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590)
590화. 회유된 자들의 선전 포고
⑶“느낌이 안 좋다. 어서 변경백 각하께 이 사실을 보고해라. 그리고 왕도에도 보고하는 게 좋겠다고 그렇게 전해라.”
“예? 하지만……
“하라면 해.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 저들의 기행으로 끝날 거 같지가 않다.”
그저 의미 없는 기행으로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최악의 경우는 저들의 계략에 한방 먹을 것도 감안해 둔다고 해라.”
“그게 말이나 됩니까?”
병사들은 올스의 말에 당혹했지만 그들 역시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거기에 이 지경까지 오면 괜한 기우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다들 비슷했다.
그사이 병사들이 요새에 도달했다.
하지만 도달해서 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설마 기어 올라오려는 걸까요?”
“말이 안 된다. 사다리도, 밧줄도 없이 성벽을 기어오른다? 너, 할 수 있냐?”
“못하죠.”
제대로 정비도 안 된 구식 요새라면 가능할지 모르지.
하지만 그것조차도 가만히 두고 볼리가 없지 않은가.
거기에 저들은 지금 성벽을 기어 올라오려는 것도 아니다.
도착한 뒤 그들은 그대로 성벽에 바싹 달라붙는다.
마치 그것만이 목적이었다는 듯 도달하자 그대로 주저앉거나 혹은 쓰러진다.
의미 모를 그 행동에 저들을 떨어트리기 위해 돌과 끓는 기름 등을 준비해 오던 병사들이 아연하게 내려다본다.
“아니?????? 설마?…”
올스의 눈이 부릅떴다.
도달하는 것이 목적.
그것이 전부.
그렇다면 그 뒤에 어떻게 된단 말인가?
말이 안 되지만 최악의 상상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올스의 시선이 저들이 가지고 있는 이상한 짐에 꽂혔다.
“이런! 고개 내밀고 있는 놈들! 빨리 숙여!”
그러나 그런 그조차도 상상하지 못한 게 있었다.
저들이 불러올 결말.
저 병사들의 짐이 새하얗게 빛났다.
그리고 그 빛은 점차 증식하듯 퍼져 나가 아직 해가 뜨지 않았는데도 그 불길한 빛이 요새의 하늘을 물들였다.
그날.
에르네시아 왕국의 국경 지대의 요새들이 잇달아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뒤늦게 사태를 눈치챈 각 변경백들이 왕성에 보고를 올리고 조사 및 대응을 하려는 때 각자의 영지 너머에서 적들의 본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젤니안 왕국.
펠젠 왕국.
엘벤 공국.
그리고 기타 등등.
여러 깃발을 내세우며 그들이 지른 함성이 새벽의 태양 빛과 함께 끔찍한 하루를 알렸다.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 *
같은 시간. 전생자 연합. 카두케우스세간에는 카두케우스 공국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무리의 대표 헤리얼은 현재 에르네시아 왕국을 둘러싼 전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나름흡족해하고 있다.
“부탁한 대로 훌륭히 전쟁을 치러주고 있는 것 같군.”
미리 직접 그들을 부추긴 보람이 있다.
이전에 에르네시아 왕국에 쓴맛을 본 국가.
그들을 질투하지만 넘을 재간이 없던 국가.
그들은 헤리얼의 꼬드김에 넘어가 검을 빼 들었다.
물론, 맨입으로 그들을 선동할 수는 없었다.
저들이 전쟁을 치르는 동안 그들에게 모든 물자와 병기를 제공해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
그 정도야 예정대로의 지출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천 년 간 준비한 물자는 방대하다.
이 정도는 간단하다.
“……정말로 어리석지.”
헤리얼은 이 결과를 살피며 턱을 괸 채 조소했다.
“어리석은 욕심이로군.”
저들이 숭고한 뜻이 있어서 이 전쟁에 참여한 것이 아니란 것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질투심 때문에.
그저 이기적인 목적 때문에 자신들에게 붙은 것이다.
그 어리석은 모습에 웃음이 나오나 내심 그렇게까지 유쾌하지도 않다.
오히려 역겨울 뿐이다.
‘역시 저들은 미개해.’
조금의 선동과 미끼를 흔든 것만으로도 달려든다.
저것이 짐승이나 다를 바가 무엇인가.
저들의 사리 분별도 못 하는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그저 역겹게만 보일 뿐이었다.
“역시 인간의 삶은 짧고, 그 삶밖에 살지 못한 자들은 어리석고 저열하군.”
어쨌든 그 덕에 계획을 진행할 수 있을 거 같으니 그 점은 바람직하겠지만.
이걸로 아렐 에르네시아는 최소한의 병력을 제외하고는 인간들의 조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이 전생자에 비하면 모자라더라도 다수가 뭉치면 번거롭다. 작은 힘이라도 모이면 귀찮은 법이다.
인간을 경멸하나 인간을 얕보진 않는다.
그렇기에 지금의 전쟁을 일으키도록 회유했다.
헤리얼은 보고서에서 눈을 떼고는 마침 의논하고 있던 전생자에게 물었다.
약간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그런데 포엘튼? 제대로 공략 수단을 제공해 주라고 했을 텐데?”
사소한 의문.
그것은 에르네시아 왕국에 선제공격을 건 국가들이 요새를 뚫은 방식이다.
“어째서 혼령 반응탄을 제공한 건가?”
그들은 혼령 반응탄이라 이름을 붙인 마법 도구를 이용했다.
생물의 영혼을 먹이 삼아 불태워 그것을 동력으로 삼아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키는 병기다.
단 한 명의 인간을 제물로 삼아도 저택 하나를 충분히 불태울 정도.
당연히 수백 명이나 그것을 사용한다면 요새 정도야 충분히 무너트리겠지.
그러나 그것은 연구 차원에서 개발해두기만 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가성비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쓸 예정도 없고. 쓰라고 한 적도 없다.
“그런데 왜 저것이지?”
의문인 점은 그들에게 하필 저것을 제공했냐는 것이다.
헤리얼조차도 그것만은 황당하게 지켜보았다.
“좀 더 제대로 가공한 병기로 주는 게 수월하지 않은가?”
“아아, 그건 말이지요?”
대답한 건 카두케우스 내의 전생자 중 연구 분야에서 이바지하고 있는자.
전생자 포엘튼.
그저 비쩍 마른 노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 노인은 키득거리면서 헤리얼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가 혼령 반응탄을 제공한 장본인이다.
이번 계획에서 인간들의 국가에 물자의 보급을 총괄하게 시켰기 때문이다.
“일부러 제대로 된 병기는 주지 않았습니다만?”
“그럴 필요가 있는가? 혹시 배신을 우려하는 건가?”
처음에는 저들에게 과한 무기를 주고 되레 자신들에게 그 칼날을 겨누지 않을까, 우려하고 주지 않았는가 싶었다.
하지만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나?
배신한다면 응징하면 그만.
그리고 자신들에게 그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쉽다.
“크크큭. 성의를 보는 것입니다.”
“성의?”
그러나 포엘튼의 대답은 그로서도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그들은 절박하죠. 그렇기에 그냥 제공해 주기보단 나름대로의 각오와 성의를 보이라 했습니다.”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는 씻을 수 없는 성의를 보여라.
적에게도 그리고 아군에게도 더는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라.
아군의 목숨을 기꺼이 바쳐 전란의 불길을 일으켜 더는 물러나지 못하게 하라.
그리고 그 모습을 적에게 보이라.
그것이 지원을 받기 위한 최저한의 기준이자 그들이 보여야 할 성의다.
포엘튼은 그리 말했다.
“……지금 그게 성의란 말인가?”
“덕분에 저들의 독기에 에르네시아왕국의 인간도 질린 듯한 얼굴을 하지 않습니까.”
“그것뿐인가?”
“솔직히 고하면 취미인 점도 약간은 있습니다만.”
수줍게 말하면서 참으로 끔찍한 사실을 고백한다.
“자네도 참, 취미가 고약하군.”
헤리얼은 한숨을 쉬었다.
각오 운운을 말해 봐야 결국 이 노인의 취미이리라.
물자 지원과 더는 무를 수 없는 입장을 두고 멋대로 저들을 농락하여 벌인 일이겠지.
“왕국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자처하며 달려든다. 그 명령을 두고 저들이 얼마나 질질 짜던지 참으로 꼴불견이더군요. 아니면 문제가 있습니까?”
“그다지. 말리지는 않을 테니 적당히만 하게.”
헤리얼은 포엘튼을 나무라진 않았다.
처음부터 그의 성향을 알면서도 맡긴 일이고, 고작 이 정도의 일 가지고는 눈썹 하나 꿈쩍할 기분도 들지 않았다.
“가축이나 다름없는 지성을 가진 자들에게 과분한 문물을 주기엔 아직 이르지요. 뭐, 충분히 성의를 보였으니 제대로 지원을 해 줄 것입니다.”
“ 그렇군.”
“그리고…… 그들의 혼을 빼놓을만한 첫 타격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단이지 않습니까. 끌끌끌.”
저들도 난생 처음 보는 병기를 끌고 온다면 경계하겠지만 설마 자폭테러를 할 거라 생각지는 않았던 것인지 큰 피해를 입었다.
분명 이후 사기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포엘튼은 무엇이 유쾌한지 내내 폭소를 멈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전 이것을 그들에게 넘길 때 딱히 이렇게 운용하라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저 머저리들이 저렇게 미개하게 이용한 것뿐이지요.”
영혼을 바치면 된다지만 그게 꼭 인간일 필요는 없다.
인간이 가장 강력하지만 실은 몬스터나 동물을 제물로 바쳐 사용해도 충분한 위력을 낼 터.
당연 포엘튼은 그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강요는 하지 않았다는 건가.”
“그런 셈이죠.”
정말로 강요만 하지 않았겠지.
“……뭐, 됐네. 그럼 이후에는?”
“물론 보낼 것입니다. 지금보다 제대로 된 물자를 말이죠.”
이제 한 배를 탄 셈이니 아낌없이 퍼부어 줄 심산이리라.
일단 그 대답에는 만족한 듯 헤리 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어났다.
“그럼 세세한 건 자네들에게 맡기지.”
“그렇게 하죠. 하면 역시 헤리얼님께선 예정대로 그걸 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헤리얼은 이 전쟁에 나설 생각이 없다.
세세한 조정을 할 여유도 없다.
그가 할 일은 단 하나.
“그사이 나의 비원을 완성한다.”
그것은 헤리얼이 천 년을 넘게 이 땅에 머무른 목적.
“전생 비술의 마무리에 들어가겠다.”
나는 개인적인 루트로 현재 각 국경 요새의 상황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미간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난장판이군.”
그들의 비상식적인 기습.
말도 안 되는 수단을 통해 국경요새를 동시에 초토화.
그 탓에 대부분 요새가 반파 혹은 소멸.
웃기는 상황은 아니었다.
“……해 보잔 거구나, 이것들이.”
어찌 된 일인지는 새삼 조사할 것도 없었다.
이미 선전 포고문을 내건 국가들의 리스트만 놓고 보아도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뿐이다.
카두케우스와의 접점.
지난 회담 때 그들과 미리 내통한 흔적을 보였고.
또한 그들의 의견에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혹했던 자들.
“완전히 넘어갔군.”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까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충 뉘앙스는 짐작이 된다.
모든 것을 지원해 줄 테니 이 기회에 머리 꼭대기에 눌러앉은 자를 제거하지 않겠나.
대충 이런 식으로 지껄였겠지.
문제는 현재 타 대륙도 전황은 비슷하다.
각자 우리와 협력하고자 의논을 나눈 전생자들이 있는 국가는 카두케우스에 협력하는 인간들에게 선전포고를 받고 공격을 받고 있다.
인간끼리 양분된 것이다.
“……목적은 대륙 전체의 혼란인가.”
지난 천 년 전에는 인간들이 일치 단결이라도 했으니, 이번에는 인간끼리 싸우라는 건가.
고약한 헛소리다.
무엇보다 혼란을 틈타 무엇을 노리는지 이제 감을 잡았기에 더더욱 짜증이 샘솟는다.
자기네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사이에 모든 걸 깔끔하게 끝내 놓겠다는 거겠지.
“……문제는 과연 저들의 침공을 다른 영주들이 막아 낼 수 있을까 하는 건데.”
지난 3국 전쟁 때와는 양상이 비슷하면서 다르다.
그때 또한 밀리고 밀려서 결국 나까지 징집되는 귀찮은 결과가 되었지.
하물며 지금은 3국 정도가 아니다.
이미 국경 전역에서 북처럼 두들겨 맞고 있지 않은가.
‘이러면 에르네시아 왕국이라도 어려워.’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본래 그들의 국력 정도라면 에르네 시아 왕국을 뚫는 게 불가능하겠지.
거기에 준비 기간도 없지 않았나.
하지만 개전까지 시간이 기습적이었던데다가.
아마 지금 저들은 카두케우스 측의지원을 받고 있겠지.
물자나 병기만 본격적으로 지원받아도 저들의 기세가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가만히 놔두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