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terminally ill genius survives RAW novel - Chapter 345
◈ 오월동주
후발선지(後發先至).
늦게 출수해도 먼저 도달한다.
앞서 정연신은 북궁아가 앞으로 뿜어내던 세 줄기의 기운에 손발을 집어넣어 자신의 추진 경파로 삼았다. 일종의 화경이었다.
찰나지간에 방위를 셈했다.
머릿속으로 동선을 그리면서 몸을 움직이는 게 어렵지 않았다. 언젠가 원적대사의 등 뒤를 따라 금강부동신법의 통로를 이용했던 것처럼.
이제 정연신의 환익보에는 다른 느낌이 실린다.
단지 기파의 추진력으로 몸을 가속시키거나 걸음걸이로 공력 파동을 풀어버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아주 강력한 의념을 발걸음에 덧대어, 전진 보법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극단적으로 짧게 가져가는 묘리.
그가 시전한 수법은 도문과 불문 무공이 수백 년 세월의 물줄기에 몸을 담가 얻은 현묘함과도 유사했다.
다섯 걸음이 기이하게 빠르고 자유로웠다.
‘북궁 선배도 대단하셨지.’
그가 느끼기엔 한 초식 차이였다. 그녀의 머리끈을 풀어 내리고, 짧게나마 좌우로 용을 써서 장포를 벗겨내는 와중에 허리춤마저 방비하지는 못했다. 실
전이었다면 제법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북궁아를 완전히 즉사시킨 뒤에.
스윽.
정연신은 양손에 쥐고 있던 그녀의 머리끈과 흑포를 오른손으로 합쳐 들었다.
새것인 듯 살갗의 양옆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끈, 흑색삼강의 사투를 견뎌 온 탓인지 단면부터 거친 장포.
느낌이 묘했다.
그의 형님들, 어릴 적의 정남산과 정중산은 이따금 강 건너편 무가의 자식들에게서 빼앗아 온 장신구나 목검 따위를 마을 아이들에게 내보이며 말했다.
촌것들이 이걸 되찾으러 쳐들어올 테니 방비해야 한다고.
정가장이란 대지주 집안을 뒷배로 둔 신야현의 소꿉놀이였다.
그렇게 아이들 간의 뺏고 빼앗기는 놀음이 벌어질 때면, 정연신은 담장 위로 눈만 살짝 내민 채 잡고 잡히는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멀리서만 봤는데.’
그는 생각했다. 제법 재미있구나.
“…….”
돌 부스러기들이 굴러다니는 소리만 작게 울리는 비무대.
다수의 좌중이 숨을 죽였다. 그들은 제각각의 표정으로 경악과 혼란 따위를 드러냈다.
마광익주가 보검을 빼앗긴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애초에 섬예 정연신이 지닌 무공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절기는 환강이니까. 검뢰섬릉식은 아직 청기린이 지어준 이름을 넘어서지 못했다.
반면 그의 손에 들린 여의천주의 흑포는 소름 끼치게 온전했다. 겉옷을 찢지도 않고 손수 벗긴 것이다.
쉽게 믿기 힘든 일. 양팔과 목 뒤라는 세 가지 치명적인 부위를 한 수에 점한 셈이기에.
승패를 보는 눈은 고수와 하수가 다르지 않다.
마광익주의 손에 잡혀 소리 없이 휘날리는 장포와 머리끈이 뜻하는 바를 헤아리면, 누구라도 섬뜩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너, 이건…….”
얇은 흑의 무복 한 벌만 걸치게 된 북궁아가 정연신의 검을 올려 쥐고 망연히 서 있을 때.
사박.
한쪽 측면에서 그들을 바라보던 명류대주가 움직였다.
온통 붕대에 감긴 몸 아래로 새까만 옷자락이 땅을 스쳤고, 눈 깜박할 새 정연신의 지척에 당도한 그의 발치로부터 음산한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상승의 영역. 술법무공에 가까운 보신경이다. 붕대로 휩싸인 명류대주의 손바닥이 무음으로 뻗어 나왔다.
대기의 저항을 찢어내는 발경력 특유의 느낌이 전혀 없는 게, 장법 자체가 공간에 새겨지는 듯했다.
기질이 일격필살의 암살에 가깝다. 대낮에 군중의 시선 속에서 출수했는데도.
‘난전을 가장한 경합이었지.’
정연신은 발바닥 용천혈의 기운을 뒤꿈치로 틀어버렸다.
다시금 발동된 환익보. 몸이 저절로 회전하여 명류대주와 마주한다. 어깨의 황 자가 장법에 찢기기 직전이었다.
곧이어 왼손을 들어 올리자마자, 장심에서 희미하게 일어난 빛무리가 명류대주의 손바닥과 만나 뭉개졌다. 또다시 후발선지였다.
능법광륜기의 금나수를 접한 명류대주의 호흡이 잠시 멎는다. 맞닿은 두 손 틈새에서는 희끄무레한 광채의 기류가 찰나지간 사방으로 새어 나왔다. 무수한 이빨이 천을 갉아먹는 듯한 소리와 함께.
‘떼야 하나?’
정연신은 장심으로 분명히 느꼈다. 광륜기가 명류대주의 기운을 산산조각으로 풀어 헤치면서 갈아버리는, 몹시 거칠고 파괴적인 감각.
관전석 한쪽에서 굉장히 세련된 기척이 동료들의 안위를 염려하는 것마냥 흠칫했다. 정연신은 출수 와중에도 신혈극마 진명조의 성품을 느끼고 배웠다.
하지만 손을 맞댄 시간은 짧았다. 한 호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명류대주가 한 걸음 물러선 까닭이다.
후우―
그의 얼굴을 둘둘 감싼 무명천에서 날숨 막히는 소리가 났다. 잠시 정연신을 뚫어지게 바라본 명류대주는 이내 말없이 몸을 돌려 비무대에서 내려갔다.
“…….”
좌중의 침묵이 더욱 깊어질 때였다.
“여의천주! 그 검, 모용세가의 가주 신물이 맞소이까?!”
우렁찬 질문이 터졌다. 공력이 실려 사방으로 퍼진 목소리. 사람들의 시선이 대번에 대총관 임진명에게 쏠렸다가 여의천주를 향해 급히 움직였다.
명류대주가 연무장에서 사라질 때까지도 검을 보기 바빴던 북궁아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보다 눈높이가 위에 있는 정연신을 불신의 눈으로 응시하면서.
“유성검이 어떻게 네 손에……?”
“그야 마광익주가 성휘대검군의 목을 홀로 취했기 때문이지! 저건 전리품이외다! 얼른 돌려주도록 하시오!”
사면초가의 형국에 놓인 입황성 무인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기 위한 자리였다.
입매를 좌우로 찢다시피 올린 대총관이 거듭 소리쳤다. 그의 턱수염 주변은 흐린 공력 파동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광익주 정연신이 모용가주의 수급을 취했소! 팔가주를 단독으로 격살한 것이오! 당대 마광익의 주인은 이번 경합의 승자로서 마땅히 임무를 마음대로 고르도록 하시오! 누구도 그 선택을 불안하게 여기지 못할 것이외다!”
구순술의 운용이 엄청났다. 내공을 성량으로 완전히 돌려 버린 게, 그 모습이 마광익 대설검의 미래에 가깝게 다가오기도 했다.
반향이 있었다.
비무대 아래에서 파도치듯 술렁이는 본성 무인들. 난리의 전조였다.
중앙 연무장에 들어가지 못해 담장 너머에서 귀 기울이고 있던 관청과 상단 사람들은 다급히 사방으로 흩어졌다.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척들이 엄청나게 부산스러웠다.
상석인 관전석 쪽도 마찬가지였다.
뭐어어― 하고 폴짝 뛰어내린 악수림이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정연신에게 온갖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여의천주는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얼굴로 유성검을 돌려줬다.
“몇 보였지?”
“다섯 걸음이었습니다.”
아.
짧게 탄식한 북궁아가 천천히 입술을 뗀다. 여느 때와 달리 가라앉은 기색으로.
“두 번의 경합이 더 남았지만… 대총관이 호들갑을 떨 만해. 용가 아저씨 다음은 나라고 생각했는데.”
정연신은 짧은 목례와 함께 칼을 납검했다. 북궁아의 말이 맞다. 이번 대주 회합은 유례없이 경쟁이 치열하다 했다.
여섯의 흑색 가운데 셋씩 나누어 경합을 벌이고, 승자 둘이서 마지막 승자를 가리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때 홀연히 자리에서 일어선 진명조가 시간 낭비란 말을 입에 담았다. 경합에 임하지 않고, 마광익주에게 결정을 일임하겠다는 얘기와 함께였다.
고아한 박쥐처럼 온몸을 흑색 장포로 싸맨 그가 정연신을 힐끔했다가 대총관을 내려다봤다.
“존중받아 마땅한 공적을 대하고 보니 몸을 움직일 마음이 들지 않는군요. 돌아가지요.”
당대 마광익주는 악수림의 수다에 시달리던 와중에 고개를 들었다.
생애를 통틀어 본 적이 없는 고매함. 그의 묵례에 고개를 살짝 까딱인 보혈대주가 도약과 함께 하늘을 가로질러 사라졌다.
악수림의 재잘거림이 그 옷자락 끝에 희미하게 남았다.
“나도 안 할래. 그 걸음을 어떻게 감당하니? 오늘 몸 상태나 운수가 최상이 아닌 다음에야…….”
* * *
정연신은 본성 무인들의 무수한 포권과 공수를 피해 마광익 전각으로 돌아왔다.
공적에 대한 보상은 모조리 금창약과 요상단으로 바꿨다. 그의 축기량은 이제 보급 영단으로 늘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보상 분배는 백미려와 청명에게 맡겼다.
“모용가주라니…….”
“이 명부 봐. 백색 애들한테 보급하고도 남겠는걸. 행낭을 몇십 개나 채우겠어.”
싱긋 웃은 청명이 말했다. 명공도의 전력 손실로 빈곤해졌던 마광익의 창고가 가득 차게 된 까닭이었다.
“제 것은 있던 걸로 따로 챙겨주세요. 지금요. 사천에서 신강까지 올라가는 임무를 맡기로 했습니다. 먼저 출발할 요량입니다.”
순천익주와 천림대주, 선목령주가 신강으로 향한 지 오래였다. 최대한 축약시킨 행사마저 모두 끝났으니, 더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명교의 소교주가 사천 금시문과 접선했다는 첩보입니다. 교룡의 내단을 취해, 또 한 번 무공을 증진시킬 셈이겠지요.
대총관의 말이었다.
정연신은 이번 임무를 마지막으로 입황성주에게 자색 승단을 말해 볼 셈이었다. 그때쯤에는 그녀도 본성에 돌아와 있을 테니까.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집무실로 돌아온 정연신은 남은 업무를 빠르게 처리했다. 피차 공사다망한 탓에 못 본 지 오래된 외숙부 마진을 떠올리면서.
―연신이 네 필체가 제법 유려하니, 서한을 작성하는 데는 걱정이 없겠어.
외숙부의 덕담은 틀리지 않았다.
동료들의 임무 배분, 총관부에 대한 보급 요청, 동료들이 익힌 광예결의 성취를 살펴보는 일 등이 쾌속하게 이루어졌다.
광예결의 경우 정성스레 집필된 비급 덕인지 질문이 없었다. 몹시 흐뭇한 일. 마광익은 더디게나마 끊임없이 고강해지고 있었다.
“내가 척후다. 먼저 갈 테니 조심히 따라와.”
경공술 십리광요를 조금이라도 따라올 만한 수하는 무지막지한 축기량을 지닌 태염룡뿐인데, 근래의 강호가 몹시 험난해진 까닭에 마광익주 밑으로는 뭉쳐서 이동하는 게 옳았다.
본격적인 흉년과 수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천하 무림이 입황성의 적이었다.
정연신은 백미려가 포함된 후발대의 인선을 짜자마자 전각을 나섰다.
불가사의한 안개가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다는 사천과 청해, 신강.
개중 청해와 신강은 나라의 영토 바깥이다. 수색 범위가 무지막지하게 광활하다는 의미.
때문에 대주급 인사 몇 명이 흩어져 수색하게 될 거라 했다. 대총관의 말로는 두어 명이 더 나설 거라고.
정연신은 경합의 승자로서 보혈대주와 여의천주를 적극 추천해 뒀다.
모용가주 척살로 무위를 증명한 그가 소천무적을 맡게 된 가운데, 동료 흑색들의 안위를 살피는 역할은 인품이 세심한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했다.
떨떠름한 표정의 대총관과 함께 그 말을 듣던 북궁아는 한동안 기이한 얼굴로 정연신을 바라봤는데, 크게 거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태사… 연신아. 우리 이렇게 계속 같이 다니는 거야?”
“네 주화입마가 치유될 때까지만.”
“영영 낫지 않으면 어떡해?”
궁장처럼 품이 넓은 백색 무복의 옷자락에 흑단 같은 머리칼을 늘어뜨린 이가 정연신과 나란히 걸었다.
오뚝한 코끝에 빛무리를 두른 듯 아름다운 맹인. 몹시 출중한 용모를 지닌 두 사람이 주변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와중에, 그들의 발걸음은 어느덧 본성의 정문 앞에 이르러 있었다.
“맞습니다. 저것, 저것입니다.”
느닷없이 울린 목소리.
넓은 성문을 가로막은 남녀 가운데 중년의 여인이 칠사도를 가리킨다. 새까만 궁장의 소맷자락 한쪽이 시든 나무줄기처럼 늘어져 있다.
고운 얼굴에 표독스러움과 기품이 공존했다. 한때 온 천하를 내려다보는 듯했던 시선이, 지금의 정연신에게는 다소 하잘것없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저 천것이 감히 천손의 피를 물려받은 제게 그처럼 참담한 짓을 범한 겁니다. 주제도 모르고 본성에서…….”
방계 황족. 입황마가의 주연정.
옆에 있는 남자는 검위공 주철이었다. 정연신을 보면서 만면에 화색을 띠었다가, 그녀의 말을 듣고 미간을 좁혔다. 어느새 주연정에게 고개를 돌린 채로.
“다음 대 신검단주의 곁에 있는 귀인 말인가?”
“귀인……?”
“아무렴 귀한 인사가 아닐 수 없지. 영걸이 가까이에 둔 인물이 어디 범상한 자일까.”
귀인이란 말을 멍하게 되뇌던 주연정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제야 눈동자에 정연신이 들어온 듯했다.
환골탈태로 변모한 마광익주의 모습은 본성에 한하여 장안의 화제다.
소문을 들은 뒤에 이전의 이목구비를 되짚어보는 건, 적어도 안법을 익힌 고수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주연정의 몸이 흠칫 굳었다.
하지만 정연신은 그녀를 본 체하지 않았다. 검위공에게만 눈짓으로 인사를 건네면서, 주연정이 몸담은 입황마가 특유의 기질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만 했다.
점입가경으로 주철은 사람 좋은 표정을 띤 채 무운을 빌어 줬다.
“다음번에는 자금성에서 보겠구려. 건투를 빌겠소.”
자색 승단의 후보 명부에 올라간 이는 문무백관이 보는 앞에서 황제와 대면한다. 주철의 말은 다시 없을 덕담이었다.
재차 목례한 정연신은 두 사람을 담담히 지나쳤다.
걸음걸음이 엄청난 존재감을 퍼뜨렸다. 주연정에게는 그랬다. 천근에 가까운 무게였다.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그녀의 입을 걸어 잠갔고, 잠시간 패협의 모습이 마광익주에게 겹쳐졌다.
―천하에 주씨는 많다.
사락.
싱긋 웃은 칠사도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주연정의 빈 어깨를 쿡 찌른 뒤 멀어졌다.
* * *
호광성에서 사천성까지.
많은 날이 흘렀다.
이제 정연신에게는 준마가 필요하지 않았다.
십리광요의 경공이 지상에 별자리를 새겼고, 심장에 깃든 광륜은 끊임없이 돌아가면서 그의 발뒤꿈치에 추진 경파를 공급했다.
능공허도를 방불케하는 칠사도의 아신법이 겨우 따라올 정도였다.
그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설산에 다다랐다.
두 사람은 다소 거리를 둔 채 동행했다. 정연신이 구결을 알려주면, 다음 날 칠사도가 다시 물어보는 일을 날마다 반복하면서.
그리고 오늘의 정오였다. 햇살이 흰빛으로 환했다.
사천성에는 아직 봄이 닿지 않은 듯했다.
새하얀 능선으로 둘러싸인 협곡 아래, 아직 용케 완전히 얼어붙지 않은 물줄기만 유유히 흘렀다.
분지인 사천으로 들어서려면 반드시 건너야 하는 길이었다.
“거기 얼음 밟지 말게. 아주 얇아. 내 하인이 냉수에 봉변을 당했지.”
봉우리가 드리운 그늘 아래, 느긋하게 앉은 채 얼음물에 대나무 낚싯대를 드리운 인영이 보였다.
살짝 치켜든 턱.
햇볕에 작게 드러난 입매가 비뚜름했다. 전신에 두른 기도가 기이할 정도로 고귀해, 무엇이든 비웃는 듯한 웃음기.
때문에 정연신은 문득 소천(笑天)이란 말을 떠올렸다.
뇌리에 벼락처럼 끼치는 엄청난 동질감과 함께, 태염룡 특유의 모든 걸 놓아버린 듯한 기질마저 느끼면서.
“내 제안할 게 하나 있는데. 사천 땅에서 가장 탐욕스러운 금시문주에게 엿을 먹이는 일이야.”
잠시 부르르 몸을 떤 인영이 피식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같이 용 잡으러 가 보지 않겠나?”
“염병.”
정연신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