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253)
253화
“맞아. 내가 죽였지. 네가 준 정보로.”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계례 후 남궁류청이 얻어야 할 기연 몇 가지를 내가 슬쩍 하며남은 기연들을 그에게 알려 주었다.
안 믿어도 어쩔 수 없지 라는 마음으로 던진 것이었으나, 의외로 남궁류청은 나의 말을 믿었다.
“됐어. 그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지는 물어볼 생각 없으니까.”
“······고마워.”
“아,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어, 어떤 거?”
“나 말고도 이런 정보를 건네준 사람 있나?”
“응?”
“나 말고도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잘해줬······ 아니, 이런 정보를 줬냐고.”
“아니?”
내가 누구 좋으라고 그런 정보를 주나?
남궁류청에게도 천기누설이라는 큰 위험을 안고 준 것이었다.
남궁류청의 입꼬리가 보일 듯 말 듯 살짝 올라갔다.
“그럼 됐어.”
“······.”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내가 죽인 자가 색마의 무공을 이은 제자인건 맞지만······ 그는 아마도 이 산장의 존재에 대해서 몰랐던 것 같아. 색마가 어찌 죽었는지도 모르더군.”
무림맹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실종되었던 위지백은 우연히 이 산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이 산장에서 오래전에 죽은 걸로 보이는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시신이 무영신투, 색마였다.
색마는 죽었지만 진법의 힘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산장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한다.
‘기연이라는 건가.’
하필 그 기연이 위지백 같은 인간에게 가다니.
살아있는 사람만 없었을 뿐 산장에는 색마가 평생 훔친 보물들과 영약,그리고 무공들도 잘 보존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에는 신공절학도 있었다.
위지백은 이곳에 머물며 색마가 훔친 신공절학을 익혔다. 바깥의 사람들이 알아내지 못할 것을 골라서 말이다.
영약도 많았고, 심지어 이 산장은 수련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 졌었기에 위지백은 빠르게 강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을 불태우고 나가려던 위지백은 갑자기 마음을 바꿔먹고 그대로 이 산장을 떠났다고 한다.
후일 그가 무림맹에서 권력을 다지고 난 후, 이곳을 다시 떠올린 것이다.
부인이 말한 이 모든 이야기는 위지백이 이곳의 여인들에게 자랑하듯 떠벌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지금껏 비밀을 숨겨온 주도면밀하던 모습을 생각한다면 웃길 정도였다.
‘어차피 평생 나갈 수 없는 자들이니 말해도 상관없다 여겨서 떠벌린 걸지도.’
그의 무재가 뛰어난 건 맞을 터다. 누구나 신공과 영약만으로 천하 강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니.
하지만 강해져서 벌인 짓거리가 고작해야······
“미친놈.”
“동감이야.”
남궁류청의 표정은 싸늘하다 못해 서리가 내릴 정도였다.
내 호위가 중얼거렸다.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걸까요? 뭐가 부족해서요?”
“미친놈의 생각을 정상인이 이해할 수 있겠어?”
짐작가는 이유는 몇 가지 있었다.
애초에 그런 글러먹은 인간이었거나, 그가 익힌 무공에 색마가 무슨 짓을 해 놓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곳에서의 수련이 그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고.
그러나 그 어떤 말로도 그가 한 짓을 용납할 수는 없었다.
믿기지 않는 이 모든 이야기는 위지백의 과거와 정확히 일치했다.
위지백의 과거는 꽤 유명했다.
한미한 가문 출신이었던 위지백은 하급 무사로 파견 나간 무림맹의 임무 중 실종된다. 그리고 어느 날 환골탈태하여 돌아왔다.
명문대파의 자제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무공으로 실적을 쌓으며 무림맹 내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결국 천하제일강자에 이름을 올리고 무림맹주까지 된다.
명문 대파들이 신공절학과 엄청난 영약을 들여서도 쉽게 나오지 않는 천하제일이었다.
그런데 위지백이 갑자기 개천에서 용 나듯 튀어나왔다.
그런 위지백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탄했다. 특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무림맹의 하급 무사들은 그를 추앙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모든 빛나는 영광뒤에는 이 추악한 비밀이 있었다.
* * *
부인과 부상자는 위에서 치료하도록 두고 다치지 않은 사람들만을 추슬러 지하로 내려갔다.
한참을 말없이 내려가고 있을 때 남궁류청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네 얘기는 거의 못 들었는데.”
“내 얘기?”
“너는 어떻게 이 산장의 존재를 안 거야?”
나는 짧게 이곳에 오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상황을 복기하며 깨달았다.
공손월이 내게 이곳을 찾아가게 한 이유를.
“공손 소저가 널 여기로 보냈다고?”
“응.”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위험한 곳에······! 쓸데없는 짓을 하다니.”
나는 화가 나서인지 싸늘해진 남궁류청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공손 소저가 이 산장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나 보네.”
남궁류청이 잠시 멈칫했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태연한 표정을 가장하는 것 같았지만 그럼 뭐 하는가? 이미 다 들켰는데.
“위 맹주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준 것은 공손 소저 맞지?”
“······.”
그리고 남궁류청, 남궁완 아저씨와 남궁 세가는 위 맹주가 비무 대회에 시선이 팔린 틈을 타 이 일을 처리하려고 한 것이고.
공손월은 남궁류청이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걱정이 되었겠지.’
그래서 나까지 이곳에 보내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앞서 공손월의 부하에게 말했다. 내가 이곳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공손 세가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 그리고 그건 공손월의 노림수 중 하나였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공손 세가도 얽히게 될 수밖에 없으니 공손 세가 또한 내가 무사하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즉, 위 맹주가 남궁 세가의 움직임을 알고 입을 막으려 들려해도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나, 백리 세가와 본단에 남이 있는 공손월, 공손 세가의 입까지 함께 막아야 했다.
‘자기 가문까지 엮어버리다니······.’
남궁류청을 향한 연모의 감정때문인지, 이 일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정의감의 발로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공손월이 여기에 많은 걸 걸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아버지는 혼자였기에 그렇게 쉽게 죽어 버리셨구나.’
그때 남궁류청이 말했다.
“별거 안 했어.”
“응?”
“오해하지 마. 공손 소저가 먼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니까. 내가 먼저 접근한 게 아니야.”
아니, 그걸 왜 나한테 말해?
“······저기, 나는 오해하지 않았어.”
심지어 아무 말도 안 했다고.
“알아.”
남궁류청이 새침하게 대꾸했다.
아니 왜 내가 해명을 요청한 것처럼 되어 버린거야?
게다가 여긴 나랑 남궁류청만 있던 것도 아니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흥미롭게 눈을 빛내고 있던 사람들이 뒤늦게 내 시선을 피하며 필사적으로 모른 척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내 호위는 남궁류청을 마치 도둑놈 바라보듯 노려보고 있기까지 했다.
“······.”
나는 기가 막혀 화가 치솟았지만, 남궁류청은 매우 태연한 태도였다.
그는 전과 다를 바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공기가 바뀌었어.”
“응?”
“이상한 냄새가 나.”
자연지기로 향기를 구별할 수는 없었다. 뭔가 자연지기가 위쪽과 살짝 다른 느낌이 들지만, 이 정도로는 분간할 수 없었다.
“기름 냄새.”
“······기름 냄새?”
나는 먼지 가득한 곰팡내 말고 딱히 맡아지는 게 없었다. 확실히 이런 점에서는 남궁류청이 나보다 더 예민했다.
기관진식이 전혀 없는 수상한 지하계단을 내려가자 석문이 보였다.
석문조차 별것 없이 쉽게 열렸다. 위에서 그 난리를 치렀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꽤 넓은 공간에 잔뜩 쌓여 있는 상자들과 텅 빈 선반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원래는 뭔가를 보관하던 창고같았다. 상자 안도 대부분은 비어 있었다.
조금 돌아보자 무명천으로덮어둔 커다란 단지들이 보였다. 위험한 물건은 아닌 듯 싶었다.
남궁 세가의 무사가 조심스럽게 무명천을 걷어 내고 단지를 열었다.
“······기름?”
“이게 뭐죠?”
남궁류청이 맡은 기름 냄새의 원인이었다.
나는 단지들을 바라보다가 옆에 쌓인 상자를 열어 보도록 했다.
당연히 비어 있을 거라 여긴 상자에는 흑색 가루들이 들어 있었다. 그리 양은 많지 않았지만.
“······망할.”
남궁류청의 표정도 나와 마찬가지였다.
남궁류청이 무사들을 향해 손짓했다.
“당장 여기서 나간다.”
“예? 갑자기 왜······?”
내가 소리쳤다.
“여기를 모조리 불태울 생각인거야.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해!”
탈출로로 나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간 여기서 같이 죽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진법이고 뭐고 일단 이 산장을 먼저 나가야 했다.
처음부터 이런 일이 벌어질 때를 대비하여 모든 흔적을 없애버릴수 있게 만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