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182)
182화. 황녀님은 정령사 (6)
“그런데 하필이면 그 정령사가 될 자질이 보이는 소녀는 제국의 황족.
그렇지 않아도 제국은 전대 황제부터 성국과는 본격적으로 손을 잡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지.”
페나의 자질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알려졌다가는 메르만 제국과 젤니안성국과의 우호가 깨져 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필이면 제국은 근래 전쟁에서 패배했기에 더욱 성국을 놓치기 싫었겠지.
그렇기에 현재의 황제는 정령술에 재능을 보이는 황녀를 국내에서 치우기 위해 일부러 그녀를 선별하여 보냈다.
혹은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본인이 자원했다.
나는 짐작한 사실을 하나하나 그녀앞에서 털어놓았다.
물론 이 추측에는 몇 가지 맹점이 있다.
그렇다 해도 거의 반절은 맞지 않을까.
나는 그리 확신하고 있다.
“그러네……
여전히 페나는 그것에 별다른 반론은 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듣고 있었다.
“……대충 이런 이유인데, 정정할 점은?”
“우선 첫 번째. 황제…… 오라버니께선 내 재능에 대해 알고 계서. 물론 오라버니를 포함해 몇몇 측근밖에는 없지만.”
“흠……
“그리고 두 번째.”
페나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에르네시아 왕국에 오게 된건…… 성국에 정령술에 관해 숨기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반은 틀려…… 애초에 오라버니가 굳이 날 보낸 이유는.”
“……이후 성국이 에르네시아 왕국을 규탄할 구실을 제공해 주기 위해 서인가?”
페나가 순간 입을 다물었다.
“……알고 있었어?”
“억지 같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가능성 중 하나로 여겼는데, 그게 맞았군.”
역시 메르만 제국은 여전히 에르네 시아 왕국에 대한 반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원래 에르네시아 왕국의 현 왕도는 과거에는 메르만 제국의 복속된 영지였다.
그러나 그것을 독립화시킨 것이 왕국의 초대 국왕.
그리고 영토를 키워 지금의 왕국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당연 제국 입장에서는 에르네시아왕국의 존재를 용납할 수가 없었겠지.
그리고 수백 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도 그 과거에 집착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해가 일치하는 성국과 손을 잡기를 원한다.
“에르네시아 왕국에 유학을 간 황녀가 그들의 사악한 영향력에 의해 정령술에 눈을 뜨다…… 성국에 이리 변명할 셈이었나?”
그걸로 성국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상관없다고 여기는 건가?
대체 얼마나 우리가 싫은 거냐?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아마 맞을 걸?”
조금 미심쩍은 구석은 있는데.
대충 목적은 알 거 같았다.
“성국은 그걸 알고?”
“그것까진 나도 몰라…… 응? 그런데 왜 내가 이런 이야기까지 해 주고 있는 거지? 이상하네……
“뭐 전쟁이니 그런 건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 그런 게 아닐까? 너도 딱히 거기에 공감하는 건 아니잖아?”
“으, 응…… 그렇긴 할지도.”
페나는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별반의심 없이 납득했다.
……실은 대화를 하면서 틈틈이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며 미묘하게 암시를 흘렸다.
어느 정도 본심을 토해 낼 수 있도록 유도만 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잘도 말하는 걸 보면 아마 암시가 아니었다 해도…… 본인 역시 현 황제의 생각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겠지.
애초에 처리 곤란한 것을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
거기에…….
“……그리고 나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거든…… 이런 애들이 그런 취급을 받는 게.”
페나는 샐러맨더를 소환해 무릎 위에 올려놓고는 쓰다듬으며 섭섭한 듯한 얼굴을 했다.
그러고 보면 페나는 가능한 정령술에 대해서는 들키기 꺼려 하고 있었지.
“거기에 황제의 의도대로 흘러간다 해도 성국의 광적인 교리를 생각해 보면 페나 너도 결국은 무사하지 못하겠지.”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나 끔찍한 방법으로 몰고 갈 수 있을지 쉽게 상상이 갔다.
내가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녀도 그것은 부정하진 않았다.
어느 쪽이든 결국 버리는 패인 건 마찬가지인 취급이다.
이건 나도 차마 웃어 줄 수 없군.
까놓고 말해 이런 수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녀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는 대충 알게 되었다.
“근데 한 가지만 묻자. 그럼 내게 정령술을 가르쳐 달라 했던 건 어째서인 거지? 내가 정령술을 가르쳐 준 사실을 이후 적당한 구실로 몰고 가기 위해서?”
가령 나중에.
황녀에게 이런 사악한 사술을 가르쳐 준 건 아렐이래요!
……라고 고자질하기 위해서?
그러나 정작 페나는 생뚱맞은 소릴 들은 듯한 얼굴을 했다.
“……거기까진 생각 안 했어.”
“그럼?”
“만일을 위해서. 혹시라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정령술을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게 나였던 건 그저 우연이었다는 거군?”
“거기에…… 셀레가 한 말도 신경쓰였고.”
“나를 믿으라, 였던가……?”
거기에 딱히 달리 정령술에 대해 아는 상대가 있었던 것도 아닐 테니.
굳이 나중에 나를 엿 먹이기 위해서 부탁한 건 아니란 것은 대충 이해했다.
뭐, 그런 의도였다 해도 상관은 없었다.
별로 내겐 영향이 될 것도 없었을 테 니 까.
“불쾌했다면 더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괜찮아.”
“별로, 그건 상관없어.”
나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페나가 의외인 듯이 여기는 것 같았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조차 않았다.
딱히 내가 정령술을 가르쳤다는 사실이 이후 알려져도 문제될 건 없다.
아니, 오히려 때가 되면 알려져야만 한다.
처음부터 내 목적을 위해서도 그럴 필요가 있다.
“내가 가르쳐서 주목을 받는다면 오히려 더 잘됐지.”
“……무슨 생각이야?”
“뭐긴, 뭐야. 흔하게 상대를 엿 먹이기 위한…… 아니지.”
나는 그것을 밝히기 전에 먼저 확실히 해 둘 게 있다고 생각했다.
“페나, 넌 어쩌고 싶지?”
“응?”
“제국의 현 황제가 생각하는 방식에는 네 의견은 그다지 섞여 있지 않아. 맞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래도 난 제국의 황족이야.
그게 제국을 위해서라면…… 내가 싫다 해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는 페나의 말투에는 약간 자조적인 느낌이 섞여 있다.
“네 오라버니는 널 버릴 생각만 가득해도?”
“그건 조금…… 싫지만. 어쩔 수 없잖아?”
듣자 하니 저쪽 황가는 어지간히 골 때리는 집안인가 보군.
“제국을 위해서라…… 그럼 더더욱 내 쪽에 협조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무슨 뜻이야?”
“그대로 제국이 성국과 손을 잡도록 둔다면 제국은 그냥 이용만 당하고 박살 날 거란 소리지.”
내가 왜 전쟁을 일부러 대비하려 했는가.
그것은 성국의 움직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징조를 잇달아 발견해 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제국을 방패로 내세우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런 말을 하긴 뭣 하지만 네 오라버니는…… 현 황제는 너무 어리 석어. 그저 성국은 자신들의 성전에 적힌 비원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한다는 걸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어. 자존심 이전에 손을 잡을 상대는 아닐 텐데 말이지.”
반론이라도 하고 싶은지 페나는 자신의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었으나…… 차마 말하진 못했다.
본인도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
자각하진 못해도 직접 면전에서 지적받은 이상은 이해할 수밖에 없다.
“같이 손을 잡고 친다고 해서, 뭐?
우리가 순순히 당할 줄 아나? 내가 장담컨대 두 번째 전쟁을 일으키면 제국은 그때야말로 철저하게 박살날 거야.”
두 번이나 봐줄 정도로 우리들은 그렇게나 관대하진 못하다.
“성국도 그걸 모르진 않겠지. 아니, 그 성녀라면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겠군.”
“처음부터 제국을 버릴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렇다고 해 두지.”
적당히 양국을 다시 싸움을 붙인 뒤에 그 틈을 노리지 않을까, 그렇게 짐작하고 있다.
만약 간을 보고도 정 안 될 거 같다 싶으면 손을 떼기는 딱 좋은 포지션일 테니까.
그걸 위해 성국은 제국과 일부러 깊은 관계를 맺고 지원을 해 주고 있다.
그리고 제국의 황후를 이용해서 계속 적당히 부추기겠지.
제국은 이전부터 계속 에르네시아왕국은 인정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적당히 부채질하긴 딱 좋은 상대일 것은 분명하다
“제국도 성국도, 시답잖은 것에 너무 연연해하고 있어. 과연 그게 전쟁을 일으킬 근거가 될까? 그래도 되는 걸까?”
“……나한테 그런 말을 해도 곤란한데.”
뭐, 이렇게만 말해서는 결심은 서지 않겠지.
“페나. 아니, 페나 황녀. 에르네시아 왕국의 왕족으로서 정식으로 네게 제안하지.”
나는 그녀가 깊게 고심할 틈을 주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제국이 멋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빌미로 휘둘리지 않도록 해 주겠어.
그러니 협조해 줬으면 해.”
“그게 처음부터 날 여기로 부른 이유였던 거구나?”
“그런 셈이지. 왜, 기분 상했어?”
“아니. 오히려 제대로 목적이 있구나, 하고 조금은 납득했어. 하지만 왜 내게 그것을 바라는 거니? 그냥 네가 하면 되잖아.”
“왜냐면……
슬슬 왜 페나를 끌어들이려는지 밝혀도 될 것이다.
“. 페나, 네 정령술이 현재 전쟁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성녀의 존재를 실각시킬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녀라면 그 성녀 넬베니아? 진심이니?!”
아마 페나도 이름 정도는 들어 봤겠지.
“멋대로 이용당하기는 싫지? 그리고 현 황제와도 그렇게 형제로서의 의리가 있는 건 아니지? 더욱이 질전쟁에 조국을 휘말리게 하는 건 더 더욱 내키지 않잖아?”
나는 페나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게 하려는 듯 일부러 계속 말을 쏟아 냈다.
“거기에 이런 식으로 멋대로 휘둘리고 숨어 지내는 게 짜증 나지 않아?”
“내 쪽에 협력해. 그럼 네 정령술이 잘못된 게 아니란 걸 증명해 주지. 그리고 널 몰아세운 녀석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여 주마. 그리고 황족으로서의 명예를 찾는 걸 도와주지.”
분명 본인도 지금의 처우에 대한 불만이 없을 리가 없다.
페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무언가 지금 그녀의 안에서 온갖 감정이 충돌하고 있다는 것.
무언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다.
본인은 납득하고 있다지만 그렇게 순순히 모든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또한 사람의 마음인 법이지.
그러니 나는 손을 내민 채 그저 잠시 기다릴 뿐이었다.
다만 약간은 떠밀어 봐야지.
“네 정령술의 재능이 결코 흉한 게 아니란 걸 증명해 줄게.”
분명히 그 순간 그녀의 입술이 약간이지만 떨렸다.
“……알았어.”
페나는 결심을 했는지 내가 내민손을 잡았다.
“좋다, 페나. 내가 보증하마.”
지금의 나는 분명 짓궂은 장난이라도 꾸미는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성녀를 수년 내로 온갖 개망신을 주고 실각시키는 건 다름아닌 네가 될 것이다. 그리고 네 재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거야. 이것만은 약속하지.”
그리고 나는 그녀와 협력하여 장래 나를 성가시게 할 상대를 몰아낸다.
전쟁도 염두해 두고 있지만 가능하면 그전에 끝을 낸다.
그것이 내 계획이다.
그리고 이것은 틀림없이 우리 둘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