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86)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86화
육체 재구성 완료
– Akashic Records. 육체 구성을 활성화합니다. 1%, 3%, 5%.
까딱.
병실에 누워 있는 주동훈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본 사람은 없다.
혼자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원거리에서 보살필 수 있는 다나가 있기에, 주동훈의 간호는 의미가 없다.
– 선천진기를 회복 중입니다.
– 사용될 육체의 수준을 파악합니다.
쿠구구구……!
우주에 집성된 엄청난 활력이 주동훈의 몸속에서 샘솟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엔 변화가 없었지만, 속은 푸릇푸릇한 빛으로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 주동훈의 육체는 특별해야 합니다.
– 그 안에 담고 있는 잠재력이 활성화되어도 버틸 수 있을 만큼 강인한 육체여야 합니다.
– 해당하는 물질을 찾습니다.
잠재력이라 함은 정수를 뜻한다.
아카식 레코드는 그 안에서 익숙한 기운의 향을 느꼈다.
태초부터 존재했던 일곱 정수.
자신의 부모.
그 일곱 부모를 한꺼번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물질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우주 어떤 물질을 가져다 놔도, 그 막대한 힘을 담아낼 수 없다.
그렇다면?
새로 만들 수밖에.
– 새로운 물질을 구성합니다. 7%, 10%.
바로 신(神)의 힘을 담을 수 있는 물질.
그 물질로 육체를 재구성한다.
사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선천진기를 다시 채워 넣는 것만으로도 아린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질 테니까.
하지만.
아카식 레코드는 그저 선택한 것이었다.
주동훈을 각성시킬 미래와 각성시키지 않았을 때의 미래를 두고 저울질한 결과 무게가 전자에 더 실린 것이다.
물론, 아린이 마지막에 질렀던 말도 담아두고 있었다.
이왕 해줄 거면 화끈하게 해달라 했던가?
– 형태는 기존 외형을 유지합니다. 11%, 13%.
– 삐빅!
– 외부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막강한 육체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주동훈만의 교감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해결됐다.
아카식 레코드는 이미 시스템을 통해 안배해 두었다.
– 세계수의 뿌리를 사용합니다. 15%, 20%.
주룩, 주르륵!
주동훈의 품속에서 튀어나온 뿌리들이 그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아카식 레코드의 또 다른 이름.
세계수(世界樹).
그 여러 개의 뿌리들이 총동원되어 얽히고설키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 뿌리가 어디서 났냐고?
[아이템 : 세계수의 뿌리] [등급 : S] [종류 : 뿌리] [설명 : 세계수의 뿌리 조각.] [효과를 알 수 없다.]과거.
주동훈이 델라일라의 시련 상점에서 사둔 것들이었다.
다시 언급하지만, 아카식 레코드는 우주 곳곳에 뿌리들을 안배해 두었다.
상대가 누구든, 활용할 수 있는 자가 있으면 활용하라고.
만약, 무수한 변수들로 인해 그가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다면?
아마 저 뿌리도 그저 맥거핀과 비슷한 개념으로 넘어갔겠지.
– 뿌리로 인해 재구성이 가속화됩니다. 35%, 50%.
– 뿌리로 인해 재구성이 가속화됩니다. 60%, 70%.
쿠과가가가가!
주동훈의 내부가 엄청난 속도로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던 세포가 다 죽어 나가고, 그곳에 새로운 세포가 돋아났다.
마치 마신의 힘에 의해 마족이 사도라는 종족으로 재탄생되는 것처럼.
아카식 레코드가 주동훈을 새로 구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새로 만든 물질이니, 주동훈은 새로운 종족이 된다.
– 몸 내부의 노폐물과 불순물을 모두 정화합니다. 75%, 80%
– 활력이 돌고 기력의 흐름이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85%, 90%
이쯤 되면 거의 다 왔다.
새집에 이사 오면 청소를 하듯, 아카식 레코드는 새로 만든 종족을 정성스럽게 닦아냈다.
향후, 이 우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종족이니 초장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이는 자신을 창조한 태초의 부모를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그 시각.
주동훈의 몸은 굉장히 뜨거워져 있었다.
몸의 변화 과정에서 생긴 마찰 때문에, 열이 펄펄 끓고 있었다.
– 혈도를 뚫기 시작합니다. 95%
콰즉, 콰즈즉!
새로 재구성된 육체의 혈도도 인간과 동일했으며, 특이점이 있다면 모두 뚫린 채 절대 쌓이지 않게끔 작업을 했다.
심지어 마력의 흐름이 닿지 않는 손가락과 발가락 끝의 미세한 경혈 구멍까지 모두 뻥 뚫어버렸다.
아마 이제는 똑같은 태청심법을 발현해도,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효율을 보일 것이다.
– 몸을 식히기 시작합니다. 99%
슬슬 아카식 레코드는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다.
차올랐던 열기를 빠지게끔 했으며, 그로 인해 잃었던 감각 세포들을 다시 활성화시켰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스스스스……!
주동훈의 몸을 옭아맸던 뿌리들이 하나둘 힘을 잃고 스러지기 시작했다.
– 잠자는 주동훈의 의식을 깨웁니다. 100%
– 재구성 완료.
그 언급을 마지막으로.
파앗!
어두웠던 주동훈의 의식에 불이 켜졌다.
* * *
무릉도원에 설치된 다나의 훈련장이자, 그녀의 주신인 주동훈을 모시는 성전.
그곳에서 말없이 기도를 올리던 대성녀(大聖女)의 몸에서 성스러운 빛이 흘러나왔다.
“아아……?”
다나가 눈을 번쩍 떴다.
지금껏 느껴본 적 없었던 거룩한 성력이 몸 안에 충만하게 차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이 지구 전 인류를 한 번에 치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말도 안 되는 힘이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끊임없이 샘솟았다.
“마, 마스터?!”
다나가 황홀한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그녀는 주동훈의 힘에 따라 성장한다.
즉, 힘이 이렇게 변해간다는 것은 마스터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말도 되는 터.
“아아, 깨어나셨군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다나가 눈을 빛냈다.
동시에 마음속으로 모든 스켈레톤들을 불러냈다.
우리의 소중한 주인이자 자신의 신이 부활했으니, 어서 맞이하러 가자고.
때는 아직 새해가 가기 전.
기가 막히게 리그 개최를 딱 하루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 * *
“으, 으음.”
주동훈이 간신히 눈을 떴다.
마계 지역에 특실로 마련된 병실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꿈뻑, 꿈뻑.
그는 굳어 있는 몸을 굳이 움직이지 않은 채, 계속해서 눈을 깜빡였다.
‘어떻게…….’
의식이 없었는데도, 어떤 상황이었는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마지막 한계를 돌파해 바르바토스의 목을 단번에 베어냈을 때.’
그때 이미 직감했었지.
끝이라고.
육체가 무너져 내렸다고.
돌산에 미친 듯이 박히면서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균형을 잃어버린 몸은 더 이상 정수를 견뎌내지 못하고 파업을 선언했다.
아마 그 이후로 의식을 잃었을 테고, 누군가가 다시 몸을 회복시켜 준 건가?
[수(水) : 하, 이놈 새끼. 돌아왔냐?]수의 의지에서 반가운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수(水) : 축하한다, 새꺄. 결국, 네놈이 옳았나 보다. 그냥 무모한 게 답이었어, 아주.] [화(火) : 엘로이즈 아린에게 꼭 고맙다고 해라.]뭐?
아린이?
멍하니 누워서 정수들의 채팅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확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던 거지?’
아니, 그전에.
몸이 무언가 이상했다.
뭔가 가벼워지다 못해,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지게 된 느낌이랄까?
[띠링!] [축하합니다!] [우주의 기원이 당신을 재구성합니다.]나를…….
재구성……?
스윽.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종일 누워만 있었는데도, 몸이 찌뿌둥한 것 하나 없이 가벼웠다.
[당신은 신이 될 자격을 얻은 존재.] [이제부터 당신은 ‘스켈레톤 갓’입니다.]……스켈레톤 갓?
자, 잠깐만요.
진짜 스켈레톤 갓?
뭔가 어감이 이상하지 않은가.
스켈레톤의 신이라니.
킹, 엠페러를 제치고 [마스터]라 불렸을 땐 꽤 그의 취향이었으나, 뭔가 스켈레톤 갓은 조금 아닌 것 같았다.
근데 뭐.
별수 없지.
내가 싫다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태창.’
주동훈은 즉시 본인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헌터 : 주동훈] [이명 : 스켈레톤 갓] [기력 : 23,220/23,220] [고유 능력 : 저주받은 네크로맨서] [랭킹 : 1위] [등급 : EX] [효과]-당신은 죽은 영혼을 다루는 직업, 네크로맨서입니다. 무시무시한 악령과 독극물을 활용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단, 저주받았습니다.
-당신은 오직 스켈레톤만 소환할 수 있습니다.
“억.”
등급이 EX급으로 바뀌어 있었다.
거성일 때까지만 해도 SSS급이었으니, 이제 성좌를 넘은 성운이 되었다는 말.
아아.
감격스러웠다.
주동훈은 스킬창 또한 살펴봤다.
[보유 스킬]-‘스켈레톤 엠페러 소환’(EX급)
-‘고통 내성’(EX급)
-‘태청심법’(EX급)
-‘망자소생’(A급)
-‘망자포효’(A급)
-‘만독불침’(EX급)
-‘본 드래곤 스켈레톤’(S급)
-‘만술(萬術)’(EX급)
-‘무음(無音)’(S급)
-‘독섬(毒閃)’(EX급)
-‘무진(武進)’(EX급)
-‘금강불괴’(EX급)
-‘소울링크’(SS급)
그의 고유 스킬들 일부가 EX급으로 바뀌어 있었다.
당연히 그의 수하들은 이제 스켈레톤 마스터가 되었을 거고, 그 아래 소환할 수 있는 병력의 수도 10배로 증폭되었을 거다.
‘이건…….’
달았다.
달아도 너무 달았다.
월의 정수를 얻으러 온 곳에서 그보다 더한 기연을 얻은 느낌?
[화(火) : 운이 좋았다.] [목(木) : 맞아요, 아직도 놀라워요. 설마 아카식 레코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존재가 이 우주에 남아 있었을 줄이야.]아카식 레코드?
주동훈이 천천히 자신의 몸을 관조했다.
놀라웠다.
몸 안에 자리 잡은 다섯 정수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뿐이랴?
언제 어디서든 이 안에 있는 내용을 풀로 끌어다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디 해볼까?’
눈을 감은 주동훈이 기운을 피워 올리려 할 찰나였다.
[수(水) : 야, 야야야야, 야!]수가 다급하게 불렀다.
“응?”
[수(水) : 하, 이 새끼 안 되겠네. 뇌 구조가 어찌 되어 있길래 일어나자마자 힘 자랑이야?] [화(火) : 계약자여, 진정하라.]화까지 힘쓰는 것을 말린다.
슈우우우…….
한없이 끓어오르려던 기운이 맥없이 꺼졌다.
“왜요?”
주동훈이 허공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목(木) : 쓰는 것은 좋지만, 힘을 컨트롤해야 해요. 마계를 다 태워 먹을 일 있어요?]힘을 컨트롤하라고?
엥?
잠깐만.
마계를 다 태워 먹어?
그냥 평소 하던 것처럼 기운을 끌어내려 한 것일 뿐인데?
[수(水) : 후.] [수(水) : 이 무지한 작자를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 줘야 할지.]수가 낙담하더니 말을 이었다.
[수(水) : 네놈은 이제 우리의 힘을 온전하게 가져다 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힘이라 해봐야 수많은 파편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 힘 자체가 위험하다.] [금(金) : 정확히는 현 신들에게 나 제법 이상한 놈이니 당장 와서 죽여주세요~ 하는 꼴이지.]아.
“주의하긴 해야겠네요.”
금이 정확히 요지를 설명해 주었다.
힘을 막 쓰다가, 신들에게 걸릴 수 있으니 힘을 줄이라는 말이다.
[금(金) : 컨트롤하는 법부터 익혀야 해. 상대에 따라 딱 맞춰서 이길 만큼 적절히 뽑아다 쓸 수 있도록 연습하는 거다.]“그렇군요.”
요컨대 이런 거다.
강화신의 강화로 인해 무기에 스텔스 기능을 달아놨는데, 그 스텔스 기능을 믿고 굉음을 막 내며 다닌다면?
어차피 들키는 것은 똑같다는 말.
[화(火) : 천천히.] [화(火) : 우선은 네 능력부터 사용하다가 정 안 될 때 조금씩 아주 살살 내는 것부터 연습해 보자.]세상에.
이제 힘을 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하는 처지가 되다니.
“네, 조심할게요.”
주동훈이 고개를 끄덕일 찰나였다.
저 밖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존재들이 있었으니.
‘수하들이구나.’
주동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미친 듯이 달려오다니.
왜일까, 가슴이 따스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게 가족인 걸까?’
우두둑.
목과 어깨를 돌리며 가볍게 몸을 스트레칭한 주동훈이 히죽 웃었다.
“알겠습니다. 우선 제힘에 대해서는 천천히 알아보기로 하고.”
저들을 만나서 근황이나 한번 들어보자고.
창조룡.
잭.
리그.
등등등.
이제 막 일어난 주동훈은 궁금한 것들이 무척이나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