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619)
618화. 밀어서 안 되면 부수자 (2)
“이런.
해류에 떠밀려 온 기뢰가 선체에 닿아서 터진 모양이다.
저들이 우리 측의 접근을 막기 위해 해안가에 기뢰를 잔뜩 뿌려 둔 탓이다.
저쪽의 기뢰는 적군과 아군 구분을 하는지 마구잡이로 뿌려도 자기네들이 당하는 일은 없는 듯하다.
덕분에 잠시 우리는 발이 묶였다.
실제로도 군함 중 한 척이 눈치채지 못하고 돌진했다가 지금 크게 손상을 입어 연기를 피우고 있다.
아직 완전히 기능이 정지한 건 아니나 곧 멈추겠지.
그렇다면 결계 방해를 유지할 배는 곧 세 척밖에 남지 않게 된다는 뜻.
“조금 난감하네.”
그 사실에 혀를 차는 동안 또 흔들렸다.
이번엔 포격이라도 맞았나.
“……나 참, 내가 멀미하는 체질이 아니라서 망정이지. 멀미했으면 한 열 번은 토했겠군.”
나는 불평하며 피해 보고를 확인했다.
괜찮다. 흔들렸을 뿐이다.
피격 부위가 다소 우그러진 거 같지만 뚫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번이나 더 같은 게 터지면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슬슬 돌입하지 않으면 아슬아슬할 거 같은데..
신중하게 공략할 여유는 아쉽게도 없다.
거기에 본격적인 전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놈은 여전히 틀어박혀 있고.
우리는 쟤네 집 초인종을 누르지도 못한 셈이니까.
비유하자면 약 10분 정도 남은 거리에서 교통 체증이라도 당한 느낌이다.
가장 열 받는 상황이지.
‘텔레포트는…… 역시 안 되네.’ 저 비술의 영향인지 공간 간섭 계통의 마법은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예상했던 일이기에 아깝긴 하나 크게 미련은 없다.
나 같아도 텔레포트부터 먼저 봉쇄했을 테니까.
‘내가 단독으로 뛰어들어 돌입해 볼까…
보는 눈이 많긴 하지만 이 정도면 뭐, 세뇌든 뭐든 해서 얼버무릴 수 있으니까.
내가 배에서 내려서 단독으로 뛰어들면…….
‘보나 마나 방해하겠지.’
벌써 내가 나설 수는 없다.
그럼 어쩔까.
“이봐, 리렌센. 너희 함대…… 음?”
통신구를 이용해 남쪽 측 함대에 좀 더 과감하게 공격을 부탁하려던 때 위화감을 깨닫고는 그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들의 함대 사이로 뭔가 심상치 않은 기감을 잡아낸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찌이이잉!
괴기한 소음이 일대에 울렸다.
시끄럽다기보단 귓속으로부터 파고들어 머릿속을 휘젓는 듯한 소리.
“……거참, 방식 한번 더럽네.”
음공인가?
급히 시야를 확보해서 그 소리가 들린 방향을 살펴보니.
적측 함대 위에서 작은 인영이 엿보였다.
급히 확대하여 살펴보니 벚꽃 빛 머리카락의 여성이 무언가 북 같은 걸 두드리고 있다.
루멜시타사였던가? 지난번 마주친 카두케우스 측 전생자다.
아무래도 그녀가 직접 나서서 훼방을 놓을 셈인가 보다.
그녀가 북을 칠 때마다 불쾌한 소리가 들린다.
“……진짜 저년, 어디 뭐 잘못 먹은 거 아냐?”
나는 귀를 막으면서 짜증을 냈다.
진짜 뭐 잘못 주워 먹고 다니는거 아닌가 의심스럽다.
정말 사람 신경 거슬리게 하는 데는 도가 텄다, 텄어.
‘도발하는 건가.’
다른 녀석들 내버려 두고 익히 안면이 있는 그녀가 나왔다는 건 내 이목을 끌어 보겠다는 것.
소리 때문에 괴로운지 통신구 너머에서 들리는 리렌센의 목소리에도 불쾌감이 서려 있다.
“……거참, 시끄러운데 아렐 당신 측 인원 중 누가 좀 가서 항의라도 해 주시지 않을래요?”
“미안한데 우리 측은 다들 바빠서 항의하러 갈 여유도 없는 듯싶은데.”
그나마 내성이 있는 전생자들은 지금 따로 움직이느라 바쁜 모양이다.
그렇다고 놔두자니 소리 때문에 병사들이 제대로 움직이질 못한다.
이게 이쪽의 신경을 거스르는 의도라면 ‘아주 잘했어요’ 하고 면상을 바다에 처박아 주고 싶다.
하지만 그것뿐은 아닌 거 같았다.
소리는 무시하라고 지시하려 했지만, 곧 의도를 알았다.
“잠깐! 지금 이 소리 차단을!”
그때 소리가 울리는 방향이 무슨 영문에서인지 사방에서 울리는가 싶더니 겹쳐졌다.
쿠우우우우웅!
그 순간, 막대한 충격이 일대를 휩쓸었다.
“……미치겠네. 소리만으로 주술을 발동시키는 진을 그린다고?”
일부러 거슬리는 소리로 교란하며 시선을 끈다.
동시에 사방으로 퍼지는 소리의 파장을 물체에 부딪히는 반사각까지 이용해 보이지 않는 술식을 그렸다는 뜻이 된다.
덕분에 아슬아슬하던 군함 한 대가 결국 침몰했다.
이로써 남은 건 세 대.
진짜 곤란하다.
“할 수 없네요. 그럼 저라도 가서……
아무래도 리렌센은 결국 함대 지휘를 포기하고 자기가 나갈 생각이었는지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그 소리가 끊겼다.
“뭐라는 거야? 갈 거면 가고, 말거면…… 내가 뭐라도……
“그가 도착한 김에 대신 가겠다네요. 당신한텐 그렇게 전해 달라는데 요?”
“뭐? 누가? 누가와?”
그때 리렌센 측의 배에서 누군가가 뛰쳐나오더니 그대로 경공으로 허공을 내달리며 루멜시타사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는 신속하게 루멜시타사의 측면을 기습하여 그녀가 아닌 그녀가 들고 있던 도구를 손날로 내리쳐 때려 부쉈다.
그 검은 머리의 사내를 확인하고는 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웬?! 쟤 있었어?”
나는 쉔이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직 회복하지 못했구나 싶어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 막 도착한 모양이에요. 막 저희 측 배에 착지해서는 그대로 ‘내가 가겠소’라고 하더니 뛰쳐나갔네요. 그 전에 그가 오는 건 알던 거 아니었어요?”
“나도 몰랐어.”
듣자 하니 꽤 급하게 달려온 모양이다.
내 쪽에 말할 여유도 없던 모양이고.
“……저거, 그한테만 맡길 셈이에요? 지금이라도 저라도 가서.”
“아니, 쟤 걱정하지 말고 맡겨.”
매정한 소리라 비난해도 할 말은 없다.
“더는 인원 할애할 여유 없어.”
인력은 귀중하다.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니까.
저 미친 핑크 머리에 두 명이나 쏟아부을 수는 없다.
“대신 리렌센 넌 준비나 해. 할 일생겼으니까.”
“어쩌시려 고요?”
“어쩌고 자시고 이렇게 사이좋게 포격질이나 하다가는 못 뚫어.”
리렌센은 통신구 너머에서 잠시 조용히 침묵했다.
반론하기 어려운 거겠지.
대신 조심스레 묻는다.
“. 그럼?”
“지금부터 쉔 빼고 함대 지휘할 녀석들 각각 한 명씩만 남기고 다 내 배로 불러와.”
내가 탄 배에는 우선 전생자들만 남기고 나머지 병력은 다른 군함으로 보내고자 했다.
슬슬 땅을 밟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흙발로 막 저 앞을 짓이겨 주고 싶거든.
“5분 내로 상륙할 거다.”
“?????? 5 분?”
일단 시키는 대로 전생자들을 데리고 합류한 리렌센은 직접 내 얼굴을 보자마자 의아한 듯한 소릴 들려주었다.
“제가 5분이라 들은 거 같은데……
잘못 들은 거겠죠?”
“잘못 들은 거 아냐.”
“……50분이 아니고요?”
그 마음은 이해한다.
내가 정말로 50분이라고 해도 믿지 않았겠지.
정공법으로는 저들의 도시에 상륙하기에는 50분은커녕 다섯 시간도 준수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저들의 수비는 견고하다.
그리고 성가시다.
“다시 말할게. 5분이야.”
무조건 5분이다.
그 이상은 걸리지 않을 것이다.
“……왠지 고생할 예감이 드는데.
지금이라도 저는 함대 담당으로 바꿔 주시면 안 되나요?”
넬리가 고개를 저으며 슬쩍 바다 쪽을 보는 척한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린다.
함대를 담당하는 전생자가 거절한 모양이다.
하긴 나 같아도 안 가.
“고생은 지금부터 해야지.”
돌입은 고생도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모였으면서 무슨 헛소리인가.
“그리고 좋든, 싫든 5분 이내에 가야 해. 지금 놓치면 기회 없을 거다.”
“그게 무슨……?”
그 의미를 묻던 전생자가 숨을 삼켰다.
내가 설명해 줄 것도 없다.
바로 저들의 방어 수단 두 번째가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그것도 하늘에서.
하늘 위 구름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낸 배 형태의 비행 물체가 수백척이 내려온다.
“……비공정인가요.”
리렌센이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어쩐지 분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처구니없어 하는 거 같기도 했다.
뭐, 전부겠지.
나도 지금 비슷한 심정이거든.
살다 살다 저런 거까지 만들어 놨나.
아무리 그래도 지나치다.
“……그러고 보니 이쪽에는 아직 비공정까지 연구되지 않은 거였던가? 난 안 했는데, 한 사람?”
아무도 손들지 않는다. 칫.
“시도는 해 봤는데 역시 필요 이상으로 간섭하지 않으면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별 메리트도 없고.”
“그렇긴 하지.”
나도 그래서 비공정은 계획에 넣지 않았긴 했다.
만들면 여러 가지로 편하기는 하겠지.
그렇지만 비용이나 효율을 따지면 전쟁 한 번에 쓰자고 저런 걸 만드는 건 적자다.
언젠가는 만들 날이야 오겠지만 그건 못해도 40년 정도 뒤라고 생각하고 아예 미뤄 둔 상황이지.
그래서 나 역시 자발적으로 연구를 위한 지원 외에는 필요 이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
차라리 열차가 아직은 더 효율적으로 먹히거든.
“하지만 저쪽은 그런 사정 생각할만큼 배려심이 넘치진 않나 보군.”
그저 나는 선구자 코스프레를 하고 싶다기보단 적당히 배부르게 꿀 뻘고 싶었을 뿐.
하지만 쟤네들은 아니지.
거리낌이 없으니 아낌없이 자기네들의 지식을 푼다.
진짜 양심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5분이라고 했군요…… 예상한 건가요?”
“우리 머리 위에 날아다니는 쓰레기가 나타날 거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니지만 뭔가 추가로 내보낼 건 상식이니까;
이걸로 돌파는 더욱 쉽지 않게 되었다.
저 비공정이 일정 이하의 고도로 내려오면 우리 측의 함대로도 비벼보긴 어려울 테니까.
결국, 반대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전생자들은 나를 돌아보며 5분 내로 뚫고 갈 방법을 채근했다.
“……그래서 어떻게 갈 겁니까?”
“기다려 봐. 설명할 시간도 없고.
곧 출발할 거야.”
“출발하다니…… 읏?!”
아연해하던 녀석들이 움찔 놀랐다-배 전체에서 쿵! 하고 무겁게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걱정하지 마. 이거 다시 시동좀 걸려는 거니까. 출력 설정 좀 손대야 하거든.”
“시동이 라니……
“있잖아? 이번에 제법 새삼 깨달은 게 있거든.”
나는 슬쩍 내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딴소리를 하며 벨트를 맸다.
이때까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전 생자들의 안색만이 흙빛이 되어 간다.
이제야 눈치를 챈 것이다.
“아무리 잘 길을 막고 있어도. 그냥 있는 힘껏 밀어붙이면 결국 무너지더라고.”
밀어서 안 된다?
그건 네 힘이 부족할 뿐이다.
끝까지 밀면 문은 부서져서라도 열린다.
좋은 진리다.
“……빨리 말해요!”
“자리! 잡을 데라도 빨리!”
“젠장!”
“저 망할 개자식.”
그제야 다들 급히 잡을 곳과 몸을 고정할 곳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눈치가 빨라서 다행이야.
나는 싱긋 웃고.
……조금 전 욕설한 놈은 기억해 두기로 했다.
뭐, 일단은 기세 좋게 출발해야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그대로 뒤집었다.
“방어? 훗, 꺼지라고 해.”
계속 사이좋게 함대전을 벌일 생각은 없다.
“간다.”
아켄에게 별도로 내가 탄 군함에만 달아 두라 했던 별개의 장치.
그것은 뭐, 대단한 건 아니다.
그저 대량의 추진 장치일 뿐.
마나 엔진을 몇 개나 엮여서 그 출력을 전부 추진력에만 쓴다.
가동하면 5분도 못 버티고 망가지겠지만.
그 5분이면 충분히 도달할 것이다.
배가 점차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상승한다.
동시에 퍼퍼퍼퍼펑! 계속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기뢰인가?
상관없다.
뚫려도 침수되기 전에 먼저 날아갈 테니까.
“꽉 잡아라.”
내가 경고하기 무섭게 배는 급가속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