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74)
74화
휴가에서 돌아온 후 본격적으로 중국산 인공 정수가 공급되자 내 개인 연구실을 만들어 스켈레톤 제작에 들어간 나.
나는 SS급 스켈레톤에 마법진을 새겨 넣으며 말했다.
“뭐가 좋지?”
휴가지에서 생각해 낸 마법 무구 사업.
“실용적인 거. 뭔가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거.”
공격 마법 같은 건 위험하니까 패스하고, 일반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이며 보급형으로 팔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원래는 플라이를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날고 있다가 마력을 다 사용하면 떨어질 거란 말이지.”
물론 인공 정수를 두 개 이상 박아 넣고 비상시 자동 착륙 같은 기능을 추가하면 되지만, 그럼 가격도 너무 비싸지고, 무엇보다 그렇게 해도 100퍼센트 모든 사고를 예방할 거란 보장이 없다.
굳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해서 욕먹을 필요 없잖아?
“그래도 긴급 상황 탈출용으로는 쓸 만하겠네.”
저번에 아이를 구출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건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을 것 아닌가.
결국 팔아 봐야 소방서 정도인데······.
“어휴. 또 소방서?”
세론 렌탈의 첫 시작인 소방형 스켈레톤.
하지만 역으로 이 소방형 스켈레톤은 가장 수입이 안 좋은 라인업 중 하나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소방서는 돈이 없으니까.
건설형 스켈레톤이 잘나가니 소방청에서 소방형 스켈레톤을 활용해 보고 싶다며 접촉해 왔는데, 구구절절 돈이 없어서 힘들다며 어찌나 들들 볶는지, 결국 다른 스켈레톤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금액으로 빌려주는 수밖에 없었지.
물론 덕분에 인명 구조에 적극 활용되며 세론 그룹의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니까.
“이걸론 돈 못 벌 것 같네. 적당히 만들어서 이미지용으로 써야겠다.”
일단 플라이는 여기까지.
다른 뭐 좋은 것 없나?
“염동력? 아니야. 이건 컨트롤이 너무 힘들어. 직관적이면서 효과적인 게 필요해.”
그 후로도 계속해서 생각해 보았지만 적당한 게 떠오르질 않는다.
청력 강화를 이용한 보청기도 생각해 봤지만, 굳이 저렴한 보청기를 두고 비싼 마법 보청기를 쓸 사람이 어디 있나.
이것도 패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만들고 있던 SS급 스켈레톤을 보며 말했다.
“···각성자. 그래, 각성자 능력을 참고하면 되지.”
애초에 각성자들의 능력을 부러워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을 착안한 것 아닌가.
마침 내 아공간엔 무수히 많은 종류의 능력이 들어 있으니 이 중에서 쓸 만한 걸 찾는다.
“뭐가 있더라?”
비행, 원소계 능력부터 신체 강화와 변화 등등 그야말로 수많은 능력들의 향연.
그중엔 음식을 먹으면 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치유되는 별의별 기괴한 능력도 있었다.
“재생도 나쁘진 않은데, 이건 내 마법으로 구현이 안 된다고.”
내 치료 마법은 상처 봉합 하고 악화를 막는 수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그렇게 각성자들의 능력을 떠올리던 그때.
“어!”
하나 있다.
실드 능력자.
투명한 방어막을 만들어 공격을 막아 내는 능력.
나는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실드! 실드 나쁘지 않네!”
*
실드 마법.
마력으로 주변에 투명한 방어막을 만드는 마법으로 초보 마법사들이 가장 기초적으로 배우는 방어 마법이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성능은 최악 그 자체.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실체가 없는 마력으로 물리력을 구현한 건데 그게 튼튼할 리가 없잖아.
내가 괜히 뼈 방패를 애용하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거야 나 같은 사람이나 각성자들에게나 통용되는 말이고, 일반인들은 입장이 다르단 말이지.
나는 테스트용으로 만든 실드 마법 무구를 가동해 실드를 만든 뒤 망치를 꺼내 휘둘렀다.
탁!
둔탁한 소리와 함께 망치를 막아 낸 실드.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하지!”
일반인과 비슷한 근력을 가진 내가 온 힘을 다해 휘두른 망치를 막아 낸 실드.
나는 옆에서 흥미로운 표정으로 보고 있던 백상호에게 말했다.
“자동차 끌고 와 봐요, 자동차 충격도 막아지나 보게.”
“예, 회장님.”
그렇게 자동차를 끌고 온 백상호.
“40km/h로 박아 봐요!”
내 말에 시속 40km로 실드를 향해 운전한 백상호.
그렇게 백상호의 차가 실드에 부딪치는 순간.
파직!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실드가 사라진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역시 이건 못 버티는구나.”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는 마력이 보충되는 한 계속해서 막아 주지만, 버틸 수 없는 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박살이 나 버리는 실드.
“그럼 총은 당연히 못 버틸 테니 딱 일반 사람 공격 막아 주는 수준이라 이거네.”
그때 차에서 내린 백상호가 말했다.
“그 정도만 해도 대단한 것 아닙니까? 호신용으로 팔면 수요는 충분할 것 같은데요.”
“흠.”
“그나저나, 그럼 이것만 있으면 언제든 이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까? 회장님과 무관하게?”
“그렇죠.”
“···각성자의 능력을 일반인이 쓸 수 있게 해 준다고요? 세상에 이런 일이 가능한 각성자는 회장님밖에 없을 겁니다.”
언제는 내가 뭐 상식대로 맞춰서 움직였나?
어차피 처음에만 뭐 이런 능력이 다 있어? 하다가 결국 적응하게 될 거다.
“아무튼 이거 여자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습니다. 요즘 세상이 흉흉한데, 이것 하나면 안심이니까요.”
나는 손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말했다.
“오! 그렇네!”
이 정도 강도면 칼 휘두르는 것 정도까지도 막아 줄 테니 말 그대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방어 무구.
“그거 좋다, 안심 실드.”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이걸 하나씩만 들고 다녀도 그게 돈이 얼마야.
“그런데 이건 얼마에 파실 생각이십니까?”
인공 정수 하나 들어가고, 실드 마법진도 그려 넣은 데다, 마진도 붙이면······.
나는 잠시 계산을 하다 말했다.
“천만 원?”
그 정도는 받아야 돈을 벌지.
그러자 침묵하던 백상호가 실드 마법 무구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럼 초기 비용이 천만 원에, 에너지가 모두 소모되면 인공 정수 추가로 수백만 원씩 주고 교체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너무 비쌉니까?”
“솔찍히 비싸긴 비쌉니다. 게다가 이게 호신용이면 늘 가지고 다녀야 할 텐데, 그러기엔 이게 크기가 너무 크지 않습니까?”
성인 주먹만 한 크기의 인공 정수와 그 주변을 감싸고 마법진이 그려진 틀까지.
이 정도 크기면 솔직히 손으로 들고 다니기에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여자들 가방 하나씩은 꼭 들고 다니잖아요. 가방에 넣으면 되지.”
“호신용이면 유사시 바로 사용이 가능해야 하는데, 가방에 넣으면 급할 때 꺼내기 힘들 것 아닙니까. 그래서 여자들 호신용 장비는 목에 거는 종류가 많고요.”
“어······.”
가격도 비싸고, 휴대용이라기엔 크기가 너무 크다는 백상호의 지적.
너무나 합리적인 지적이라 할 말을 잃었다.
“어떡하지? 가격을 더 내릴 수는 없는데.”
물론 마력을 조금만 담아서 팔아도 되지만, 그럼 에너지 매입 유통이 몇 배로 복잡해진다.
다 채워지기 전에 바로바로 빼서 팔아야 하니까.
애초에 마력의 원활한 사이클을 위해 고안한 마법 무구인데, 이로 인해 에너지 매입 유통에 차질이 생기면 본말전도란 말이지.
“이거 골치 아프네. 가격이랑 크기 전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그렇게 나와 백상호가 실드 마법 무구를 내려다보며 침묵하던 그때.
“회장님.”
김덕배가 다가와 나에게 말했다.
“실험은 잘되었습니까?”
나는 뒤통수를 긁으며 말했다.
“실험 자체는 성공했는데, 다른 게 걸리네요.”
“걸리는 게 있으시다고요?”
김덕배에게 가격과 크기 문제를 말해 주자 김덕배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하. 겨우 그걸로 고민하고 계신 겁니까?”
“오! 좋은 방법 있나요?”
“있지요, 휴대용도 가능하고 비싼 가격도 사람들이 기꺼이 지불할 만한 방법.”
세상에 그런 방법이 있다고?
“그냥 이 무구를 가방으로 만들면 될 것 아닙니까.”
···어?
“가방 안에 이 무구를 내장한 다음 방어 기능이 있는 가방으로 팔면 되지요. 발동하는 방법은 가방 외부에 두면 되고.”
그거 말 되네?
내부에 인공 정수를 넣고 마법진은 가죽 사이에 넣으면 되잖아.
“그럼 남은 건 가격인데··· 솔직히 천만 원? 다른 명품 가방 가격을 생각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수천만 원짜리 명품 가방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심지어 이건 보호 능력까지 있으니 천만 원이 아니라 그 이상을 받아도 되겠죠.”
명품 가방!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그러네. 어지간한 사람들도 집에 명품 가방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잖아요.”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
그런데 거기에 실드 기능까지 추가된다면 이거야말로 경쟁력의 끝판왕 아닌가.
“세론 신발이 가방도 만들던가요?”
“당연히 만듭니다. 애초에 세론 신발은 말이 신발이지, 섬유와 관련된 사업은 모두 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요즘 신경을 많이 못 써서 몰랐네.
나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누구나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 완전 딱이잖아?”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하나 있다.
그건 세론 신발이 만드는 가방은 명품이 아니라는 것.
“보호 기능이야 그렇다 치지만, 사람들이 우리 걸 명품이라 인정해 줄까요?”
“모든 명품 브랜드의 시작은 전부 초라했습니다. 하물며 이건 다른 가방에는 없는 아주 특별한 능력까지 있으니 금상첨화지요.”
김덕배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평생을 가죽과 원단만 만지며 살아온 접니다. 맡겨 주시면 제대로 된 명품 브랜드 하나 만들어 내겠습니다.”
나는 바로 엄지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굿. 바로 추진하세요, 자금은 무한정 지원해 드릴 테니까.”
*
자신의 주특기인 섬유와 관련된 일인 데다, 부회장이 된 이후 처음으로 프로젝트다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자 김덕배는 아주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여기는 임준일 디자이너십니다. 뉴욕에서 패션쇼도 여셨을 만큼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으신 분이시죠.”
김덕배의 소개에 임준일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회장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 디자이너님.”
그렇게 인사를 한 나는 김덕배를 보며 말했다.
“콜라보를 한다고요?”
“예. 원래는 자체적으로 디자인해 출시할까도 생각했지만, 세론 신발은 디자인을 받아 만들어 주는 것에 특화되어 있어 자체 디자인은 아무래도 약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콜라보를 요청했는데 임 디자이너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나는 임준일을 보며 말했다.
“콜라보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 말에 임준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처음엔 거절하려 했습니다. 아무래도 세론의 이미지는 저렴한 보급형 제품이니까요.”
정확한 지적.
애초에 세론의 모토가 쓸 만한 걸 압도적으로 저렴하게니까.
당연히 유명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급형 제품을 만드는 회사와 콜라보를 하는 것은 커리어에 오점이 남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해합니다.”
그때 임준일이 두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부회장님의 설명을 듣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명품이란 게 뭡니까. 사람의 마음을 지켜 주는 것입니다.”
뭐?
뭘 지켜?
마음?
임준일이 우수에 젖은 눈을 하며 말했다.
“명품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자존감을 올리죠. 그렇기에 사람들은 명품을 갈구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오오······.
“그런데 그런 명품이 이제는 마음을 넘어 현실의 나도 지킨다? 이건 혁명입니다. 이거야말로 판타스틱!”
이게 소위 말하는 예술가들만의 세상인 건가.
내가 멍한 표정으로 김덕배를 보자 김덕배가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참자.
김덕배가 열심히 준비한 건데 초 칠 수는 없으니까.
“이런 기회를 저 임준일이 놓칠 수는 없죠. 세계 최고의 각성자인 한 회장님과 저 임준일이 힘을 합쳐 명품 중의 명품을 만드는 겁니다!”
“아, 예.”
임준일이 들고 있던 가방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내밀었다.
“이건 제가 이야기를 듣고 영감이 떠올라 그려 온 초안입니다.”
그렇게 초안을 확인한 나는 생각했다.
‘유명하다더니 확실히 실력은 좋네.’
디자인에 문외한인 나조차도 감탄이 나올 만한 디자인.
“좋군요.”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나는 김덕배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대로 진행하세요. 말씀드린 것처럼 돈은 아끼지 않고 지원할 테니 지상파, 케이블 할 것 없이 광고 팍팍 때리고······.”
그때 임준일이 기겁을 하며 말했다.
“TV 광고라니요! 회장님, 명품은 TV 광고 따윈 하지 않습니다!”
“···예?”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 그게 바로 명품의 진정한 매력 포인트인 겁니다!”
“아니, 그래도 광고는 해야 사람들에게 이 기능을 알릴 수 있을 것 아닙니까.”
“노노노노. 댓츠 노노.”
아이씨.
확 한 대 쥐어박을까.
임준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연스러운 경험을 하게 해 줘야 합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경험. 이 명품이 가진 가치를 직접 느끼도록 말이죠.”
*
건장한 남자가 여자 친구와 함께 길을 걸으며 말했다.
“자기야, 가지고 싶은 것 없어?”
“가지고 싶은 거?”
“내가 이번에 보너스 받아 가지고 선물 하나 해 주고 싶어서.”
그러자 여자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필요 없어. 아껴서 저금해.”
그 말에 남자가 흐믓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역시 내 여자 친구만 한 사람이 없다니까.’
다른 친구 여자 친구들은 이거 사 달라, 저거 사 달라 사람을 들들 볶는다는데, 자신의 여자 친구는 완전히 반대였다.
검소하고 불필요한 소비도 없고, 남자 친구인 자신에게 부담도 주지 않는다.
‘조만간 청혼해야 겠다.’
이 여자라면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그때.
여자 친구가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 자기야, 저기 사람들이 몰려 있는데?”
“응? 뭐지? 가 볼까?”
그렇게 호기심을 안고 다가간 남녀 커플.
그런 그들의 눈에 보인 건 가방을 들고 있는 마네킹 하나와 그 마네킹에게 달려드는 남자였다.
“악!”
그런데 남자가 불투명한 무언가에게 튕겨 나가는 게 아닌가.
“아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남자가 연신 발길질을 하지만 마네킹을 감싸고 있는 불투명한 무언가는 꿈쩍조차 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본 남자 친구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저거. 능력?”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보호를 받고 있는 마네킹과 그걸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남자.
“각성자가 주최한 이벤튼가?”
그렇게 상황 파악을 하고 있던 그때, 이벤트 관련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말했다.
“3분 지났습니다. 실패.”
“아오!”
마네킹을 향해 달려들던 남자가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졸라 튼튼하네!”
그때 여자 친구가 마네킹 위에 달려 있는 전광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기야, 저것 봐 봐. 상금 2천만 원이래!”
“어?”
전광판을 보고 그제야 이 이벤트의 정체를 알아차린 남자 친구.
“저걸 뚫고 마네킹이 들고 있는 가방을 가져오면 2천?!”
여자 친구가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기 한번 해 볼래? 자기 운동 오래 했잖아.”
여자 친구가 옆에서 이렇게 부추기는데, 남자 체면이 있지 어떻게 거절하겠나.
남자 친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제가 해 봐도 됩니까?”
그러자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혹시 도구 사용해도 되나요?”
“상관없습니다.”
그 말에 평소 가방에 가지고 다니던 작은 아령을 꺼내 든 남자.
직원의 시작 소리와 함께 남자가 있는 힘껏 아령을 휘두른다.
하지만.
탁!
불투명한 무언가로 인해 튕겨 나간 아령.
“윽!”
그 반동으로 인해 손이 저릿저릿했음에도 여자 친구 앞이기에 주저 없이 계속해서 아령을 내려쳤지만, 불투명한 무언가는 꿈쩍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3분 지났습니다! 실패!”
그러자 남자 친구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도대체 뭐야?”
그런데 그때 전광판에 새로운 문구가 떠오른다.
그 내용을 본 남자 친구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이거 광고였어? 근데 이게 무슨 제품 광고인데?”
-당신은 2,000만 원보다 가치 있습니다.
-D-30
-Coming soon.
그렇게 남자를 당혹시킨 전광판의 문구는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