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7
6. 범죄와의 전쟁.
그동안 여론을 생각해 끝까지 참고 있던 것이 터져 나왔다.
치안대장을 본 가운데 있던 남자가 불안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를 보며 조용히 손짓하는 알렉시안.
그러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치안대장.
“왜···왜 이러십니까!”
“여론선동죄, 범죄와 결탁 및 사기죄, 불법무기 유통죄로 체포한다.”
“억울합니다!”
억울하다 항변하는 남자.
치안대장에게 격렬히 저항하는 남자와 치안대장을 보며 웅성거리는 이들.
그런 그들을 향해 치안대장이 차분하게 손에 쥔 문서들을 펼쳐 보였다.
“네가 죄를 지었다는 증거다.”
“무슨···.”
“감히 폐하의 선의를 기만하고 마지막까지 선동하려 한 죄.”
그렇게 말하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핑계는 알렉시안을 댔지만 사실상 이 녀석을 제대로 잡아내기 위해 개처럼 구른 것에 대한 분노였다.
치안대장인 자신이 굴러야 할 정도로 직접 진두지휘하며 잡아낸 증거들.
그만큼 이 녀석이 중요했다.
“곱게 나가긴 글렀다고 생각해라.”
그를 시작으로 치안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조작이다!”
“강제로 우리를 잡아가려는 것이다!”
조작을 외치는 이들이 있었지만 이럴 줄 알고 철저하게 준비해왔는지 곧바로 일부 증거를 눈앞에 보여주었다.
“억울하면 가서 외쳐라.”
그렇게 말하면서 강제로 데려가는 이들.
물론 당연히 반항을 했다.
그 과정에 한 미친놈이 단검을 꺼내 들며 저항하다 알렉시안의 근방까지 도달했다는 게 문제였다.
“어···어···.”
당황하는 남자.
그런 그를 싸늘하게 바라보는 알렉시안.
어느새 근위대장의 손에 칼이 뽑혀 나와 남자의 목 앞에 놓여 있었다.
“그만.”
손을 들어 근위대장을 제지한 알렉시안이 나직이 말했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이들이 죄다 이런 이들이라니··· 한심하군.”
그렇게 말하면서 구경하는 구도심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미 설득될 이들은 죄다 설득되어 열심히 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관료들의 도움을 받아 사기 친 자들에게 보상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기도 했다.
한마디로 쭉정이들만 남은 셈.
그런데도 알렉시안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이 순간을 위해서···.
“이것이 짐이 선의로 다가간 결과인가?”
알렉시안의 말에 몇몇 사람들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대부분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다.
허탈한 표정.
억울해 보인 이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줄 알았던 이들이 알고 보니 전부 범죄조직에 사주받은 이들이니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대들에게 선의는 충분히 보여주었다 생각한다. 그러니 이제부턴 짐을 음해하는 세력과 이 제국을 좀 먹는 세력들을 쓸어버리겠다.”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쥐는 알렉시안.
누가 보아도 배신감에 분노한 황제의 모습에 아무도 반발하지 못했다.
“창구는 계속 열어둘 것이다. 매일 올 수는 없겠지만 며칠에 한 번은 이곳에 올 것이다. 그러니 억울한 자들이 있다면 짐에게 오라.”
그 말에 두려움에 떨던 제국민들이 멍하니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배신당한 상황에서도 국민들을 생각하는 황제.
“막지말라. 죄 없는 이들을 다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렸다.
그 모습에 자신들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한 제국민들이 무릎을 꿇었다.
알렉시안이 황궁으로 복귀한 후, 이 상황을 전부 지켜본 기자들이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구도심 사람들에게 실망한 폐하.」
「믿음의 대가가 고작 이런 것이었나? 치안대의 앞길을 막은 이들 다수가 범죄자.」
「치안대장: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앞으로 강경하게 대응할 것.」
구도심 사람들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안전구역에서 지내는 이들은 광장에 뿌려진 신문들을 보고 구도심 사람들에게 분노했으며, 일찍 빠져나온 구도심 사람들마저 욕을 했다.
자신들을 또 한 번 속인 이들에 대한 분노.
그것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범죄조직에 대한 정을 완전히 끊어냈다.
구도심 사람들이 범죄조직을 믿은 이유.
그것이 단순히 돈 때문은 아니었다.
치안대마저 포기한 쓰레기 같은 곳에서 그나마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거대 범죄조직 간에 협정을 통해 치안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가끔이지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전부 자신들을 감추기 위해 이용하거나 돈을 지속적으로 빨아들일 노예가 필요해서였겠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 살아갈 수 있게끔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끝났군.’
황궁으로 돌아온 후 보고를 들은 알렉시안이 미소를 지었다.
이제 범죄조직의 소탕을 막을 어떠한 벽도 없다.
“폐하.”
“들어오게.”
알렉시안의 허락에 근위대장이 다급히 들어왔다.
“수도방위군이 진입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만약을 대비해 치안대 절반이 구도심을 중심으로 포위망을 형성 중입니다.”
“단번에 쓸어버릴 필요 없다. 천천히 하지만 절대 빠져나가지 않게끔 하는 게 더 중요해.”
“그리 전하겠습니다.”
“수도의 포위망은?”
“중앙군까지 투입해 봉쇄해 놨습니다. 발견되지 않은 비밀통로 역시 수색 중에 있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핵심은 쥐새끼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
근위대장이 고개를 숙이고 나간 후 퀘스트 창을 생각하자 반투명한 글씨들이 허공에 생성되었다.
이 난리를 쳤는데 고작 15%.
한마디로 핵심은커녕 중간관리자조차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했다.
‘실패가 아니니 방향은 맞게 가고 있다.’
녀석들은 도망치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혹 발견되지 못한 통로가 있더라도 찾아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니까.
카엘라를 비롯한 귀족파가 요구까지 했으니 지방으로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터.
‘이참에 제국 내에서 씨를 말려버려야지.’
다른 국가들까지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제국만 굳건하다면 미래의 혼란이 절반도 안 될 만큼 절감될 것이다.
거기에 자신의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본래의 제국보다 더 부강한 제국이 될 터.
그 두번째 계획이 알렉시안의 손에 들려 있었다.
「2. 수도 개발 계획」
핵심은 공업과 마탑이다.
사실 제국은 나름대로 공업을 쌓아오고는 있었다.
주로 무기에 치중되어 있긴 하지만 나름 공장도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귀족파에 의해 지지부진했던 발전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그것을 이번 수도 정화사업을 통해 일감을 던져주면서 제대로 돌아가게끔 손볼 생각이다.
그리고 마탑.
부족한 기술력을 단번에 끌어올리는 데는 마탑만한게 없다. 게임에서도 마탑이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으니까.
선황의 경우 마탑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질 것을 경계해 제한을 두었지만 알렉시안은 그 제한을 모조리 풀어버릴 생각이었다.
‘나중 일은 나중에.’
마탑의 힘이 비대해져 생겨날 문제보다 당장 코앞에 들이닥친 멸망이 더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적들을 쓸어버려야만 했다.
슬슬 약발 떨어져 가는 숙청이라는 명분을 억지로 이어가고 있는 현시점.
‘수상한 마약’을 유통하는 존재가 표면 위로 드러난다면?
조금 더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수도의 분위기를 바꿔나간다면 일정 수준까지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그때쯤이면 제각기 이해관계가 생기면서 이 흐름을 억지로 틀어막을 수 없으리라.
“후···거창하긴 하지만···.”
다 적고 나니 꽤나 거창한 계획이다.
하지만 이것도 부족하다. 앞으로 더 거창한 계획들을 성공해내야만 겨우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을 만큼 미래는 가혹했다.
‘생각해보니 끔찍하네.’
게임으로 할 때도 계속되는 실패에 짜증이 밀려왔지만, 이것이 현실이 되자 막막함이 몰려왔다.
“폐하?”
“음?”
“주무셔야 할 시간이옵니다. 오늘은 부디 일찍 눈을 감으시는 것이 어떠하올는지요.”
시종장이 걱정스레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에게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적고 있던 노트를 덮었다.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 막막한 미래를 지워버리고 앞만 보고 달려가야 했다.
다음 날,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는 그의 의지와는 달리 그동안 밖으로 돌아다니며 밀려버린 서류 더미들을 본 알렉시안은 순식간에 의지가 깎여나갔다.
“대신들이 전결로 처리를···.”
“처리하고 남은 것이옵니다.”
무조건 황제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종장의 말에 한숨을 쉰 알렉시안.
“···그래.”
어젯밤 일찍 눈을 붙이라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음을 안 알렉시안이 오전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이 줄지 않는 일.
결국, 며칠동안 책상에 앉아서 서류를 읽는 업무만을 지속했다.
그러나 밖에서는 달랐다.
단순히 바빠서 못 나오는 것이었지만 제국민들은 알렉시안이 구도심 사람들에게 크게 실망하여 찾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구도심에 대한 여론은 점점 더 안 좋아져만 갔다.
심지어 구도심 사람들끼리도 내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너희 때문이야!”
“우리의 기회를 너희들 때문에 날려먹게 생겼어!”
소중한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남아있거나 눈치 보던 이들을 비난했다.
결국, 서로 대규모로 싸우는 폭동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고, 이 소식은 그 즉시 알렉시안에게 전달되었다.
“음···아무래도 짐이 직접 가봐야겠다.”
“하오나 폐하. 너무 위험하옵니다.”
“짐이 정리하는 게 가장 빨라.”
걱정스레 말하는 근위대장을 보면서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는 알렉시안.
그러자 조용히 서 있던 시종장이 책상 한구석에 쌓여있는 서류 더미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결제되기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서류들.
그것을 애써 외면한 알렉시안이 황급히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런 그를 시종장이 가만히 바라보다 피식 웃으며 정리되지 않은 서류들을 정리했다.
그러다 알렉시안이 앉았던 의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알렉시안을 걱정하며 세상을 떠났던 선황.
그런 그를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시종장이기에 지금의 알렉시안의 모습이 고맙기만 했다.
서류정리를 끝낸 시종장이 조용히 문을 열며 시종들을 불러모았다.
“저희들을 시키시지···.”
직접 정리를 하고 나온 시종장에게 시종들이 걱정스레 말했지만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알렉시안이 믿는 자는 아직 그 뿐이었다.
그조차 완전히 신임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이의 손에 알렉시안의 서류에 손대도록 둘 수는 없었다.
“폐하께서 오시기 전까지 청소해두게.”
“···예.”
문 앞에 놓은 의자에 앉은 시종장이 매의 눈으로 시종들을 감시하며 방의 청소를 맡겼다.
거르고 거른 사람들이지만 마지막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언젠가 알렉시안이 믿는 자들이 나와 이 자리를 물러나기 전까진 적어도 황제의 궁 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할 셈이었다.
그것이 선황께 자신이 받은 은혜를 갚는 길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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