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2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26
47. 여름의 끝⑸
9월, 여름이 끝나가는 계절이 오면 스텔라의 개학이 시작된다.
다른 마법학교와는 다르게 스텔라 의 개학식은 운동장이 아니라 대강 당에서 진행되었고 24시간 내내 온 도조절 마법이 빵빵하게 걸려 있어 서 더위에 쓰러질 일도 없다.
심지어,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도 아주 초간단하게 끝난다.
-가을에도 열심흐]해.
단 한마디.
그게 전부였다.
-커, 커흠. 그럼 다음으로는 교감 선생님의…….
어찌나 짧았던지 교감 아키헤이든 이 나와서 억지로 시간을 채워야만 했을 정도였다. 그는 뭐 그리도 하 고 싶은 말이 많은지 학생들의 예민 지수를 팍팍 끌어올려가며 한참이나 훈화를 이어갔다.
,……다시 시작이구나.’
에이젤은 새삼 스텔라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원대한 목표를 위해 큰 포부 를 안고서 입학하여 팽팽한 긴장 속 에서 지내왔는데, 지금은 조금의 여 유를 부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
입학식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학 기라니. 1학년 1학기에 워낙 강렬한 사건 사고가 많았고 심지어 여름방학 마저도 정신없이 지내서 그런 걸까.
정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만 같았다.
‘2학기도 열심히 공부해야지!’
에이젤의 이러한 다짐은 한때 풀레 임이 원작 로판을 읽으며 ‘이게 말 이 돼?,라는 의문을 가진 부분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현실적 으로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면 2학기 가 된다고 해도 더 열심히 할 생각 보다는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들 테 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정작 풀레임도 공 부를 상당히 열심히 하는 축에 속하 므로, 그녀들은 백유설의 입장에서 상당히 비정상적인 축에 속한다.
-이상으로 개학식을 마치겠습니다.
개학식이 끝난 뒤 학생들은 각자의
반으로 모였다.
1학년 S클래스.
다른 반에 비해 학생의 숫자가 현 저히 적으나 특이하고 천재적인 학 생들이 모여 있는 곳.
그리고 이곳에…… 백유설도 있다.
다른 반과는 다르게 개학에 들뜬 시끌벅적한 분위기 하나 전혀 없이 고요한 침묵, 그 한가운데서 백유설 은 개학 첫날부터 책상에 드러누워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에이젤은 자연스레 그의 옆자리의 뒷자리의 옆자리의 뒷자리의 옆자리
에 착석하였다.
적당히 멀지도 않으면서 가깝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부담스럽지는 않으 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의 아주 적당하고 완벽한 거리.
드르륵….
잠시간 앉아서 기다리니 교실의 뒷 문이 열리면서 홍비연이 들어왔다. 그녀는 가장 먼저 백유설이 누워 있 는 자리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그 근처에 착석한 에이젤과 잠시 눈 을 마주치고서 시선을 홱 돌렸다.
‘뭐야 진짜…….’
그날의 기억 이후 아돌레비트를 향
한 증오감은 더욱더 짙어졌다. 하지 만, 홍비연만큼은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딱히 막 엄청 싫지도 않 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닌, 그 런 느낌.
드르륵!
홍비연이 조용히 들어왔을 때와는 달리, 요란스레 교실의 앞문이 열리 며 S반의 교관 이한월이 들어섰다.
그는 짙은 눈동자로 교실 내부를 훑어본 뒤, 백유설의 좌석에 시선을 멈추고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내 상관없다는 듯 교탁으 로 가서 말했다.
“오랜만이다. 여름방학 동안 흥청 망청 놀기만 한 학생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겠ス】• 2학기 부터는 제대로 실전 훈련에 들어가 니, S클래스씩이나 돼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학생은 없겠지만 말이 다.”
움찔.
양심의 가책을 받은 것인지 백유설 의 몸이 떨리며 서서히 상반신을 일 으켰다. 그는 반쯤 죽어가는 눈으로 교관 이한월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희가 방학 동안에 무얼 했든 신 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2학기의
실전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너희 들의 성취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지.”
그 말뜻을 알아들은 S클래스의 학 생들 전원 노트와 레포트, 마법 양 피지와 수제 마법서 등을 꺼내 들었 다. 거기에는 에이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바로, 방학 숙제 체크다.”
스텔라의 방학 숙제는 레포트 형식 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문제를 내어 주고 풀이하는 데에서 그치는 정도 가 아니라 아예 학생이 새로운 논문 을 쓰거나 마법 혹은 마도구를 개발 해서 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았으나, 스텔라 아카데미라면 응당 당연한 수준.
각 과목별로 개별 제출하는 것이 나, 통괄적으로 이한월이 한 번씩 체크를 하려는 느낌이었기에 에이젤 도 레포트 몇 장을 준비했다.
방학 내내 바쁜 일정을 보냈다지만 고작 이 정도의 숙제쯤은 그녀에게 그리 힘든 일도 아니었다.
아마, 에이젤뿐만이 아니라 스텔라 의 우수한 s클래스 학생들이라면 누 워서 식은 죽을 먹는 것보다도 더 간단하게 마무리했으리라.
u……망했네.”
그러나, 어째서인지 에이젤의 옆자 리의 앞자리의 옆자리의 앞자리의 옆자리에 앉은 백유설이 머리를 쥐 어 싸고서 고개를 푹 숙였다.
,으응……?)
혹시나 싶었던 에이젤은 그의 책상 을 살폈는데, 아무것도 올라와 있지 않았다.
,설마……?’
그 설마가 확신이라는 듯 이한월이 교실을 천천히 한 바퀴 돌 때까지 백유설은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고.
“……백유설. 숙제는 어디에 있
지?”
“완벽하게 멋진 레포트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만…….”
“다만?”
“냉장고에 넣어놓고 깜빡한 것 같 습니다. 지금 꺼내올까요?”
“……특별 커리큘럼을 기대하도록.”
“예…….”
백유설이 구박을 받는 상황이었거 늘, 어쩐지 미소가 나와서 에이젤은 조용히 웃었다.
이한월이 교탁으로 돌아가자 에이 젤은 스리슬쩍 옆자리의 앞자리의 옆자리로 옮겨서 그에게 접근했다.
이전에는 가까이 앉을 이유가 없었 으나 이제는 명분이 생겼다.
“저기요.”
,,어. 왜.,,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백유설이 답 하자 에이젤은 슬쩍 예비분의 노트 를 꺼내서 건네주었다. 이 노트에는 공부하다 심심할 때 끄적이던 마법 진 몇 개가 모이고 모여서, 완전히 새로운 마법으로 태어나 버린 결과 물이 담겨 있었다.
,,이거… 드릴까요? 벌점을 면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살짝 걱정되기
는 했다. 보통 천재 마법사들은 자 기애가 강하고, 자존감이 높아서 설 령 실수하더라도 타인의 부탁을 극 도로 꺼리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 다. 당장 해원량이나 홍비연에게 똑 같은 상황이 닥쳤다고 해도, 저들은 기필코 5분 안에 새로운 마법 하나 를 집필해 버리고 말지 절대 다른 사람의 숙제를 빌리지는 않을 것이 다.
“으음, 꺼림칙하시면 어쩔 수 없….”
그러나 백유설은 자존심이고 나발 이고 없다는 듯 에이젤의 노트를 덥 석 붙잡았다.
“고마워!”
“어, 어?”
설마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할 줄 은 몰랐기에 에이젤도 살짝 당황하 고 말았다.
“이 은혜는 무덤까지 가져갈게.”
아니, 그럴 필요는 없는데…….”
조금 과하게 고마워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백유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에이젤은 뭔가 뿌듯해졌다.
비록 그가 자신에게 해준 것에 비 하면 굉장히 사소했으나, 이런 식으 로 곁에서 하나씩 계속 은혜를 갚아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갑자기 뭔가 생각의 전환 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서 에이젤은 다급히 사고를 정지하였다.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 * *
스텔라의 개학 첫날은 한가롭다.
다른 마법학교는 개학식 날부터 미 친듯이 무식하게 진도를 빼서 지옥 같은 스케쥴을 소화한다고 하지만 스텔라는 여유로울 때 확실하게 여
유를 부여하고는 했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각 과 목의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오리엔 테이션만 짤막하게 끝마치고서 금세 돌아오는 바람에, 오늘의 S클래스는 사람이 유난히 북적였다.
물론 도중에 풀레임이 심심하다며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 ‘축구할 사 람 구함! 너만 오면 고!’를 외치며 옆반을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그건 아주 사소한 부분이었다.
방학숙제를 건네주는 것을 시작으 로 백유설에게 붙어 있을 명분이 생 긴 에이젤은 따로 수업이 갈라지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그를 졸졸 따
라다녔다.
하지만 그 수업이 갈라지는 시간조 차 아쉬웠는지, 기필코 묻고 말았다.
“…내 강의 시간표를 알려달라고?”
맞은편에 앉은 에이젤이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자 백유설이 황 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알아서 뭐 하게? 따라 들으려고?”
“네.”
“뭔데. 너 나한테 관심 있냐?”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농담 삼아 툭 던졌으나, 에이젤은 이번에도 무 심하게 답했다.
”그럴 수도 있죠?”
“……엥?”
“그러면 안 되나요?”
”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너 는 그럴 여유도 없다면서?”
그러자 그녀는 잠시 입술을 매만지 며 고민하다가 방긋 웃었다.
”그럴 여유가 조금 생겼어요. 누구 덕분이죠.”
“그거 참…… 누구 덕분인지는 몰 라도 곤란하게 됐네……
백유설은 진심으로 곤란했다.
나중에, 그러니까 한 3년만 지나도
에이젤은 분명히 뛰어난 마법사이자 세계관 탑클래스의 미인으로 성장하 겠지만 아직까지는 고등학생이다.
연애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어린 애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 만약 정말로 에이젤이 그런 뜻을 품고서 다가오면…… 참으로 곤란할 것이 다.
,……김칫국인가?’
다시 생각해 보자.
관심 있냐고 물었지, 좋아하냐고 물은 건 아니다.
에이젤이 워낙 연애에 쑥맥이라 다 른 평범한 의미로 받아들여서 저렇
게 대답했을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음, 확실히 그렇겠어.’
원작 게임에서도 에이젤이 다른 남 주들에게 빠지기 시작하는 건 무려 2학년 때의 일이다. 그전까지는 남 주들이 일방적으로 에이젤에게 집착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으니, 지금 은 일러도 너무 이르다.
게다가 원작 남주들처럼 에이젤의 감정을 살살 간지럽히거나 괴롭히는 이벤트도 없었으니, 그럴 일은 없다 고 보는 게 무방하다.
“휴, 괜히 놀랐네.”
“네?”
“아무것도 아냐.”
그녀의 의도가 어쨌든 급한 숙제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니까, 한국 인의 정답게 밥이나 한 끼 사주는 것으로 퉁치면 되겠거니 싶다.
“오늘은 할 것도 없겠다, 저녁이나 먹을까?”
“네? 아직 동아리 활동은 조금 이 르지 않아요?”
“그거랑 별개로, 그냥 먹자는 건 데? 꼭 동아리 활동 일환으로만 밥 을 먹지는 않잖아. 오빠 돈 많으니 까 너 먹고 싶은 거 사 줄게.”
그러자 에이젤이 멍한 표정으로 백 유설은 가만히 바라보더니, 황급히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조, 좋아요.”
“그럼 저녁은 돼지국밥이다.”
**……제가 먹고 싶은 거 사 주신다 면서요?”
“너 이거 좋아할걸.”
“그런 음식 처음 들어보는데……
“확실해.”
에이젤은 뾰루퉁한 표정이었으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내가 돼지국밥이라는
기괴한 음식을 좋아한다면?’
조금 이상한 느낌이다.
나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음식을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백유설.
그는 어째서 나의 비밀을 알고 있 는가.
‘너를 계속 지켜봐왔어.’
문득, 봄의 어느 날이 떠올랐다.
노을빛에 물든 스텔라를 등지고서, 백유설이 내게 해주었던 그 말. 그 때는 몰랐으나 이제는 그 의미를 어
렴풋이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회귀자이スト, 시간 여행자.’
백유설은 시간을 자유로이 돌아다 니며, 자신의 과거에 깊은 영향력을 끼친 남자다. 그런 그가 내뱉은 ‘지 켜봐왔다’라는 말이 과연 평범할까?
그럴 리 없다.
그는 다양한 시간 속에서 수많은 ‘나’와 마주하였을 테고, 아마도… 어쩌면 나보다도 나에 대해 더욱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좋아요. 가요. 돼지국밥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거 먹으러.”
그래서 이제는 백유설의 말을 의심
하지 않기로 했다. 이름부터가 딱 봐도 괴식일 것 같은 그 수상쩍은 음식조차, 좋아할 자신이 있었다.
백유설이 그리 말하였으니까.
“오, 현명한 선택이야.”
생각보다 흔쾌히 수락하는 에이젤 을 보고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백유 설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그녀를 끌고 아르카니움으로 나섰다.
……그리고, 돼지국밥을 입에 처음 댄 순간 에이젤은 후회했다.
“맛없어…….”
“엥? 나 살던 데서는 온동네 사람 들이 다 맛있다고 극찬을 하던데.”
“동네 사람들이나 그렇겠죠…….”
백유설이 ‘좋아할 거야’라고 확신 했던 이유가 그저 자기 자신이 너무 나도 좋아하는 바람에 그랬다는 사 실을, 너무나도 뒤늦게 알아버렸다.
“거참. 이게 왜 맛없지? 후추 뿌려 서 한입 제대로 해봐.”
“됐어요. 제 입맛대로 먹을래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난 에이젤은 주 방에 가서 여러 조미료를 가져오더 니 제 입맛대로 어찌저찌 조리하여 더욱 깔끔하고 맑은 국물을 만들었 다. 이제는 그럭저럭 먹을 만해진 국물을 떠서 조심스레 먹으며, 에이
젤은 앞자리의 백유설을 바라보았 다.
참 게걸스럽게도 밥을 퍼먹는 모습 에는 분명히 품위도 없고 품격도 없 는데, 어째서 계속 바라보고 싶어지 는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