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7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79
77. 흑마타락(3)
루드릭으로부터 토아 레그론의 흑 마타락을 확인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모두 들은 뒤, 스칼렛은 입술을 꾹 다물고서 가만히 바닥을 바라보았 다.
이윽고 고개를 든 그녀는 백유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백유설은 피하지 않고 스칼렛의 눈 을 마주 보았는더], 생각보다도 무덤 덤한 듯한 모습에 살짝 놀라고 말았 다.
“……흑마타락하지 않았을 가능성 은 거의 없는 거지?”
“응, 아마도. 거의 확실할 거야.”
“후우……「
한숨을 깊게 내쉬더니 스칼렛은 자 신의 머리카락을 마구마구 헝클어뜨 렸다. 그러고서는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뭔 줄 알아? 그건 바로 욕심이야.
그래서 내가 흑마인을 아주 싫어해. 힘과 피를 욕심내서 다른 세계의 힘 에 영혼을 팔아버린 족속이니까.”
마녀는 인간의 적이지만, 의외로 흑 마인이나 흑마법사처럼 이면 세계에 영혼을 팔지 않은 순수한 존재였다.
저주는 기본으로 부리고 타인을 괴 롭히는 마법에 특화된 그들을 두고 서 과연 순수하다는 말이 어울릴지 는 모르겠으나 다른 어딘가에서 힘 을 빌려오지 않고서 자신의 힘만을 사용하니 흑마법사와는 그 본질 자 체가 다르다.
“욕심……
“응. 토아가 정말로 흑마타락을 했 다면…… 내가 그 아이를 제자로 두 고서 항상 강조했던 단 한 가지를 어겼다는 뜻이기도 해.”
“한 가지?”
“분수에 맞지 않는 과욕을 부리지 말 것.”
보통의 마법 스승들이 수많은 법칙 을 가르치고 강조하는 것을 생각하 면 스칼렛은 참 심플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토아 레그론은 스승님이 내려주신 그 단 한 가지의 경고조차
지키지 못하였다.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아니었는데.”
스칼렛은 눈을 감았다.
심란해 보이는 말투와는 별개로 상 당히 차분한 표정이었는데 무언가 결단을 내린 듯한 모습으로 보이기 도 했다.
*……정말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비록 마력의 대부분이 동결되기는 했으나, 마녀왕은 마녀왕.
연홍춘삼월의 가호를 최대 출력으 로 집중해도 그녀의 진짜 심경이 어 떤 상태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믿는 수밖에.
그렇게 스칼렛에게 모든 진실을 털 어놓은 백유설은 세상에서 열 손가 락 안에 드는 최고의 대마법사 두 명을 데리고 짧은 여행을 떠나게 되 었다.
토아 레그론이 머물고 있는 연녹 탑, 라셀론의 기둥은 항상 그 위치 를 바꾸고 있는 터라 정확한 좌표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설령, 좌표가 파악된다고 하더라도 루드릭의 공간전이 기술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토아 레그론은 9클래스의 마법 실
력보다도 스펠 기술력으로 더욱 유 명한 사내였는데, 그가 자신의 마탑 에 설치해 둔 아주 특별한 마법진은 반경 수십 키로미터까지 공간왜곡 마법을 원천 봉쇄해 버린다.
물론 루드릭 본인이 그 장소에 직 접 도달하여 공간왜곡을 시도한다면 얼마든지 마법을 사용할 수야 있겠 지만…… 편하고 간편한 공간이동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백 유설은 실망을 금치 못하였다.
“천하의 삭월탑주도 뭐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었군요.”
배낭을 짊어진 백유설이 비행정의 티켓을 끊으며 말하자 루드릭은 어
색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그의 외 모는 잘생긴 20대의 청년이었기에 상당히 눈에 띄었는데 스칼렛과 더 불어 주변의 모든 이목을 집중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설마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이들과 평범하게 비행정으로 여행을 하게 될 줄 몰랐던 백유설은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점 하나.
“개인 비행정이라든가, 그런 건 없 습니까?”
그러자 루드릭과 스칼렛이 당연하 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비행정은 여러 대 갖고 있다만.”
“나도 있어. 토아한테 선물 받은 것들로.”
“……근데 왜 그거 안 타고, 여객 선을 타려는 겁니까?”
그 질문에 스칼렛과 루드릭은 잠시 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선물은 받았는데 딱히 타본 적은 없는걸?”
“나도 딱히 타본 기억은 없군.”
그제야 그 둘이 어지간해서는 비행 정을 탑승하는 것보다는 마법으로 이동하는 게 더 빠른 대마법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럼 대체 왜 비행정을 갖고 있는 겁니까…?”
남들은 갖고 싶어도 못 가진다는 비행정을 여러 대나 가지고 있으면 서 타본 적이 없다니.
이게 무슨 말같지도 않는 소리일 까.
루드릭은 조금 멋쩍은 미소를 지으 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실은 비행정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거든. 컬렉션으로 개인 격납고에 조금…….”
“나는 그냥 주길래 받았는데? 어디 에 있는지도 기억이 안 나.”
재산이 남아도는 갑부들은 이래서 안 된다. 백유설도 어지간히 돈을 많이 벌었으나 비행정을 수집할 생 각은 여태껏 해본 적도 없다.
‘그것보다…… 생각보다 이미지가 조금 다르네.’
스칼렛이나 루드릭이나 원작 아이 테르 월드 온라인을 즐긴 수많은 플 레이어들이 제대로 이야기를 밝혀내 지 못한 극히 일부의 인물이었다.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은 과거 이야
기와 서사부터 시작해서 성격이나 좋 아하는 취미와 음식 등이 모두 정리 되어 있었으나, 그들은 세계 최정상 급 강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세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
그렇기에 저런 모습은 백유설도 거 의 처음 보는 이미지였다.
“……왜 웃어?”
“응?,,
그들의 새로운 모습을 생각하고 있 던 백유설은 스칼렛의 말에 살짝 당 혹스러워 졌다.
“내가 웃었어?”
“응. 방금 실실 웃던데.”
“그래……r
그는 자신의 입꼬리를 매만졌다.
‘내가 왜 웃었지?’
잠시 고민했으나, 이내 털어냈다.
그냥 기분이 좋은데 이유가 중요하 겠는가?
어차피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잠시뿐. 어쩌면 흑마인이 되어버린 토아 레그론과 싸우게 될 수도 있었 기 때문에 백유설은 지금의 여유를 최대한 즐기기로 했다.
언제, 어느 순간에.
웃음을 잃어버리게 될지 모르는 일
이었으니까.
* * *
아이테르 대륙에서 남서쪽으로 쭉 나아가다 보면, 대지를 마치 칼로 도려낸 듯이 잘려 있는 구간이 나타 난다. 당연하지만 땅을 칼로 도려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곳 지형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 가, 하나의 섬이 되어버린 장소.
일명, 붉은 비 사막.
사막과 비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으나 이곳 지형은 있는 그 대로의 모습을 본 따서 이름을 붙였 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사시사철 붉은 소 나기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지는 언제나 모래사장으로 가득하 다.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르겠 다. 붉은 빗물은 평범한 물이 아니 라 그 성분이 ‘피’에 가까웠으니까.
대체 왜 구름에서 피가 소나기가 되어 내리는가. 그 원인을 밝혀낸 마법사는 없다. 이곳은 마나가 어지 럽게 뒤엉켜 있어 마법사들이 생존 할 수 없었기에 연구하는 것조차 불
가능했기 때문이다.
……약간의 예외는 존재한다.
이를테면, 초월의 경지에 다다른 대마법사라면 어떨까.
토아 레그론은 이 장소의 비밀을 거의 풀어냈음에도 세간에 딱히 밝 히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나만이 알고있는 진실은, 재미있 으니까.’
세상 사람들에게 여전히 미스테리 로 남겨진 수수께끼를 자신만이 알 고있다는 것만으로도 토아 레그론은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쾌락을 잊어 버린 토아 레그론이 유일하게 즐기 는 유흥거 리.
그의 행동을 두고 과연 나쁘다고 지적할 만한 자가 있는가?
몇몇 마법사들이 토아 레그론의 지 식을 두고 질투할지언정 나쁘다고 비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식을 탐구하여 독점하는 것은 대부 분의 마법사들이 하는 행위였으니까.
다만, 그 지식 탐구의 행위 과정에 서……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면 어 떻게 될까.
“즐겁나?”
붉은 비 사막, 상공 10cm.
고작 한 뼘 높이에 떠 있는 연녹 탑의 옥상에서 쏟아지는 빗물을 바 라보는 토아 레그론에게 흑색의 로 브를 걸친 사내가 접근하였다.
사내의 이름은 타란카.
흑마도왕의 아들 중 한 명으로서 현재 흑마신교주와의 전쟁의 최선봉 에 서있는 장군이기도 했다.
“즐겁ス 1. 마법사들은 영영 이 장소 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할 걸세.”
“그렇겠지.”
타란카는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저 붉은 비는…… 전부 자네가 저 지른 짓이니까.”
쿠르릉……!!
그때 천둥이 치며 하늘이 순간적으 로 빛으로 물들었다. 그 찰나에 보 인 토아 레그론의 입꼬리는 비이상 적으로 뒤틀려 있었는데, 웃는 것 같으면서도 그 눈은 전혀 웃고있지 않았다.
“그게 중요한가? 세상 사람들이 모 르는 비밀을 나만이 간직하고 있다 는 게 중요하다네. 또, 몇몇 이들은 나만이 이곳의 비밀을 밝혀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내가 설령 죽더
라도, 마법사들은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져 버린 나를 원망하는 일 외에 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실로 음침한 취미다. 마법사가 아 닌 타란카는 도저히 토아 레그론의 취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설령 그가 마법사였더라도 토아 레그론이 저지른 짓을 이해하 지는 못했을 것이다.
붉은 비가 내리는 사막을 만들기 위해, 그가 희생한 생명이 10만 단 위가 넘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말이 다.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생명체를 살인하는 자.’
흑마인은 생존을 위해, 그리고 약 탈을 위해 인간을 살해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인간들에게는 악당으로 보일 텐데, 순전히 비밀을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토아 레그론을 과연 같은 ‘인간’으로 취 급할 자가 얼마나 있을까.
“곧 아버지께서 흑마신교를 부수기 위해 일어나실 거다. 그때를 대비해 서 네 대답을 듣고 싶다.”
“대답? 무슨 대답?”
“…우리는 직설적인 질의응답을 좋 아한다. 너도 알고 있을 텐데?”
“하하, 그랬었지.”
“이제 와서 모르는 척하려는 건 아 닐 테고……
타라칸은 토아 레그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 는지 알 수 없는 또라이 같은 마법 사.
“대답을 회피한다는 건, 우리와 함 께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리는군.”
같은 편으로 둘 수 있다면 강력한 우군이 될 수도 있겠으나, 타라칸은 저 남자와 함께 싸우고 싶지 않았다.
자신만의 생각을 품고 있는 무기는 때때로 아군을 위협할 테니까.
“잘 알았다. 부디, 전장에서 마주치 지 않았으면 좋겠군.”
타라칸은 그리 말한 뒤 그림자 속 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애당초 토아 레그론을 호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에 그가 마음을 돌렸다고 판 단된 즉시 떠나버린 것이다.
“유치하군…….”
누구의 편이네 뭐네, 아직까지도 전쟁이나 벌이고 있는 흑마인들이 우습고 귀엽기만 하다.
욕심을 위해 전쟁이나 벌이는 열등
한 족속들.
“언제까지 싸움질이나 하려는 건지 모르겠군.”
토아 레그론의 꿈은 고작 그런 것 이 아니다. 더욱더 방대하고 높은 곳에 위치한 꿈.
이를테면, 세상을 주무르겠다는 회 공시월의 목표 같은 것이 토아 레그 론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이 자그마한 세상에서 벗어 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거니 까.’
그것은 자신의 스승이었던 스칼렛
조차 하지 못했던 일.
‘내 꿈은, 제2의 시조 마법사가 되 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