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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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플레이오프(Play off)
23# 플레이오프(Play off)
“플레이오프요?”
김진솔은 화들짝 놀라 되묻다가, 몇몇 멤버들의 따가운 눈총에 회의 중이란 걸 자각했는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노구덕은 별반 개의치 않는 얼굴로 김진솔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그래. 너는 신입이니 잘 모르겠구나.”
“그게, 저… 간혹 가다 듣기는 들었는데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아서…….”
“뭐, 그럴 수도 있지. 플레이오프란 건, 상위 리그로 승격 자격을 얻은 클럽들이 한정된 자리를 두고 하는 경쟁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 아이리스가 이번에 중도시 딕툼의 미들리그로 승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건 알고 있겠지?”
“예에.”
때는 신록이 무성해지는 5월, 노구덕이 소피아를 권속으로 받아들인 지도 어느새 훌쩍 한 달이 지나가버린 시점이었다.
시작이 늦은 탓에, 크래들타운의 첫 정규리그는 다른 소도시들에서 진행되는 스몰리그보다 다소 적은 탐사 횟수로 종료되었다. 촉박하게라도 끝내지 않으면 이후 이어지는 승격전 및 플레이오프 일정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다.
최종 리그순위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많은 언론에서 예상한대로 아이리스였다. 아이리스는 리그레이스 초중반 주요 전력이 유실되며 순위다툼에서 하차하나 싶었지만, 이후 이적시장에서 알짜배기들을 영입함과 동시에 클럽 벤젼스를 합병하며 놀라운 도약을 보여주었다.
크래들타운이 보유한 모든 레귤러들을 최소 90%이상의 달성률로 탐사에 성공한 아이리스였으니, 사실상 미들리그로의 승격은 예전부터 따 놓은 당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로써 아이리스는 미들리그 진입을 위한 최소 요건인 ‘스몰리그 우승’의 자격을 갖추었다.
“스몰리그 우승을 했다고 무조건 상위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클럽들이 별로 없어 널널한 곳은 그럴수도 있겠지만, 불행히도 이 주변은 레드오션이라서 말이야. 이번 시즌부터 크래들타운이 가세하면서 안 그래도 박 터지는 승격 경쟁이 아주 볼만해졌지.”
“바, 박 터지는 경쟁이요?”
“그래. 머리통이 진짜 터질지도 몰라. 그만큼 피 튀기는 경쟁이지.”
“히익!”
노구덕은 새가슴인 김진솔을 놀리듯 일부러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다. 그 탓에 지레 겁을 집어먹은 김진솔의 목은 잔뜩 움츠러들어 자라목이 되어버렸다.
“크래들타운의 상위 도시인 딕툼의 주변에는 모두 네 곳의 소도시가 있어. 크래들타운, 닐스(Nils), 올렌티아(Olentia), 노르달(Nordahl). 이 네 곳의 소도시는 모두 크래들타운과 마찬가지로 스몰리그가 운영되고 있지. 반면, 딕툼의 미들리그에서 이번에 강등되는 클럽은 두 팀에 불과하다. 이제 좀 감이 오냐?”
“자격을 가진 클럽은 네 팀인데… 자리가 두 개 밖에 안나네요…….”
김진솔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래서 이 플레이오프라는 귀찮은 제도가 생긴 거지. 이미 일정이랑 대진표도 다 나왔어. 우리의 상대는 노르달의 우승 클럽 마운틴즈(Mountains)다. 이놈들만 이기면 미들리그로 직행이야.”
노르달의 마운틴즈가 언급되자, 그 명성을 알고 있는 멤버들 대부분의 얼굴에는 살짝 걱정스런 빛이 스쳐지나갔다.
“마운틴즈라면 노르달의 루나틱스라고 불릴 만큼 컨셉이 확실한 곳인데…….”
“저돌적인 중전사들이 모인 곳이죠. 크래들타운에서 그나마 비슷한 곳이라면 아머 타이탄즈를 꼽을 수 있겠네요.”
“흠. 마운틴즈의 1군 리더를 맡고 있는 이가… 아마 철사자(鐵獅子) 임규태였나? 들어본 적이 있네. 한창 잘나가던 시기에는 빅리그에서도 활약했던 인물이지. 이후 고질적인 부상 때문에 전성기가 짧게 끝나긴 했지만, 단기간에 보여줬던 인상은 꽤 대단했어.”
마지막 허문수의 말을 들은 김진솔은 아직도 이해가 덜 된 꺼벙한 낯짝이었다.
“네? 우리가 왜 그 사람들이랑 싸우죠? 탐사 실적으로 겨루는 것 아닌가요?”
“쯧. 플레이오프는 탐사 같은 게 아냐. 흔히 십인대전(十人對戰)이라 불리는 주스트의 일종이지. 아, 넌 주스트도 잘 모르겠구나. 그냥 클럽이 정예 10명을 뽑아서 서로 피 튀기며 싸운다고 보면 돼. 단체 패싸움 같은 거지.”
“네에에엣?”
그 심약한 성정을 대변하듯 김진솔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사람들끼리 목숨을 걸고 싸운다니. 그 잔혹한 전장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오금이 저리는 모양이었다.
노구덕은 내심 더 골려주고 싶었으나, 그러다가는 정말 애 하나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너무 그렇게 겁먹지 마라. 피 튀기는 혈전은 맞지만, 진짜 같았으면 이번 플레이오프 명단에 널 끼워 넣지도 않았어. 플레이오프는 자신의 실제 능력을 그대로 투영한 아바타(Avatar)들로 치르게 된다. 경기 중 목숨을 잃어도 실제 목숨에 지장은 없다는 소리야. 대신 실제 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으니, 네게도 좋은 경험이 될 거다.”
김진솔은 경직되어버린 안면 근육을 살짝 풀긴 했으나, 노구덕의 말을 쉽게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이곳이라면 그럴 수 있지. 너, 드래프트 때 이미 경험해보지 않았냐? 네가 치른 시험장 말이다. 그거 전부 실제 있는 레귤러를 그대로 투영한 거야. 그러니 드래프트가 끝나면 모든 상처가 회복되는 거지.”
“아…….”
그제야 알겠다는 듯 머리를 끄덕이는 김진솔.
엄밀히 말해서 드래프트와 플레이오프의 방식은 조금 달랐다. 예컨대 도중 사망자의 처리 방식이라든가. 소피아의 지식을 통해, 이에 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는 노구덕이었지만 그는 굳이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럼 다들 그렇게 알고. 당분간은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단체전 연습을 한다. 플레이오프는 열흘 뒤. 제네시스의 크리스탈 라운지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일정에 차질 없게 준비하도록.”
“예.”
“네.”
저마다 자신감이 들어찬 대답이었다. 무리도 아닌 게, 현 아이리스의 기세라면 어느 스몰리그의 클럽과 맞붙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우렁찬 화답을 들은 노구덕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를 앞둔 아이리스의 정기 회의는 그렇게 끝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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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는 어때?”
“많이 괜찮아졌어요. 오늘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거의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상태예요.”
뇌 속의 기억을 강제로 헤집어버린 영향 탓일까. 소피아는 노구덕과 피의 맹약을 맺은 직후부터 줄곧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태였다. 첫 한 주 동안은 헛소리를 해대는 건 예사였고, 몸살과 고열을 앓으며 의식을 잃어버리는 일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호전되기는 했으나 엊그제까지 미열이 남아 있어 걱정이 되던 차였다.
“다행이군.”
노구덕은 속을 어지럽히던 염려를 가라앉혔다. 그 정도라면 플레이오프 기일까지는 어떻게든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소피아를 참전시키는 건 무리일지라도, 근처에 박아두는 것 정도는 괜찮으리라.
데모나가 변형을 가한 피의 맹약은 기존의 맹약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심령 금제였다. 본래의 것이 권속의 의중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정도라면, 그와 소피아가 맺은 관계는 아예 머리 뚜껑을 열어 그 안을 열람하는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노구덕은 소피아라는 보조메모리를 얻은 셈이었다. 그녀가 반경 약 30m의 사정권에 있다면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마음껏 그녀의 기억을 훑어 내릴 수 있었다.
노구덕은 그녀를 통해 지금껏 접하지 못한 수많은 지식들을 일시적으로나마 흡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알게 된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굴복하지 않고 있었다니.’
그녀의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는, 아직도 노구덕에 대한 반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아마 자기 최면 비슷하게 스스로를 속이는 방법으로 본심을 숨겨온 것 같았다. 하긴, 애초에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복종은 아니었으니, 새삼 이상할 것도 없었다.
‘만약 일반적인 피의 권속으로 받아들였다면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겠지. 정말 다행이야.’
노구덕은 서늘한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피아라면 이렇게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녀의 계산에서 유일한 오점은, 데모나가 ‘금기 연구’를 응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변수로 감안하지 못한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소피아는 노구덕이 자신의 속내를 손금 보듯 훤히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맹견의 목에 가장 확실한 목줄도 채워놨겠다, 더 이상 걱정거리가 없어진 노구덕은 임유진의 옷자락을 스리슬쩍 끌어당겼다.
“마누라, 이리 와봐.”
그러나 임유진은 그대로 얼음동상이 되어버린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보고서, 마저 읽어야 해요. 2군에서 소피아 씨 대신 플레이오프에 참여할 멤버도 선정해야 하고요.”
“어허, 딱딱하게 왜 그래? 아직 열흘이나 남았는데 천천히 해도 되잖아.”
“합동전술훈련을 하려면 아무리 서둘러도 시간이 모자라요. 게다가… 여긴 회의실이라고요. 제발 좀 자각해주세요.”
“음음. 그래서 더 스릴이 있지. 마력을 풀어 놓으면 걸릴 일도 없고. 유진이도 할 때마다 좋아했잖아?”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발정난 노구덕과 실랑이를 벌이던 임유진의 미려한 눈썹이 한껏 치켜 올라갔다.
“전 바쁘니 소율이한테나 가보세요. 서른 줄에 접어든 저보다는 파릇파릇한 소율이가 낫지 않겠어요?”
뿔이 단단히 난 목소리. 노구덕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냉랭하게 외면하는 얼굴과는 달리 순순히 안겨오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우리 마누라, 뭐 때문에 이렇게 삐졌어? 한동안 독수공방해서 그런 거야? 그건 소율이 녀석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하겠다고 하도 매달려서 어쩔 수 없이…….”
“어련하시겠어요. 젊은 애인이 그렇게 매달리기까지 하니……. 잠깐! 아, 안된다니까요!”
그의 손길이 어찌나 교묘했는지, 어느 틈에 그녀의 앞섶을 채우고 있던 단추들이 하나 둘 풀려나가 있었다. 뒤늦게 이를 눈치 챈 임유진은 미약하게 몸을 뒤틀었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대처였다.
이미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은 갑갑한 속박에서 풀려나 그 거대한 실체를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노구덕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분을 바른 것처럼 새하얀 그 앙가슴에 낯짝을 파묻고 깊숙하게 숨을 들이켰다. 분유향 비슷한 살내음이 콧속을 감미롭게 휘감고 들어왔다.
“후우웁! 아, 냄새 좋다.”
“이럼 안 되는데… 가, 간지러워요…….”
노구덕의 몸에 떠밀린 임유진의 엉덩이가 뒤쪽의 탁상에 걸쳐졌다. 노구덕은 아예 그녀를 탁상 위로 밀어붙인 뒤, 실핏줄이 비쳐 보이는 투명한 살덩이를 입에 베어 물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녀의 젖가슴은 갓난아이의 피부처럼 보드랍고 따스했다.
두툼한 입술로 유륜 아래쪽을 더듬더듬 빨아올리길 수 차례 반복하자, 앙탈부리듯 몸을 뒤척이던 임유진의 숨소리도 차츰 거칠게 변해갔다.
“하아앗…! 아으응……. …오늘 면도 안 했어요……?”
“왜? 따가워?”
“조금요…….”
노구덕은 탁상에 걸터앉은 그녀의 젖가슴을 정신없이 탐했다. 발딱 선 젖꼭지를 살짝 잡아서 장난스럽게 꼬집기도 하고, 탐스러운 가슴을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는 것처럼 우악스럽게 가지고 놀기도 했다. 다소 아플 때도 있었지만, 임유진은 내색하지 않고 그 손장난을 모두 받아주었다.
“…미들리그로 승격하면, 애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고아원 애들? 당신 마음대로 해. 딕툼에 살 만한 곳이 있으면 그쪽으로 옮기는 것도 괜찮겠지. 크래들타운에 마냥 머물러 있기엔 우리 손이 닿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될까요? 집값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왜 그리 어렵게 말을 꺼내나 했더니, 그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노구덕은 천천히 탁상 위에 그녀를 눕히고는, 착 달라붙은 가죽 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비처를 더듬어오는 손길에 임유진은 본능적으로 다리를 움츠렸다가, 이내 한숨을 쉬며 그가 움직이기 편하도록 넉넉하게 사이를 벌려주었다.
그녀의 음부는 충분히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젖어있어, 입고 있던 속옷 아래가 오줌이라도 지린 것처럼 축축할 지경이었다. 토실토실한 꽃잎 사이로 손가락 한 마디를 쏙 집어넣자, 끈적끈적한 열탕이 되어버린 내부의 감촉이 느껴졌다.
확실히 그간 홀로 밤을 보낸 영향이 있긴 있는 것인지, 평소보다 길지 않은 전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였다.
“아아… 하아악……. 여, 여보…….”
어지간해서는 나오지 않는 ‘여보’ 소리가 나왔다. 임유진의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신호였다.
“응. 그래. 걱정 말고 애들 집 하나 사자. 그 정도 자금은 문제없이 융통할 수 있으니까. 그동안 모은 비자금이 꽤 되거든. 가희 친구들 집인데, 허술하게 처리할 순 없지.”
“고, 고마워요. 그럼 어서…….”
임유진이 안달하지 않아도 그의 남근은 이미 잔뜩 성이 난 상태였다. 노구덕은 가쁜 숨과 함께 서둘러 허리띠를 풀었다.
이윽고, 사람들이 빠져나가 조용하던 회의실은 때 아닌 남녀의 정사로 인해 격렬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은 작가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fewfqew / 그러게 말입니다… 나잇값도 못하고!
카론느 / 다른 헌터들이 타고난 재능으로 강해진다면 우리 주인공은 여기저기 누더기처럼 갖다붙여서 강해지는 컨셉이죠… 누더기괴물?
향향공주 / 음… 예리하신… 쉿!
때구니™ / 은혜는 두배로, 원한은 열배로?
snew7002 / 반박불가…
슈퍼테크닉 / 과연 절반일까요?
코드표 / 망신살이 뻗치고 말았습니다
아마도그럴껄 / 충왕각인 업글은 다음 기회에!
Tantania / 이건 육노예가 아니라 .. 뇌노예? 뭐라고 해야 할지
골드메달 / 앞으로도 좋아해주세요!
은신설야 / 첫등장부터 체면이 있었나요 ㅎㅎㅎ
장마와방 / 다른 거라면 뭘 말씀하시는거죠? 전 모르겠습니다
벌레 / 이동식 디스크 인증
아토므스크 / 감사합니다!
에보커 / 스마트폰인가요 ㅎㅎ
호야[虎夜] / 흑역사 추가
月夜之主 / 참신할것까지야 ㅎㅎ 감사합니다!
콜마 / 작가를 잘못 만난 탓일까요..
기적_그자체 /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