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41)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41
34. 여름방학(5)
아이테르 월드에는 보름달이 세 개 나 존재했으며, 주기적으로 만월이 떠오를 때면 지상에 마나가 풍부하 게 차올라 ‘마법사의 날이라고 불 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마법적으로 밝혀진 지 오래였는데, 시조 마법사가 저 하늘
의 별빛과 달빛으로부터 마나의 힙 을 빌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일 저녁이면, 샬리에문의 보름 달이 떠올라요.”
내일은 세 개의 달 중에서도 가장 커다랗고 강력한 힘을 가진 샬리에 문이 보름달이 된다.
저번처럼 세 개의 달이 모두 보름 달이 되지는 않아서 아쉬웠지만, 세 명이나 콘스텔라티오 프로젝트에 커 넥팅을 시도하였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튿날 저녁이 되기 전까지 칼란사 르 협곡 달빛의 신전에 도착해야 한
다지만, 그건 별로 문제 될 건 없었 다.
가는 길목에 있는 몬스터들은 끽해 야 3리스크 수준이었으므로 그녀들 에게 전혀 상대가 되질 않았으니까.
다만, 조금 아쉬웠다.
“아〜 세상 참 넓네〜”
풀레임은 기지개를 쭉 펴며 라플라 티 해안의 새하얀 모래사장을 맨발 로 거닐었다.
인적이 아예 없는 모래사장이었기 에, 이 드넓은 해안가에는 단 세 명 의 소녀밖에 없었다.
“……조금 기다리면 우리를 태울
배가 올 거야.”
풀레임이 발로 물장구를 치며 놀자 홍비연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직 시간 좀 남았잖아. 조금만 여유를 즐기자구.”
이들은 놀러 온 게 아니다.
셋 다 바다를 좋아하는 만큼, 오래 머물고 싶은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 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 풍덩 빠 지는 것만큼이나 기분 좋은 일은 없 을 테니까.
하지만 누구도 불만을 표하지는 않 았다.
그저, 수평선을 가만히 바라볼 뿐.
“……아, 그래. 원래 이런 현장체험 학습은 증거자료가 있어야 하거든.”
풀레임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뚝딱거리더니 삼각대를 만들어 설치 하였다. 그리고 그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더니, 에이젤과 흥비연을 불 렀다.
“야야, 너네 둘 다 궁상떨면서 지 랄하지 말고 이쪽으로 오기나 해 봐.”
“네? 무슨…….”
-그딴 짓 할 시간은 없다.”
“어차피 너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서서 똥폼잡고 있잖아?”
“빨리빨리, 컴온!”
풀레임은 그녀들을 억지로 잡아끌 어서 자신의 양쪽에 세웠다.
푸르른 바다를 등진 채로.
마침, 출국하기 직전까지는 여행가 는 척을 하기 위해 복장 또한 하늘 하늘하게 챙겨입은 상태.
기념사진으로는 충분했다.
“우리가 이러려고 온 게 아닌 건 알아. 그래도, 사진은 언제 어디서
남겨도 이상할 건 없어. 이게 다 추 억이거든. 인생 경험이니까 새겨들 어.”
이 중에서 가장 어리게 생긴 풀레 임의 조언이었지만, 신기하게도 그 것을 장난으로 홀려보내기에는 어떤 묵직한 힘이 담겨 있어 에이젤과 홍 비연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 그럼 찍는다?”
하나, 둘, 셋!
– 찰칵!
터지는 빛무리.
영원히 기억되는 추억 한 장.
* * *
칼란사르 협곡의 돌파 자체는 그다 지 어렵지 않았다.
사실 이곳은 대략 2〜30년 전쯤 트 레저 헌터들의 명소였는데, ‘달빛의 신전’이 처음 발견된 날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보물이 세상이 공개되 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박물관으로 넘겨졌고,
수많은 트레저 헌터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서 칼란사르 협곡을 들쑤셨다 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그것도 옛날의 이야기.
이후 그 누구도 보물을 발견할 수 없었고, 칼란사르 붐은 금방 사그라 들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완벽한 지도가 작성되었고, 풀레임 일행은 꽤 쾌적 하게 협곡을 돌파할 수 있었다.
셋은 아무 말 없이 산을 탔다.
각자 기초 체력단련은 꾸준히 하고 있었기에 산을 타는 건 문제가 없었
다. 다만, 중간중간 지능적으로 습격 해 오는 괴수가 문제였다.
가진 힘이 3리스크라고 해서 무시 할 수준은 아니다. 지능을 가진 것 들은 도구를 이용하여 약한 힘으로 도 강자를 사냥하고는 했으니까.
먼 옛날, 돌창 한 자루로 매머드를 때려잡았던 선조들처럼 말이다.
하룻밤을 지새우는 것도 문제는 없 었다. 공주님이든 평민 소녀든 똑같 이 세 시간씩 불침번을 섰고, 똑같 이 침낭에서 잠을 청했다.
그렇게 이튿날 저녁이 되었고.
도착이 네요.”
세 명의 소녀는 마침내 달빛의 신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30년 전 수많은 트레저 헌터를 칼 란사르 협곡으로 몰아넣었던 바로 그 신전.
저곳에서 발견된 신비로운 지팡이, ‘에넬리나 문라이트’가 달빛의 힘을 머금고 있었다고 했던가.
그러나 정작 신전은 황량하기만 했 다. 어지간한 운동장 크기로서 넓기 는 했으나 다 무너져가는 폐허에 불 과했고,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저 계단 끝의 제단밖에 없었다.
“저기에요.”
발을 디딜 때마다 돌가루가 후두둑 떨어지고, 자꾸만 삐걱이는 불안한 계단을 올라 제단 위에 선 소녀들은 삼각진의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에이젤은 양손을 조심스레 들어, ‘콘스텔라티오의 파편’을 가운데로 날려보냈다.
아레인에게 이것의 사용법은 이미 충분히 설명 들었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이것은 이제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조각이었으니.
“다들, 준비되셨죠?”
풀레임과 홍비연이 고개를 끄덕이 는 것까지 확인한 에이젤은 굳은 표 정으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눈을 감고서, 콘스텔라티오의 파편 을 향해 정신을 집중하자 서서히….
서서히…….
하늘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하였 다. 마치, 타임랩스 촬영기법으로 밤 하늘의 별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 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착각이었다.
‘별이…… 거꾸로 회전하고 있어?’
그 생각이 든 순간.
세 명의 소녀는, 별빛의 망망대해 를 걷고 있었다.
풀레임과 홍비연이 멍하니 뒷걸음 질 치려 하자 에이젤은 서둘러 손짓 하며 가운데로 달렸다.
그러자 신호를 알아들은 그녀들은 가운데로 다가와 서로의 손을 마주 잡았다.
“이ス[…… 된 거야?”
“……네.”
그제야 통하기 시작하는 대화.
홍비연은 고개를 돌려 이 세상을 가득 메운 별빛을 바라보았다.
저것들 하나하나가 모두 세상의 정 보를 기록하는 정보라니.
‘이게, 정말로 콘스텔라티오 프로 젝트……?’
감상의 시간은 없다.
에이젤은 서둘러 허공을 향해 소리 쳤다.
“우리에게, ‘세상의 끝을 알려줘.”
훌렁!
“읏!”
”혹….”
그러나 거부하겠다는 듯, 망망대해 가 크게 요동치며 거대한 파도를 만
들어냈다. 마치 그녀들을 집어삼켜 서 정보의 해일 속에 묻어버리려는 것처럼.
이게 어떻게 된 거냐는 얼굴로 홍 비연이 바라보자, 에이젤은 서둘러 지난번에 말했던 것과 똑같은 부탁 을 외쳤다.
“백유설……. 백유설의 과거를 우 리에게 전부 보여줘!”
우뚝.
그러자, 기적처럼.
세상을 모두 집어삼킬 것만 같던 해일이 바닥으로 푹 꺼지더니.
……쿵!
거대한 흑룡 하나가, 모습을 드러 냈다.
멸망해 버린 세상.
하늘을 가득 메운 붉은색의 운석은 이미 죽어버린 땅을 강타하고 있었 고, 그 사이에서 흑색의 용은 홀연 히 무너진 세계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 이건…….”
“집중하세요! 저건 환영이니까!”
풀레임의 크게 혼들리는 듯하자 에 이젤이 소리쳤다.
“…알아. 나도, 알기는 아는데…
저게.
대체 뭐야?
그녀의 머릿속으로 그런 의문이 피 어올랐다.
저 광경은 ‘세상의 종말을 보여주 는 게 틀림없다.
하지만…….
저런 건, ‘원작 로판에는 전혀 없 었단 말이다.
그저 이면 세계에 잠식되었다는 이 야기밖엔 없었을 터인데, 어째서 저 런 괴물이 나타났는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저 사람은
모두가 죽어버린 세상 속에서, 홍 비연이 누군가를 발견하였다.
달빛을 머금은 듯한 갑주를 입은 한 명의 사내.
……미래의 백유설이었다.
혼자의 몸으로 흑룡을 향해 걸어가 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에이젤이 말 했다.
“저게…… 제가 저번에 보았던 마 지막 광경이에요.”
그때는 마나가 부족해서 이 이상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하리라.
“더! 더 많은 과거를 우리에게 보 여줘!”
저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화아악…!
천지가 밝게 점멸하였고.
……갑작스레, ‘무수히 많은 세계’ 가 사방에 펼쳐졌다.
‘어……?’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위아래, 동서남북으로 도배된 수많
은 세계들에는 모두 ‘백유설’이 존 재하였다.
제각각, 다른 버전의 백유설이.
어딘가의 백유설이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다.
어딘가의 백유설이 창에 꿰뚫려 사 망하였다.
어딘가의 백유설이 집채만 한 괴수 를 사냥하였다.
수많은 세상의 백유설들.
그건…… 평행세계 따위가 아닌, 모두 ‘단 한 명’의 백유설이었다.
,,아.,,
이 상황을 완전히 이해해 버린 풀 레임은 그만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 다.
저기, 저곳을 보라.
백유설이 괴수의 손톱에 꿰뚫려 사 망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어딘가에서 또다시 일어나 앞 으로 나아간다.
죽음.
그리고, 회귀.
그녀는 알고 있었다.
백유설이 시간을 거슬러 이곳에 존 재한다는 사실을.
그러나…….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백유설은 과연 회귀를 몇 번이나 했는가?’
당연하게도 그가 단 한 번의 시간 을 되돌렸다고 생각했다. 은세십일 월의 저주란…… 그런 것이다.
한 번의 회귀만으로도 세상에 자신 의 존재를 지워 버렸으니까.
하지만 백유설은 수십, 수백, 수천, 아니, 수만 번의 시간을 회귀하였다.
죽고, 다시 살아나고, 도전하고, 잊
혀지고, 죽고, 다시 질주하고, 잊혀 지고, 또다시 도전하고.
“말도 안 돼, 이건……
에이젤과 홍비연 역시 백유설의 무 한한 죽음과 무한한 도전을 보며, 도저히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은 에이젤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얼마나……
죽음을 겪은 거야?
그녀는 끝내 뒷말을 내뱉지 못했 다.
풀레임은 멍하니, 어딘가의 백유설 을 바라보았다.
‘잠든 거인의 심장.’
대륙의 끝에 묻혀버린 장소에 도달 하여 그곳을 지키는 수호자를 사냥 한 뒤, 정상에 서서 노을을 등진 채 연두림사월(軟豆林四月)’을 마주하 는 백유설이 있다.
‘알라만카의 심해’
바닷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이제 는 찾을 수 없다고 알려진 전설 속 장소에 도달하여 마침내 ‘적하유월 (赭夏六月)’을 마주하는 백유설이 있다.
‘아틀란테스의 소용돌이’
지름 5km.
세계가 탄생한 이래 가장 큰 소용 돌이가 발생하였으나, 모든 게 얼어 붙은 그 날.
멈춰버린 소용돌이의 위에 홀연히 서서 ‘청동십이월(靑冬十二月)’과 마 주하는 백유설이 있다.
”십이신월……r
풀레임도 저것들의 존재를 어렴풋 이 알고는 있었다. ‘원작 로판에서 도 전설로서 십이신월이라는 존재가 언급되기는 했으니까.
어째서 일까.
백유설은 다른 시간대, 다른 세계 선에서 십이신월을 필사적으로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제는 그저 전설로만 남겨진….
그 존재들을, 기필코 찾아내고야 만 것이다.
저건 미래가 아니다.
과거의 이야기다.
‘이유가… 뭐지……?,
두쿵!
가슴에서 격한 통증이 느껴졌다는 생각이 든 순간, ‘무수히 많은 세계’
가 모조리 접히기 시작했다.
슬슬, 그녀들이 열람할 수 있는 지 식에 한계가 온 것이다.
“안 돼!”
하나씩, 하나씩.
그것들이 모두 별빛의 저편으로 사 라지기 시작하자 에이젤은 자신의 마나를 필사적으로 쥐어짰다.
소녀들에게 허락된, 마지막 질문.
“백유설을… 아니, 세상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를 알려줘……!”
그러나 별의 서고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인지 멈추지 않고서 세 상을 모조리 접어버렸다.
더 이상 우리에게 허락된 지식은 없다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직, 하나의 세계가 접히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가장 처음 목도하였던…… 세상의 멸망 끝에서 흑룡과 백유설이 마주 하였던 바로 그 광경이었다.
“어라..T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까와는 달리, 흑색의 용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게 아니 던가?
‘흑룡을……
‘사냥했다고……?,
세상에 멸망을 가져다 안겨준 그것 을 홀로 사냥했다는, 말도 안 되는 광경을 지켜보던 그녀들은 순간 고개 를 돌린 백유설과 눈을 마주하였다.
오싹!
흑룡의 시체 위에 서서, 피 묻은 달 빛의 검을 털어내는 그의 눈빛에는… 그 어떤 감정조차 담겨 있지 않아서 순간 심장이 멎어버릴 뻔했다.
저것이 바로…… 최후의 최후까지
도달했던 백유설의 모습.
수만 번의 회귀 끝에, 모든 감정조 차 잃어버린 그는 멍하니 허공을 응 시하였다.
본능적으로.
그녀들은 백유설을 따라 주위를 둘 러 보았다.
시산혈해 (屍山血海).
시체는 산을 이루었고, 흐르는 피 로 강을 이루었으며, 인간이 수천 년간 쌓아올린 모든 문명은 멸망하 였고, 세상의 근원을 이루던 세 개 의 달마저 지상으로 추락하였다.
……불현듯.
백유설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유는…… 굳이 입밖에 내뱉지 않 아도 알 것 같았다.
수만 번의 회귀 끝에 흑룡을 죽였 으나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이번 생은 실패다.’
그러니,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
그는 그리 생각하고서 또다시 세상 을 반복하기 위해 어디론가 나아갔 다.
“아……
에이젤은 허탈하다는 듯, 숨을 크 게 내뱉었다.
그토록이나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니.
어쩌면 우리 모두, 이 세계에서는 이미 죽어버렸겠지.
백유설은 그것을 원치 않았다.
이미 그에게 있어서 추억과 기억이 란 단단히 엉켜 버린 실타래와도 같 은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신념을 버 리지 않은 채 나아갔다.
더 완벽한 세계를 위해, 모두가 살 아남을 수 있는 결말을 향해 멈추지 않고서, 지금도 계속.
그는 달려나갈 것이다.
휘이잉…!
바람이 불어온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계.
세상의 멸망을 초래하였던 재앙조 차 사냥당하고, 그 장본인조차 버리 고 떠나버린 세계.
이곳을 계속 보여주는 이유에 대한 의문이 들 무렵, 눈이 멀 정도로 밝 게 빛나는 열두 개의 별자리가 흑색 용의 시체에서 뻗어 나와 저 하늘로 모습을 감추었다.
“무, 무슨……!”
“별자리……r
저게 대체 무엇이길래 우리에게 보 여주었는가.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도 전에 멸 망해 버린 마지막 세계 또한 별빛의 망망대해 저편으로 녹아내렸고.
직후.
…터써 I
세 명의 소녀 모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