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494)
494화. 신세대의 마법사 (3) 타인의 서클을 특정 누군가에게 이식하는 비법.
프렌체나의 논문에는 그것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다만 아직 알리진 않은 모양이더군.”
“지금의 나약한 마탑이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보나마나 도의가 어쩌고, 인정이 어쩌고 하면서 물어뜯으려 들 게 뻔한데요?”
프렌체나는 냉소를 지으며 이 논문대신 그녀를 감싼 이질적인 광기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뿐이다.
“그러나 제 제자 그레벨이 차기 마탑주가 되면! ?누구도 이것을 못마땅하게 여길 수 없죠!”
“……지랄하네.”
그녀의 주장을 나는 차갑게 중얼거리며 모멸했다.
“획기적이지 않나요? 이렇게 하면 이론상으로는 불과 5년이면 8클래스…… 아니, 그 이상의 마법사를 몇 명이고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그럼 반대로 묻겠는데.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마법사의 수는?”
프렌체나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것은 그녀가 일부러 외면하고 있는 최악의 문제점이니까.
“네 이론대로면 서클을 하나 올리는 데 마법사 한 명이 그 자질을 희생해야 하지. 그럼 과연 자네는 그 레벨을 키우는 데 몇 명을 바쳤을까?”
쉽게 상상은 갔다.
나는 루미에가 말한 수년 전 제자들이 다수 망가진 사태를 생각했다.
그 이유가 사고나 관리부족 문제가 아니라 별개의 원인이 있다면?
진짜 주모자가 아직도 남아 있다면?
나는 진심으로 경멸했다.
“넌 스승이라 말할 자격도 없어.
아니, 그전에 인간으로서도 실격이다.”
“……어머, 어머. 이렇게까지 화내실 줄이야.”
“제자들을 다른 제자의 먹이로 삼아 버린 셈이야. 이 천한 것 같으니.”
“표현이 참으로 거치시군요. 이렇게 말할 수 없을까요?”
내 지적에도 프렌체나는 여전히 양심의 가책 하나 느끼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발전을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고요.”
“……놀고 있네.”
“아니요. 틀림없는 숭고한 희생이 랍니다. 지난 흑마법사의 교주에게 현 마탑주가 패배한 것을 보고 확신했습니다. 지금의 마탑은 힘이 부족해요.”
프렌체나는 주먹을 굳게 쥐었다.
“어째서 힘이 부족한가. 그것은 절 실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의지.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정신이 없기에 나약한 것이죠.”
“그래서? 그게 하고 싶은 말의 전부냐?”
“제 이론과 신념을 떠벌리자면 하루 밤낮으로는 부족할 거 같네요.
하지만 그렇게 시간은 없겠죠.”
프렌체나는 주저 없이 품에서 작은 지팡이를 꺼내 내게 겨눈다.
“몇 명이나 눈치챘죠? 아렐 님의 제자 분도?”
“아니. 디아는 몰라. 일부러 가르쳐 주지 않았다.”
언젠가는 눈치챌지도 모르지.
아니, 아마 눈치챌 거라 본다.
지금은 집중하게 두려고 일부러 쓸데없는 소릴 하지 않았다.
“그리고 프렌체나 자네의 제자도 모르지.”
정황상 그레벨은 전혀 모르고 이용 당했을 테니까.
“그럼 아는 이는 과연 얼마나 남아 있을까?”
“후후후후, 그렇군요.”
프렌체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듯 더욱 지팡이를 높게 들어 올렸다.
어이쿠, 무서워라. 하하하하.
웃기시네.
“너. 지금이라면 책임만 묻고 끝날수 있어.”
“헛소리 마시죠. 보아하니 아렐 님께선 참으로 어리석으시네요. 설마 신분 하나만을 믿고 오신 건가요‘?”
틀린 소린 아니다.
이런 폐쇄적인 환경에서야 얼마든지 중거를 지울 수단은 넘치지.
“……관둬라.”
“무슨. 그런 말로 제가…… 음? 아렐 에르네시아 님?”
프렌체나가 그제야 위화감을 깨닫
“너…… 좋은 말로 할 때 그거 관둬라.”
“……지금 그 말씀, ?누구에게 하시는 거죠?”
그녀는 내 시선이 프렌체나 본인이 아니라 자신의 뒤쪽을 향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그녀가 뒤돌아보는 순간.
핑!
마치 현악기라도 한 번 튕기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프렌체나의 폐부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허억?!”
그녀의 가슴을 뚫고 지나간 건 매우 날카로운 마탄이 었다.
내가 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프렌체나의 뒤에서 날아온 것이다.
프렌체나는 그 자리에서 무너지며 그 마탄을 쏜 이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루……미에?”
그녀의 또 다른 제자.
별다른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덜떨어진 제자, 루미에.
그녀의 손끝에서는 미미한 마나의 잔재가 남아 있다.
그 의미를 이해한 그녀였지만 물을 틈도 없이 그녀는 핏덩이를 토해 내며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그 스승의 최후를.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끝내버린 루미에는 이윽고 손을 거두고는.
그 자리에서 폭소했다.
“이래서 무능한 어르신은 써먹지 못하겠네요, 참 나. 마지막까지 한결 같잖아요, 꺄하하하하하하핫! 정말로 꼴불견이었어요! 스승님?”
“……빈말로도 좋은 취향이라고는 못하겠군.”
나는 이마를 찡그리며 이미 숨이 끊어진 프렌체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마냥 변모한 루미에를 번갈아 봤다.
“그게 네 본래 성향이냐?”
루미에는 그간 보여 줬던 것처럼 얼빠진 미소를 지으려다가 이내 포기한 듯 고개를 저었다.
연기는 필요 없다는 거겠지.
“……그런 셈이죠. 그나저나 정말로 쓸모없네요. 공방 단속은 철저히 하라고 그렇게나 평소에도 잔소리하더니 정작 본인이 당하다니.”
완전히 본색을 드러낸 루미에는 노골적으로 짜증을 드러냈다.
“조만간 들킬 거라 생각은 했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그쪽 눈을 피하긴 어렵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군. 마탑에 숨어든 기생충은 너 였냐?”
물어볼 것도 없다.
루미에 역시 이렇게 된 거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고.
“그래요. 뭐, 이렇게 된 거 인사라도 한번 올리죠.”
그녀는 명백하게 조롱하는 말투로 자신의 이름을 소개한다.
“루미에 에스엘드. ‘카두케우스 소속 에르네시아 마탑 장악 담당’이라고 하면 되려나요. 저희 연합 특성상 명함 파고 다니는 건 아니니 그건 양해해 주시길.”
“……장악 담당이라.”
그 뜻을 굳이 숨길 생각도 없다는 뜻이다.
“네, 인간들의 기술의 첨단을 달리는 마탑에 간섭하는 게 목적이죠.
뭐, 그리고 겸사겸사 이런저런 이론도 시험해 보고요.”
“원로 프렌체나에게 바람을 넣은 건 너였냐?”
“어렵진 않잖아요? 무능한 제자를 연기하면서 적당히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것 정도는요.”
결국, 그녀는 그렇게 프렌체나를 유도해서 그녀가 대신 사악한 방식을 추구하도록 만들었다는 뜻이다.
또한, 일부러 재능 없고 핍박받는 제자를 연기하여 그레벨이 자신의 힘과 사상에 심취하도록 부추겼고.
어쩐지 그 애송이 뭔가 이상하게 엇나가나 싶었더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용당한 건가.
“덕분에 그는 자신이 마탑의 혁신이 될 거라 굳게 믿고 있는 듯하지만요. 하하하하하하! 자기가 믿던 길이 실은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동료들의 재능을 먹어 치워서 다져 온 거라 알면 어떤 얼굴을 할지!”
“어머? 불쾌하셨나요? 기분 나쁘셨나요‘? 웃기시네요. 당신도 전생자라면 알잖아요? 어떻게 하면 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나라면 보다 효율적인 걸 추구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 움직이는 게 우리잖아요?”
“네년이 한 짓은 그 도를 넘었다만?”
“반은 취미예요. 기왕이면 일하려면 즐거운 편이 좋잖아요.”
“그건 동의해.”
즐거움.
그건 중요하지.
나는 끄덕끄덕 짐짓 동의하고는.
팟!
단번에 그녀의 뒤로 돌아가 그녀의 등…… 척추의 중앙을 향해 주저 없이 주먹을 내질렀다.
“ 아하하하?”
“근데 네 즐거움이지 내 즐거움은 아니잖아?”
어차피 마탑에 기생충이 있다면.
내 일은 그것을 퇴치하는 것뿐.
“뭉개져라.”
내 권압이 그녀의 후방에서 발동한 장벽에 충돌하더니 루미에를 주저없이 날려 버렸다.
그대로 책장까지 충돌한 그녀는 그대로 책 더미에 파묻혔다.
그러나 루미에는 그다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는지 에구구구, 엄살떠는 소리만 하며 몸을 일으킨다.
“……어머, 어머. 꽤나 거치시네요!”
“칫, 꽤 한다는 건가.”
내가 눈뜨고 지켜보는 에르네시아왕국 쪽 관할이니 당연히 쉽게 뒈질만한 애송이를 보내진 않았겠지.
꽤 귀찮게 됐다.
‘……쉔을 괜히 내보냈나.’
이렇게 패기 귀찮을 것 같은 상대는 그 녀석한테 떠넘기는 게 제격인데.
칫,그 녀석 좀 빨리 안 돌아오나.
“어디. 들키지 않게 결계 쳐 놨고…… 지금이면 주목도 두 젊은이한테만 집중될 테고……
나는 빠트린 게 없는지 확인해 봤다.
이 싸움을 결코 새어나가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
응, 빠트린 거 없어.
지금이라면 싸워도 안 들키겠지.
“어머, 어머! 꽤 의욕 없으신 분이라 생각했는데.”
“귀찮은 파리 때려잡을 정도의 의욕은 있다만?”
“어머, 어머!”
그러나 루미에는 수상쩍은 태도만 보일 뿐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역량을 보아하니 승산을 모를 정도의 머저리도 아닐 터인데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믿는 구석이 있나?
“그럼 저도 지금의 생은 마음에 들었기에. 부질없는 반항이라도 해 볼까요?”
루미에는 두 팔을 펼치고는 그 자신감의 원인을 꺼내 들었다.
그녀의 주변에 전개된 건 수많은 마나 서클.
절대 본인의 것으로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서클들이 그녀의 심부와 연동하여 맴돌고 있다.
수백 배로 증폭된 마나가 그녀의 주변에 맹렬하게 요동친다.
인간이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마나가 그녀의 통제에 정확하게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 힘이 있다면 당신과도 싸워 볼만 하겠죠?”
“……칫
진짜 취미 한번 고약하군.
그야말로 마법사계의 끔찍한 혼종이다.
“그렇군. 그레벨을 키운 연구는 그걸 위해서냐?”
“네, 그에게 적용한 건 이것의 간단한 응용이랍니다.”
“재료는? 그 서클의 수를 보니 굳이 마탑 내 제자만으로는 부족했을 텐데?”
“마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머저리는 세상 곳곳에 널려 있으니까요.”
우
그러냐.”
그 이상은 듣기도 싫다.
나는 주저 없이 모든 내력 제한을 풀고는 적의를 표출했다.
“한 가지 묻자. 목적은?”
“가르쳐 줄 것 같나요?”
“그럼 시체에 대고 물어보지.”
주저 없이 나는 주먹을 뻗었다.
그에 맞서 루미에 역시 서클을 풀가동시켜 맞섰고.
곧, 차폐 결계 내에서 거대한 두힘이 맞부딪혔다.
“자! 본의는 아니지만, 위에서 제자끼리 싸우고 있으니 이번엔 스승끼리 결딴을 내보자!”
다만 이쪽은 절대 알려지지 않을 싸움이지만.
한편, 마탑주 후보 결정전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층계.
결투장 내부를 뒤흔들 듯 섬광과 충격이 이제 막 한차례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레벨의 포격이 멈췄기 때문이다.
그 역시 이렇게 무지막지한 포격은 익숙지 않는지 절로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내뱉었다.
“후…… 끈질기군……
그러나 그는 진저리난다는 듯 혀를 찼다.
“……어떻게 버틴 거지?”
그레벨이 노려보는 지점.
폭연이 막 걷히기 시작한 그곳에는 그가 물리쳐야 하는 상대, 디아 레키가 여전히 버티고 서 있다.
설마 그 정도 포격에서 버틸 줄이야.
조금이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곧 그녀의 상태를 가늠해 보고는 그레벨은 승리를 확신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꽤 힘에 부친 것 같군.”
디아 본인은 꽤 말이 없지만.
보아하니 지금 포격을 버티느라 마나를 거의 다 소진해 버린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