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20
6. 기사도(1)
첫 번째 던전 실습이 종료되었다.
A 〜 S반 총 141명.
탈락자 39명.
해원량은 비록 2위를 했지만, 어쩐 지 패배한 느낌에 뒷맛이 영 찝찝하 여 저녁에 곧바로 S반 훈련장으로
향했다.
‘마지막 순간에 에이젤이 난입하지 않았더라도…… 마무리를 하는 건 힘들었어.’
마유성의 힘이 거의 다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놈은 아주 잠깐의 틈만 줘도 금세 체력을 회복해 버린다. 그에 비해 자신이 준비했던 마법은 거의 떨어졌고, 마나 역시 동나버린 채였기에 그 이상 싸웠다가는 승패 가 어떻게 갈렸을지 모르는 일이었 다.
‘나는…… 어떻게 해도 그 자식을 이길 수 없다는 건가?’
재능의 벽이라는 게, 이렇게나 두 텁고 높았단 말인가.
그는 뭐든 설렁설렁했고, 호기심이 들 때나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깔짝 깔짝 건드려본다.
그럼? 짜잔!
10년이 넘도록 그 분야 하나만을 파고들었던 전문가보다도 더욱 뛰어 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는 원래부터 그랬다. 그래서 마 유성은, 항상 사과를 입에 달고 살 았다.
‘미안, 재미 삼아 해본 건데 내가 더 잘해서.’
그건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였다. 결코 상대방을 놀리려는 의도조차 없이.
그래서 더욱 분했다. 노력조차 하 지 않고 뺀질거리는 놈에게 단 한 번의 승리조차 거두지 못하는 자신 의 한계를.
‘•••아니. 자책할 시간은 없어. 좀 더 분발해야 한다.’
스태프를 꺼내 들고서 거대한 허수 아비의 앞에 선 해원량은 거칠게 마 법을 흩뿌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마법을 설 계하여 적을 자신의 페이스로 옭아
매는 그 특유의 냉정하고 잔혹한 마 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로 엉망진창이었다.
“해원량. 살살 좀 하지 그래?”
“……홍비연 공주님.”
한참이나 마법을 흩뿌리던 해원량 은 뒤에서 홍비연이 말을 걸어온 덕 분에 간신히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몇 번 마법을 휘둘렀다고 벌써 혈 도가 엉망진창이다. 체력을 아무리 단련해도, 마법을 아무리 공부하고 또 수련해도 그 ‘마나 총량’의 한계 는 극복할 수가 없었다.
홍비연은 해원량의 옆에 서서, 진
정하라고 말한 주제에 본인도 아주 거칠게 화염계 마법을 홑뿌렸다.
해원량처럼 다수의 속성을 사용하 지도 못하고, 설계하는 것도 약했지 만 그녀는 압도적인 마나 총량과 파 워풀한 왕가의 화염계 계승 마법 덕 분에 3클래스의 수준으로도 아주 화 려한 마법을 선보일 수 있었다.
“공주님도 누군가에게 당하셨습니 까?”
“…’도’? 너도 당했구나?”
움찔, 평상시라면 하지 않았을 말 실수를 했다. 하지만 홍비연은 캐묻 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사소한 것
을 따지고 드는 성격이 아니었으므 로.
“당했지. 아주 시원하게. 그것도 학 년 꼴찌한테 말이야. 그거 때문에 짜증 나 죽겠어.”
변명거리는 많았다.
지형이 자꾸 변하는 바람에, 자신 은 유명인이라 마법이 전부 까발려 진 바람에, 자신의 마법이 파괴에 치중되어 있어 명중률이 낮은데 상 대방은 속도 위주인 바람에.
하지만, 그래도 결국 변명은 변명 이었다.
홍비연 자신이 부족해서 졌다는 사
실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놓고, 포인트 스틱을 양보받아 3위씩이나 하고 말았다. 비록 1위는 하지 못했으나…… 어머니는 그럭저 럭 만족하셨다.
문득, 그조차도 백유설에게 포인트 스틱을 돌려받은 덕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서 홍비연은 스태프를 거칠게 바닥에 찍었다.
콰쾅!! 전방의 표적이 완전히 불타 버렸다.
그래. 솔직흐], 자존심 때문에 백유 설에게 포인트 스틱을 건네줬을 땐 엄청나게 가슴이 조여왔다.
정말로 백유설이 포인트 스틱을 전 부 가져가 버리면, 나는 어떻게 되 는 거지? 순위권에조차 들지 못하 면, 그땐 어머니를 무슨 낯으로 뵙 지?
그리고 그가 다시 돌려줬을 땐, 내 심 안도하고 말았다.
‘짜증 나!’
싫었다. 백유설이 싫은 게 아니라, 고작 평민 따위의 행동 하나하나에 겁먹고, 마음 졸이고, 안도하고, 기 뻐한 자신이 싫었다.
‘언젠가는 그 짜증 나는 면상을 불 태워 버리겠어.’
저 멍청한 허수아비의 얼굴을 백유 설의 얼굴이라고 생각하자 놀라우리 만치 마법의 파괴력이 올라갔다.
거기에 더불어 홍비연은 며칠 전에 있었던 ‘특강’이 떠올랐다.
‘•••평민 주제에 잘난 척이나 해대 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효과가 없 었느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놀랍게도 넌센스 퀴즈를 공부하면 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이후부터 마법의 성취도가 어마어마하게 증가 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다양한 방향으로 화염을 다룰
수 있게 되었고, 더 계획적으로 적 을 불태울 방법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직 그 ‘마의 3문항’ 같은 문제가 나오면 풀 자신은 없었지만, 자신에 게 진전이 있던 건 사실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그녀의 스 태프가 우뚝 멈췄다.
그는 고작해야 평민에 불과하였고, 성적도 최하위에, 성격도 최악이었 으나, ……자신에게 부족한 단 하나 의 단점을 보완할 방법을 아는 유일 한 소년이었다.
여태 왕가의 그 어떤 선생들도 백 유설처럼 독특한 방법을 제안한 적 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공주님.”
때마침, 홍비연의 호위 마법 기사 예테린이 자그마한 상자를 들고서 찾아왔다.
“응. 무슨 일이야.”
“장인들에게서 택배가 왔습니다. 지팡이 ‘테리폰’의 개조가 완료되었 습니다.”
“지금 바로 그에게 전할까요?”
“어, 응. 그러는 게 낫겠지.”
“그럼, 제가 전하고 오겠습니다.”
예테린이 그리 말한 뒤 훈련장을 나가려고 흐]•자, 홍비연은 저도 모르
게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왜 그러십니까, 공주님?”
“어… 아냐. 그거 두고 가. 내가 전해줄게. 마침 지나가는 길에 볼일 이 있어서.”
“알겠습니다.”
그렇게 흥비연은 상자를 건네받고 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미쳤지…….’
무슨 생각으로 이걸 직접 갖다주겠 다고 한 건 ス], 스스로도 모르겠다.
아무튼 본인이 하겠다고 했으므로 무를 수도 없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백유설이 있 다는 저]2본탑’으로 향했다.
스텔라 아카데미의 외형은 아주아 주 거대한 대저택을 닮았으나, 곳곳 에 꽂혀 있는 12개의 본탑과 24개 의 별탑 덕분에 저택이 아닌 성처럼 보였다.
그중 제1본탑은 스텔라 아카데미의 ‘스텔라 마법 기사단’, 교장 및 교감 과 이사회 등 이 학교의 주축을 위 한 건물이었으며 제2본탑에는 교수 진의 연구실이 배치된다.
그가 제2본탑에 갔다는 건 교수를 만나러 갔다는 건데, 학기 초반부터
그럴 만한 일이 있나?
고민해 보았지만, 역시 모르겠다.
,,홍비연 학생 출입 명부를 작성해 주세요.”
제2본탑에 직접 들어가려던 홍비연 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왜 직접?’
교내에서 만나도 되고, 훈련장에서 만나도 되는 걸 굳이 여기까지 쫓아 오는 건 왕족으로서 평민 따위나 쫓 아다니는 것 같지 않은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아니에요. 돌아가 볼게요.”
하는 수 없이 본탑 정문으로 빠져 나와서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여러모로 진짜 짜증 나게 만드네 그 평민……
“어머, 공주님. 무슨 일 있나요?”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홍비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 를 들었다.
“아… 오랜만이네요, 하메릴 선생 님.”
“후후, 부족하지만 여기서는 교수 를 하고 있답니다.”
하메릴 교수는 한때 왕성에서 홍비 연에게 마법을 가르쳤던 스승이다. 그녀는 온화한 인품과 우아한 마법 을 구사할 줄 알았기에, 홍비연의 롤모델과도 다름없는 존재였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생의 진정한 스 승. 왕성을 떠난다고 했을 땐 아쉬 웠지만 이렇게 스텔라에서라도 다시 볼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2본탑에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아, 그게 잠깐 볼일이 있었는데 이만 돌아가 보려구요.”
“그런가요? 하긴, 지금은 제2본탑 의 교수님들이 다 정신이 없으니까
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무슨 일은 없지만, 그 ‘백유설’이 라는 학생 때문에 마법 관계자들이 찾아와서 극성이거든요.”
또 나왔다. 저 이름. 홍비연은 관 심없는 척 물어보았다.
“흠흠, 그 평민이 왜요?”
“으음,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홍비연 학생은 백유설 학생과 직접 대련을 해보셨지요?”
“그렇…죠.”
“그 학생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 구요.”
“……네.”
어쩐지 창피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푹 숙였다. 상대방은 진심을 다하지 도 않았는데, 자신은 당해내지 못했 다. 존경하는 스승 앞에서 못난 꼴 을 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상대방도 진심 을 다했으니까요.”
“네…? 하지만 마법도 쓰지 않았는 데요?”
“그건 그가 가진 ‘신념’ 때문이에 요.”
“신념이라니, 대체 무슨……r
“오늘 실습을 보고, 교장 선생님께 서 직접 한 말씀을 남기셨어요.”
그에 홍비연이 침을 꿀꺽 삼켰다. 엘트먼 엘트윈, 그 위대한 대마법사 가 실습을 보고 있었다니. 게다가, 무려 한마디를 남기고 갔다는 건…….
“아마도, 그 학생은 옛 시대에 사 라져 버린 ‘기사도’를 부활시키려는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하시더군요.”
“기, 기사도……?”
기사도. 옛 시대에 사라진 단어이 지만, 현대의 사람들은 여전히 그
단어를 기억하고 있다.
홀연히 검 한 자루를 쥐고 일어나, 세상을 지키기 위해 악(惡)과 맞서 싸웠다는 동화 속 영웅들이 대부분 ‘검’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게 마법으로 돌아가는 이 세 상에도, 여전히 검을 다루는 기사라 는 존재에 대한 환상은 존재했지 만…… 정말 딱 그 정도 수준의 환 상일 뿐이다.
누구나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버리 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검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천둥벼락을 다루고 땅을 가르며 하
늘을 날아다니는 마법사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 시대에 날붙이는 아 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었으니까.
즉, 요새는 우스갯거리로 하는 농 담 따위로 치부되는 게 기사도였다.
농담하지 말라고, 홍비연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 평민, 실제로 나를 상대할 때 마법을 쓰지 않았어.’
그는 포인트 스틱을 마치 검처럼 다루며, 점멸 마법 하나만으로 자신 을 상대했다. 그것도 꽤 훌륭하게.
즉, 백유설은 자신을 상대로 장난 을 친 게 아니라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며 진심으로 그 상황을 마주한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특강을 해주 는 대가로 학교의 지팡이를 개조하 여 ‘마법검’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 귀한 중상급의 지팡이를 고작 취 향 때문에 개조해 달라고 하겠는가? 그는 다른 모든 마법을 포기하면서 까지, 검을 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은 그것도 모르고, 그 에게 장난치지 마라며 열을 내기나 했다.
“황당하죠?”
조금… 네. 그렇네요.”
누군가가 ‘기사도’를 꿈꾼다고 말 하면 웃어넘길 것이다. 혹은 놀림거 리나 되겠スI. 요즘 시대에 무슨 기 사냐며.
그러나, 평민으로 태어나 세계 최 고의 명문 스텔라 아카데미에 입학 할 정도로 뼈 빠지게 노력하였으며 심지어 S반에 들어와 학년 5등의 자신과 싸워서 우위를 점할 정도의 강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백유설은 결코 농담이 아닌, 진심 으로 기사도를 추구하고 있다는 말 이 된다.
“하지만… 마법 학교에서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건 어마어마한 페널 티를 받을 텐데요? 마법 실습 시간 에는 무조건 벌점을 받을 수밖에 없 을 거고, 또 이것저것……
“그렇죠. 그 학생은 그걸 알면서도 이 길을 걷기로 한 거예요. 그래서 대단하지 않나요? 남들이 두렵고 어 렵다며 가지 않는 길을 추구하고 있 으니까요.”
홍비연의 표정이 복잡해지 スト, 하메 릴 교수가 이어서 말했다.
“백유설 학생은 이미 점멸이라는 제어 불가 마법을 제어하는 데에 성 공했다는 대단한 업적을 달성했어 요. 이대로 평범하게 마법사의 길을
걸어도 틀림없이 이름을 널리 알리 겠죠. 그럼에도 스스로를 다그치는 건…… 그 신념이 진짜라고 생각할 수밖에는 없겠네요.”
홍비연은 침묵하였고, 하메릴은 너 무 많은 시간을 붙잡아서 미안하다 며 인사를 하고서 떠났다.
그녀는 그 자리에 한참이나 못 박 힌 듯 서 있었고, 해가 살짝 저물어 갈 때쯤.
“너 여기서 뭐 하냐?”
“어…….”
제2본탑 정문에서 백유설이 웬 약
초 뿌리 같은 것을 질겅질겅 씹으며 걸어 나왔다.
기사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불 량스럽고 가벼운 걸음걸이.
‘기사는 무슨.’
홍비연은 애써 고개를 흔들어 아까 전의 이야기를 떨쳐냈다. 상대방은 그저 재수 없는 평민일 뿐이니까.
“너 때문에 온 거 아니야.”
“누가 뭐래?”
“…이거나 받아.”
“오, 테리폰이냐? 이야. 박스 내가 가져도 되지? 내다 팔면 비싸겠는
데.”
홍비연은 백유설이 뭐라고 하든 말 든 홱 몸을 돌렸다.
여기에 더 있다가는, 또 저 이상한 평민의 페이스에 괜히 휘둘릴 것 같 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