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79)
– 외전 79화
외전 79화
크레셀의 지적대로다.
어째서 그런 괴물이 이 땅에 나타났는가. 당연히 그 원인은 별개로 존재한다.
“어떻게! 어떻게 그 야만스러운 놈들이! 내가 소환한 존재를! 대체 어떻게 에에에 에에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하는 자가 있다.
검은 로브와 그리고 불길한 기운과 악취를 풍기는 사내.
세간에는 그를 두고 이리 일컫겠지.
“……흑마법사.”
“윽!”
갑자기 들린 가느다란 목소리에 그 흑마법사가 움찔거리며 몸을 돌리자 그곳에는 조금 전 전투로 엉망이 된 몰골 그대로인 헤티아가 입구를 막아선 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네가 저지른 거구나?”
헤티아는 이미 전말 따위는 알고 있다는 듯 냉담하게 그 흑마법사를 노려보았다.
대략적인 논리는 크레셀에게 한 차례 추론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지적대로 이곳에 범인이 있으니 틀리지는 않았겠지.
[그 괴생물은 평범한 자연 현상으로 생겨난 놈은 아니니까.]그리고 원인은 이곳에 있다.
“……네년은.”
혹마법사는 헤티아를 노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시야에 검은 마나가 집중되는 것이 아마 상대의 본질을 훑어보는 모종의 술식을 쓰는 것이리라.
“불쾌해……
“그렇군…… 페셀 고 녀석이 손댄…… 실험체인 거냐.”
“……무슨 말이야?”
그러나 흑마법사는 썩 대답할 마음은 없어 보였다.
아마 그녀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겠지.
뭐, 헤티아도 이제 와서 그런 것 따위에 썩 관심은 없다.
사실 헤티아의 태생에 관해서 이미 크레셀에게 몇 번 추측은 들었다.
혼란스럽긴 해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한 뒤였다.
하지만 분노는 있다.
“기억해. 너도 그 검은 옷들이지‘?”
“흥…… 더러운 실험체 주제에.
……하지만 그런 네년 따위가 감히 내 실험을 방해했다는 거냐.”
오히려 흑마법사는 적반하장으로 헤티아를 향해 적의를 표했다.
[기가 찰 일이군. 실험이라……잘도 그런 수준 낮은 소리를 말하는군.]
나름 마법에 조예가 있다고 자부하는 크레셀로서는 절로 조소가 나오는 말이다.
실험이라고 해 봐야 그 괴생물은 아마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여 나왔을 것이다.
아마 본래의 취지와도 다르겠지.
[분명 이대로 계속하여도 저런 애송이 따위가 그걸 제어할 수 있을 리 없지. 쯧.]그러나 저 흑마법사는 그런 부끄러움조차도 모르는 듯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는 쓸데없는 분노를 터트린다.
“심연의 숭고함도 모르는 것 따위가 지껄이는구나!”
“……알 게 뭐야.”
당연히 헤티아로서는 관심도 없는 일이겠지.
“좋다. 이 손해는 네년과 다른 하등한 것의 피와 심장으로 대신……
커헉!”
무언가 잔뜩 지껄이던 혹마법사가 검붉은 덩어리를 토해내며 비틀거렸다.
그의 가슴에 몇 발이나 되는 화살이 박혔다.
이런 실내인데도 정확하게 날아와 그의 급소를 노렸다.
“잘 맞았어.”
헤티아가 손을 까닥이자 근처에 은신해 있던 엘프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녀 혼자 찾아왔을 리 없다.
그때 헤티아는 이종족들에게 크레셀에게 들은 것을 적당히 알려 주었고 그들도 기꺼이 원흉을 찾는데 동의했다.
“……흑마법사.”
“저렇게 불길한 기운을 가진 자따위가 잠복해 있다니.”
“어쨌든 저놈이란 말이지?”
“용서하지 않겠다.”
이종족들은 누구나 예외라고 할것 없이 그 흑마법사를 향해 분노에 찬 시선을 보냈다.
제아무리 그라도 동요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그 흑마법사는 크레셀의 말을 빌리면 삼류.
결코, 그들의 분노를 당해 낼 수 없을 테니까.
“큭…… 이 짐승 따위가……
“호오? 잘도 지껄이는군.”
“쓸데없이 짖어대는 저놈이 더욱 짐승이 아닌가?”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이종족 전사들은 흉흉한 웃음을 흘리며 각자 무기를 쥐어 들고는 그 흑마법사를 향해 접근했다.
“……응. 저래서야 내가 할 것도 없겠네.”
자신이 할 일도 없을 것 같다.
헤티아는 그리 중얼거리며 슬쩍 그 자의 말로는 지켜보았다.
[뭐, 저것이 인과응보라는 거겠지……. 어리석은 놈.]크레셀은 그 애송이에게 동정할 가치도 없다는 듯 차갑게 혼잣말을 했고.
그날 헤티아는 이것만은 철저히 보았을 것이다.
자고로 악행에 손을 댄 자가 어떤 말로는 보는지를…….
가장 특등석에서 보았을 테니까.
세세한 뒤처리는 각 이종족의 수장들이 맡으리라.
할 일을 끝낸 헤티아는 약속대로 드워프의 수장 베핀딜에게서 원하는 것을 받아낼 수 있었다.
“자. 받게나.”
드워프의 영토에서 활동을 증명하는 신분증.
이것만 있으면 이제 여기로 드나 드는 건 자유롭다.
“확실히 받았어.”
본래부터 그녀의 목적은 당장 머물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
“일단 확인차 묻겠는데. 다른 녀석들도 줬다지?”
“아…… 들었어?”
“종족의 우두머리의 역할을 얕보지 마라.”
본래 헤티아가 요구한 건 드워프의 거점에서 지낼 권리뿐이었지만, 의외였던 건 이후 어떻게 그 약속을 들었는지 다른 종족들도 같은 것을 주었다.
그들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는 허가의 증표.
이제 헤티아가 각 종족들의 영지를 오가도 누구도 무어라 할 수 없다.
‘본심은 자기네들 영역에 포섭하려는 거겠지만.’
켄타우로스나 미노타우로스의 숲에서도 혹은 하피들의 둥지에서도 이후 헤티아를 포섭하려 하겠지.
지금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테지?”
“……당분간 여기저기 돌아다닐까 해.”
헤티아는 고민 후 결정을 내렸다.
본래는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을 원했지만 다소 생각이 달라졌다.
“다른 종족들이 있는 곳에도 전부 가 볼까 싶어.”
“……그래, 차라리 자네가 오가며 그들의 의견을 전해 준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번 일로 인해 그들은 다른 이 종족들과 연합하는 방식을 선택지에 두는 게 어떤가 고민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만일을 위한 협력 체계를 약속하는 건 어떨까 싶었고 불만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 떠돌이 소녀는 그들의 의견을 전해 주는 역할을 할지 모르지.
그리고 여차하면 그때도 그들의 앞으로 나서서 지휘해 주길 바랄지도 모른다.
“뭐, 자네가 어디에 머물지는 천천히 생각해 보게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조언해 주고 싶군.”
종족을 떠나서 어른으로서 하는 조언이다.
“응.”
헤티아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가장 먼저 어디로 갈 텐가?”
“우선은 엘프들의 숲으로 가 볼까 생각 중이야.”
“……그러고 보니 그 놈들도 자네를 초대했었지. 고지식한 놈들치고는 별일이군.”
아무쪼록 조심해라. 베핀딜은 그리 충고를 해 주었고 헤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자리를 뒤로하고 물러났다.
헤티아가 떠나고 난 뒤.
베핀딜은 가만히 양피지 하나를 집어 확인했다.
그 전투에 참전한 그의 아들이 올린 보고서.
“뭐가 조금만 참견했을 뿐이냐.
홍.”
사실상 저 애송이 혼자서 모든 종족을 휘어잡은 것이 아닌가.
어느 한쪽에 치중하지 않은 평등한 지휘.
만약 자신이 그곳에 있었다면 같은 판단을 했을까?
……어림도 없었겠지.
어디까지나 드워프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발언을 했을 터.
평등하게 지시할 생각 따윈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과거에는…… 우리들은 때때로 협력했다고 했던가.”
무엇보다 한때 이종족들의 무리는 지금처럼 확실하게 갈라진 것이 아닌 좀 더 긴밀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고 하지.
헤티아는 그 과거보다 더욱 긴밀한 형태를 바란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 모양이다…….
저 애송이는 과연 그 의미를 이해할까?
“뭐…… 단순한 어린애의 바람일지 아닐지 그건 나도 모르겠군.”
어쨌든 그때가 되면 알겠지. 그는 우선 그 맹랑한 애송이를 기억해 두기로 했다.
아직은 그뿐인 일이니까.
행여나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도 아직은 먼 일이리라.
헤티아에게서 거기까지 들었다.
“하여튼 그런 일이 있었고…… 결국 그 창은 그때 썼던 것과 그 괴물의 시체를 깎아 만든 것이니라.”
“승리를 기념한 기념품 같은 건가?”
이후 시간이 지난 뒤에는 나름의 그녀의 업적이라고 그것을 기리기 위해 남겨 둔 것이겠지.
결국, 추억의 물건이라는 셈.
“흐음…… 과연 그런 건가.”
“너무 만지지는 말거라. 아끼는 거니.”
[하하핫! 그 말을 하는 걸 보니 헤티아 녀석도 꽤 나이를 먹었……크악!]
아무래도 나이 이야기는 금기인 모양인지라 헤티아가 크레셀을 힘껏 집어 던진다.
잘 날아가는군요.
뭐, 나름의 그들의 의사소통 법이겠지. 하루아침에 이뤄진 관계는 아닐 테니까.
“그래서 그 뒤에 바로 지금의 연합 형태를 이룬 건 아니지?”
“음…… 그 뒤에 시간이 걸렸지.”
헤티아는 씁쓸한 목소리로 자신의 고생담을 열거했다.
이종족들의 구역을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면서 한 고생이라던가. 그밖에도 겪어 온 일들을.
“처음에는 어디를 가도 시끄러웠느니 라.”
각 종족끼리의 대립도 겪어 보았다. 단순히 먼발치서 지켜보는 게 아니라 직접 휘말리기도 했다.
또는 싸우는 상대가 인간이기도 했다.
특히 인간 지상주의에 찌든 인간들을 내쫓는 것은 그녀로서도 씁쓸한 일이라나.
“확실한 협력이 필요하다 여긴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그 인간들 때문이었느니라……
물론 헤티아가 본격적으로 이종족들을 통일하고 그들의 대표 행세를 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그보다도 한참은 지난 뒤였던 모양이고.
헤티아는 그들이 마음에 들었고 보다 같이 어울려 살아가기를 바랐나 보다.
그렇기에 직접 그들을 통합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헤티아 저 녀석이 어울리지도 않는 말투로 근엄한 척한 것도 그때쯤이었나…… 내 취급도 험해졌고. 처음에는 묘한 시기가 왔나 싶었다.]“시끄럽다. 이 망할 해골. 어쨌든 그리 짧지도 길다고도 할 수 없는 나날이었지……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았느니라.”
[뭐야. 너 이제 와서 그때가 그리운 거냐?]“그런 뜻은 아니니라. 뭐…… 어쨌든 지금이 더욱 중요하니 옛일을 돌아볼 여유 따윈 없느니라.”
“흐음…… 그런 건가……
“뭐냐.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아렐 에르네시아?”
“아니, 뭐, 당연히 나도 나름 겪어 본 거니까. 뭐…… 옛날 옛적의 일이겠지만.”
비슷한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회상하자면 그야말로 기억 밑바닥에 묻힌 것을 꺼내야 하리라. 지금은 굳이 그럴 이유도 없고.
나는 적당히 고개만 끄덕이며 그 창의 표면을 슬쩍 만져 보았다.
“그런데 아렐 에르네시아? 왜 계속 그 창을 만지작거리는 것이냐?”
“그냥 왠지 이 창이 좀…… 눈에 띄어서.”
“그런 것이냐?”
딱히 이상할 건 없다는 듯 그녀는 굳이 묻지 않았다.
다만 내 눈치를 보며 해골 하나가 침묵하고 있을 뿐…….
나는 입을 다문 채 크레셀에게 전음을 보냈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뭘 묻고 싶은 건가 형씨.)
(헤티아는 그 괴물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이던데. 그 뒤에도 가르쳐 주지 않은 거야?)
(가르쳐 줄 필요도 없었지.)
딱히 그 뒤에 그 괴물과 비슷한 종과 조우한 것도 아니다.
(……그럼 역시 너는 알아보았다는 것이군.)
나는 예의 창을 노려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 새하얀 광택 너머로 느껴지는 참으로 묘한 기운.
그러나 낯이 익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어지간하면 감지할 리 없는 기운이라고 생각했지.
착각이겠거니 싶었지만 헤티아의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크레셀의 어색한 반응을 보고 확신했다.
크레셀은 그 괴물의 정체를 언급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것 같으니까.
(……이 세상에 존재할 리 없고.
……존재하더라도 이질적일 정도로 신성한 생물이라…….)
과한 신성함은 맹독이나 마찬가지.
그렇기에 모를 리 없다.
(세계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로 부르는 모양이지만…… 형씨가 아는 대로 설명하자면.)
(……신수의 일종.)
단순한 몬스터도 짐승도. 지적 생명체라고도 할 수 없는 이질적인 존재를 일컫는 단어.
신수.
세계에서 가장 신성한 짐승이자, 가장 이질적인 존재라고도 일컫는 것들.
나조차도 전부 안다고는 확실히 말할 수 없을 만큼이나 드문 존재다.
그야 본 건 손에 꼽을 정도고 어쩌다가 그들이 있는 세계에 태어나 살아 본 게 전부.
그렇기에 더더욱 몰라볼 리가 없다.
(뭐, 너무 심각하게 보지 말라고 형씨. 그때 그건 그 애송이가 실수로 사고 친 듯싶으니.)
그 뒤에도 별다른 여파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럼 상관없지만.)
(의외로군. 설마 형씨가 이렇게나 껄끄러워하는 태도를 보일 줄이야.)
아마 크레셀도 그 신수라는 것들을 잘 모르는 모양이군. 최소한의지식만 가지고 있는 거겠지.
뭐, 됐다.
그의 말대로 시간이 꽤 지난 일이고 지나치게 넘겨짚는 것도 머리 아픈 짓이니까.
나는 조용히 창을 거치대에 돌려 놓고는 시선을 돌렸다.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