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30)
230화. 각국의 상황 (7) 十 그냥 지나가는 정령사입니다 (1)
“그걸 막으려고 아렐 네게 부탁한 거잖아?”
“음…… 막긴 막기야 할 건데.”
저대로 제국이 망하는 건 내가 보기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내가 그리는 아늑한 세상을 위해서도 저렇게나 망가지게 둘수는 없지.
그리고 성녀가 의기양양하게 웃는 꼴도 상상하면 짜증 나고.
“내가 제안하고도 이런 거 묻긴 참 뭐 한데 말야. 페나, 너 정말로 나한테 맡겨도 괜찮겠어?”
“?…”
응?”
“자칫하면 너, 네 오빠…… 황제하고는 제대로 척을 질지도 몰라.”
내가 막으면 저 엿 같은 사태를 끝낼 수는 있다.
다만 페나의 입장은 어떻게 될까?
자국을 위해서라지만 타국의 인물에게 머리를 숙이고 끌어들인 꼴이 된다.
결코 제국 내에서 페나의 입지가 좋아질 일이 있을까?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배신자 취급을 못 벗어날지도 모르는데?
슬프게도 현실이란 제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알아주지 않는 법이니까.
“괜찮아. 그 정도는 알고 있어.”
페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각오는 하고 있던 모양이다.
“그리고 어차피 원래부터 오라버니는…… 날 그렇게 좋게 여기지 않았으니까. 오죽하면 볼모로 보낼 때도 오히려 속 시원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는 걸.”
“그거 참 안 됐네.”
쟤네 집안 사정은…… 잘 모르겠다만.
페나가 그동안 제국 내에서 좋은 취급을 받지 못했다는 건 알 거 같았다.
“그리고 잘 생각해 보니까 이 기회에 오라버니에게 제대로 한 대 먹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응!
그것도 괜찮을 거 같아!”
개인적으로 쌓인 게 있다는 건 알겠군.
하긴, 내가 봐도 그런 류의 인간은 정말로 제대로 된통 당하지 않으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실은 실제로도 지금 제정신이 아니겠지만.
“좋아. 그럼 이대로 예정대로 하는 걸로 결정!”
본인도 괜찮다고 하고.
사실 확인도 끝났으니 이젠 내 멋대로 일을 저질러도 되겠지.
“결정이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아렐, 너 뭘 어떻게 할 거야?”
그러고 보니 아직 페나에게는 자세한 계획을 알려 주지 않았다.
“우선은 그 조약이 체결되는 것부터 막아야지.”
제국과 성국이 조약을 체결하는 회담 날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일단은 혹시 날짜가 맞는지 의심이 들어서 이것만은 제일 형님과 의논해서 밀정까지 풀어 가며 확인했다.
날짜는 정확할 것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건 막아야 해. 정말로 조약이 체결되면 그땐 늦어.”
서명을 하는 순간, 그 뒤에는 무슨 소릴 하더라도 대량의 노예가 성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건 아는데…… 어떻게 방해할 거냐는 거야?”
페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몸을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
“이젠 아렐 너만 알지 말고 좀 가르쳐 줘. 아니면…… 혹시 날 못 믿어서 그러는 거야?”
아무래도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하긴, 당연한가?
그녀가 먼저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더라도 우선은 덮어놓고 의심하는 게 타당하니까.
“그건 아니고, 으음, 이걸 페나 네게 미리 알려 줘 봐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됐거든.”
“그거라면 걱정 마.”
페나는 자신 있게 가슴을 활짝 펴며 단언했다.
“아렐 네가 평범한 걸 지시하지 않을 거란 것쯤은 예상하고 있으니까.”
그걸 내 앞에서 말하는 의도는 뭐니?
꼭 내가 정상적이지 않은 수단을 제안할거라 생각하는 것 같잖나.
“그러니까 어떤 방법이든 납득할 각오는 돼 있어.”
“흐음, 각오라…… 정말이지?”
그러십니까?
내가 의심 심장한 듯 웃자 페나의 입가가 살짝 경련했다.
뭐야? 각오했다면서.
“진짜 각오한 거지?”
“그, 그래도 지나치게 도를 벗어난건…… 좀 어떨까 싶은데……
정말로 쫄보구만, 이 아가씨.
각오는 해도 겁은 난다는 건가.
대체 얘 머릿속에서 나는 어떤 놈으로 인식이 되어 있는 거야?
“걱정 마. 수단과 방법은 가리진 않을 거지만 누구처럼 인간 탈 뒤집어쓰고는 못할 짓까진 안 해. 다만……
“?????? 다만?”
“대신 네가 조금 고생은 해 줘야 해.”
자신을 얼마든지 이용해도 좋다.
페나의 선언에 나는 감격해서 정말로 거리낌 없이 이용해 주기로 했다.
그리하여 생각해 놓은 방법.
문제는 이 황녀님이 순순히 따를까 하는 건데.
“각오는 해둬.”
“그거 혹시 목숨이 위험하기라도 해? ……상관없는데?”
말과는 달리 조금은 망설이는 게 겁은 나나 보다.
“걱정 마. 절대 그런 짓은 안 해.”
이래 봬도 나는 인명을 존중하는 편이다.
적이 아닌 한은 괜히 목숨이나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방법은 가능한 쓰지 않는다.
“그냥 페나 네가 조금 몸으로 고생하는 것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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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페나가 뒷걸음질 쳤다.
“뭐, 뭘 시키려는 거야?”
“아? 별건 아니고? 그냥 조금 힘든 일?”
“……에? 정말로 뭘 하려는 거야?”
내가 대답 대신 슬며시 웃자 얘가 진심으로 겁먹기 시작한다.
“아, 그리고 미리 미안하다고 사과는 할게. 의도한건 아니지만 조금 창피할지도 모를 거다…… 아마도.”
그러니 미리 사과해 두마.
일단은 미안.
“사과하지 마! 그게 더 불안해지잖아!”
그래도 하지 말라고는 안 하는 걸 보면 각오는 하고 있다는 거군.
……장난은 그만하고 가르쳐 주자.
어차피 얘를 이용해야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니 이젠 제대로 계획을 가르쳐줘야 한다.
“좋아. 제대로 귀 크게 열고 들어.”
“응.”
“조약 체결을 훼방 놓고…… 그리고 우리의 적! 성녀 넬베니아를 골탕 먹일 방법을 위한 순서는 말이야……
“응? 응?”
페나는 정말로 착실한 태도로 내가 말하는 계획을 들어주었다.
이래 보여도 우리 둘은 각자 나라에서 알아주는 귀하신 몸들이다.
그런 이들이 이렇게 사이좋게 머리 맞대고 사람 한 명 제대로 골로 보내기 위한 계획을 의논하다니.
세상 참 말세군.
조상님들이 참으로 흐뭇해하겠어.
나는 페나에게만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대충 이럴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들은 그녀는 잠시 눈동자를 굴리다가 꽃다운 미소를 짓는다.
어지간히 어이가 없는 모양이네.
“아렐, 혹시 너, 주변에서 성격 나쁘다는 말 많이 듣지 않아?”
“그러는 페나 넌, 주변에서 혹시 은근히 겁 많다는 말을 듣지 않냐?”
우리들은 해맑게 서로를 향해 질문하고.
둘 다 마치 보이지 않는 창에라도 찔린 듯 아픈 표정을 지으며 할 말을 잃었다.
서로 짐작 가는 구석이 많나 보군.
방금 농담은 제쳐 두고.
“다른 것보다 네가 해야 할 일은 이해했지?”
“이해는 했어…… 응, 이해는 했는 데……?”
어째 얘가 고개를 끄덕이긴 하는데 점점 속도가 느려지는군.
“설마 아렐, 네가 말한 내가 창피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게…… 지금 내가 생각한 게 맞아?”
“맞을 거라고 본다.”
페나가 머리를 감싸 쥐고는 끙끙거렸다.
이 모든 일이 끝나고 자기 입장이 어찌 될지 확실하게 이해하고도 남은 게 분명했다.
“정말로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이야?”
“싫으면 지금이라도 관둬. 어차피 제국이 망해도 페나 네가 살 길 찾는 건 어렵지 않을걸?”
일단은 장난처럼 말하긴 했지만 충분히 인도적인 방법만을 고려해서 짠 계획이다.
불평은 용납 못 한다.
“거기에 내가 약속한 건 크게 두가지지? 하나는 제국의 바보짓을 막는 것.”
그리고 그 전에 가장 먼저 내가 약속한 게 있다.
“정령술에 대한 부당한 인식을 고쳐 주는 것.”
그 두 가지를 이뤄 주겠다는 건 진심이다.
“그 두 가지를 이루려면 이런 방법이 최선이야.”
“알아. 알고는 있어……
내가 진지하게 말하자 그녀도 수긍은 하는 눈치다.
가르쳐 준 방법에 반대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저 조금 창피한 거겠지.
“그렇게 됐으니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걸 그대로 실천해.”
나는 페나에게 어떤 것을 지시했다.
“이제부터 정령술 실전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정령술을 열심히 가르쳤으니 이젠 조금이라도 활용할 때가 정말로 끝내주는데 말이야.
검과 훈련.
둘 다 문제없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체크해야 할 것은 마법인가?
전쟁의 꽃은 마법이니까.
“……그렇게 되어서 말이야. 우리쪽 마법사들이 쓸 새 지팡이나 촉매 등 여러 가지를 구해 줄 수 있지?”
나는 통신구로 마탑주 헬민에게 다 그냥 지나가는 정령사입니다 (1) 최근 파힐리아에 조그만 가게를 차린 행상인 덴 리넬은 곤란해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크크크크크큭.
형씨, 좋은걸 싣고
있구먼? 마차도 번듯한 게 보아하니 꽤 버는 상인인가 보군?”
이런.”
그는 한숨을 쉬었다.
좋은 거라니.
그래 봐야 모피랑 작물, 그 외에 몇 가지 물품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가게를 차린 것은 좋으나 그것만으로는 생계를 이어 갈 수는 없는 법.
행상이던 시절의 경험을 살려 그는 이따금씩 상품을 실은 마차를 끌고 에르네시아 왕국 각지를 오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남부 지방 쪽의 영지와 거래를 한 뒤 물품을 싣고 파힐리아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이람?
“하아??????
그는 또 한 번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상인으로서 돌아다니다보면 여러 가지로 곤란한 일을 겪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값을 후려치려는 악덕 상회의 횡포나.
악천후로 인해 상품이 손상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등 여러 가지 가있지만.
가장 난처한 게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이다.
길가를 가로막고 있는 자들은 딱봐도 성실? 근면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무뢰배들.
그들은 엉망으로 손질된 무기를 든 채 덴 리넬이 탄 마차를 위협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근방에서 활동하는 도적 무리인 것 같았다.
기껏 호위도 고용했는데 처음 습격한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다.
그는 품 안의 단검을 쥔 채 가능한 긴장하며 길을 막은 자들과 협상을 시도했다.
“통행세라면 내겠소.”
도적들이라고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빼앗으려 들지는 않는다.
그랬다간 금세 토벌당하고 말지.
그렇기에 일부 도적은 어떻게든 병사들의 눈을 피해서 길을 막고 통행세라는 명목으로 지갑을 털곤 했다.
……그 지갑이라 봐야 가진 것의 전 재산이지만.
그래도 모든 상품을 빼앗기는 것보단 낫다.
그렇기에 덴 리넬은 협상을 시도해 보려고 했다.
도적과 맞닥뜨리는 건 딱히 처음은 아니 었다.
어떨 때는 호위들의 도움으로 물리 친 적도 있고, 어떨 때는 이번처럼 통행세 명목으로 적당히 금전을 쥐어 주고 빠져나간 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운이 나쁜 모양이다.
아니, 애초에 도적과 마주치는 시점에서 운을 운운하는 게 우습긴 하지만.
“흥, 통행세라니. 웃기지도 않는군.”
대장으로 보이는 무뢰배가 침을 뱉었다.
그를 따르는 다른 도적들도 비웃었다.
아무래도 협상은 결렬된 모양이다.
“무차별적으로 죽이면 영주의 최우선 토벌 대상에 오를 것이오.”
“어차피 이 짓하는 시점에서 토벌대상이잖냐? 괜히 풀어 주는 것보다 전부 죽이고 숨기는 게 더 낫지 않겠냐?”
어? 듣고 보니 그렇다.
아니, 수긍할 때가 아니잖아!
덴 리넬은 낭패감에 몸을 떨었다.
보아하니 저 도적들은 진심인 모양이다.
괜히 어설프게 빼앗고 잡힐 바에는 철저하게 털어 가고 목격자도 남기지 않겠다고 벼르는 모양이다.
“짐도 내놓겠소. 목숨만 살려 주시오.”
잃은 손해야 다시 벌어서 채우면 그만이다.
행상인이던 시절의 그라면 어차피 짐을 다 잃는 것이나 죽는 것이나 별 차이는 없었겠지만, 지금의 그는 어엿한 가게가 있다.
거기에 도시에 정착한 이후 그에겐 연인도 생겼다.
상대는 아르닐 상회에서 출자하는 초콜릿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에서 일하는 점원이다.
이깟 짐 때문에 목숨을 걸기에는 세상에 미련이 너무나도 많은 몸이 되었다.
목숨만 붙어 있다면 어떻게든 된다.
그러나 도적은 그런 부탁마저도 들어줄 마음은 없는 모양이다.
“네놈이 도시에 도착해서 신고하면 성가시다. 원망은 마라.”
죽이려 드는데 원망은 말라니.
참, 저질적인 농담이군.
덴 리넬은 품에 넣은 단검을 반쯤 빼 들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짐은 포기한다.
어떻게든 반항해서 도시 근처까지 만이라도 도망치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