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02
27. 슬슬 완료되는 퀘스트들?
언제까지 늙은 시종장을 부려먹을 순 없다.
상징적으로 시종장 직위를 유지할 순 있어도 실무라도 완전히 맡길 수 있는 이를 만들어야 했다.
몇몇 봐둔 인물이 있었다.
성기사를 꿈꾸는 로웰이나 신성 마법에 재능이 있는 세르핀과 달리 서포터에 집중하는 엘릭.
그렇기에 상황판단이 좋고 전체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시야도 갖췄다.
최근엔 시종들과도 친해졌다는 보고가 들어왔기에 키워볼 생각이 있었으나 그러려면 족히 몇년은 있어야 할 터.
그때 시종장이 에르헨을 밀어준 것이다.
“나쁘지 않군.”
말과 달리 싸늘한 표정을 짓는 알렉시안.
에르헨이 가장 첫번째 행선지로 선택한 곳은 알렉시안의 마음에 쏙 들었다. 다만 그만큼 썩어있었다는 것을 뜻했다.
동부에서도 개판이라 생각했지만, 이곳은 더 했다.
온갖 이권들이 엉켜있는 것을 물론이고, 서로 자신들이 뇌물로 만든 연줄을 이용해 싸우고 있었다. 철도공사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았지만, 열차역 주변의 이권을 중심으로 한 물밑 싸움이 크게 진행 중이었다.
중앙에서도 골치 아팠는지 사업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선이라면 애써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이었다.
“개판이군.”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관리들을 바라보았다.
싸늘한 그의 시선에 다들 침을 꿀꺽 삼켰다.
‘설마 여기로 올까?’
‘이런 작은 도시보다 더 급한 곳 많아.’
이러한 생각을 하던 이들에게 알렉시안의 이번 행보는 굉장히 의외였다.
목표했던 항구의 경로도 아니고 심지어 오는 길이 쉽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에르헨 베버의 결정은 더 효과적이었다.
대놓고 이곳에서 왕처럼 군림하던 관리.
특히 이곳의 유지급 귀족이면서도 고위관리직 시험에 합격한 이같은 경우 중앙의 연줄까지 이용하면서 더더욱 이곳을 자기의 영토마냥 움직였다.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리에게 뇌물을 받았고, 공사비 부풀리기에 합심했다.
한마디로 중앙에 보고된 이권 싸움은 전부 연기였다.
“모두가 한통속이라··· 어이가 없군.”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혀를 찼다.
호의를 베풀면 그것이 권리인 줄 착각하는 이들이 생기고는 한다.
“모두 법대로 처벌하도록.”
“예. 폐하.”
에르헨에 의해 미리와서 대기하고 있던 남부군의 기사들이 일제히 관리들을 데리고 나갔다.
일반 제국민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알렉시안이 고위 관리들이나 귀족들에게 냉혹하게 굴었던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유하게 대해주었던 서민들조차 이번엔 가차없이 처벌했다.
“폐하! 제발 자비를···.”
“짐은 분명 걸리지 말라 하였다. 한데 짐이 직접 이곳의 비리를 보았노라.”
그 말과 함께 싸늘하게 자비를 구걸하는 중년남성을 바라보았다. 아이들까지 데려와 동정심을 유발하였으나 알렉시안의 결정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이런 알렉시안의 결정은 남부로 내려가면서 계속되었다.
‘소소한 금액이라 괜찮을 줄 알았다.’
‘다른 곳도 다 이렇게 하는 줄 알았다.’
이러한 변명을 한다.
하지만 그 소소한 금액을 받고 행한 결과는 국가 입장에선 치명적이다. 한곳만이라면 별 의미없겠지만 남부 곳곳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공사가 지체되면서 생기는 피해액, 그리고 부풀려진 공사금액 등만 혀를 내두를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더 화나는 것은 멸망을 앞두고 이러한 짓을 벌였다는 것이다.
수차례 협조해달라 말하며 남부에서 재앙이 닥칠 것이라 말해왔으나 그들은 조그마한 이득에 취해 알렉시안의 바람을 저버렸다.
그렇기에 그가 느끼는 배신감은 컸다.
“봐 주지 마라. 이는 짐의 명령이니라.”
첫번째로 방문한 마을에서도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다수의 마을 사람들이 엮여있었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봐주지 말라 명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남부의 도시로 끌려가며 마을이 텅텅 비었으나 알렉시안의 결정이 바뀌진 않았다.
이런 결정이 반복되자 그제야 사람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알렉시안이 얼마나 분노했을지를···.
「유령선 목격담 대폭 증가 중. 영역을 확대하는 것 같음.」
「유령군도에서 대규모 유령부대 나타나는 중.」
남부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리는 보고서들이 알렉시안이 도시에 들를 때마다 보고되었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끝까지 에르헨이 찍어놓은 모든 마을을 다 돌았다.
“그대 혼자했나?”
“아니옵니다. 정보부와 감찰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알렉시안의 물음에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에르헨.
본래 시종의 역할은 황제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 황궁 내부의 일에서야 권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밖에선 보통 내무부과 주관했다.
황제의 일정 역시 내무부의 관리가 따라붙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알렉시안은 시종을 지구의 ‘비서’처럼 사용했다.
시종장은 선황시절부터 비밀업무를 많이 했기에 알렉시안의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었다.
그리고 에르헨 역시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시험은 합격이다.”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에르헨을 바라보며 물었다.
“남부의 상황은?”
“아직 공격을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현재 유령군도 주변으로 해군 전부를 끌어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주요 항구들의 대비태세는?”
“남부 사령관이 직접 올린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를 건네주는 에르헨을 보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을 보고서를 읽어내려가던 알렉시안이 나직이 말했다.
“한동안 남부에 있을 것이다.”
남부에 있을 동안 모든 정보는 에르헨을 통해서 듣겠다는 의미.
중앙, 그리고 각 관료들이 올리는 보고서를 중요도에 따라 알렉시안이 여유가 될 때마다 보고하는 것.
그 전권을 맡긴다는 뜻.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차기 시종장이 될 시험을 합격한 에르헨이 고개를 숙이자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듯 어깨를 두드린 알렉시안.
“다음 행선지는?”
“남부 항구이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에르헨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죄를 고발하는 이들이 3배이상 늘었다 하옵니다.”
황제에게 걸리기 전에 자수하면 벌금으로 끝날 수 있는 경범죄자들 같은 경우 죄다 자수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남부 곳곳에서 드러난 범죄들이 늘어났다.
비밀수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늘어난 만큼 이제는 감찰부 자체적으로 해결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
거기에 전쟁이 임박한만큼 이제는 본래의 목적지로 가야 했다.
“가지.”
에르헨의 판단을 믿겠다는 듯 본래의 목적지로 향하는 알렉시안.
마침내 남부의 끝자락에 위치한 항구로 향했다. 그러나 가는내내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만 되어갔다.
‘아쉽네.’
알렉시안이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남부의 모든 열차공사가 완료되기 전에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 이미 일촉즉발의 상황에 다달았음을 알리는 보고서를 받았고, 중간중간 열차역에 들를 때마다 정보부 요원을 통해 유령군도 소속을 접했다.
그 때마다 상황은 심각해져 갔다.
그걸 증명하듯 이미 남부 사령관이 해당 항구에 임시 본부를 설치하고 상주하고 있었다. 모든 보고서를 읽은 알렉시안이 군사항구에 도착하기 전 작은 항구에 잠시 멈춰섰다.
“폐하를 뵙습니다!”
“예는 되었다.”
자신을 맞이하는 남부군의 장교.
“이곳의 상황은 어떻지?”
“해양 몬스터들이 나타나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옵니다.”
“지금도?”
“예. 폐하.”
남부군 장교의 말에 알렉시안이 심각한 표정으로 작은 항구를 바라보았다.
“좀 더 둘러보고 가야겠다.”
“현재 전투 중이라 위험할 것이옵니다.”
“상관없다.”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곧장 마동차를 타고 항구로 이동하는 알렉시안.
상황의 급박함을 알려주는 듯 수 많은 군인들이 배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중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항구 혹은 근처 해역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
그런 알렉시안의 예상이 맞다는 듯, 포성이 들려왔다.
“빛의 영역이 펼쳐졌군.”
서부에서처럼 몇몇 석상들끼리 모여서 빛의 영역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것을 뚫고 들어오려는 해양몬스터들이 보였다.
많은 함선들이 지속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중이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멈춰라.”
알렉시안의 명령에 항구 한쪽에서 차를 멈춰세웠다.
“위험하옵니다.”
근위대장이 걱정스레 말했지만 알렉시안의 눈은 바다에 고정되어 있었다.
“결계는?”
“현재 마광석 부족으로 잠시 해제한 상황이옵니다.”
남부군 장교의 말에 알렉시안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물었다.
“코어는 어딨지?”
“등대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석상들은 설치되어 있나?”
“예.”
북부에서의 소식을 들었는지 모든 코어에 석상을 설치해두었다.
“지금 당장, 가장 가까운 등대부터 가지.”
그 말에 당황하는 남부군 장교.
“에르헨.”
“예. 폐하.”
“그댄 이쪽에 상주하는 정보부 요원을 통해 주변에 급박한 항구들을 전부 알아와.”
“전부 거쳐가실 생각이시옵니까?”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이쪽에 내려온 이유는 단순히 남부의 철도공사 사업의 완료를 축하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북부에서처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내려온 것이었다.
키이이잉!
알렉시안의 압도적인 신성력이 코어를 순식간에 충전하며 결계가 생성되었다.
“다음!”
또 다른 등대를 찾아가 코어를 충전했다. 그렇게 몇개의 코어를 충전하자 구역마다 결계가 만들어지면서 격렬히 전투를 펼치던 병사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어느새 각 결계를 중심으로 배들이 모여 안전구역에서 방어전을 펼쳤다. 알렉시안에 의해 일어난 기적같은 일임을 알게 된 병사들에 의해 배에 설치된 작은 석상들과 코어의 석상이 반응하며 빛의 영역이 펼쳐지며 지친 병사들을 회복시켜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면 결국 알렉시안이 떠난 후 또 다시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남부군의 장교들이 고개를 숙였지만 알렉시안은 고개를 저었다.
“이것으론 부족하다.”
그렇게 말하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병사들에게 잠깐의 휴식이 되어주는 것에 불과하다. 지나가는 병사들만 보아도 피로가 한계에 도달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기에 더 확실한 것이 필요했다. 결심을 마친 알렉시안이 물었다.
“이곳의 중앙 코어는?”
“항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안내해. 그리고 그곳으로 다 쓴 마광석들 전부 모아!”
알렉시안의 명령에 다급하게 움직이는 장교.
얼마 후, 중심부에 위치한 코어에 다 쓴 마광석들이 가득 모였다. 거기에 아직 설치 예정인 코어들까지 모았다.
“다 쓴 마나석들도 가져와!”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코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북부의 코어들을 충전하면서, 그리고 서부에서 일어난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하면서 생각했다.
코어가 아닌 자신이 중심이 되면 좀 더 많은 석상들과 코어들을 연결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신이 보기에 이쪽 항구의 병사들의 피로도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그렇기에 광역 결계를 유지하면서 조금이라도 병사들이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고자 했다.
우우웅!
코어가 알렉시안의 힘에 반응했다.
이대로 그의 힘을 흡수한 코어는 북부처럼 석상을 통해 다른 곳과 연결되어 공명할 것이다.
그러나 알렉시안이 원하는 것은 그 이상의 것.
콱!
광휘의 검을 대지에 박아넣고 그를 중심으로 모인 코어들과 마광석들을 전부 했다.
동시에 그를 핵으로 삼아 하면서 공명을 통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 파장은 다른 석상과 코어들과 연결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좀 더 넓게.’
굳이 연결을 견고하게 할 필요 없었다.
일단은 최대한 넓은 지역을 연결하고 그 후 견고하게 다지는 작업을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석상을 중계기로 삼아 작은 항구 전체에 신성력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건 등대의 코어에 닿으며 항구의 작은 해역을 커버했다.
“남은 마광석 전부 가져와!”
“예!”
알렉시안의 명령에 황급히 달려나가는 에르헨.
얼마 후, 공사에 투입될 예정인 마광석까지 박박 긁어 그의 주변에 쌓아놨다.
‘모자를 줄은 몰랐는데···.’
북부에선 남아돌았던 신성력이 방금 이 한번의 증폭으로 모자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모되고 있었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이제 연결되었으니 소모량은 줄을 터. 그래도 만약을 위해 마광석들의 도움까지 받아 신성마법을 펼치고자 했다.
신의 사자들처럼 높은 수준의 마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초에 기반한 마법들을 쌓아올리는 건 현재의 알렉시안으로도 가능하다.
북부에서 시도해, 서부, 남부를 거쳐 불완전하게나마 완성한 그의 마법.
이 네 개를 중심으로 한 결계를 만든다.
그 위에···
곳곳에 만들어진 빛의 영역을 중심으로 두가지 힘을 더 쌓아올렸다.
전부 기초적인 단어를 조합한 것.
최고등급의 신성마법인 혹은 고위사제의같은 이미지를 그리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러나 여러개를 겹치면서 고위마법에 준하는 마법을 만들어 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부족한 실력을 인정하며 도구의 힘을 빌려 기초마법을 쌓는다.
그 기초마법을 겹겹이 쌓아올려 최상위 마법에 준하는 광역마법을 만드는 것.
아직은 불완전해 보일지 모르는 마법, 하지만 그 마법은 항구 하나를 훌륭하게 커버해주었고, 과로로 당장이라도 쓰러질지 모르는 병사들에게 훌륭한 휴식을 안겨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