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1)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31화
“치킨 앓~이. 오늘도 나는 치킨 앓~이.”
흔히 대기업이라 불리는 유명 인터넷 방송 BJ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치킨 포장지를 뜯고 있었다.
“하- 형님들. 제가 다이어트 좀 하려고 음식 가려 먹고 있는데, 하필이면 요즘 꽂힌 노래가 치킨 앓이이지 않겠습니까? 자꾸 그 노래 부르면 치킨이 땡겨서 미치겠어요.”
그래서 결국 못 참고 배달을 시켰다는 감동 실화였다.
“이게 노래가 자꾸 입에서 맴돌아. 치킨 앓이~ 치킨 앓이~. 미치겠네.”
그리 중얼거리며 야무지게 닭 다리를 뜯었다.
노래를 부르면서 먹은 탓일까.
오늘따라 치킨 맛이 더 훌륭했다.
-괜히 노래 탓 하고 있네
-그냥 님이 먹고 싶었던 거 아님?
“물론 먹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저 원래 치킨보다는 피자 더 좋아해요. 그런데 이 노래 자꾸 듣다 보니까 이게 안 먹을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시켰습니다.”
-나도임.
-요즘 그 노래 자주 듣는데, 진짜 치킨 어제도 먹고 오늘도 먹게 됨
-여기도 치킨 앓이 때문에 난리네 ㅋㅋㅋ 다른 방송도 다 그 노래 얘기만 하던데.
“아니. 근데 치킨 앓이 부른 남매 비주얼이 진짜 말도 안 돼요. 그 여성분은 배우로 데뷔해도 바로 주연 낙찰이겠던데? 거기다 남자분은 같은 남자가 봐도 반하겠더라.”
-진짜 지리긴 해
-음색도 깡패라서 지금 데뷔하면 솔직히 넘사될 듯
-예전 JJ 느낌 나지 않냐?
-오. 나도 그 생각함. 데뷔각만 잘 보면 JJ도 뛰어넘을 듯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채팅창을 확인하면서 치킨을 뜯어 먹던 BJ는 자신도 모르게 치킨 앓이 노래를 흥얼 거렸다.
“하. 이거 진짜 병이야. 그만 불러야 되는데.”
괜히 그 노래를 듣고 난 이후부터 뭐만 하면 뒤에 꼭 앓이를 붙이는 습관까지 생겨 버렸다.
“거 치킨 프렌차이즈 사장님들. 그 남매 듀오 치킨 앓이 들어보셨죠? 지금 하루라도 빨리 그 노래 CF 송으로 쓰는 사람이 승자입니다. 얼른 가서 브랜드 모델로 쓰겠다고 하세요.”
-ㄹㅇㅋㅋ
-이거 벌써 조회수 100만 넘고 금방 200만도 갈 거 같던데.
-요즘 BJ들이 저 노래 계속 부르고 있어서 홍보 효과도 진짜 좋음.
-진짜 치킨 브랜드 모델로 뽑히면 한동안 거기서 돈 다 쓸어 담겠다.
이 방송뿐만이 아니라, 이미 여러 BJ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치킨 앓이를 부르고 있었다.
거기다 먹방을 주 컨텐츠로 삼는 사람들 역시 트렌드를 읽고 곧바로 치킨 앓이를 앞세워 치킨 먹방을 하는 등.
그 인기가 심상치 않게 올라가고 있었다.
당연히 이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
“치킨 앓이가 생각 이상으로 인터넷 방송, 커뮤니티를 통해서 빠르게 유행 중입니다. 정식 음원도 아닌데, 주변에서 그 노래를 즐겨 듣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치킨 앓이가 유행을 타기 시작한 이후 전체 매장의 매출이 올랐다는 겁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시기가 딱 맞아떨어져요.”
두 마리 치킨으로 유명한 따블 치킨.
맛도 있고 가성비도 있어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꽤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대한민국 TOP5 치킨 브랜드 순위에 오르진 못했다.
아무리 가격으로 승부를 본다고 해서 1위가 될 수는 없는 법.
어떤 마케팅을 하여 고객을 끌어들이느냐도 무척 중요했다.
그렇기에 마케팅팀에 있는 사람들이 치킨 앓이를 예의 주시하는 것이었다.
“그 노래 나도 우리 아들이 들려줘서 들어봤어. 그냥 몇 번 들었을 뿐인데, 거기 나오는 목소리가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더라고. 허허.”
따블 치킨의 대표, 금계호는 저번 날 영상에서 봤던 남매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떠올라 괜히 미소를 짓게 되었다.
“그래서, 그 노래가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예. 얼마 안 있으면 조회수 200만도 금방 넘길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유행이 막 시작된 터라 빨리 식을 것 같지도 않고요.”
“지금쯤 다른 치킨 브랜드들도 치킨 앓이의 열풍을 눈여겨보고 있을 겁니다.”
“흠. 그럼 그전에 우리가 먼저 그 남매에게 달려가야겠구먼.”
“되도록 빨리 컨택을 해서 우리 브랜드에 맞게 홍보를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침 저희가 홍보 모델을 발탁하지 않은 상태라서, 시기도 적절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무조건 좋은 시선으로만 보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유행이 식으면, 그다음은? 그 남매가 만든 치킨 앓이 노래가 물론 좋긴 하지만, 유행이라는 건 원래 빨리 지나가지 않나요? 이러다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유행이 식어 버리면 홍보 효과는 제대로 못 볼 수도 있어요.”
“그것도 그렇네요. 보통 다른 치킨 브랜드는 다 유명 연예인을 데려다가 홍보 모델로 쓰잖아요. 이러다 괜히 돈만 버리는 건 아닐지······.”
“그럼 단기 계약을 하면 되잖아요. 아마 다른 회사들도 길어봐야 6개월 계약을 하려고 할 겁니다. 저희도 3~6개월 정도로만 잡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 남매는 아직 가수로 데뷔하지 않았다.
거기다 올린 영상도 단 두 개.
사실 반짝 스타는 이 남매뿐만이 아니라 지금껏 여럿 있었다.
그들의 말로가 어땠던가.
사람들의 기억에 무섭도록 빠르게 잊혔다.
이 남매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었으나-
“난 생각이 좀 다른데?”
“예?”
“내가 젊었을 때부터 허구한 날 닭이나 튀긴 놈이라 뭘 볼 줄은 몰라. 하지만 이 남매를 보면······ 그냥 행복해져. 그런 거 있지? 그냥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거. 이 남매가 딱 그래.”
금계호 대표는 마케팅 팀원들이 가져온 남매 사진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 둘을 보면서 내 초심을 되찾는 느낌이랄까. 그래. 내가 치킨을 튀기기 시작한 이유. 입에 풀칠하려고 한 것도 있지만, 그냥 우리 자식들이 유독 치킨을 좋아했던 것도 있었어. 퇴근하면서 한 마리를 포장해 가면 얼마나 좋아하던지.”
“······.”
“그때 생각했지. 사람들이 내 치킨을 먹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남매를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처럼, 우리 치킨을 맛보고 웃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런 마음을 잊어버렸던 거 같다.”
더는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계약 따와. 짧게 계약하지 말고 이왕 하는 거 최소 2년으로 잡아.”
“네?!”
“2년이요?”
보통 브랜드 모델은 1년 계약만 해도 길게 하는 것이다.
트렌드에 맞게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모델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계호 대표의 뜻은 확고했다.
“난 이 남매가 아무리 봐도 엄청 잘 될 거 같은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솔직히 이 사진을 봐. 얼굴에서 빛이 나잖아. 아직 정식으로 데뷔를 안 했을 뿐이지, 아마 데뷔하고 나면 진짜 어마어마할 거다. 그땐 잡고 싶어도 못 잡는 봉황이 되어 있을걸?”
“그건 그렇지만······. 워낙 반짝이다 저무는 스타들이 많아서.”
“네. 아무리 그래도 2년은 너무 길지 않을까요?”
“무슨 소리야. 내가 최소 2년이라고 했잖아. 가능하면 5년 계약도 하고 싶은 심정인데?”
껄껄 웃고 있는 금계호 대표의 얼굴을 보고 직원들은 그제야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 #
“그렇게 해서, 총 일곱 군데에서 제안이 왔다.”
나와 윤아의 인생 첫 광고가 치킨이라니.
처음 이 노래를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그냥 우스갯소리로만 했던 일인데, 진짜 현실이 되었다.
영상 조회수가 파죽지세로 올라가면서 처음에는 3곳이었던 곳이 어느새 7곳까지 늘어났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치킨 광고, 하고 싶어?”
“하고 싶어!!”
내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윤아가 손을 번쩍 들었다.
윤아의 눈동자에서 열정의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하하. 우리 윤아 아주 신났네. 응?”
치킨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윤아가 치킨 모델을 할 기회가 왔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내가 알기로 윤아는 저번 생에서 치킨 모델을 한 적이 없었다.
화장품 모델을 하는 건 봤어도 어디 음식 브랜드 모델을 하는 것을 본 기억은 없다.
“아빠. 만약에 내가 치킨 모델을 하면, 그 브랜드 치킨만 먹어야 되는 거야?”
“음? 그렇지는 않아. 대신 규정이라는 게 있지. 보통 브랜드 모델을 맡게 되면 공식 석상에서는 경쟁 브랜드를 써서는 안 돼. 그럼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야 하거든.”
우리가 어디 TV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건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았다.
“휴. 다행이다. 난 그 브랜드만 계속 먹어야 되나 걱정했거든.”
“걱정할 게 뭐 있어. 그냥 안 하면 되는 거지.”
“싫어. 치킨 포장하는데 거기에 나랑 오빠 얼굴이 나오면 엄청 신기할 거 같단 말이야.”
아무래도 윤아는 꼭 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 우리 윤아 하고 싶은 거 다 해. 근데 어디로 하고 싶니?”
“으음-.”
윤아가 회사명을 쭉 살펴보고 있을 동안 내가 나섰다.
“아버지. 근데 계약 조건이 어떻게 돼요?”
“계약 조건?”
“네. 보통 이런 브랜드 모델은 길게 못 하잖아요. 아마 저희 같은 일반인한테는 길어봐야 3개월에서 6개월일 거 같은데.”
그러자 아버지는 조금 놀란 눈치를 보이셨다.
“아니. 넌 어떻게 된 게 나보다 더 이런 쪽에 빠삭하냐.”
아차차.
나도 모르게 예전 직업병이 돋았다.
서당개도 10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연예계 쪽에 오랫동안 발을 담그고 있었더니, 웬만한 계약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뭐······윤성이, 네 말대로 3개월을 요구한 곳들이 많아. 근데 딱 한 곳. 이상하게 거긴 최소 2년은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어.”
“2년이요?”
브랜드 모델을 무려 2년이나?
그런 장기 모델은 인지도가 꽤 쌓인 네임드 연예인들한테나 제안하는 거 아닌가?
“거기가 어딘데요?”
“여기. 따블 치킨.”
따블 치킨. 따블 치킨이라······.
나는 잠시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여기 치킨집이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
“와. 여기서도 제안이 왔었구나.”
윤아는 제안서를 보며 짧게 오~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여기 간장 치킨이 맛있는데.”
벌써 침이 고이는지 츄릅 소리를 냈다.
“우리가 몇 번 시켜 먹은 곳이긴 하네.”
“아빠. 여긴 두 마리 세트로 팔아서 가격도 좋아. 맛도 있고.”
딱히 한 브랜드를 정해 놓고 시켜 먹진 않는다.
윤아는 어디 치킨집에 신메뉴가 나왔다고 하면 꼭 한번은 시켜 먹어봐야 하는 이상한 도전 의식이 있어서 괴랄한 치킨도 많이 먹어 봤다.
그런데,
‘따블 치킨은 나중에 없어지지 않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치킨을 떼어 놓고 살 수가 없다.
물론, 윤아만큼은 아니더라도 한 달에 최소 두 번은 치킨을 먹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나도 혼자 시켜 먹거나, 친구들끼리 먹으려고 치킨 브랜드 이곳저곳을 먹어 보았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 따블 치킨은 없었다.
그렇다는 건,
‘지금은 유명해도 나중에 없어지거나, 아니면 축소가 된 걸 수도 있겠네.’
굳이 나중에 없어질지도 모르는 브랜드 모델을 시키고 싶진 않았으나,
“······.”
윤아는 아주 눈빛을 반짝이며 따블 치킨에서 준 제안서를 꼭 붙들고 있었다.
“거기가 하고 싶어?”
“응! 무려 2년이나 해준대.”
“기간은 딱히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혹시 그 치킨집이 나중에 없어질 수도 있잖아?”
“그건 맞는데, 난 최대한 오래오래 오빠랑 내 얼굴을 보고 싶어서. 그리고 반대로 우리 둘이 모델을 해서 여기 회사가 더 잘 되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윤아의 말이 맞다.
사람 일이라는 건 모르는 거 아니겠는가?
굳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어?”
“응? 왜 그래?”
그때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란 기함을 터트렸다.
‘뭐지? 이 아우라는.’
분명 음악과 관련이 없는 일인데도, 윤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아우라가 그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3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