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344)
344화. 진정한 물장사 (6) 사실, 덕분에 정화기가 잘나가긴했다.
덕분에 강매하지 않고도 다들 알아서 돈다발을 갖다 바치게 되었어.
지금은 각 왕국과 영주들이 먼저 정화기를 선점하려고 애를 쓰는 중이다.
“아마 다른 분들도 차마 쉽게 믿기지 않을 겁니다. 저조차도 아렐 님께서 이 일을 예상하신 게 아닌가 하는 경외심이 들 정도이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나오기 전에 부인이 같은 말을 한 참이야.”
“이런, 제가 괜한 소릴 했군요.”
내가 질렸다는 듯이 쓴웃음 짓자 헬민 역시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잘 팔리지만, 그렇다고 그걸 기뻐하기에는 지금 상황이 참으로 미묘하단 말이지.
그건 그렇고, 나는 그를 찾은 용건이나 말하기로 했다.
“그래서 말인데. 지금 그 정화기에 들어가는 마법 술식과 소재가 우리 측에서 감당이 안 돼.”
“……과연, 그래서 또 저를 찾으신 겁니까?”
헬민은 이미 반쯤 예상하고 있었는지 순순히 납득하는 눈치였다.
그렇다.
내가 그를 찾아 마탑에 방문한 이유는 심심해서가 아니라, 정화기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탓에 그 생산을 위해 도움을 받고자 한 것이다.
이전에도 마나 엔진 생산에도 협력을 받은 적이 있기에 이해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덕분에 수고를 덜었어.”
“단순히 장사를 위해서라고 하시면…… 저희도 고민을 하겠지만 이번만큼은 중요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바로 협력해 줄 수 있다는 거군?”
“예, 바로 인원을 할당해 드리겠습니다. 인수인계 절차는 이전과 동일하게 하면 될는지요?”
“그렇게 해.”
그래, 우리 방식 알잖니?
늘 하던 대로 하자꾸나.
굳이 세세한 절차를 논할 필요는 없다.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는 이게 편하지.
대충 말하면 적당히 알아들어 먹거든.
내가 열 가지를 말하면 그중 세가지 정도는 알아듣는다.
딱 그 정도면 적당하다.
“대신 마나 엔진의 추가 생산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겠지?”
“……그건 죄송하지만.”
“알아, 알아. 그 정도는 이해해.”
마탑의 인력에도 한계는 있다.
제아무리 돈이 된다 해도 우리 쪽 일에만 전부 매달릴 수는 없지.
하나를 의뢰하면 그만큼의 인력이 드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 점에서 나는 일단은 정화기의 추가 생산에 거드는 것을 먼저 할 것을 지시했다.
“마나 엔진의 추가분은 급할 거 없으니까 다소 일정이 늦어지는 것 정도는 상관 안 해. 거기에 어느 쪽이든 내 입장에선 이득이잖아? 불평하면 벌 받을 걸?”
“하하하하하하.”
“원망은 혹마법사들한테나 실컷 해야지. 하여간 사람 골치 아프게 하는 덴 도가 텄다니까.”
잘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은근히 내 일정을 꼬아 놓은 것들은 꼭 그 검은 옷 입은 녀석들이다.
이상하게 내가 뭔가 하려고 하면 비슷한 시기에 사고를 친단 말이야.
혹시 전생에 무슨 원수라도 졌니?
짐작이 갈 만한 짓은…….
미안, 너무 많아서 솔직히 감이 안잡혀.
나만큼이나 뒤가 켕기는 녀석도 달리 없을 테니까.
“갈수록 흑마법사들의 만행에는 치를 떨 수밖에 없군요. 사악한 비술을 숭배하는 것만으로도 괘씸하기 짝이 없거늘…… 독이라니.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짓이잖습니까.”
헬민은 흑마법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분노 어린 의견을 말하면서 이를 갈았다.
그들이 단순히 혼자 틀어박혀서 연구를 한다면야 간섭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흑마법사들은 계속 광역 민폐를 끼치고 있다.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분노할 만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독을 이용한 테러를 하려는 놈이 한둘이 아니라던데?”
“그렇습니다. 이미 그 자리에서 붙잡힌 이들만 해도 일곱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일곱 명이라…… 켈리아 외에 잡힌 게 일곱 명……
나는 턱을 괴고는 중얼거렸다.
“이거 너무 많지 않아?”
이전 언데드 사태 때나 그 이전 카니아 누나를 노리고 습격했을 때는 전부 혼자였다.
어디까지나 흑마법사 개인의 폭주라는 느낌이었지.
그런데 이번에는 묘한 짓거리를 시도하는 놈들이 계속 잡힌다?
“상식적으로 이상하지 않아? 나만 그렇게 느끼나? 응, 나만 이상하다 생각하는 거야?”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헬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각 마탑의 탑주끼리의 회의를 거쳤지만 모두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테러야…… 그러려니 하자.
왜 자꾸 애꿎은 강가에다가 그딴짓을 하려는 건데?
최근에 흑마법사들이 물만 보면 더럽히고 싶어서 사족을 못 쓰는 이상 성욕(?)에 눈을 뜨기라도 했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무언가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눈치였지만 심문을 하여도 입은 열지 않더군요. 그리고 대부분 심문 중 자결을 했습니다.”
“……명령이라.”
집단으로 행동하는 흑마법사들이라.
“그러고 보니 흑마법사들은 대부분 어느 조직에 몸을 담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암흑 교단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 암흑 교단.
내가 마주친 그 검은 놈들은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이름 한번 참……
대체 뭐가 암흑이고, 뭐가 교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흑마법사들이 공통적으로 몸담고 있는 단체가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참 웃기는 이름이란 말이지.”
“그렇습니까?”
“나라면 그딴 이름 지으면 나중에 평생을 부끄러워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 걸?”
적어도 나이 제대로 처먹은 사람 뇌에서 나올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이런 감상은 나만 가지는 건지 헬민은 그저 의아해할 뿐이었지만.
음, 다시 진지하게 그들의 조직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흑마법사끼리의 조합 혹은 길드개념인가……
장인이나 상인들끼리는 흔히 조합을 만들어서 서로 간 정보를 공유하는 연대를 취하는 것은 흔하다.
역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이런 개념이지.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에 어느 흑마법사를 생포하여 심문하였을 때도. 그 암흑 교단에서 일정 이상의 후원을 해 준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에 흑마법사끼리의 지식을 논하는 자리도 주선한다고 하더군요.”
“그거 누가 이끄는 거지? 일단은 조직의 형태를 띠고 있다면 누군가 우두머리가 있다는 거 아냐?”
“그게…… 그다지 알려진 건 없는 것 같습니다.”
헬민 역시 곤혹스러운 듯이 고개를 저었다.
“에르네시아 마탑뿐만 아니라 타국의 마탑에서도 흑마법사들의 조직에 관한 정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저희 쪽만 해도 탑이 세워진 이후 500년 동안 역대 탑주들께서 남긴 수기를 읽어 봐도 관련 기록은 없었으니까요.”
“기껏 해 봐야 초대 선왕 폐하께서 대대적인 흑마법사 토벌에 나섰다는 기록뿐이고.”
그 말대로 암흑 교단인지 뭔지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
그저 알 수 있는 건 그런 조직이 실존하고.
어째서인지 거기 소속된 흑마법사들은 에르네시아 왕국을 못 갈아 마셔서 안달이 나 있다는 정도이다.
그런데 정작 그 이유를 모른다.
간혹 흑마법사를 잡아 심문한 적도 있다고 하나 붙잡은 흑마법사마다 죄다 자결당했기에 알아낸 것은 없다고 한다.
그 점에선 정보 통제에는 철저한 놈들일지도 모르겠다.
“마탑에도 전혀 단서가 없는 거야?”
“만약 무언가 있었다면 제 전대 탑주분들께서 남기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선량한 마법사들에게 있어서 흑마법사는 그야말로 하수구에 낀 때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에 관한 실마리가 있다면 놔둘리 없다.
그런 의미인가 보다.
“유일하게 알려져 있는 것이 있다면. 그들에겐 교주라는 인물이 존재하는 모양이더군요.”
“교주?”
“예, 120년도 전에…… 당시 탑주께서 사악한 연구를 하던 흑마법사를 몸소 토벌할 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그것이었다고 합니다.
‘교주님께서 돌아오신다면 네놈들을 전부 응징하리라……?’라고 말이죠.”
“돌아온다라…… 꼭 지금은 없는 것처럼 들리는군.”
어디 여행이라도 갔나?
“그놈들이 하는 생각입니다. 저희들이 이해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죠.”
은연중 흑마법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뉘앙스를 띠며 헬민은 말을 마쳤다.
“그런데 어째서 아렐 님께서 새삼 그들의 동향을 신경 쓰시는 겁니까?”
“나? 음, 별건 아니고. 아무래도 이전부터 계속 거슬렸잖아. 습격도, 언데드 때도…… 그리고 이번에도.”
이번에는 에르네시아 왕국에 직접적인 해를 입히진 못했다.
하려다가 못한 건지, 아니면 안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에는 그 목격담도, 피해 보고도 없었지.
“무시하기에는 계속 사고를 치고 있잖아?”
“?????? 과연.”
헬민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이해한 듯 끄덕였다.
“네가 말했잖아, 그들은 제정신이 아닌 놈들이라고. 그럼 얼마든지 제정신이 아닌 짓거리를 생각하겠지.
이걸로 끝날 거라 생각 안 해.”
차마 반론하지 못하는 걸 보면 정곡인가 보다.
사실 이렇게까지 노골적이면 의심을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법이다.
“만약 추가로 뭔가 꾸민다면?”
“……그거라면, 있을 수 있겠군요.”
“뭐어? 이렇게 생각해도 정작 뭘 꾸미는지 몰라서야 의미가 없지.”
일일이 조사하기에는 내가 귀찮다.
내 금쪽 같은 시간을 어디에 있을지 모를 그 깜장 것들을 찾는 데 쓸 이유가 있어?
그렇기에 나는 그냥 헬민에게 슬쩍 경고만 해 준 것이다.
절대 이 일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고.
일단은 일러두면 그 검은 녀석들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이 마탑주가 알아서 해 줄 것이다.
자고로 귀찮은 일은 하고 싶은 녀석들에게 일임해야 하는 법이니까.
실제로도 헬민은 진지하게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푹 잠겨 있다.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신경은 쓰지 마. 어디까지나 억측이니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는 그 예측이 진실에 한없이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품고 있다.
이렇게까지 무언가 저지를 것처럼 행동해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리는 없으니까.
어쩌면 지금도 대륙 어디선가 그 흑마법사 놈들이 뭔가 꾸미고 있을지 모르지.
‘뭘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제발 목숨이 아까우면 얌전히 있어라……
진심으로 그리 바라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사고를 치려거든 내가 없는 시대에 서나 쳐주렴.
수습하는 사람을 생각해 줘야 하지 않니?
뭐어…… 일단은 의미 없는 푸념이란 것쯤은 나도 예감하고 있었다.
‘그놈들 하는 짓거리가 슬슬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군.’
어쩌면 기다릴 게 아니라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어디, 그 점은 천천히 검토를 해볼까?
흑마법사들의 은신처인 암흑 교단 본교 신전.
“명령하신 대로 파견된 흑마법사들을 이용해 ‘오염 작전’을 수행 중입니다. 계획대로 타국과 마탑들 역시 현재 강과 호수 등 수원을 중심으로 경계하는 모양입니다.”
이번 계획의 일부를 지휘하게 된 암흑 교단의 간부 로겔은 현재 계획의 진척 상황을 소교주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현재 소교주 레텔네아스는 자신의 공방에서 무언가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마도서를 읽으며 그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바쁘시다면 보고는 나중에 하겠습니다만?”
“듣고 있다. 계속 말해 보도록.”
“……그 오염 작전의 결과입니다만.”
각 말단 흑마법사들을 통솔하여 각 국의 수원을 온갖 수단을 통해 오염시키라는 명령.
그 진척 상황을 보고하면서 로겔은 내내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오염된 지역 역시 그 에르네시아 왕국에서 판매한 마법 도구에 의해 전부 정화된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조금 더 신중했다면 보다 큰 성과를 얻었을 텐데.”
“아니지. 실패가 아니다.”
면목 없어 하는 그에게 마도서를 읽고 있던 소교주 레텔네아스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 예?”
“그들이 이제 와서 대처한들 늦었다. 이미 필요한 만큼의 마기는 확보했으니, 크크큭. 그렇지 않은가?”
“틀림없이 마기는 확보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