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ark Knight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30)
두 명의 드워프
* * *
발튼은 자기가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다.
“미안하지만 데일 경. 다시 말해주시겠소?”
“이 갑옷을 개조해달라고 말했다.”
데일은 팔 쪽의 갑옷을 툭툭 두드렸다.
물론, 갑옷의 개조는 밤의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건틀릿을 칼날처럼 날카롭게 한다든가 갑옷 이곳저곳에 가시를 솟아나게 하든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부작용도 있지만.’
전투에 좀 더 적합하도록 갑옷을 변형시킨다면,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건틀릿을 날카롭게 만들면, 그만큼 펜을 쥐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발튼이 도와준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데일은 잠시 말을 고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내가 단어를 잘못 선택한 것 같군. 난 이 갑옷에다 파츠……. 그러니까 탈부착이 가능한 기구나 무기를 추가하고 싶다.”
“으음.”
파츠? 기구? 무기?
앞의 단어는 그 의미조차 모를 요상한 언어였고, 뒤의 단어들은 뜻만 알 뿐, 데일의 의중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발튼이 고개를 내저었다.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소.”
“예를 들어 난 이 팔뚝에 칼날을 달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옆에서 달려드는 적을 그대로 벨 수 있게끔.”
잠시 그 모습을 상상한 발튼이 대답했다.
“음, 나쁘지 않은 생각이오.”
“하지만 그런 걸 항상 달고 다니면 평상시에는 불편할 거다. 자칫 지나가는 행인들을 벨 수도 있고.”
“그것도 맞는 말이오.”
“그러니 필요할 때 끼었다가 뺄 수 있게 만들어야겠지.”
“완전히 이해했소.”
이제야 데일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잡힌다.
발튼은 속에 얹힌 게 쑥 내려간 사람처럼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 정도야 어렵지 않소. 보통 사람에게는 칼날의 무게가 문제가 되겠지만, 데일 경에게는 아무런 상관없지 않소.”
“그래.”
“그러면, 팔뚝에 붙일 칼날을 만들면 되겠소?”
“아니. 그건 당장 급한 게 아니다.”
발튼이 다시 미간을 좁혔다.
아무래도 눈앞의 은인은 생각 외로 까다로운 구석이 있는 듯했다.
데일이 물었다.
“발튼. 화약은 다룰 줄 아나?”
“내 전공은 태엽과 용수철 쪽이지만, 뭐. 어느 정도 만질 줄은 안다오. 화약으로 무엇을 원하시오.”
“순간적으로 화약을 폭발시켜, 그 충격으로 신체에 추진력을 주는 장치……. 라고 하면 이해하겠나?”
잠깐 생각을 굴려보던 발튼이 설마하는 심정으로 물었다.
“그러니까. 마치 대포가 포탄을 쏘아 보내듯, 화약이 폭발하면서 데일 경을 밀어주길 원하는 것이오?”
“정확하다.”
“제정신이오?!”
발튼이 책상을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그 큰 목소리에 은근히 엿듣고 있던 염탐꾼들은 일제히 몸을 움찔했다.
저 흑기사에게 큰 소리를 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발튼은 지금, 반쯤 이성을 잃고 있었다.
“화약이 폭발했다가는 그 충격이 고스란히 데일 경에게 갈 텐데, 아무리 데일 경이라도 무사하기 어렵소!”
“괜찮다. 죽지 않을 정도만 되면 돼.”
“맙소사. 너무 몸을 함부로 굴리는 거 아니오?”
정확한 지적이었다.
데일은 고통을 느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신체가 자기 몸이라는 인식이 약하고, 마치 기계나 제삼자의 몸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함부로 굴리면 뭐 어떠한가?
생기만 흡수해줘도 금방 멀쩡히 고쳐질 텐데.
마치 기계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니 데일은 몸을 막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발튼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만들 수 없소. 다른 무엇보다, 화약은 다루기 너무 까다롭소. 습기를 머금으면 쓸모없어지고, 불에 닿으면 폭발해버리지. 게다가 가격도 쓸데없이 비싸니, 아무리 생각해도 쓸 만한 물건이 나올 것 같지 않소. 차라리 그런 효과를 원하면 룬 마법 쪽을 알아보는 게 어떻겠소?”
“……그런가.”
“그렇소.”
“알겠다. 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군. 그럼 원래대로 탈부착 칼날이나 만들어라.”
데일이 조금 실망한 기색을 비치고 순순히 수긍했다.
그제야 발튼은 아차했다.
뭐든 만들어주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이대로면 그의 장인으로서의 자부심에 상처가 날 판이었다.
그래서 발튼은 제대로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주문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군. 여기 맥주 한 잔 주시오!”
“네, 여깄습니다!”
카일라가 싹싹한 태도로 맥주를 내오자, 발튼은 그대로 한입에 들이켰다.
잔을 비운 발튼은 그 맥주 맛에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 이내 데일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이야기해주시오. 왜 몸통에 화약 주머니를 달면서까지 추진력을 얻고 싶어하는 것이오? 데일 경은 이미 충분히 빠르지 않소?”
“그건……. 그렇지.”
그렇게까지 해서 추진력을 얻으려는 이유?
그 이유야 명확하다.
‘멀리 있는 상대와의 거리를 빠르게 좁히는 것.’
그렇다면 그 멀리 있는 상대와 거리를 좁혀야 하는 이유는…….
데일은 정답을 떠올렸다.
“나는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할 수단이 적다. 이런 식으로 무기를 던지는 건 좋지만…….”
데일은 품 안에 단검을 꺼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빠른 속도로 던졌다.
퉁!
발튼이 퍼뜩 정신을 차렸을 때, 단검은 어느새 주점 벽에 박혀 있었다.
단검 끝에는 웬 벌레가 꿰뚫려 있었다.
“오오.”
발튼은 훌륭한 솜씨에 감탄을 흘렸다. 반면, 카일라는 이쪽을 찌릿 노려보았다.
데일은 그 시선을 모른채하며 말했다.
“한 번 무기를 던지면 싸움이 끝날 때까지 회수할 수 없다. 무기가 다 떨어지면 나는 무력하게 얻어맞아야 하지.”
투척 솜씨에 놀라워하던 발튼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대체 누가 데일 경을 그렇게 일방적으로 두들길 수 있겠소. 대부분의 화살은 갑옷에 닿자마자 튕겨 나갈 텐데 말이오.”
“적들을 얕보지 마라 발튼.”
데일이 보기 드물게 정색하며 말했다. 안 그래도 차갑던 표정이 더더욱 무기질적으로 굳었다.
“어, 음. 내가 뭔가 실수한 것이오?”
데일은 더욱 표정을 굳히며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지. 네가 어느 숲길을 걷고 있다고 가정하겠다. 침엽수가 빽빽이 들어서고, 바닥에는 낙엽들이 잔뜩 깔린 그런 숲이지. 주위에는 새 울음소리 하나 안 들린다. 너는 혼자고, 길을 잃었다.”
“……묘하게 구체적인 예시 같소.”
데일은 이어 설명했다.
“그런데 저 멀리 나무들 사이에서 갑자기 화살 세례가 날아오는 거다. 화살 하나하나에는 포탄처럼 강력한 힘이 실려 있지. 고개를 돌려 그쪽을 보니, 잔뜩 성난 귀쟁이들이 나를 공격하고 있다. 그냥 귀쟁이도 아니고, 고산에 사는 허여멀건한…….”
“하이 엘프 말이군.”
“그래. 그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지?”
“으음. 확실히 곤란하긴 하오.”
발튼은 데일의 예시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데일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예를 들어주지.”
“아니 그럴 것까지는…….”
“너는 어느 숲길을 걷고 있다. 길을 잃었지.”
“또 말이오?”
“거기서 너는 하얀 귀쟁이들을 마주쳤다. 하얀 귀쟁이들은 저 멀리서 천둥 정령으로 너를 노리고…….”
듣다 못 한 발튼이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만! 충분히 이해했으니 그만 설명해도 괜찮소.”
“아직 들려줄 예시가 몇 가지 더 남았는데.”
발튼이 인상을 찌푸렸다.
“혹시 그 예시들도 모두 하이엘프 얘기요?”
“정확하다.”
“으음.”
미묘한 얼굴로 콧잔등을 긁은 발튼이 말했다.
“일단 데일 경이 엘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았소. 방금 들려준 얘기들, 모두 직접 겪은 일이오?”
데일은 어깨만 으쓱였다. 상상에 맡기겠다는 태도다.
‘끄응.’
신음을 삼킨 발튼은 생각을 정리했다.
어딘가 이상한 대화였지만, 그래도 데일이 무얼 필요로 하는지 가닥이 잡혔다.
“멀리 있는 엘프들을 상대할 정도의 무기가 필요하고, 일회성은 안 되며, 또 너무 무겁지 않은 무기가 필요한 것이오?”
“움직임에 방해도 안 주었으면 좋겠다.”
“으음. 잘 알겠소. 확실히. 그런 게 있으면 편리하긴 할 것 같소.”
고개를 주억거리던 발튼이 호기심을 담아 물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어떻게 만들면 되겠소?”
아니. 애초에 그런 마법 같은 물건이 있기는 할까?
둘은 서로를 멀뚱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잠시 머리를 굴리던 데일은 이내 생각을 깔끔히 털어냈다.
그리고 자기와는 아무 상관 없는 듯, 무책임하게 말했다.
“그건 네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나는 기술자가 아니니까.”
“…….”
“못하겠으면 처음엘 말했던 탈부착 칼날을…….”
“아니아니아니. 이 발튼. 기술자로서의 자존심이 있소. 한번 내뱉은 말을 어길 수는 없소. 되든 안 되든 최대한 노력해보겠소.”
의외로 발튼은 물러서지 않고 의욕을 보였다.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기세였다.
그 모습에서 데일은 한 가지를 배웠다.
‘드워프들은 자존심을 긁어주면 쉽게 꼬드길 수 있군.’
발튼이 과연 어떤 장비를 만들어낼까. 과연 쓸만한 게 나오긴 할까?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데일은 손해 볼 게 없다는 점이다.
“이거, 오랜만에 어려운 과제를 받으니 피가 끓는군. 바로 오늘 밤에라도 시작해야겠소.”
“비싼 재료가 필요하면 말해라. 최대한 지원해줄 터이니.”
“알겠소. 맡겨만 주시오!”
쾌활하게 답한 발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는 곧장 밖으로 사라졌다.
짧은 다리치고는 제법 빠른 속도였다.
하지만 발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되돌아왔다.
“……생각해보니 이 얘기 말고도 하려는 이야기가 있었소.”
데일이 무표정하게 다음 말을 재촉하자, 발튼이 어색하게 수염을 비비 꼬며 말했다.
“그. 은혜를 갚으러 와서 이런 부탁을 하는 게 좀 민망하긴 한데……. 혹시 내 숙부를 만나주시겠소?”
“숙부? 그게 누군데.”
“성함은 카달인데, 직위를 말하자면…….”
발튼은 슬쩍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는 데일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속삭였다.
“외곽구역의 경비대장이오.”
그리고 경비대장은 평의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 * *
지명 의뢰.
드디어 데일을 콕 집어 의뢰를 맡기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는 데일이 용병으로서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력과 실적이 입증된 용병은 대부분 지명을 통해 의뢰를 받으니 말이다.
인기 있는 용병은 그 예약이 1년 단위로 전부 채워진 이들도 있었다.
‘가란드의 말이 맞았군.’
데일을 주목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정세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그 무엇보다 무력이 절실한 법이니.
다음 날 아침, 데일은 발튼과 함께 여관을 나섰다.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 장마의 시작이다.
이 비가 그치면, 이제 무더운 더위가 찾아올 것이다.
흘러내린 빗물은 도로 양옆의 배수로를 타고 흘렀다.
기분 탓일까? 왜인지 발튼도 배수로를 따라 걷고 있었다.
데일이 물었다.
“이쪽이 경비대 건물 방향인가?”
우비를 입은 발튼은 눈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빗물에 축축해진 앞머리가 자꾸만 눈을 찔러댔다.
“아니오. 지금 숙부께서는 밖에서 근무 중이오.”
“이런 날씨에 야외근무라니, 경비대장도 할 게 못 되는군.”
“하하. 차라리 야외면 낫지, 그보다 더 끔찍한 곳에서 일하고 있소.”
“끔찍한 곳?”
데일은 그 의문에 대한 정답을 곧 얻을 수 있었다.
발튼이 배수로를 따라 걸은 건 우연이 아니었다. 둘의 앞에 모습을 나타낸 건 이 도시의 상하수도 시설.
지하수로의 입구였다.
지하수로의 입구는 마치 짐승의 아가리처럼 보였다. 그 아가리로 빗물이 강처럼 흘러들었다.
수로의 입구 앞에는 경비병들이 피로한 얼굴로 쭈그려 앉아 있었다.
하나 같이 삶에 지친 표정들이었다.
발튼이 다가오자 경비병 몇이 흘끔 쳐다보았다. 얼굴을 알아본 선임 경비병이 일어나 인사했다.
“오셨습니까.”
“고생이 많소. 경비 대장님은?”
“대장은 금방 올 겁니다.”
“상황은 좀 어떻소.”
“비가 많이 내려 저 아래 상황이 영 좋지 않습니다. 최소 며칠은 더 고생해야 할 것 같은데……. 뭐, 자세한 건 대장께 직접 들으십쇼.”
발튼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데일에게 돌아왔다.
경비병들은 그런 데일에게 호기심을 빛냈지만, 이내 그 흥미를 꺼트렸다.
남에게 신경 쓰기에는 날씨가 너무 지랄 맞았다.
잠시 뒤.
선임 경비병의 말대로 경비대장이 지하수로에서 올라왔다.
오물을 잔뜩 뒤집어쓴 드워프의 모습은 얼핏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하지만 단단한 허리에 근육이 꽉 들어찬 팔다리.
핏빛으로 번들거리는 전투 도끼와 그보다 더 번들거리는 눈빛을 본다면, 그 누구라도 이 사내를 우습게 보지는 못하리라.
경비대장 카달은 고개를 젖혀 쏟아지는 비를 잠시 즐겼다.
비가 오물을 씻어내자, 불그스름한 기운이 섞인 갈색 머리가 본래의 색깔을 되찾았다.
얼추 몸이 깨끗해지자 그는 이쪽을 향해 성큼 걸어왔다.
그리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발튼! 내 조카! 아침부터 찾아오느라 고생이 많다!!”
“숙부. 목청은 좀 낮춰도 좋아요.”
“무슨 한심한 소리를 하는 게냐! 자고로 훌륭한 대장장이와 전사들은 목소리가 큰 법이야!”
발튼은 한숨을 푹 내쉬었고, 옆에 있던 경비병들은 익숙한 듯이 귀를 손으로 막았다.
카달은 데일을 살폈다. 눈동자는 흥미로 빛냈다.
그는 단단한 팔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그쪽이 데일 경이군. 나는 바크만의 아들, 카달이다.”
“데일이오.”
“내 조카를 구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이 은혜는 반드시 갚도록 하지.”
“이미 당신 조카가 은혜를 갚고 있으니 신경 쓰지 마시오.”
“그래? 그러면 신경끄도록 하지!”
“…….”
의례적인 겸양의 말도 없이, 카달은 화끈하게 말했다.
이 짧은 대화에서도 데일은 카달이 어떤 사람일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허례보다는 실리를.
카달은 그런 사람이었다.
‘일단 정치랑은 거리가 멀겠군.’
데일은 카달의 억센 손을 마주 잡았다. 손에 느껴지는 악력에 만족했는지 씩 한번 웃어준 카달이 말했다.
“자. 비도 오고 기분도 개 같은데,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겠나?”
“설명해주시오.”
“어떤 개새끼가 지하수로에 악어 떼를 풀었다. 능력도 좋지. 대체 어디서 악어를 가져온 거야.”
“악어?”
이레네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도시고, 당연히 하수 시설 역시 세련된 편이다.
다른 수천 년 된 도시의 지하처럼 마굴이 펼쳐져 있지 않다는 소리다.
기껏해야 고블린이나 몇 마리 살까?
그런 곳에 악어가 풀리면, 확실히 문제가 생길만했다.
특히 지금처럼 비가 내려 수위가 올라갔다면 더더욱.
카달이 말했다.
“자. 이쯤 말했으니 내가 무얼 부탁할지 예상하겠지?”
데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악어를 사냥해보겠소. 수영은 자신 없지만.”
“뭐? 무슨 소리인가. 그건 내 일이고.”
킁! 하고 코를 푼 뒤, 맨손으로 코를 훔친 카달이 말했다.
“그쪽은 악어를 푼 그 시발 새끼를 잡으러 가 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