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Academy's comedic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78
제81화
M의 맹세를 하라는 내 말에 알렉시오스의 표정이 삽시간에 창백해진다.
“미친놈이냐……?”
“떳떳하다면 문제 될 게 있나? 그냥 하면 되는 거지.”
“그런 문제로 끝날 게 아니잖냐.”
그럼 뭐, 다른 문제가 있나?
“그래, 미친놈에게 물어본 내 잘못이지.”
알렉시오스는 이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나갔다.
“뭐지…….”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반응이다.
저렇게 떠나가면 마치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지 않나?
굴욕적이다.
뭐, 됐다. 어차피 그 새끼랑은 별로 친하지도 않았다.
이번에 어울려 준 것도 엘레노아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 삼아서였을 뿐이다.
“흠…….”
이제 뭐 할까?
막상 엘레노아를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상당히 적적하다.
평소라면 이럴 때 마법을 연습하거나 [마나의 지배자]의 스택이라도 채웠을 텐데, 여기가 연습장도 아니니 그건 불가능하다.
잘못했다가 SSR 등급의 마법이라도 나오면 이 주변이 폭삭 내려앉을 거다. 그렇게 되면 티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장담할 수가 없다.
솔직히 무섭다.
“그럼 일단…….”
고민 끝에 와 연결된 통신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일은 티아의 도움을 바랄 수 없다. 결국, 내가 쓸 수 있는 수단이라는 건 의 정보력이 아닌 무력 부분이다.
첩보부라는 건 원래 다재다능한 법이다. 이 협상을 이끌어 내려고 얼마나 많은 걸 희생했는지…….
조만간 황족과 대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무슨 일이지? 오즈 왕자.
“준비는 다 됐는지 확인하려고.”
-……일단 우리가 군인이라는 점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는데?
“알아.”
-그럼 방금 그 질문이 얼마나 우릴 얕잡아보는 질문인지도 알고 있는 건가?
“한가해 보여서 그랬지. 뭐 하러 나 하나를 3명이나 보고 있어?”
-…….
루시아가 침묵한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내가 능력자라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그래야 측에서 나를 우습게 보지 않을 거다.
안 그래도 이번에 무리한 부탁을 하느라 주도권을 빼앗긴 차다.
차후 그들에게 좌지우지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갑의 위치에 있어야만 할 거다.
사실 심심해서 루시아를 괴롭히려한 것도 맞다.
-어디로 튈지 모를 당신을 감시해야 하는 내 입장도 조금 생각해 주지 그래? 당신이 돌발 행동만 안 했어도 감시가 편했을 거야.
“……감시한다는 걸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는데.”
-뭘 이제 와서.
뭐, 그 말대로 이제 와서긴 하다.
지금도 나를 감시하고 있는 인원 중 가 아닌 인원이 5명이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으련만 상당히 불쾌한 느낌이다.
저 안에 투표를 참가한 스토커가 섞여 있을 지 누가 알겠는가?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쯧……. 최근 용사의 동향은 어떻게 돼 가고 있지?”
이왕 대화를 시작한 김에 다른 정보들도 묻는다.
지금 당장에야 쓸모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이 정보들이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
-마왕성에 들어가서 소식 두절. 죽은 게 아닐까 추측되는데.
“죽었을 리는 없겠지.”
-확신하는 건가?
“모르는 척하지 마. 마계 돌아가는 상황만 봐도 알 거 아니야?”
지금 세대의 [마왕]은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마왕]이라는 특수성이 없었다면 진즉에 쿠데타가 일어났을 정도다.
그런데 그런 특수성을 지워 낼 수 있는 존재가 그들을 위해 검을 뽑았다면 어떨까? 조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에 침입한 [용사]를 묵인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거다.
-그래도 일단 마왕도 왕인데 몇 명 정도는 마왕을 위해 검을 든 자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니까 오래 걸리는 거겠지. 설득하거나,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처리하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정의의 용사님이 하실만한 일은 아닌데?
“용사라고 뭐 별거 있겠어?”
원래 완벽한 초인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용사]는 분명 선인, 그것도 [용사]라고 불리는 게 이해될 만큼의 선인이지만 멍청이는 아니다.타협할 줄을 안다는 거다.
“용사가 이기는 건 확실하니까 잘 감시하라고 해. 그녀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니까.”
-당신보다도 더?
“……도대체 너희들은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노아가 스승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은 사람.
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박한 평가 아니냐?
나는 적어도 일부러 사고를 치지는 않는다. 전부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그래, 어쩔 수 없이 저지른 것들이었다.
-……설마 진짜로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 오해를 풀 수 없다는 게 참 애석하기만 하다.
* * *
한편 마왕성에 잠입한 [용사] 유스티티아는 고민하고 있었다.
잠입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대부분의 병사나 시종들은 설득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자들도 있었다.
다행히 그녀의 뜻을 따르기로 한 마족들이 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끌어주기로 했지만,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자가 한 명 있었다.
“음…….”
마왕의 거처를 지키고 있는 건 검은 사자의 머리를 지닌 마족, 바르바슨. 마왕군에서도 최강이라고 불리는 그에게는 도무지 설득이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유스티티아는 섣불리 접근하지 않는다. 설득하거나 조용히 쓰러트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역시 이 이상은 힘들겠죠.’
하지만 바르바슨을 상대로는 어느 쪽도 힘들 거 같았다.
더군다나 슬슬 그녀에 대한 이동 경로가 파악되고 있을 거다. 그녀가 이미 마왕성에 당도했고, 잠입한 상태라는 걸 들킨다면 더 이상 기회는 없을 터.
아무리 그녀의 목적에 호응하는 마족들이 있다고 해도 [마왕]에게 직접적으로 거스를 수 있는 마족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신체 리듬도 무너지기 시작했고.’
에 발을 디딘 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붉은 마기로 얼룩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려면 시간관념이 이상해질 것 같았다.
“흠, 성에 숨은 쥐새끼가 제 발로 기어 나왔나?”
“어라? 알고 있었나요? 그럼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던 건가요?”
“크흐흐. 원래 어디든 쥐새끼는 있는 법이지. 하지만 이렇게 넓은 성에서 쥐새끼 한 마리를 찾으려면 얼마나 힘들겠나?”
“그것도 그렇겠네요!”
일리 있는 말이었다.
마왕성에 체류하고 있는 병사와 시종만 합친다고 해도 수천은 가볍게 넘을 터였다.
그들 전부를 의심하느니 차라리 언제 본색을 드러내도 상관없도록 대비하는 게 나았다.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음…….”
검은 사자 머리의 마족, 바르바슨은 창밖을 내다봤다.
마계의 하늘은 늘 붉게 뒤덮여 있었지만 오래 살다 보면 밤낮을 구분할 수는 있었다.
이른 새벽, [마왕]이 눈을 뜨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좋다.”
“왜 마왕을 섬기나요?”
“그게 내 일이기 때문이지.”
바르바슨의 대답에 유스티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성심도, 약점도 아니다.
“멋진 직업의식이네요!”
“무얼, 받은 만큼 일할 뿐이지.”
유스티티아의 찬사에 가까운 말에 바르바슨이 낄낄대며 말했다.
유스티티아는 황금의 빛을 머금은 검을 뽑아 들었다.
바르바슨 역시 그에 대항하듯 붉은 창을 겨눴다.
“어디, 소문 무성한 용사의 검을 한 번 볼까?”
“아뇨. 아쉽게도 정의로운 용사는 여기에 없어요. 당신 같은 마족도 있는 이상 저는 결국 일개 암살자일 수밖에 없거든요.”
[용사]는 대의를 잃었다.누군가 한 명이라도 [마왕]을 위해 검을 빼 들었다면 그녀의 정의는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에게 기대를 거는 자들이 있으니까. 이제 와서 물러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정의를 주장하는 [용사]가 아니라 약자들의 대표로서 검을 들어야 한다.
“그럼 그 암살자의 실력이라도 보도록 할까?”
“……얼마든지.”
유스티티아의 목소리는 한층 더 가라앉아 있었다.
* * *
교황청 까지 도착하는 데까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티아의 마법으로 나라 단위를 넘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돌아갈 때는 알아서 돌아가야 한다.
나는 [텔레포트] 못 쓰니까.
배워 뒀으면 좋았겠지만 상급 마법의 해금이 풀렸다고 해서 그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헬 파이어]와 넓은 범위를 자랑하는 [체인 라이트닝] 정도다.
물론 사용에 성공했을 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여전히 평면이 아닌 입체 형태의 구성 술식을 그리는 건 어렵다.
“와아……. 스승, 저거 봐요. 교황청은 꽤 아름다운 장소네요.”
순백을 기반으로 한 건축물들.
주변을 떠도는 신도들이 신성력이 어우러져 있어서 그런지 저런 순백의 건물을 바라봐도 눈이 피로하지 않았다.
“그보다 나는 네 입에서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나오는 게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어.”
너한테도 그런 감수성이 있었니?
“……스승은 가끔 저를 야만인처럼 볼 때가 있네요.”
“하는 행동만 보면 야만인과 다를 바 없지.”
자신보다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일단 파괴와 폭력을 떠올리는 네가 야만인이 아니면 뭔데?
아니, 차라리 신념이 있는 만큼 야만인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네가 아리에타 하는 거에 반만 닮았어도 그렇게까지 평가하지는 않았을 텐데…….”
“스승이 유난히 성녀님을 과대평가하는 거라니까요? 그런 건 전부 성녀라는 칭호에 품은 환상에 불과해요! 성녀님도 저랑 별다를 게 없는 사람이에요.”
“어련하시겠어. 아리에타보다 표가 3배가 더 나왔는데 말이야.”
“……그 얘기는 그만하죠. 저희 둘 다 상처만 입을 거예요.”
“그래…….”
투표에 관해서 얘기하다 보면 결국 그녀와 나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 뿐이다.
애초에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됐거늘……. 기말고사 끝나고 잠깐 쉬었더니 이 꼴이다.
운명은 가혹하구나.
“그래, 뭐. 말 나온 김에 설명하는데 교황청이라고 해서 방심하지는 마라?”
“네? 뭐를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레노아의 태도에 설명을 덧붙인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전부 아리에타처럼 사랑과 헌신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다는 거야.”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성직자라고 해서 모두가 좋은 사람은 아닐뿐더러 여기에는 각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도 많다.
그러다 보면 종교 갈등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법이다.
“어떤 의미로는 헤데니아가 더 위험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
“스승의 성녀님에 대한 과대평가는 둘째치더라도 그 반응은 조금 궁금하네요. 광신도 같은 게 문제인 건가요?”
“글쎄……. 너도 직접 보면 알 거 같은데. 일단 따라와 봐.”
를 플레이하면서 상당히 놀란 점이 있다면 그건 의 모습이었다.
물론 종교 관련 문제는 다른 창작물에서도 많이 나온다.
광신을 통한 독선이라든가 신의 이름을 빌려 행사하는 악행 같은, 종교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그런 것들이 수많은 창작물을 통해 나왔고 이제는 종교집단이 나오면 의심부터 할 정도다.
하지만 는 달랐다. 아니, 상기한 내용과 크게 차이는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아! 이 거짓된 신들을 믿는 배교자들아! 너희들이 믿고 있는 신이라는 게 얼마나 알량한 것인지 알고 있는 건가!”
다행히 내가 찾는 장면을 그리 멀리 갈 필요가 없어 보였다.
딱 봐도 수상쩍어 보이는 로브를 뒤집어쓴 일련의 무리가 광장 한가운데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다.
바로 찾았다. 교황청 가 지닌 특징을.
“사이비네요. 제게 보여 주고 싶었다는 게 저건가요? 스승.”
“조금 더 지켜보자.”
현실에서도 저런 종류의 미친놈들은 많았다. 다른 종교 행사에 참석해서 분위기를 망치는 미친놈.
하지만 저런 건 가짜 광기라고 부르는 거다. 진짜 광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형제님?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어리석은 녀석들! 너희들이 믿고 있는 신이 정말로 신성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이 세상의 진정한 신은 마신 바알 님밖에 없도다!”
“마신 바알…… 말씀이십니까?”
바알이라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면 아마 사이비에 속할 게 분명하다.
그런 사이비 신앙을 믿고 있는 놈들은 많았다.
더군다나 그런 놈들에게 있어서 유일신을 신앙하는 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쯤 되는 종교 집단이라면 그들을 단속하고 억압하는 건 문제도 아니다. 다만.
“들어라! 어리석은 이들이여!”
사이비 단체의 대표로 보이는 사내가 자신들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의 선량한 사제들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가 섬기는 마신, 바알 님께서는 동쪽에서 와 죽음을 몰고 오니 이 세상을 정화하기 위해 검을 뽑아 든 위대하신 분이로다!”
이제 보니 에서도 있었던 것 같다.
크리소스 사태를 자신의 입맛대로 해석해서 선동하는 종말론 집단들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이고 과격했던 게 였을 뿐 저런 미친놈들 집단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어중이떠중이들. 그들은 진짜를 이길 수 없다.
“그분께서는 수많은 동물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죄를 묻기 위한 8개의 다리를 지니고 있으니 그야말로 거짓된 신을 섬기는 어리석은 자들은 즉시 참회하라!”
“참회하라! 참회하라! 참회하라!”
사내의 선동과 그런 사내를 중심으로 모인 사이비들은 당장에라도 일을 저지를 것처럼 상당히 과열된 상태였다.
그렇다면 그들을 대하는 사제들은 어떨까?
“하하하하하!”
그들은 사이비 집단의 광기 어린 현장을 보며 호쾌하게 웃었다.
“무슨…….”
주변의 사제들 모두가 일제히 웃는 걸 보며 사이비 단체의 교주로 보이는 사내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내가 봐도 조금 오싹한 광경이다.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군요. 형제님.”
“……오해라고?”
“예, 오해입니다.”
사내는 자신에게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사제를 수상쩍은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당장에 돌을 던진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는데 상대는 오히려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교리를 인정한다는 걸까?
유일신을 모시는 가?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저희 모두 같은 신을 섬기는 사제가 아닙니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하하하하! 형제님. 저희들이 모시는 유일신 ‘아인’ 님에게는 수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바알이라는 이름도 있지요.”
“어……?”
“모로스 427장 6절 부분에 나온 내용이지 않습니까?”
는 종교 집단 중에서도 상당히 악질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다른 교리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다른 길을 선택했다.
“이해합니다. 가끔 ‘아인’ 님의 단편을 또 다른 이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들은 많이 있지요. 다툴 필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저희 모두 같은 신을 모시는 형제인데.”
그들은 다른 이들이 주장하는 교리를 모조리 집어삼켰다.
모로스라는 장만해도 항목이 400이 넘어가는데 그밖에는 얼마나 많이 있겠는가?
상대의 교리를 긍정하고 있는 이상 상대도 아니라고 하기는 힘들다. 저 방식은 상당히 악질이다.
“하지만 낡군요.”
“…….”
“자, 들어가시죠. 형제님. 교황청 에는 ‘아인’ 님의 또 다른 얼굴인 바알에 대한 교리가 모두 모여 있습니다.”
“아니, 그…….”
“하하, 삼가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 모두 같은 신을 모시는 형제들이 아니겠습니까? 형제님이 지닌 신앙의 빈틈을 채울 수 있도록 저희가 인도하겠습니다.”
사내와 사이비 집단은 곧이어 수많은 사제들의 이끌림에 따라 이동했다. 애초에 뭔가를 광신하고 있는 사이비 집단이기에 저런 이끌림에 간단히 끌려가는 법이다.
교주로 보이는 자의 표정은 다르지만 거기까지는 알 바가 아니다.
“봤지? 노아. 너도 조심해. 괜히 신이 어쩌고 중얼거렸다가는 저 꼴이 될 테니까.”
“……끌려간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새사람이 돼서 나오겠지.”
저건 일종의 세뇌다.
다음에 저 사이비 집단들이 이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즈음에는 아마 ‘아인’을 모시는 신실한 성직자들이 되어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