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get on the protagonist's flower path RAW novel - Chapter (50)
4.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 (12)
무언가 대단히 이상했다.
나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메타 시스템이 내게 거짓말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렇다면 의심해야 할 건 토르니토 씨와 내 머리다.
나는 무슨 짓을 당한 거지? 나는 지금 무슨 상태인 거지?
상황 파악이 필요했다. 나는 등장 파트를 계속 읽어 나갔다.
[44화 등장 파트] 085나현이가 납치되었으므로 나는 당연히 수색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강나현이 게이트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물건을 경기장 안에 놓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찍혔어. 강나현은 지금 배신자로 의심받고 있다.”
배신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할애할 인력은 없다며.
젠장, 그 녀석이 그럴 리가 없잖아!
죽어 나가던 사람들을 보고, 간절히 외쳐 기적을 일으키던 모습을 기억한다. 분명 무언가 잘못된 거겠지.
늦은 오후. 텅 빈 교실에는 우리 일행만이 남아 있었다. 내내 입을 꾹 다물던 신바란이 우리에게 물었다.
“나현이의 그 힘은 대체 뭐였던 거야?”
“……몰라.”
대체 그건 뭐였던 거지? 내 통찰안에 잡히지 않는 능력이라고?
분명 그 ‘오라클’이라는 자가 말하기를 내 통찰안은……
그때, 최수정이 말했다.
“나현이가 숨긴 힘의 정체 같은 건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상큼하게 웃은 그녀는 제 옆에 있던 이하나를 끌어안았다.
이하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어도, 우리는 그냥 웃으며 맞이해 주면 되는 거야.”
“……그래도 그게 뭔지는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이 난리 도중에도 네 정체가 뭔지 의심하게 되는 내가 싫었다.
“그건 저도 동의해요.”
자괴감에 빠져들려는 찰나 나유리가 내 의견에 동의했다.
“그게 나현 씨에게 위험한 거라면 저는…… 그게 무엇이든 나현 씨에게서 분리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박시우는 별다른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그저 힐끗 나를 보고 말았을 뿐이다.
최수정은 그 의견이 탐탁지 않은 듯 얼굴을 찌푸렸다. 최수정이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이하나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나현이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행동했어. 나현이는 그들 편이 아니야. 그건 모두 동의하는 거지?”
“네.”
나유리가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말했다.
“당연히.”
나도 그것만큼은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었다. 그러자 이하나는 그걸로 충분하다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묵묵히 보던 박시우가 말했다.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진 말자.”
“어째서?”
신바란의 말에 박시우가 답했다.
“나현이는 그게 밝혀지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
박시우는 무덤덤하게 나유리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현이가 밝히길 원하지 않는다면 묻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해.”
“어째서죠?”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밝히고 싶지 않다고 결심했다면, 다른 사람이 그에 대해 물어본다 해도 곧이곧대로 대답해 줄 것 같진 않아.”
힐끗 나를 보는 박시우의 시선이 나도 포함이라 말하는 듯했다.
“…….”
박시우의 시선을 따라 나를 본 나유리가 침묵하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건 그렇죠. 경험해 봤어요.”
나유리는 눈을 내리감더니 생각을 정리한 듯 말했다.
“그럼 나현 씨의 힘에 대해서는 알아서 조사해 볼게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까.”
신바란은 끄응, 하는 소리를 내더니 우리 의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나현이에게는 빚도 졌고, 나쁜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으니까, 믿을래.”
……그럼 나도 직접적으로 추궁하진 않는 걸로 할까.
왜냐하면 박시우의 말이 옳고, 나현이와의 관계가 일그러지는 편은 좋지 않고, 그리고……
무서우니까.
어느 정도 각자 의견이 나오자 박시우가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그럼, 먼저 나현이를 찾자.”
“그래.”
지금은 나현이의 그 힘에 대해 생각할 때가 아니다.
우리는 우선 나현이를 수색하기 위해 머리를 모았다.
수많은 의견이 오가던 때, 우리가 있던 교실의 문이 거세게 열렸다.
“나현 씨가 납치됐다고 들었어요!”
박율아였다.
그녀는 손에 웬 작은 기계를 들고 있었다.
“이게 분명 도움이 될 거랍니다! 이 기계로 나현 씨의 마력을 추적할 수 있거든요!”
마력 시각화 장치……!
게임 속에서라면 분명 더 늦게 완성되었을 텐데. 지난번에 나현이가 도와준 덕에 더 빨리 개발을 마친 건가?
마력 시각화 장치는 개인의 마력을 시각화해 마력흔의 추적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 다행이군. 이게 있다면 추적은 쉬워진다.
박율아의 설명을 들은 박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나현이가 납치되었던 장소와 게이트가 발생한 장소로 가 보자.”
납치된 장소에서 둘의 마력을 등록하고, 게이트가 발생한 곳 근처로 향했다. 당연히 출입 금지였기에 최수정의 바람의 힘을 이용해 잠입했다.
그리고 게이트가 발생했던 곳에서 마력을 측정한 박율아의 표정이 굳었다.
“이 빌어먹을 오빠 자식이……! 감히 나현 씨를……!”
……박율아의 오빠?
나는 모처럼 찾은 단서에 머리를 굴렸다.
박율아의 오빠 박율한은 게임에서 등장한 메인 적대 세력의 인물 중 하나다.
탑의 봉인을 해방하려는 그 세력의 이름은 바로-
‘와일드 헌터.’
그리고 나는, 이 세계의 바탕이 된 게임의 썩은물이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조합한다면, 아지트의 대략적인 위치도 짐작할 수 있다.
됐다, 이거라면, 범위를 좁힐 수 있겠군. 시간을 아낄 수 있겠어.
나는 일행들을 서둘러 이끌고 돌아와 중간 지대의 지도를 펼쳤다.
“박율아의 오빠가 나현이를 납치한 일행 중 하나라면, 짐작이 가는 곳들이 있어.”
“……! 어디야?”
이하나의 물음에 나는 중간 지대의 지도에서 세 지점을 가리켰다.
현실인 이곳은 더럽게 넓어 한 에이리어의 수색에도 며칠은 걸리지만, 범위를 특정하여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이다.
우리는 각자 어떤 지역을 맡아 수색할지 정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마지막으로 외출 허가가 필요해. 하지만 지금은 이상 사태라 쉽게 허가해 주지 않을 거야.”
외출 허가. 일행들의 안색이 어두워지는 순간,
“그거라면, 내가 해결해 주지!”
이그드라실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문이 열리며 생긴 바람에 그녀의 긴 은발이 하늘하늘 흔들렸다. 역시 듣고 있었나.
“나는 우정을 위해 움직이는 이야기를 제법 좋아하거든.”
씩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다녀와라, 꼬맹이들.”
그렇게 나현이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85
c_head
profile
ㅇㅇ
통찰안으로 안보이는 게 있다고? 뭐임?
profile
ㅇㅇ
와일드 헌트? 오, 본격적으로 적 등장인가?
profile
ㅇㅇ
근데 강나현은 왜 납치한거임?
point
profile
ㅇㅇ
ㅁㄹ……
point
profile
ㅇㅇ
이레귤러 어쩌고 했는데 그거때문아님?
profile
ㅇㅇ
‘다녀와라, 꼬맹이들.’ 크, 이그드라실, 그저 빛……
……일단, 나는 납치당한 게 맞는 것 같다.
나를 믿는 게 아니라, 등장 파트의 내용을 믿자. 그게 이성적으로 맞는 판단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포인트도 깎이지 않았다. 사기꾼이 나에 대해 우호적으로 서술했고, 새로운 적이 등장했기에 독자들의 관심도 그쪽으로 쏠린 덕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머지 등장 파트를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45화 등장 파트]085
나는 예상되는 지점들을 조사하면서, 나현이가 납치되었을 때의 상황을 복기했다.
그 괴한은 분명 순간 이동 스킬을 썼다. 즉, 각성자.
하지만 내 통찰안에는 그 녀석의 스테이터스가 보이지 않았다.
……변수, 인가. 빠득, 이가 갈렸다.
애초에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을 새로운 인물임을 염두에 둬야겠군.
* * *
며칠을 죽자 사자 헤맨 끝에, 나는 나현이가 납치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건물을 발견했다.
저 멀리서 걸어오는 박시우가 보인다. 그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 모양이다. 우리는 동시에 건물 입구에 도달했다.
“이 건물, 맞지?”
“그래. 이곳이 가장 가능성이 높아.”
내 기억상으로는, 와일드 헌트의 건물 구조는 기본적으로 이중 구조다.
평범한 건물인 위장용 바깥 건물, 그리고 특수한 수단을 쓰거나 부숴야만 출입이 가능한 내부 건물.
그 사실을 설명했다.
“그러니, 먼저 바깥 건물의 사람들을 제압한 뒤, 바깥 건물 안쪽 벽을 부숴야 해.”
아마, 가장 취약한 곳은-
“북쪽. 건물 북쪽에 있는 안쪽 벽을 부숴야 해.”
“알았어.”
박시우가 조용히, 완전히 전성기 때의 모습을 되찾은 푸른 황혼을 빼어 들고 건물로 다가섰다.
괜찮다.
오라클에게 연락해 확인한 바로는, 현재 와일드 헌터에서 그 변수는 부재중이다.
게다가 아직 게임 스토리의 초반.
와일드 헌터가 본격적으로 세를 불리고 강해지기 전이다.
그러니까 지금 박시우의 적수가 될 자는 없을 터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지금 가 봤자 방해만 될 뿐이겠지. 나는 스스로의 약함에 치를 떨었다.
아니, 이딴 생각을 할 때가 아니야. 지금은 그저 나현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해야 할 따름이다.
믿는다, 박시우. 나현이를 구해 줘.
그리고 나는 다른 일행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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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읽은 내용은 가장 최신 회차, 즉 거의 현재에 가까운 내용이다.
그렇다는 건, 지금 덤덤이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총을 빼 들었다. 익숙한 감촉이 손끝에서 맴돌았다.
가자.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