 준비 중에 있는 걸그룹을 성공적으로 런칭시키려면 정윤성 씨의 허락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 말이 무조건 진리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도움은 되실 겁니다.”
“예. 이미 정윤성 씨의 손을 타고 나간 그룹들은 크게 성공했다는 걸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부디 그리되기를 소망할 뿐입니다. 그럼······ .일단 아이들을 불러 놓고 무대부터 보여 드릴까요?”
이 두 사람은 JY 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운 걸그룹 런칭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곳 JY 엔터는 한 가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정윤성의 심사였다.
정윤성이 직접 보고, 그것을 판단하며, 내려 주는 피드백을 받지 않으면 절대 그 어떤 가수도, 어떤 그룹도 데뷔할 수가 없었다.
‘보통 이런 경우면 오우너의 횡포라고 말이 나올 법도 한데 말이지.’
하지만 정윤성이 그 특별한 심사를 책임진 이후부터는 모두 성공만 했다고 하니, 황 디렉터도 조금은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특별한 심사를 보기에?
“아.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네?”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하시면 돼요. 그냥 늘 하시던 대로 말입니다.”
“그 말씀은 별도의 심사를 보지 않으시고 저희가 늘 하던 대로 연습을 시키라는 겁니까?”
“예.”
시작부터 아리송했다.
대체 뭘 하려는 걸까.
“잘 알겠습니다.”
황 디렉터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프로듀서와 함께 연습생들을 둘러보면서 무엇을 중점으로 연습시켜야 하는 것인지 알려 주고 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 정윤성은 옆에 같이 있지도 않았다.
분명 저 어딘가에서 지켜보는 것 같긴 한데······.
“좀 이상하지 않아?”
“네?”
“옆에 같이 있지도 않고 어떻게 판단을 하겠다는 거지?”
“아. 저도 일전에 들은 게 있는데요. 원래 평가 방법이 좀 특이하대요. 보통 심사를 하려면 노래 한 곡 틀어 놓고 무대를 시키면 되는데, 멀리서 가만히 연습하는 걸 지켜만 본다는데요?”
“흠. 그래?”
“예. 그리고 평가가 다 끝나면 황금 수첩을 하나 주고 간다는군요.”
“황금 수첩? 황금으로 만든 수첩?”
“글쎄요. 비유가 아닐까요? 거기에 온갖 귀한 정보들이 다 들어 있다고 하던데.”
원래 천재들이라 불리는 족속은 늘 이상한 행동을 하곤 한다.
그래서 괴짜로 불리는 것이다.
정윤성도 그런 것일까?
하지만 저리도 잘생긴 괴짜라니.
뭔가 언밸런스한 느낌이었다.
“일단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황 디렉터는 연습생들을 교육시키며 평소 자신이 하던 것을 똑같이 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디렉터님.”
“아, 예. 어디 계셨었습니까? 찾아도 보이지 않으셔서 먼저 가신 줄만 알았어요.”
“아니에요. 뒤에서 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요.”
정윤성이 수첩 하나를 건넸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수첩인가?
“그럼 또 뵙겠습니다. 아! 신곡 같은 경우에는 제가 좀 다듬어서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곡은 아주 좋더라고요.”
“아, 네. 윤성 씨가 봐주신다면야 영광이죠.”
정윤성은 인사를 한 뒤 먼저 자리를 떠났다.
황 디렉터는 수첩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가를 하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는데.
수첩에 과연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
“한번 봐볼까?”
펼쳐 봐야 별 내용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무언가 많이 적혀 있어도 과연 쓸모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리 의구심을 품으며 수첩을 연 순간.
“······?”
첫 장부터 나와 있는 내용에 황 디렉터의 손이 잘게 떨렸다.
그리고 그는 서 있는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수첩 내용을 전부 다 읽었다.
“디렉터 님? 계속 여기 계셨어요?”
김 PD의 말에 황 디렉터는 곧 헛웃음을 지었다.
“이걸 왜 황금 수첩이라 부르는지 알겠네.”
“예?”
“완전 괴물이 따로 없구만. 따로 없어.”
황 디렉터는 아주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수첩을 안주머니에 잘 보관한 채 연습생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 * *
어쩐지 학교를 다닐 때보다 훨씬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가급적이면 스케줄을 타이트하게 잡고 싶지 않았지만,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며 있는 것도 그렇고, 대학교 문제가 결정된 뒤부터 여기저기 쏟아지는 인터뷰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중이었다.
원래 내가 인터뷰를 나가는 걸 싫어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는 건 안 될 것 같아 몇몇 개를 선별해 하루에 모든 인터뷰를 끝내기도 했다.
거기에 뉴스 특별 출연, 방송 출연, 등등.
앨범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은데, 그때보다 더욱 바쁜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이것저것 생각할 게 많다 보니, 요즘 따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었다.
“어? 오빠. 왔구나? 오늘은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쉬라니깐.”
“아니야. 너 혼자 여기 있다는데 어떻게 오빠가 혼자 들어가.”
오늘은 교수님도 컨퍼런스 때문에 자리에 없으셨다.
윤아 혼자 여기 두기에는 그래서, 스케줄이 끝나자마자 바로 이곳으로 달려왔다.
“아니. 오늘 그래서 있잖아. 수진이가 글쎄······.”
윤아는 한번 입을 열기 시작하면 오디오가 빈틈없이 가득 찬다.
다른 사람은 너무 시끄럽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윤아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좋았다.
매니저 생활 땐 윤아의 목소리를 하루에 한 번 들을까 말까였으니까.
“오빠. 마침 잘 됐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곡이 있었는데.”
“응?”
윤아는 나를 소파에 앉혀 두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이번에 내가 작곡한 게 있거든.”
“네가?”
“뭐야.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아니······. 무시하는 게 아니라 갑자기 곡을 작곡했다기에.”
윤아한테 작곡하는 법을 알려 주긴 했지만, 한번도 윤아가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만든 적은 없었다. 내가 샘플을 주면 그에 맞춰 몇 개 음표를 넣은 적은 있어도 말이다.
“무슨 노래인데?”
“음~ 제목은 아직 못 정했어. 그냥 위로의 노래라고 해야 하나.”
“위로의 노래?”
“웅. 한번 들어볼래? 아직 가사도 없는 그냥 피아노 곡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
이윽고 윤아의 삐걱이는 건반 소리가 들려왔다.
“아. 미안. 실수.”
헤헤 웃으며 윤아는 진지하게 자세를 잡고 천천히 건반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