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65)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65
75. 그린 코어⑺
혹마신교주 회련이 나랑족 식민지 를 방문하기까지 이틀.
백유설은 부지런히 밤의 그림자 사 이에 숨어들어 흑마인을 해치우며 정보를 끌어모았다.
‘예상대로지만, 중앙탑을 제외한 외곽 지역은 허술하군. 그냥 흑마인
거주지와 다를 게 없어.’
중앙탑의 흑마인들은 상당히 체계 적으로, 마치 인간처럼 움직이고 있 었으나 그건 정말 일부일 뿐이었다.
‘흑마신교가 이 도시를 점거하기는 했지만 모든 흑마인이 흑마신교를 진심으로 믿는 건 아니란 거지.’
아마 대부분의 흑마인은 흑마신교 라는 거대세력의 그림자에 들고 싶 어서 종교를 믿는 척만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보니, 슬슬 흑마신교가 어 떤 꼬라지로 돌아가는지 감이 잡히 기는 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제대로 굴러가는 척하면서도 역시나 인간의 계급체계 처럼 완벽하지는 않은 모양.
언제든 계기가 있다면 금방 폭탄처 럼 터져버릴 것이다.
‘뭐, 거기까지는 내가 신경 쓸 바 는 아니 スI만.’
흑마인들이 대대적으로 전쟁을 시 작했다면, 흑마도왕이 알아서 할 문 제다. 백유설은 그곳에서 살아남은 세력 하나만을 신경 쓰면 그만이다.
그전에 회련이 대체 뭐 하는 놈인 지, 대체 뭐길래 회공시월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직
접 두 눈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 었다.
떼엥-!
중앙탑의 종이 크게 울려 퍼진다.
그 이틀 사이에 중앙탑의 옥상에는 종루의 형태가 갖춰졌는데 정오가 되는 순간 곧바로 종이 울리며 마을 에 있는 모든 나랑족이 탑에 모였 다.
도시를 지배한 흑마인의 리더이자 흑마신교의 대사제로 추정되는 흑마 인이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쓴 채 걸 어 나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나 랑족을 내려다보았다.
본디 중앙 광장은 거의 이만 명 가까이 되는 나랑족 전원이 모이기 에는 터무니없이 비좁은 공간이었으 나, 이날만을 위해 대사제가 도시를 개조하여 거리에는 나랑족이 가득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
“천박한 늑대 놈들아, 들어라!”
대사제가 소리치자 도시 전체에 그 우렁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 졌다. 근처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 에 숨어들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백유설은 표정을 살짝 찌푸렸다.
‘어울리지도 않네.’
대사제 흑마인은 덩치가 상당히 우
람해서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는 꼬 라지가 상당히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머리 위로 솟아난 소뿔은 사제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았고 심지어 눈알조차 완전히 새 카매서 누가 봐도 악마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대사제는 뻔뻔하게 신의 대리인을 자칭하며 연설을 늘어놓는 다.
“우리는 너희를 이 더럽고 미개한 문화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 내 려온 사자다! 앞으로 너희는 흑마신 교를 믿게 될 것이며, 그 대가로 은 총을 받게 되리니. 그증 하나가 바
로 이 종탑과 같은 위대한 문화의 유산이다! 너희의 기술로 이런 아름 다운 건축물을 지을 수나 있겠느 냐?”
연설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듣다 못 한 백유설은 귀를 틀어막았다.
‘저딴 걸 연설이라고……
누가 저 멍청한 흑마인 대사제에게 대본이라도 써주면 참으로 좋겠다.
저런 씨알도 안 먹힐 법한 헛소리 로 포교를 하면 퍽이나 통할까.
저따위 궤변에도 아무도 나서서 반 박하지 못하는 것은, 연설이 멋들어 지게 통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공
포에 지배당했기 때문이다.
반항했다가는 뼈도 못 추린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모두 끔찍하게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생 각에 그 어떤 나랑족 전사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걸 알고 있으니까 연설 을 대충하는 걸 수도 있겠네.’
백유설은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서 인파 무리로 스며들었다.
신체 능력이 초인의 수준에 들어선 그는 수많은 흑마인이 감시하는 와 중에도 덩치가 큰 나랑족의 사이를 지나쳐 몰래 앞으로 이동하는 게 가
능했다.
‘흐음, 회련인지 뭐시긴지는…… 직접 나서지 않는 건가?’
백유설은 종탑의 구석진 장소를 유 심히 바라보았다.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사제복 차 림의 소년 한 명.
고작해야 소년의 얼굴을 가진 그가 어떻게 그 흑막 흑마신교주라고 생 각할 수 있겠냐마는, 백유설은 확신 하고 있었다.
양옆에 상당한 힘을 가진 흑마인이 그를 수호하고 있는 것에도 모자라, 본인 또한 상당한 흑마력을 지니고
있었고…… 무엇보다, 직박구리 안 경이 그에게 경고 마크를 띄웠기 때 문이다.
비록 회련은 원작 게임에 등장하지 않아서 이름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는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 다.
저 정도의 존재감을 가졌음에도 이 름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저 소년이 흑마신교주 회련이라는 증거가 될 테니까.
‘뭐, 직접 나설 필요가 없겠지. 이 런 도시에 포교 연설을 하는데 흑마 신교주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폼 이 안 살 테고.’
애당초 회련은 여태껏 세상에 얼굴 을 드러내지 않은 채 비밀스럽게 활 동하고 있었다.
고작 이런 데서 얼굴을 드러낼 거 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거기까지 확인한 백유설은 품에서 머리띠 하나를 꺼냈다.
평범한 머리띠가 아니다.
무려 늑대의 귀가 달린 머리띠!
나랑족의 흉내를 내기 위해 이틀간 손수 제작한 물건이다.
회련의 얼굴까지 확인했으니, 이제 는 슬슬 활동할 시간.
백유설은 머리띠를 머리에 쓰며 씨 익 웃었다.
‘이러면 감쪽같겠지?’
“자, 너희 모두에게 흑마신교의 은 총을 받을 자격이 주어졌으니 은혜 롭게……!”
대사제가 멍청한 연설을 펼치고 있 는 동안, 흑마신교주 회련은 종탑의 그림자 속에 조용히 숨어서 이 광경 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설프다.
그리고, 멍청하다.
나랑족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니다.
흑마인들.
자신의 ‘동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저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가진 건 육체적인 힘밖에 없고 지 능이 부족하여 제대로 된 사회를 꾸 리는 것도 하지 못하는 미개한 종족.
저런 흑마인을 두고 과연 인(人)이 라는 단어를 붙여도 좋은가.
지능은 낮지만 힘밖에 모르는 저것들 은 차라리 짐승에 가깝지 않겠는가?
말을 한다는 이유로, 그래도 나름 대로 생각이라는 걸 한다는 이유로 저들의 종족명에는 ‘인의 글자가 허락되고 있다.
‘흑마인의 왕 따위, 정말 되고 싶 지 않는군……
하지만 흑마도왕이 되는 것은 세계 의 왕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이었으므 로, 당연히 헤쳐나가야 하는 관문.
첫 관문부터 비틀거리고 있기는 하 지만 회련은 자신의 계획이 결코 빗 나가지 않으리라고 확신했다.
“교주님. 어떠십니까?”
“괜찮네요. 앞으로도 이대로만 쭉
하라고 전해주세요.”
“예. 교주님이 직접 연설을 지켜보 신 것은 대사제에게도 크나큰 영광 으로 남을 것입니다.”
회련이 이런 식민지에 직접 찾아온 것은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이 근방의 신전에서 진행 중 인 ‘그린 코어’의 ‘정화’를 직접 진 행하기 위해 찾아왔다가, 잠시 들렀 을 뿐이다.
어쩌면 레드 코어가 된 신물을 이 도시에서 관리하게 될 수도 있을 터 니까.
‘그린 코어가 흑색으로 물들면 세
계수를 완전히 반전시키는 것도 별 문제는 아니겠지.’
생명을 관장하던 세계수는 이제 완 전한 중립의 사태가 되었다.
거기에 더해, 세계수가 아예 생명 을 포기하고 죽음만을 관리하게 된 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정령들 입장에서는 상상조 차 하기 싫은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그린 코어.
인간들의 손에서 애지중지 귀중하 게 보호되고 있어서 손에 넣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한 번 뺏어온 이상 이제부터는 우 리 흑마인의 신물이나 다름없지.’
아직 그린 코어의 정화까지는 상당 한 시간이 남았으므로, 회련은 당분 간 이 근방에 머물며 과정을 지켜볼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정리 하며 조용히 사색에 잠겨 있는데, 갑작스레 주변이 어수선해졌다.
“……무슨 일입니까?”
종탑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던 회련이 실눈을 뜨고서 묻자, 흑마인 들이 당황하여 조용히 보고했다.
“저길 보십시오.”
광장을 보니, 웬 어린 소년 나랑족 한 명이 앞으로 나서서 검을 치켜들 고 있었다.
그것도 똑바로 대사제를 향한 채.
“흑마신교의 대사제여!”
소년의 외침에 흑마인들은 당장에 달려들어서 제지하려고 했으나, 이 상황이 즐거운 것인지 오히려 대사 제가 저지하였다.
그러고서는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 리더니 고개를 까딱인다.
어디 말해보라는 듯.
“우리, 나랑족이 정말로 흑마신교 에 속하기를 원한다면 그 힘을 증명 하라! 나랑족은 힘에 죽고 힘에 사 는 전사의 종족!”
꿈틀.
나랑족 소년을 가만히 지켜보던 회 련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늑대 귀를 쓰고서 입을 마스크와 목도리로 가리고 있지만, 어딘가 익 숙한 얼굴이다.
‘어디서 봤지?’
회련이 고민하는 사-이, 나랑족 소
년의 말이 이어졌다.
“그대들은 비겁하게 밤의 시간을 틈타서 우리를 기습하였으니, 어찌 전사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정당당 히 대사제께서 단기접전으로 그 힘 을 증명한다면 나랑족은 당신들의 힘에 납득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흑 마신교를 승배할 것이다!”
그에 다른 나랑족들은 공포에 질려 서 고개를 숙였다.
이미 저들의 절대적인 힘은 진작에 실컷 느꼈는데 이제 와서 무슨 단기 접전이란 말인가?
오히려 저 소년에 의해 자신들이
피해를 입을까 더욱 두려워져서, 원 망스러울 지경이었다.
“하하! 그거 좋군!”
대사제는 뒤쪽의 회련을 힐끔 보고 서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연설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었 는데, 힘으로 증명하면 알아서 흑마 신교를 믿겠다니.
차라리 잘된 일이지 않은가?
게다가 사실…… 그 이유뿐만이 아 니었다. 최근 대사제 노릇을 하며 굉장히 심심하던 차였는데, 저 건방 진 나랑족 소년이나 괴롭히면서 놀 면 꽤 즐거운 놀잇거리가 될 터다.
“너는 나랑족 전사의 대표인가?”
“그렇다. 내 이름 백…뭐시기. 나랑 족의 대표로서 명예를 걸고 대사제 와 결투하겠다.”
“좋다. 백뭐시기. 대사제 말칸, 명 예와 긍지를 걸고서 결투하겠다.”
흑마인에게 명예와 긍지가 어디에 있냐며 따질 새도 없었다.
회련은 저 나랑족 소년의 정체를 뒤늦게 눈치채고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대사제 말칸은 이미 백뭐시기, 아 니 백유설의 결투 신청을 받아들였 으니 더 이상 무르는 것도 불가능.
회련의 얼굴이 분노로 물들기 시작 하자 사제들이 다가와 물었다.
“교주님, 무슨 일이십니까?”
“……백유설이다.”
“예? 백유설이라면…….”
“그래. 사사건건 내 계획을 방해하 는 건방진 인간 놈.”
회공시월은 그를 건들지 말라고 명 령했지만, 이미 회련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애당초 여기까지 찾아와서 자신을 눈앞에 두고 대놓고 엿을 먹이는데 어떻게 참겠는가?
“사제단. 모두 대기하세요. 저기서 말칸이 백유설을 쓰러뜨린다면 좋겠 지만, 만약 백유설이 결투에서 승리 할 경우……
회련은 이를 꽉 깨물고서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의 목을 취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