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Hitler RAW novel - Chapter (174)
174화 바르바로사 작전 (10)
“하, 하하하, 하하.”
“….”
“하하, 하하하하…..”
“초, 총통 각하.”
“부디 진정을-”
“진정? 지금 진정하게 생겼나?”
하마터면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올 뻔했지만 참았다. 괜히 엄한 사람한테 화를 낼 수도 없을뿐더러, 애초에 달라지는 것도 없으니까.
그저 이 모든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을 뿐.
지구작가, 또 너야?
세계 2위 군대가 세계 22위 군대를 상대로 본토가 털리다 못해 60년 전 유물을 꺼내오고, 전직 요리사 출신인 용병회사 수장이 쿠데타를 일으켜서 수도 코앞까지 프리패스로 진격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또 뭘 하려고?
케임브리지 5인조 사건으로 겨우 여론을 뒤집어놨더니만, 북아일랜드에서 터진 IRA 테러 미수 사건으로 다시 영국 내 여론은 뒤집히고 말았다.
처칠은 이때다 싶어 열심히 반독선전에 열을 올렸고, 모슬리를 비롯한 BUF 고위급 당원들에겐 독일과 내통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체포령이 내려졌다.
신문에는 내가 IRA의 호주머니에서 무기와 돈을 쏟아붓고 있는 만평이 실렸고, 영국인들은 독일 대사관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였다.
해도 해도 이건 정말 너무한 거 아냐? 어떻게 이제 일 좀 풀린다 싶으면 예고도 없이 다른 일이 터지는지 모르겠다.
씨발, 이게 대체 말이 되는 상황이냐고!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오? 그랬다간 해당 사건이 우리의 소행인 걸 인정하는 꼴이 되잖소.”
영국인들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잠재우기 위해 유감 표명을 하자는 바이츠제커에게 나는 역으로 되물었다.
“처칠이 어떤 인간인지 아직도 모르시오? 차관 말대로 하면 놈은 얼씨구나 하면서 우리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일 것이오. 영국인들은 놈이 하는 말에 동조할 테고!”
“죄송합니다, 총통 각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바이츠제커는 땀을 뻘뻘 흘리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런 그를 못마땅한 눈으로 응시하던 리벤트로프가 말했다.
“여기서 나섰다간 되려 긁어 부스럼이 되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리벤트로프는 괜히 입을 열었다간 사태가 커질 수 있으니 차라리 조용히 있자고 주장했다.
시간과 망각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테니 입만 닫고 있으면 대중은 곧 사건의 존재에 대해서 잊고 말 것이다. 그것이 리벤트로프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오. 하지만 우리가 침묵했다간 처칠은 우리가 범인이 맞으니 조용히 있는 것이라고 국민을 선동할 것이오.”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일단은…. 잡아떼야지. 무조건. 이번 일은 우리와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발표하시오. 아울러 필요하다면 영국과 합동으로 사건을 수사할 의향도 있다고도 말하고.”
“처칠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 리 없지 않겠습니까?”
“당연하지! 하지만 중요한 건 영국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이오. 우리가 적극적으로 부인한다면 적어도 여론은 사건의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헷갈릴 것이오. 하이드리히! 자네는 영국에 있는 모든 요원을 총동원해서 공작을 펼치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영국인들의 여론을 최소한 중립에 가깝게 돌려야 하네.”
“알겠습니다, 총통 각하!”
영국 내부에 반대 여론이 조금이나마 더 남아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들을 쥐고 흔들어야 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방법이 없는 대중들은 양쪽의 상반된 주장 속에서 혼란스러워할 것이고, 이대로 쭉 버티기만 한다면 영국 내 여론을 다시 반전 쪽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
괴벨스는 베를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영국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일장연설을 했다.
독일과 해당 사건은 무관하며 독일은 영국 내부의 문제에 아무 관심이 없다, 오직 독일과의 전쟁을 바라는 전쟁광들만이 해당 사건을 떠벌리고 다니며 무엇이 진실인지는 뒤로 한 채 당장의 전쟁을 위해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괴벨스의 선동은 실제로도 잠시 효과가 있었다.
시기적으로도 상당히 절묘했기에 정부에서 꾸며낸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혹이 영국 내 친독 및 반전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었고, 괴벨스는 이때다 싶어 선전에 열을 올렸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처칠은 타고난 거짓말쟁이입니다! 놈은 이미 갈리폴리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아들, 형제, 친구, 남편을 죽게 만들었고 평화롭게 살던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인들에게서 자유를 앗아갔습니다!
부디 저 늙은 전쟁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지 마십시오! 볼셰비키의 침략으로부터 유럽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선 우리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하지만,
역사에서도 두 번씩이나 총리를 해먹은 인간답게, 처칠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치는 오래전부터 거짓과 협박을 일삼으며 유럽을 좀먹어 왔습니다.
히틀러는 주데텐란트를 내놓으면 체코슬로바키아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체코슬로바키아가 주데텐란트를 내놓자 히틀러는 말을 바꿔 체코를 합병했습니다.
히틀러는 말로만 평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그자는 단 한 번도 약속을 지킨 적이 없습니다. 이미 히틀러는 우리와 맺은 조약을 어기고 뒤로는 영국인의 전멸을 꿈꾸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자금과 무기를 대고 있었습니다.
히틀러와 나치의 목표는 오직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를 자신들의 발아래에 두는 것. 그것이 그자의 목표입니다.
이대로 히틀러와 나치의 팽창을 방관한다면 나치는 대영제국조차 어떻게 해보지도 못할 만큼 커질 것이고, 우리에게 절망적인 선택을 강요할 것입니다. 굴복하던가, 아니면 싸우고 죽던가.
대영제국마저 집어삼킨 나치는 기어코 전 세계를 지배하려 들 것이고 그때가 되면 나치를 막을 수 있는 국가들이 아무도 남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치의 지배하에 놓인 체코와 폴란드인들이 나치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는지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들도 체코인과 폴란드인처럼 나치의 노예로 살길 바라십니까, 아니면 자유인으로, 자랑스러운 대영제국의 국민으로 자라길 바라십니까?”
괴벨스는 최선을 다해 선동했지만, 안타깝게도 선동의 천재 괴벨스조차도 국적의 벽은 넘을 수 없었다. 영국인들은 대체로 같은 나라 사람인 처칠의 말을 조금 더 신뢰했다.
그래도 괴벨스의 노력 덕에 영국 내 반전여론이 지금보다 더 후퇴하는 일은 없었지만, 이미 다수의 영국인이 정부를 지지하는 상황 역시 변함이 없었다.
결국,
“총통 각하.”
“영국이 자국 대사의 철수를 지시했습니다.”
파도는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
1942년 7월 28일
소련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
케임브리지 5인조 사건으로 경직되었던 영소관계는 벨파스트에서 일어난 IRA 테러 미수 사건으로 급반전되었다.
소련을 향한 영국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다행히 대부분의 관심은 독일로 향했고 오직 소수의 반전파만이 해당 사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뿐. 처칠은 물 들어온 김에 열심히 노를 저으며 참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IRA 과격파가 저지른 실책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과 하등 상관없는 소련의 운명을 틀어놓았다.
영국이 참전해 서유럽 어딘가에 제2전선을 형성해준다면, 자연스레 독일군의 진격은 중지될 것이고 그 사이에 방어를 굳힌다.
이후 독일과 적당한 선에서 휴전하던가, 혹은 영국이 선전해 독일을 몰아붙이면, 소련도 병력을 재정비해 반격을 개시, 잃었던 영토들을 탈환한다.
독일을 동유럽에서 몰아낸 후, 폴란드, 헝가리, 발칸반도, 핀란드를 장악해 지중해까지 진출한다는 최초의 목표와 비교하면 많이 초라해졌지만, 당장은 소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목표였다.
“독일군은 어디까지 진격했소?”
“현재 키예프에서 50km 지점까지 도달했으며 탈린이 공격받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스몰렌스크도 위험합니다.”
지도를 볼 때마다 스탈린은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믿었던 바실렙스키의 북부전선군조차 물자 부족과 적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진격을 멈춘 지 오래였다.
티모셴코는 북부전선군의 진격에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지금이라도 병력을 뒤로 물려 레닌그라드 방어를 준비해야 한다고 스탈린에게 건의했지만 스탈린은 거부했다.
말이 좋아 도시 방어를 위한 준비지 실상은 후퇴 허가 요청이 아닌가?
현 위치에서 죽을 각오로 싸우면 적군은 진격할 수 없을 것이고 후퇴할 일도 없다. 따라서 후퇴는 절대 불가.
다만 스탈린 본인도 레닌그라드를 마냥 내버려두기에는 불안했는지 방어 준비를 지시했지만, 방어선 구축은 지지부진했다.
기름도 부족하고 병력은 모두 전방에 있는데 무슨 수로?
전방에 발이 묶여버린 병사들을 대신해 민간인들, 중장년층과 여자들, 그리고 아이들은 삽으로 땅을 파 참호를 만들고 지뢰를 파묻었다.
이들은 밤낮으로 일했지만, 속도는 더뎠고, 여기에 독일 공군의 공습까지 더해지면서 안 그래도 느린 공사 속도는 더더욱 느려졌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스탈린이 받는 보고서는 방어선 공사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가식으로 가득했다.
공사의 어려움을 토로해봤자 도움은커녕, 의지와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는 핀잔만 들을 게 뻔하니 실무자들은 보고서를 조작했다.
어차피 크렘린의 높으신 분들은 현장에 올 일도 없으니까.
“현지 사수 명령에도 불구하고 명령을 어기고 단독적으로 퇴각하는 부대들이 갈수록 늘고 있소. 이는 엄연한 지시 불이행이자 이적행위요.”
스탈린은 자신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현장 지휘관들이 허가 없이 부대를 철수시킨다거나 연료, 탄약 부족 등의 ‘사소한’ 이유로 퇴각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붉은 군대의 전 장병은 무슨 일이 있어도 후퇴해선 안 되오. 이 지시를 어기는 자는 지위고하 막론하고 무조건 사형으로 다스리겠소.”
이미 전군에 후퇴 금지 지령이 내려져 있지만 스탈린은 해당 사항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패배주의에 찌든 장병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명령 제277호’를 선포했다.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마라. 퇴각하는 자는 죽이겠다.
스탈린은 자신의 말이 단순한 엄포가 아닌 진심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무능력을 이유로 해임되었던 장군들을 모조리 처형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지휘공백이 발생했지만, 시들어가는 붉은 군대의 기강을 바로 잡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항복은 곧 탈영이나 마찬가지요. 탈영병은 조국을 배신한 반역자고, 반역자의 가족들 또한 반역자요. 반역자들의 가족은 이유를 불문하고 모조리 투옥시키시오.”
“예, 서기장 동지!”
주코프는 한술 더 떠 투항자의 가족들까지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스탈린에 의해 승인되어 명령 제277호와 함께 전국에 선포되었다.
“패배주의에 찌든 반동들도 문제지만, 파르티잔들도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독일군이 진군함에 따라 발트 3국과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의 ‘반동분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독일군에게 빌붙어 아첨을 떨어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일군이 당도하지 않은 후방에서도 반소 파르티잔들이 활동을 개시해 각종 문제를 야기했다.
삐라를 뿌리고 주민들을 선동해 사보타주를 일으키는 건 그나마 귀여운 수준이었고 저항이 심각한 곳에선 후방 보급기지가 공격당하고 열차와 다리에 폭탄을 설치했다가 기차가 다가오면 폭탄을 터뜨려 수백 명의 병사를 죽이고 물자를 파괴했다.
“파르티잔들은 조국의 반역자들이오. 절대 포로로 잡지 말고 무조건 사살하시오. 파르티잔에 가담한 자의 가족과 친척들은 물론이고 놈들에게 선동된 현지 주민들도 전부.”
“알겠습니다.”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나 다름없는 지금, 스탈린은 조국의 반역자들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었다(전시가 아니었더라도 베풀 일은 없었겠지만).
그리고,
“유대인들 말입니까?”
“그렇소. 히틀러를 메시아로 여기는 유대인들이 소비에트에 충성할 리가 없지 않소? 그놈들도 모조리 시베리아로 보내버리시오. 싹수가 노란 것들은 미리미리 잘라둬야지 않겠소.”
스탈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일군에 협력할 우려가 있는 소수민족들을 모조리 후방으로 강제이주시킬 것을 지시했다.
독일계와 우크라이나인은 말할 필요가 없었고, 체첸인, 라트비아인, 타타르인, 카자크인, 조지아인 등 평소 러시아인에게 밉보였던 수많은 소수민족이 이주 대상으로 지정되어 강제로 열차에 태워져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어딘가로 보내졌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5분 안에 짐을 싸고 나오라니요?”
“두 번 말하지 않는다. 5분 안에 짐을 싸고 광장에 모여라. 1초라도 늦는 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총살하겠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배식은 없다. 각자가 먹을 식량을 알아서 챙겨라!”
“아니, 아니….”
소수민족 거주구역에 들이닥친 소련군과 NKVD 요원들에 의해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개처럼 두들겨 맞으며 열차에 태워졌다.
탈출을 시도하는 자는 발각 즉시 사살되었고, 그들의 시체는 경각심을 준다는 이유로 열차 안에 도로 넣어졌다.
심지어 탈출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주민 여러 명이 총살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특히 전통적인 박해 대상이었던 유대인들은 소련 당국의 집중적인 탄압을 받았다.
실제 나치만큼은 아니었지만, 러시아인들은 전통적으로 유대인을 박해해왔고, 소련이 건국된 후에도 반유대정서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심지어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특별대우한다는 소문도 유대인들을 향한 스탈린의 의심을 부추겼다.
실제로 히틀러와 나치는 인종에 구분 없이 모두를 평등하게 대할 뿐이었지만, 멸시받는 게 당연한 유대인들을 타 인종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것부터가 러시아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개새끼들이 사람이 말하면 알아서 처 들을 것이지!”
“이리 와. 딱 대, 이 씨발놈아!”
“꺄아아악!!”
“살려줘요! 잘못했어요!”
질문 혹은 말대꾸했다는 이유만으로, 심지어는 단순히 쳐다보기만 했다는 이유로 유대인들을 NKVD 요원들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얻어터져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졌다.
유대인들은 모두 나치에 우호적이니 자비를 보이지 말고 무자비하게 대하라는 공산당의 지시도 폭력의 남발을 부채질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독일군은 꾸준히 진격을 거듭했다.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인민의 군대’를 처부숴 가루로 만들면서.
***
1942년 7월 29일
독일 베를린 신 총통관저
동부전선의 전황은 순조롭다.
북부집단군은 레닌그라드를 향해,
중부집단군은 스몰렌스크를 향해
남부집단군은 키예프를 향해 착실하게 나아갔다.
지금 내가 신경 써야 하는 쪽은 동쪽이 아닌 서쪽.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었다.
케임브리지 5인조를 폭로시켜 영국 대중의 관심을 돌려보려던 시도가 예상치 못한 트롤러 때문에 실패하고, 괴벨스의 특기인 선동으로 승부까지 벌여봤지만, 이 역시 실패.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다 해봤으니 이제 최악을 대비할 차례가 아닌가 싶었다.
“이 이상 영국인들의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란 힘들 것 같소.”
“제 생각에도 그렇습니다.”
“처칠, 그 돼지 놈은 기어코 독일과 전쟁을 할 모양입니다.”
근시일 내로 영국은 참전을 선언할 것이다.
자작극을 일으키든 꼬투리를 잡든 뭐를 하든 간에 그거 하나만큼은 확신한다.
영국이 참전한다면 그들은 우선 프랑스를 노릴 것이다.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이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미국의 참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영국과 망명정부 휘하 군대들만으로 독일을 상대하려면 장기전은 어림도 없고 최대한 단기전으로 가야 하는데, 지중해 방면을 노린다면 보급로가 무지막지하게 길어진다.
보급로가 길어진다는 건 곧 장기전을 의미하고 장기전으로 들어간다는 건 영국 국가재정과 내각 지지도에 사형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
서부전선 총사령관으로 부임한 룬트슈테트는 프랑스에서 마냥 놀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내 지시대로 적군의 상륙이 예상되는 지점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했고, 동시에 예비군과 신병들을 훈련시켜 양질의 사단들을 대거 양성했다.
아직 동부전선의 인력 충원에 부족함이 없는 관계로 이들은 프랑스 북부에서 한가롭게 유격이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괴링이 양성한 공군도 대거 배치되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V2 기지도 명령이 떨어지는 즉시 런던을 불바다로 만들 준비를 완료한 상태.
남은 건 전쟁의 스타트를 누가 끊느냐는 것뿐.
그런데 그 주인공이 독일이 될 일은 없을 거다.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