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82)
스켈레톤 킹
[히든 조건을 달성합니다!] [‘고유능력 : 저주받은 네크로맨서’ 전용 히든 조건입니다!] [조건 : 1만 통솔의 법칙!]– 고유능력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종류 불문, 총 1만 구의 스켈레톤들을 통솔하세요!
‘1만 통솔의 법칙?’
어디서 많이 들어본 조건이다.
‘1만 사용의 법칙이었나?’
[조건 : 1만 사용의 법칙!]– 고유능력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스킬, ‘평범한 스켈레톤 소환’(E급)을 10,000번 사용하세요!
그래, 맞다.
과거, E급 헌터일 당시 오크를 만나면서 각성했던 조건.
아아.
과연 시스템은 1만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걸까?
‘명분을 챙긴다는 건 확실하네.’
이로써 확실해졌다.
각성에는 조건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만약 저 ‘1만 통솔의 법칙’으로만 A급으로 갈 수 있었던 거라면?
그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1만 구의 스켈레톤을 다스릴 수 있는 스킬이나 방법도 없는데, 어떻게 올리라고.
‘그저 정체불명의 존재가 허가한 걸 거야.’
이제 A급으로 가도 된다고.
개연성이 충족되었다고.
그게 네 힘에 어울리는 등급이라고.
‘하여튼.’
아까 통솔했지만, 이제는 블리자드에 얼어붙어 있는 1,000구의 스켈레톤과.
지금 추가된 9,000구의 스켈레톤이 합쳐서 총 1만으로 판정한 듯싶었다.
나야 환영이지.
[축하합니다!] [당신의 등급이 A급으로 성장합니다!]새하얗고 신비로운 기운이 내 몸을 휘감았다.
마침내, 달성한 A급의 경지!
[등급 변화에 따른 보상이 도착합니다!]좋아.
먼저, 여분의 목숨부터 내놓거라.
[기력이 차오릅니다!] [기력 : 220/220]“그렇지!”
나는 외쳤다.
전투 중 각성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이 이런 거다.
기력이 차오를 뿐만 아니라, 다친 부위 그리고 피로감까지 완전히 리셋되는 것.
물론, 각성의 효과는 그뿐이 아니다.
“주군…… 본 실력에 한 발짝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이 정도면…… 리치 한 마리쯤은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콰가가강! 슈슝!
태양이의 창격과 엘드린의 연사가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와는 완전 다른 기세에 리치들도 물러서기 시작했다.
쿠웅!
뼈사도.
후웅! 서걱!
뼈일이도.
화르르륵!
뼈오도.
더 살벌해진 안광을 뿜어내며 달려들었다.
[스킬, ‘위대한 스켈레톤 소환’(B급)의 등급이 상향 조정됩니다!] [스킬, ‘스켈레톤 나이트 소환’(A급)으로 변화합니다!]스켈레톤 나이트!
그렇다.
이제는 그냥 스켈레톤이 아니었다.
무려 ‘기사’(Knight)의 지위를 받은 스켈레톤이 된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새로운 스켈레톤의 주 무기가 설정됩니다!] [해당 스켈레톤 : ‘뼈다귀7’] [앞으로 해당 스켈레톤은 당신의 명에 반응할 것입니다!]“뼈칠이까지?”
한 마리의 봉인이 더 해제되었다.
어차피 제대로 각성시키려면 또 다른 매개체 퀘스트를 깨야겠지만.
그래도 전력의 풀이 늘었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다.
‘뼈칠이는 나중에 파악하기로 하고.’
우선.
너무 많은 통제권이 한 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내 뼈다귀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오오오……!
9,000구의 스켈레톤이 안광을 내뿜으며 리치들에게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당신의 존재는 모든 스켈레톤에게 힘을 불어넣습니다.]그들은 하나하나 평범한 스켈레톤이 아니었다.
기존 병사였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해지고 끈질겨졌다.
오롯이 나 때문에.
내 이명이 뿜어내는 기운 때문에.
– 키이이이!
리치들이 당황하며 마법을 퍼부었지만.
스켈레톤들의 눈빛에는 무언가의 감정이 실려 있었다.
– 너희 때문에.
– 너희 불사 군단 때문에.
– 우리가 죽었다.
– 그러니, 너희도 죽어봐라.
– 우리 역시 불사의 몸이 되어, 너희를 영원토록 찢어발기겠노라.
분명 육체는 죽었지만.
뼛속에는 한이 시리도록 남아 있었다.
‘리치’에 대한 적의.
그리고 그러한 기회를 준 나에 대한 고마움.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내 심장을 쿡쿡 쑤셨다.
온전히 다가왔다.
[총 1만 구의 스켈레톤들이 당신을 진심으로 섬깁니다.]삐그덕! 삐걱!
리치들의 화려한 마법에 뼈가 녹아도.
두개골이 날아가고 관절이 부러져도.
그들은 끝없이 달려들었다.
달려들어 그들의 병장기를 리치의 몸에 꽂았다.
[그들의 위에 군림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충성을 받는 존재.] [당신은 ‘스켈레톤 킹’입니다.]스켈레톤 킹?
“……!”
눈을 부릅뜬 나는 황급히 상태창을 열었다.
[헌터 : 주동훈] [이명 : 스켈레톤 킹] [기력 : 220/220] [고유능력 : 저주받은 네크로맨서] [등급 : A] [효과]-당신은 죽은 영혼을 다루는 직업, 네크로맨서입니다. 무시무시한 악령과 독극물을 활용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단, 저주받았습니다.
-당신은 오직 스켈레톤만 소환할 수 있습니다.
[보유 스킬]-‘스켈레톤 나이트 소환’(A급)
-‘기억 재현’(S급)
-‘만술의 가르침’(S급)
-‘고통 내성’(S급)
-‘참(斬)’(B급)
-‘자(刺)’(B급)
-‘사(射)’(B급)
-‘방(防)’(B급)
-‘태청심법’(S급)
-‘망자소생’(A급)
-‘망자포효’(A급)
아아.
이명이 변경되었다.
이제 ‘스켈레톤 로드’가 아닌 한 단계 더 성장한 ‘스켈레톤 킹’인 것인가?
‘게다가.’
스킬 2개가 늘었다.
‘망자소생’과 ‘망자포효’.
[스킬 : 망자소생] [등급 : A] [효과1 : 스켈레톤을 최대 1만 구까지 소환합니다. 다만, 주변에 죽은 자의 시체가 있어야 합니다.] [효과2 : 기력 50을 사용합니다.] [스킬 : 망자포효] [등급 : A] [효과1 : 주변 모든 스켈레톤의 능력치를 2배 상승시킵니다.] [효과2 : 기력 50을 사용합니다.]“미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스켈레톤을 1만 구를 소환하는 스킬이라니.
거기다가 광역 버프까지?
그래.
이게 진정한 네크로맨서지!
적어도 망자들을 다스리는 네크로맨서라면, 이 정도는 소환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감동적이었다.
진심으로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
우우웅!
나는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스킬, ‘망자소생’(A급)을 사용합니다.] [기력 50을 사용합니다.]원래 새로 얻은 스킬은 바로 써줘야 제맛 아니겠어?
“일어나거라! 뼈다귀들이여!”
시체는 충만하다.
죽은 병사는 어림잡아 3만 이상.
그러나 아직 사용된 병사들은 1만뿐.
후두두둑!
세상이 설원으로 뒤덮인다.
지금도 질리도록 많은 숫자인데, 그 배의 스켈레톤이 일제히 일어선다.
“……이것이 로드의 잠재력?”
그 광경이 얼마나 장관인지.
옆에서 랭커인 이선아마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흑검 님, 이제는 로드가 아니라 킹이라는데요?”
“킹…….”
그래, 내가 왕이다.
하얀 뼈다귀들의 왕, 내가 바로 백골왕이다!
쿠구구구!
땅이 뒤흔들린다.
마치 매미를 잡아먹는 수만의 개미처럼.
하얀 병사들의 군세가 리치를 뒤덮었다.
‘이건…….’
나는 감탄했다.
솔직히 랭커라 해도 막기 힘들 정도의 위세였다.
이 정도면 나도 랭커급 아니야?
물론.
아직 한 발 더 남았다.
[스킬, ‘망자포효’(A급)을 사용합니다.] [기력 50을 사용합니다.]우오오오……!
내 몸에서 마치 악령이 울부짖는 듯한 포효가 파동처럼 터져 나갔다.
수면에 피는 물결처럼 넓게 퍼졌다.
모든 스켈레톤의 스탯과 속도를 페널티 없이 2배까지 끌어올리는 사기적인 스킬.
“제가 당신을 과소평가했습니다. 로드…… 아니, 스켈레톤 킹.”
이선아 역시 검을 늘어뜨리며, 전선에 참여했다.
몰려드는 스켈레톤들로 인해, 그녀는 비교적 편하게 딜을 넣을 수 있었다.
“당신의 잠재력은…… 어쩌면 교주님,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군요.”
“교주요?”
“네, 천마(天魔) 하세라. 제게 흑검비공을 전수해 준 분이시기도 하죠.”
“……?”
누군가에게 무공을 전수해 줄 수 있는 경지라고?
그게 말이 되나?
‘하긴.’
만술(萬術)의 어르신을 포함해서.
내 스킬 자체도 말이 안 되는 것 천지인데, 세상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으니까.
게다가 하세라면 세계랭킹 3위의 헌터 아니던가.
“여하튼, 당신은 약속을 지켰어요.”
이선아가 빙긋 웃었다.
던전이 이 모양으로 뒤바뀌고 나서,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서울 오성(五星)의 약속을 지켰고.”
콰가강!
그녀의 검격이 리치에게 쏟아진다.
비록.
처음보다는 움직임이 둔해졌다지만, 그래도 랭커는 랭커.
굉장한 파괴력이었다.
“이 던전이 당신에게 내렸던 시련 역시 이겨냈어요. 당신이 제게 했던 말처럼.”
콰가가!
또한 수많은 스켈레톤의 해일이 리치를 뒤덮는다.
하얀 파도에 리치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암제와 친구여서, 그냥 암제의 추천 차례여서 동조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후우웅!
다시 한번 눈보라가 불어온다.
리치 중 한 마리가 본인의 모든 기력을 소모해 가며, 블리자드를 펼친 모양.
“그런데 이번엔 다릅니다. 당신을 직접 보고 확인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늦었다.
리치들은 이미 넝마가 된 듯, 소멸하기 일보 직전의 상태였고.
스릉!
이선아의 검이 다시 한번 하늘을 가리켰다.
흑검비공(黑劍飛功).
광역술(廣域術).
제삼식(第三式).
진폭뢰(眞爆雷).
콰가가강!
휘두른 검격이 번개가 되어 리치들에게 무차별한 폭격을 가한다.
“…….”
그녀가 가진 모든 기력을 다해서 휘두른 마지막 초식.
이선아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키이이이!
– 캬아아아!
리치들이 하나둘, 절규하며 검은 연기로 화했다.
한 마리가 죽으니, 다른 한 마리를 죽이는 건 더욱 쉬웠다.
또한, 블리자드를 펼치고 있던 리치를 죽이니.
눈보라가 멈춘다.
그녀의 움직임은 신중하면서도 매서웠다.
“주군! 태양연격(太陽連擊)을 사용하겠습니다!”
내 뼈다귀들 역시 유려하게 움직였다.
“저 역시 월광낙하(月光落下)로 지원할게요!”
엘드린의 화살이 태양이를 엄호했다.
이선아가 움직이는 만큼, 함께 전장을 누비며 리치들을 농락했다.
이윽고.
투욱!
모든 리치를 끝낸 후, 그녀가 내 앞에 착지했다.
“당신은…… 후욱, 후욱……!”
그녀의 입에서 가쁜 숨이 뿜어졌다.
“당신은 위기 상황에서 누구보다 침착할 줄 아는 헌터입니다. 판단력이 뛰어나고 결정력이 있는 헌터입니다. 그래서…….”
이선아가 나를 바라봤다.
“…….”
나 역시 그녀의 눈을 직시했다.
“나 흑검은 당신을 ‘던전 메이커’에 진심으로 추천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지하겠습니다. 암제처럼요.”
그녀가 경쾌하게 웃었다.
동시에.
[축하합니다!] [‘스테이지 : 불사의 군단’을 클리어합니다!] [클리어 보상이 도착합니다!]감격스러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죽다 살아났음을 알리는 극적인 축하 메시지.
원래, 던전은 다 이런 걸까?
다 이렇게 극적인 걸까?
아니면, 나만 유난히 그런 걸까.
‘근데 이번엔.’
그래도 내가 주도적으로 해냈다.
랭커와 비교해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A급으로 각성해 큰 공을 세웠으며, 리치를 죽이는 것에도 일조했다.
‘물론.’
이선아가 없었으면 절대 혼자 깨지 못했겠지만.
어쨌든 이번에도 나는 발전했다.
성장해 냈다.
나는 오늘부터.
스켈레톤 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