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109)
– 외전 109화
외전 109화
방침을 바꾼 내 명령이 떨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바로 가장 가까이서 덤벼드는 인간이 휘두르는 검을 피했다.
“ 뭣?!”
경악하는 그의 팔목을 붙잡고 바로 무릎을 쳐올려 강타.
퍼억!
“커헉!”
나름 방어구를 두른 것 같지만 손쉽게 깨지고 그가 검붉은 피를 토해낸다.
괜찮다. 죽지는 않았다. 나는 바로 축 늘어진 그 인간을 대충 공간을 열고 그 속에 휙 던졌다.
바닥에 내팽개쳐 두면 정말로 죽을 테니까.
“자. 이런 식으로 반격해. 상처하나 남기지 않는 방식은 포기한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신수들의 행동이 변화한다.
방어 일변이던 녀석들이 더욱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인간들에게 반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단, 죽이지는 마라.”
내가 이번 싸움을 앞두고 내건 강령이 있다.
누구도 죽이지 마라.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 자! 신수들이여!”
나는 거듭 인간들을 때려눕혀 그들을 피투성이로 만들어 던지며 외쳤다.
“인간 포획 시작이다!”
말 그대로.
인간을 철저하게 때려눕히고 의식을 빼앗아 포획하라.
“인간들을 쓰러트려 마구잡이로 수거해! 봐주지 마라!”
가만 생각해 보는데 이거 정말로 악당이나 할 법한 소리가 아닐까.
……뭐, 결과만 나오면 장땡이지만.
“가차 없이 인간들을 쓰러트려라! 단 죽이지 말고!”
물론 경우에 따라서지만 어디까지나 최악의 경우다.
적어도 지금의 상황은 내가 판단하는 대로라면 충분히 불살을 지시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
바로 신수들의 기세가 돌변하며 반격 혹은 도리어 물러나는 인간들을 상대로 역공을 가하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악? !”
“물러나라! 놈들과 정면으로 싸우면…… 큭!”
“어딜 튀려고.”
남의 집에 놀러 왔으면 저녁까지 먹고 돌아가야 하는 법이지? 오구오구.
후퇴를 하려던 녀석들의 전열에 내가 직접 뛰어들어 끊어 버렸다.
나름 다져진 실력과 함정으로 대비한 모양이나 그것은 내가 직접 깨어 버린다.
내가 공격을 내리치자 대량의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충격과 파편이 비산한다.
그사이에 뒤섞여 나뒹구는 인간들.
“어이쿠…… 위험하지.”
기절한 채로 떨어지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나는 황급히 허공을 뛰며 그들을 회수하여 수용 공간에 던져 넣었다.
괜찮다. 어지간한 중상도 거기 대기하고 있는 부하들에게 치료하도록 시켰으니까. 방법도 가르쳐 놓았고.
“덤비는 인간은 전부 포획한다.”
그들의 수도 무한하지는 못하다.
얼마나 있는지는 불명이나 싸울 때마다 족족 나포해 버리면 언젠가 한계가 오겠지.
특히나 신수와 싸울 만한 움직임을 펼칠 인간은 귀중할 터.
“자. 얼마나 버티려나.”
아마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내가 반대의 입장이라면 초조할 테니.
신수도 정벌한 나다.
인간의 정벌? 그건 이미 다른 세계에서 몇 번이나 해 봐서 질렸거든.
“유감스럽게도 내 전문 분야는 저 새하얀 덩치가 아니라 인간이거든.”
이래 봬도 자칭 인류학 전공이다.
프로입니다.
그렇게 나는 공격해 오는 인간들을 죄다 포획하게 시켰다.
덤벼 온다고? 그럼 그 근원인 싸울 수 있는 병사들을 전부 붙잡아 못 싸우게 하면 되는 셈!
병사들이 전멸한 건가…….
인간 측의 우두머리 멜은 동포들에게서 아무런 소식이 돌아오지 않자 곧 그것을 확신하며 이를 악물었다.
틀림없이 희생은 감안했다.
그것이 실패했다.
“……역시 괴물은 괴물인가.”
말로는 우호니 뭐니 하면서 결국 싸움이 벌어지자 이렇다.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줄이야.
“……어떻게 하겠습니까?”
“상관없다! 아직 무기도 방법도 남아 있다! 우리들의 복수가 이 정도로 끊어질 거라 생각하지 마라!”
그는 동포들의 불안을 끓어 버리려는 듯 거칠게 일갈하며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말했다.
“반드시 놈들을 멸종시킨다.”
끊임없이 그 말을 중얼거리며 무엇보다 본인이 주저하지 않으려는 듯 그는 이를 갈았다.
마치 인간이면서도 누구보다 이 성이 없는 짐승처럼.
그 후에도 몇 차례나 인간들의 공격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무찌르고 나포한다.
“……돌아간 녀석이 없으니 아마 너희가 죽었다고 여기고 있겠지.”
공격이 반복될 때마다. 인간들의 움직임에 분노와 필사적인 감정이 느껴지기에 확신할 수 있다.
차라리 한 사람 정도는 돌아가게 해 줄 것 그랬나? 조금 고민이 되긴 했지만 뭐, 별 차이는 없으리라.
“자? 그러 몸 상태는 좋아졌겠지?”
내가 묻자 수감소에 갇힌 인간들이 잔뜩 경계한 채로 내 쪽을 노려본다.
수감소라 하지만 감옥보다는 대기실 같은 느낌이다. 침대도 사람 수에 맞춰 주고 나름 밥도 제때제때 준다.
“너무 무섭게 보지 말라고. 기껏 건진 목숨이잖아?”
“……무슨 생각으로 일부러 살린 거냐.”
결사적인 눈빛.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라도 결말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눈이다.
그런 각오를 나무랄 생각은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다소 별로다.
목숨은 소중하지.
“딱히 인질극을 벌이지도 않아.
너희에 관해 저쪽에는 조금도 말하지 않은 건 알잖아?”
이미 나중에 잡힌 놈들끼리도 정보를 주고받았을 테니 대략적인 상황을 알 터.
그렇기에 그들 스스로도 의아할 것이다.
“무슨 속셈이지? 우린 네놈들을 없애려 했다. 그런데 왜……
“그 이유에 관해서는 이미 들었고 솔직히 지금의 지경에 이른 것도 어쩔 수 없다는 것까지 인정하마.”
사고라고 말해도 납득하지 못하겠지.
“말했지만 너희의 분노는 인정해.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잡아 놓은 것이고.”
원한을 사는 입장인데도 죽이지 않는다.
반대라면 내가 신수를 전부 없애버렸을 테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우릴 설득이라도 하고 싶다는 건가?”
“바로 그거야!”
정답이랍니다.
짝짝짝 손뼉을 치지만 당연히 호응해 줄 리가 없다. 시무룩.
“당연히 포로를 잡았으면 회유를 해야지? 아? 걱정 마. 이번에는 고문 같은 건 없으니까.”
딱히 이곳에 눈치 볼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인도적인기준을 준수한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선 오히려 더욱 불안하게 들리는 모양이다. 그것도 이해한다.
“회유라니…… 우리가 불 거라 생각하나?”
“아니, 그쪽 회유 말고. 다른 쪽 회유.”
“ 흐음?”
“너희에게 한 가지 보여 줄 게 있다. ……전부 따라 나오라고 하면 불안하겠지. 자 누가 나올 테냐.”
내가 진지하게 말하자 잠시 웅성거리던 이들 중에 한 사내가 나섰다.
방금 전에도 내게 대꾸하던 그녀석이다.
“내가 가지……
이미 죽음은 각오했다는 눈. 아니 그러니까 아무 짓도 안 한다니까. 정말로 섭섭하네.
정말로 불신과 공포가 극에 달해 있다.
확실히 이래서는 그놈이 말한 것처럼 협의점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몰라.
그러니 더욱 필요하다.
“자네. 이름은?”
“필…… 이라고 부른다.”
“필. 그럼 아무튼 이 친구는 빌려 갈 테니까. 아니, 걱정 안 해도 제대로 돌려보내 줄 거거든?”
확 살까지 찌워서 돌려보낼까 보다. 포동포동!
불신의 시선을 잔뜩 보내는 그 필이라는 친구를 데리고는 나는 어떤 곳으로 향했다.
“자? 기분 풀라고. 말했다시피 딱히 불길한 소린 안 해. 오히려 너희에게 있어서 더욱 절실한 이야기가 될 테지만.”
“……무슨 소릴 해도 현혹될 리 없다.”
“고집부리긴.”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녀석을 데리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지상. ……음?”
녀석은 올라가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아까는 싸움만 하느라 우리들의 도시를 제대로 파악하지는 않았겠지.”
“이곳이 네놈들의……
그가 어딘가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 아마 이들의 생활 환경은 꽤나 열악하리라.
반면 이곳은 어떨까.
거주지가 번듯이 세워지고 각종 물자를 만들기 위한 시설이나 환경이 제대로 가동하고 있다.
“어째서 네놈들은…… 네놈들만이 이런 곳에서……
“일단 말해 두지만 이건 내가 시킨 거고 딱히 이 녀석들만이 옛날부터 이런 환경을 누린 건 아냐.”
“그리고 한 가지 더. 여기 지상이다? 뭔가 눈치챈 게 없나?”
“무슨 헛소리를…… 흠?”
퉁명스럽게 대꾸하던 필이 입을 다물고 무언가 깊게 궁리한다. 그제야 위화감을 안 것이다.
아마 그뿐만 아니라 붙잡혀 있는 인간들도 깨닫지 못한 사실.
“……어떻게 내가 살아 있지? 어째서 멀쩡히 숨을 쉴 수 있는 거지?”
인간들이 신수들을 몰아내야겠다고 피눈물을 머금고 다짐한 이유.
그것은 바로 신수의 정화의 성질 때문이다.
지나친 정화의 기운 때문에 생물도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린 것.
바깥에 올라온 이들은 그 신수의 기운과 상반되는 광물을 지니고 있다.
당연히 그건 내가 전부 압수했다.
그럼에도 지금 이들은 살아 있다. 오히려 영양 상태도 좋아지고 잘 먹고 있지.
“역시 공포 때문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나 보군.”
“어떻게 된 거지?”
그 원인은 내게 있다고 생각한 거겠지. 정답이기도 하고.
“그 뒤에 조금 개량했거든.”
“개?????? 량?”
신수와 인간은 공생할 수 없다.
다른 세계와 달리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다는 모양이다.
그래서 뭐?
나는 반대로 비웃어 줬지.
“정화의 기운을 중화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거든.”
그 방법을 고안하여 내가 통솔하는 녀석들에게 전부 적용시켰다.
의아해하는 무리들에게는 사정을 설명했다.
녀석들은 다른 생물에게 무관심 하지만 그렇다고 어찌되어도 좋다고 여기지 않는다.
태생이 평화주의자인 녀석들이다.
오히려 안타까움에 훌쩍이는 개체도 있었지. 참으로 어련하시겠어.
무작정 동정을 사는 것도 내키지 않는지 인상을 찌푸리던 필은 곧 뭔가 복잡한 눈매를 하며 다시 주변을 보았다.
“……이렇게 간단히 된단 말인가?”
“무슨 소릴, 간단하지 않아.”
쉽다고 하면 모욕이다. 어디까지나 경험이 있고 나라는 특별한 존재가 개입했기에 가능한 일.
“너희의 결단은 틀리지 않아.”
그렇기에 그것을 먼저 말해야 했다.
그들은 생존을 걸고 신수라는 무리를 적으로 규정하고 투쟁을 벌였다. 살기 위한 선택이 틀릴 리가 있냐.
“너희의 선택은 옳아. 하지만 이런 방법도 옳은 거야.”
“뭐, 그렇기에 너희의 싸움을 받아 주되 가능한 포획하여 수감해 두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거지.”
우선은 그들의 분노를 받으며 설득을 할 기간을 엿봐야 했다.
그리고 지금이다.
“내 목적은 이 별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거야. 인간이건 다른 녀석 이건 상관없이 지낼 수 있는 문명을 주마.”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편하게 산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욕심.
그것을 들은 필은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의 그는 설사 무기가 근처에 있다 해도 그걸 들고 내게 휘두르지 못한다.
이것을 보고 깨달았을 테니까.
또 하나의 방법.
“신수들로 인해 이 별이 망했다면 그걸 다시 우리의 손으로 고쳐 주지.”
“……회유란 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이었나.”
다행히 그 답에 이르렀다.
싸우지 않아도 생존이 보장된다면? 하물며 더 나은 환경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머리가 아프겠지.
한 번 세운 결심이 무너지면 어지러울 것이다.
“다른 인간들에게도 이걸 보여주고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 그러니 네가 먼저 이야기해 주어서 분위기를 진정시켰으면 해.”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필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면 지금 본 것을 외면하고 다시 돌아가 죽어라 싸우자고 제창할 텐가?”
그렇다면 나는 그를 다시 바깥으로 돌려보내 줄 것이다.
그 정도까지 원한이 사무쳤다면 더는 손을 쓸 도리가 없다.
얻어맞으면서 언제까지고 평화를 제창할 정도로 느긋한 인생을 살았던 기억은 없다.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사정을 감안한 것. 이것도 글렀다면 그다음은 봐주지 않는다.
나는 어디까지나 지금의 내 입장에만 충실하니까.
그게 내 방침.
‘뭐, 그 지경까지 갈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그의 표정을 보면 간단히 읽어낼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모두가 그놈과는 같지 않다는 건가……
증오에도 깊이가 있다.
무엇 때문인지까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적어도 타협의 선이 없는 건 그놈뿐이라는 거겠지.
‘우선은 이놈을 포함해 붙잡은 인간들을 설득하고…… 정보를 얻는다……. 그다음.’
할 일은 이제 하나.
‘결판을 지어야지.’
이 별의 진정한 환경을 재정립할 싸움을…….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