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st member of Top Idol RAW novel - Chapter (152)
#152화. 멋있는 쪽이라서
띠링-
유이앱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서하임이 최애인 대학생 더스티는 종일 울상이었다.
웬 이상한 강시우 악개 하나가 애들 팬싸에 가서 꼽을 준 것도 모자라, 서하임을 까는 글을 짹짹에 올렸기 때문이었다.
우리 애가 죄없이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다행히 서하임을 욕하던 여론도 금세 사그라들었지만, 가뜩이나 마음 여린 애가 상처받았을까 봐 걱정이었다.
그런 팬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서하임이 라이브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애들이랑 야식 먹으려다가 잠깐 라이브 켰어용.”
“아, 배고프다.”
도서한이 출출한 배를 부여잡고선 수북이 푼 간장계란밥을 카메라에 비춰 보였다.
야식치고는 든든한 한 끼 식사 같았지만 왠지 오늘 저것이 첫 끼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얘들아 밥 잘 챙겨먹어야 해 ㅠㅠㅠㅠ
-간장계란밥 맛있겠다!! 누가 한 거야?
-아 밤에 보고 배고파질 것 같음 ㅋㅋㅋ 안 되겠다 간장계란밥 조지러 가야지….
댓글을 빠르게 훑던 진세현이 팬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시우 형이 만들어 줬어요.”
“음, 맛있다.”
“맞아요, 시우 형이 요리도 좀 해용.”
애들이 조잘대는 와중에도 그녀의 시선은 딱 한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대학생 더스티는 라이브를 보면서 친구에게 바로 카톡을 보냈다.
-하…. 내 새끼 괜찮아 보이네
띠링-
곧바로 답장이 왔다.
-그러게 하임이 오늘 텐션 괜찮다
└안 봤겠지?
└ㅠㅠ 무조건 봤음
분명 반응을 봤을 텐데, 애써 밝게 라이브를 하는 모습에 더 마음이 아팠다.
심지어 이따금씩 살살 긁는 댓글을 볼 때에는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얘들아 팬싸 어땠어?
-팬싸에서 오늘 뭐 했어?
“시발, 눈치 좀 챙겨라.”
나직이 욕설을 뱉으며 라이브를 지켜보고 있는데, 서하임이 화제를 돌렸다.
한동안 오물거리던 간장계란밥에 대한 맛 평가였다.
“간이 딱 맞네요. 맛있다.”
“준서 형이 있었으면…. 간장 한 열 숟가락 때려넣었어.”
“과연 열 숟가락만 넣었을까요?”
-준서 입맛 무슨 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하준서 묶어놓고 저염식 좀 주세요
-하준서에게 저염식은 고문이야….
“준서 형 저염식이요? 그건 진짜 안 먹을 거 같은데.”
“형은 보리차도 다섯 팩 타 먹어요.”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그렇게 자리에 없는 사람 얘기를 열심히 하고 있던 바로 그때,
막내즈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얘들아, 맛있어?”
어쩐지 꽤 익숙한 목소리.
거실 뒤로 하준서가 힐끗 고개를 내밀었다.
동시에, 서하임과 도서한이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
“와, 깜짝아.”
“곰돌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이래서 뒤에서 욕하면 안 된다니까?
* * *
첫 주차 음방을 마치고, 주말 사녹이 끝나자마자 보이는 라디오를 촬영하러 왔다.
지난번에 연애 질문으로 크게 데인 후, 이번에는 회사에서도 아이돌 게스트가 자주 나오는 라디오 방송 위주로 스케줄을 잡았다.
스케줄이 꽉꽉 들어차 있으니 확실히 컴백한 느낌이 난다.
침을 꿀꺽 삼키고선 아직 켜지지 않은 카메라를 응시했다.
익숙한 로고송이 흘러나온다.
띠리링-
마침내 빨간 ON AIR 불이 켜지고, DJ 정훈이 입을 떼었다.
“정오의 뮤직 라이브! 안녕하세요, DJ 정훈입니다.”
반으로 까서 치켜올린 앞머리. 개그맨 출신인 DJ 정훈은 이미 같은 라디오를 몇 년째 맡고 있었다.
능숙하게 대본을 체크한 그는 빨간 불이 켜지자마자 고개를 벌떡 들었다.
엄청난 텐션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외쳤다.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귀여운 먼지들!”
“……!”
“떠오르는 라이징스타! 무대 천재 스타더스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와아아아아!”
짝짝짝-
박수를 치며 정면을 응시했다.
리더 강시우가 싱긋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말을 뱉었다.
“인사 드리겠습니다. Shine bright! 안녕하세요, 스타더스트입니다!”
그다음은 국룰인 자기소개였다.
마이크가 이쪽으로 돌아왔다. 싱긋 웃으며 말을 더했다.
“안녕하세요, 스타더스트의 막내 온탑 도서한입니다.”
그렇게 한 명씩 자기소개를 마친 뒤에, 신곡 까지 부르고 나왔다.
라디오는 항상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터라 긴장이 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편해서 좋았다.
DJ 정훈이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리액션을 보냈다.
“어우, 라이브를 너무 잘해요.”
“감사합니다!”
내 자리에선 조금 멀었지만 여기서도 실시간 댓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까부터 영어로 된 댓글들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종종 여러 국적의 번역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해외 팬들이 그새 많아진 것이 실감이 났다.
-Junseo!!!! So cute!!!
-에…서한이는 오늘도 너무 귀여워!!! 설마…그런…이 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 가능하다면…다른 곡도 들을 수 있을까? 나는 comet이 듣고 싶어!!!
-애들 오늘 코디 찰떡이당 개좋아
-He is so handsome
그렇게 뜨거운 환영 속에 본격적인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었다.
DJ 정훈은 미소를 지으며 나직이 목소리를 깔았다.
“정훈의 첫 번째 코너, 아이돌 토론 시간입니다. 저희가 사전에 질문을 좀 받았거든요.”
“네넵!”
“우리 스타더스트 멤버들한테 물어보고 싶은 질문들! 제가 대신 물어봐 드리려 하는데요. 스타더스트가 직접 답합니다! 제가 던져드린 설명에 가장 부합한 멤버를 한 분 골라서 얘기해 주시면 됩니다.”
정훈은 대본을 힐끗 확인하고선 질문을 던졌다.
대망의 첫 번째 질문.
“네, 첫 번째 질문! 멤버들 중에서 가장 깔끔한 성격의 멤버는?”
깔끔한 성격?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야, 이거 치워. 저거 치워라 얘들아. 이러면서 잔소리하는 멤버 혹시 있나요? 아니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내가 가장 깔끔하다! 편하게 손 들어 주시면 됩니다.”
잠시 고민하던 진세현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일단 첫 번째로…. 서하임 나가.”
“나 왜!”
“넌 제외야.”
동시에, 뒷자리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서하임 나가래
-진세현 겁나 단호함ㅋㅋㅋㅋ
-누가 이과세현 아니랄까 봐 가장 편차가 큰 표본부터 쳐내네 ㅋㅋㅋㅋㅋ
물론 서하임은 상당히 억울한 눈치였다.
“아니, 나는 정말 이해가 안 돼용.”
“네 방을 생각해.”
하임이 형 방….
음. 심각하긴 해.
다른 멤버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일단 저 방은 예술가의 방이에요….”
“하임 씨, 누구랑 방을 같이 쓰시죠?”
“성빈이 형이요.”
차성빈의 표정이 빠르게 일그러졌다. 가만히 앉아 있으려 했지만 딱 걸려 버렸다.
-같이 보냈어 아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문의 팀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빈이도 깔끔하진 않은 거야?
차성빈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상황을 해명했다.
“오해입니다. 저는 해당되지 않아요~.”
어이가 없네.
차성빈, 서하임의 방을 몇 번 들어가 본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얹었다.
“저기는 완전 아티스트의 방이에요.”
“아티스트의 방?”
“바닥에 뭐가 막 널브러져 있어요. 그 각도조차 굉장히 예술적이에요.”
“행위 예술이네요.”
-행위 예술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세현 옆에서 끼어드는 거 개웃김
-현대 예술의 종착지를 볼 수 있는 차성빈-서하임의 방이냐구 ㅠㅠ
-나도 궁금해 나도 보여줘!!
DJ 정훈은 깔깔대며 그 방을 실물로 한번 보고 싶다며 말을 덧붙였다.
“사진 한번 찍어서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러면 저 두 분은 은퇴해야 해요.”
“크흡.”
“에이, MSG가 너무 들어갔다~. 그 정도는 절대 아니야.”
“은퇴까진 아니고…. 한 몇 주 쉬어야 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두 분 다 자숙하세요.”
“예.”
어쨌든 본인이 아니라면 그런 거겠지.
진세현은 마이크를 손에 쥔 채 말을 이었다.
“제 생각에는 형들이 평상시에 치우고 그런 성격인 거 같아요.”
“아, 형들이?”
“성빈이 형 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차성빈 컷
-끝까지 차성빈은 안 끼워줌
-진세현 너무 대쪽 같아서 고려시대에 태어났으면 철퇴 맞았을 듯
-ㅅㅂ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진세현은 본인 할 말을 이어나갔다.
“시우 형이 되게 섬세한 성격이라서요.”
“맞아.”
“준서 형도 동생들 챙기는 걸 되게 잘하는 편이고.”
DJ 정훈은 진세현의 폭로를 종합적으로 요약하여 한 줄로 말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스타더스트에서 가장 깔끔한 멤버들은 형 라인이다! 차성빈 빼고.”
“네, 맞습니다.”
“얘들아, 나는…진짜 억울하다.”
“형은 아티스트예요.”
“칭찬 고마워~.”
차성빈은 툴툴거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살짝 삐진 듯싶지만 스케줄 끝나고 핫바 하나 사주면 금방 풀릴 것 같은 단세포였다.
그사이 DJ 정훈은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는 대본을 확인한 뒤에 싱긋 웃으며 말을 뱉었다.
“자, 그러면 두 번째로 팬분들이 남겨주신 질문인데요. 스타더스트 일곱 명 중 가장 귀여운 멤버는?”
“아, 어렵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까다로운 질문이었다.
난처한 질문에 리더 강시우가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강시우는 관자놀이를 손으로 꾹꾹 누르며 말을 뱉었다.
“이 질문을 몇 번 받았었어요. 근데 이게 멤버들마다 의견이 너무 갈려요.”
“진짜 엄청나게 갈려요.”
“저희 이 문제 나오면 한 삼십 분 토론할 수도 있어요.”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순두부찌개라고 생각하는데.
DJ 정훈이 먼저 진세현을 돌아보며 물었다.
“진세현 씨는 누구라고 생각하죠?”
“저는 서한이요.”
나는 좀 아니지 않나?
이해할 수 없는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해 보였다.
-도서한 본인 귀엽다는 거 격렬하게 부정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떨떠름한 표정 뭐야 ㅠㅠ 아가 햄찌야 네가 젤 귀여워
-도서한 자기 귀엽다고 할 때마다 인정 못 함 ㅋㅋㅋㅋㅋ 왜지
그야 인정할 수 없으니까.
스물여섯이나 먹고 귀여운 이미지는 아무래도 좀 아닌 것 같았다.
심지어 더 귀여운 사람이 하나 있잖아?
차성빈이 서이안의 어깨를 손으로 주무르며 말을 얹었다.
“저는 이안이요. 우리 말랑한 순두부찌개~.”
“으으.”
서이안은 경기를 일으키며 자신의 귀여움을 부정했다.
“저는 나이로 치면… 형 라인이거든요.”
“하지만 귀여우세요.”
“아아, 절대 아니에요!”
DJ 정훈의 말에 서이안은 손사래를 쳤다.
본인은 자꾸 인정하질 않는데 저럴수록 더 흐물거리는 순두부찌개 같다니까?
자신이 귀엽다는 말에 수치스러웠는지, 아까부터 열심히 녹아내리는 중이었다.
“나는…아니야…. 아무튼 아니야….”
한편, 하준서는 서하임 쪽에 손을 들었다.
“저는 서하임입니다. 하임이 귀엽잖아요!”
“갸악, 감사해용!”
“자, 그러면 우리 리더님은?”
DJ 정훈의 마이크가 강시우에게로 향했다.
그 질문을 듣자마자 진세현이 대답을 가로챘다.
“이 형은 물어볼 필요도 없어요.”
-누가 봐도 도서한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는 표정
-일단 우리 시우는 서한이를 볼 때 표정부터 달라요 진짜 지 새끼 보듯이 봄 ㅋㅋㅋㅋㅋㅋㅋ
-강시우 특: 다른 멤이 사고 쳤을 때 하…얘들아…. 서한이가 사고 쳤을 때 어~ 괜찮아~ 괜찮아~
-아가 햄찌 기죽이는 걸 제일 싫어하는 우주먼지 리더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거수를 해서 결정하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 다들 힐끗힐끗 눈치를 보더니 소신 있게 투표를 끝냈다.
DJ 정훈이 깔끔하게 결론을 내었다.
“3대 2대 2로 우리 막내 도서한 씨가! 가장 귀여운 멤버가 되었네요. 소감 말씀해 주시죠.”
“저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내가 왜?
당황스러운 결과에 잠시 얼어붙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왔다 도서한 저 표정
-본인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표정 ㅋㅋㅋㅋㅋㅋㅋ 아 겁나 귀엽다
-이걸 라이브로 직관하네 도서한 존나 귀여워
얼떨결에 마이크를 건네받고는 소감을 말하게 되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화면을 똑바로 응시했다.
“으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듯싶지만.
“저는 솔직히 멋있는 쪽이라서.”
아무튼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