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ake over the male lord RAW novel - Chapter 97
97
“우선 명단을 추렸다.”
그는 명단을 보여 주었다. 아리스는 명단에 비올레와 리몬트리, 황태자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황태자의 연인인 엘자도 들어가 있었다. 대충 100명은 넘어 보였다. 아리스는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성대하게 하려고요?”
“성대하게 해야죠.”
“로이?”
“성대하게 할 겁니다.”
아리스에게 걸맞도록 성대하게 할 생각이었다. 성대하게 해서 그녀가 자신의 여자임을 알릴 생각이었다. 다른 남자들이 그녀를 쳐다보지도 못하게 말이다.
“제 쪽의 명단도 100명 정도 됩니다.”
“그렇게 많아요?”
아리스가 놀랐다.
“전쟁에서 공을 세운 군인들과 아카데미 시절 친하게 지낸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낼 겁니다. 대충 추리니 100명 정도 되더군요.”
하객들만 해도 200명이 넘는다는 말이다. 아리스는 이안과 로이를 보았다. 두 남자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었다.
명단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잠시 후 초대장에 대해 이야기를 마치고 이안과 아리스, 로이는 식당으로 걸어갔다.
그들이 들어와 자리에 앉자 시녀들이 전채 요리로 수프를 들고 왔다. 로이는 긴장하며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귀족 예법 선생이 말한 대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아리스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로이.”
“네, 아리스.”
“포크와 나이프 사용이 자연스러워요.”
로이는 귀족 예법대로 식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이따금 데이트 갔을 때 그것을 확인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없었다.
“아, 어색한 부분은 없습니까?”
로이가 물었다. 그러자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채 요리의 뒤를 이어 메인 요리가 나왔다. 오리를 맛있게 구운 음식이었다. 오리 고기가 나와서 로이가 적당히 잘라 먹었다. 그것도 자연스러웠다.
“와.”
아리스는 그가 잘할 때마다 감탄했다.
“잘하는군.”
이안도 아리스의 말에 동의했다. 원래 귀족이었던 것처럼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아리스가 박수를 쳤다.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로이는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이 노력한 대가를 받은 것 같았다.
* * *
한 달은 금방 흘렀다. 간간이 아리스를 만나 데이트를 하고 결혼식 준비를 하던 로이는 내일이 아리스의 생일인 것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생일 선물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했지만 생일을 꼭 챙겨 주고 싶었다. 작년에는 발찌를 주었으니 이번에는 팔찌나 머리 장식을 해 주고 싶었다.
카탈로그의 액세서리 카테고리를 보던 로이는 다음 책자를 보았다.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아리스가 가진 장신구는 화려했다. 그만큼 화려한 걸 찾으려고 하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갈색 머리카락과 잘 어울리는 머리 장식이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다른 책자를 보았다. 가격대가 좀 나가는 브랜드였다.
이달에 새로 나온 장신구가 있었다. 장신구를 보던 로이의 눈이 멈추었다. 한곳에 화려한 꽃 모양의 보석이 금실로 이어진 장신구가 있었다. 꽃 모양의 장신구를 하면 예쁠 것 같았다.
액세서리를 정한 로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신구를 사러 갈 생각이었다.
이때 더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책자를 추가로 들고 온 것이다.
“어디 가십니까?”
“장신구를 골랐다. 사러 자야지.”
“이건 안 보셔도 되겠습니까?”
더윈은 추가로 들고 온 책자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
“안 봐도 될 것 같다.”
“알겠습니다.”
“같이 갈까요?”
“아니, 나 혼자 가도 괜찮다.”
그리 말하고 로이는 로브를 착용했다. 얼굴이 너무 알려져서 로브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했다.
저택을 나온 로이는 지나가던 마차를 잡았다. 장신구를 파는 상점 위치를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다. 브랜드 명을 이야기하니 마차가 알아서 안내했다. 마차에서 내린 로이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아가씨들이 많이 있었다. 이따금 남자들이 있기도 했다. 그들은 연인에게 선물하려는 듯 여자 종업원에게 이것저것 묻고 있었다.
로이가 들어와도 시선은 집중되지 않았다. 다들 진열된 장신구를 보느라 바빴던 것이다.
로이는 종업원에게 장신구 카탈로그를 보여 주었다. 종업원이 그것을 보더니 로이를 안내했다. 장신구는 그림에 그려진 것보다 더 화려했다. 가격이 좀 나갔지만 아리스에게 해 줄 것을 생각하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이걸로 포장해 주십시오.”
그의 말에 종업원이 웃으면서 물었다.
“연인에게 선물하실 건가 봐요.”
“그럴 생각입니다.”
종업원은 장신구를 상자에 담았다. 그리고 리본이 달아 포장해 주었다. 예쁜 상자를 보고 로이가 웃었다.
내일이면 그녀를 만난다.
이것을 보고 그녀는 무슨 말을 할까.
데이트할 때처럼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녀가 놀라는 얼굴이 상상되었다. 그의 입술에 미소가 걸렸다.
* * *
아리스는 로이와 같이 데이트할 때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식사는 채소로 때웠다. 생일 파티를 위해서, 결혼식을 위해서 다이어트에 돌입한 것이다. 체중은 관리를 해서 그리 찌지 않았다. 그럼에도 루진은 예쁘게 보여야 한다며 3킬로그램을 감량 목표로 잡았다.
“옷 입어 보세요.”
루진은 드레스를 보여 주었다. 가슴 부분이 벌어지고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였다. 은근히 노출이 있는 드레스였다. 루진이 좋아하는 유형이었다.
“응.”
아리스는 드레스를 입었다. 그러자 드레스가 그녀의 몸에 딱 맞았다. 이전에 드레스를 맞출 때 치수를 조금 작게 맞추었는데 그게 딱 맞으니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꾸준히 했기에 근력이 붙은 몸이었다. 살은 생각보다 쉽게 빠졌다.
드레스를 입은 아리스를 보며 루진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름다우세요.”
“정말?”
“오늘 파티의 주인공이 되셔야 하잖아요. 누구보다 아름다우실 거예요.”
루진이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그녀를 화장대에 앉혔다. 화장대에 앉은 아리스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화장을 하러 시녀들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그런지 피부가 더 좋아지신 것 같아요.”
루진은 빛나는 아리스의 피부를 보았다.
“정말?”
피부가 좋아야 한다. 아리스는 오늘 있을 거사를 생각했다. 약도 몰래 챙겨 두었다. 로이는 이런 건 전혀 생각도 못할 테니 말이다.
‘난 이제부터 성인이라고.’
로이와 당당히 관계를 가질 것이다.
“루진.”
“네, 아가씨.”
“내가 말한 거 다 챙겨 두었지?”
“물론이죠.”
루진은 아리스의 명령에 따라 첫날밤을 위한 모든 것들을 준비해 두었다. 처음에는 아리스가 관계를 갖겠다고 했을 때 놀랐다. 하지만 아리스도 성인이었고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반대하지 않고 아리스와 같이 준비했다.
“침대 위에 두었어요.”
루진은 아리스가 준비하라고 한 것을 떠올리고 얼굴을 붉혔다. 아가씨가 물건을 사러 가는 건 그랬기에 어른인 시녀를 시켜야 했다. 자신이 가고 싶었지만 미성년자였기에 갈 수 없었다. 성인 용품이었기 때문이다.
“아가씨, 힘내요!”
“고마워.”
화장이 끝난 아리스가 눈을 떴다. 거울에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빙의한 지 오래되었지만 이 얼굴에 적응이 안 될 때가 있다.
오늘 같은 날은 더욱더 그렇다.
“예쁘다.”
아리스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화장한 얼굴을 확인했다. 로이가 볼 테니 화장에 신경을 썼다.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고쳐 달라고 했다. 루진은 그 모습을 흡족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다 되었다.”
아리스는 그리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랫동안 앉아 있어서 몸이 무거운 것 같았다.
파티가 곧 시작한다.
손님들을 맞이할 때였다.
* * *
원래 생일에는 소박하게 친구를 불러 보내고는 했다. 하지만 성년식은 달랐다. 이안은 딸의 성년식을 축하하기 위해 귀족들을 불렀다. 그렇기에 파티의 규모가 커졌다. 아리스는 입구에 서서 사람들이 들어오는 걸 바라보았다. 이안도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검은 마차가 다가와 멈추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내렸다. 긴 머리카락을 단정히 묶고 갈색 예장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걸어왔다.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서 빛이 났다. 그가 걸어갈 때마다 시선이 집중되었다.
“로이!”
아리스가 그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아리스를 보았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보석이 박힌 머리 장식을 했다. 푸른 사파이어 목걸이는 포인트 역할을 했다. 무척이나 예뻤다. 다이어트 한다고 하더니 살도 조금 빠진 것 같았다.
살 같은 거 안 빼도 되는데.
그는 그리 생각하며 그녀의 손등에 키스를 했다.
“여기는 내가 있으마.”
이안이 아리스의 어깨를 잡고 로이에게 밀어 주었다.
“둘이 시간을 보내도록 해라.”
아리스가 초청한 손님들은 모두 다 도착했다. 로이까지 왔으니 아리스가 서 있을 이유는 없었다.
“고마워요, 아버지.”
“별말을.”
아리스는 로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리스는 그의 손을 꼭 잡고 들어갔다. 그리고 당당히 와인을 잡았다.
“저, 술 마실 수 있어요.”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