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establish a family with secret arts RAW novel - Chapter 48
048화 밝혀진 개방의 음모
정백호가 집요한 구룡만으로부터 몸을 빼려 하자, 이번에는 고태봉이 정백호에게 술병을 들고 다가가 말했다.
“나는 얼마 전 태산 북쪽에 문파를 새로이 만든 태극파 장문 고태봉이오! 내 태산파 장문께 인사가 늦었소이다!”
고태봉은 정백호에게 술 한잔 따라주며 말을 잊는다.
“애석하게도 작은 오해가 있어 얼마 전 태산파 사람을 상하게 했으니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태극파라는 문파가 태산에 새로 생긴 것도 처음 듣는 사람들도 있었고, 또한 새로 생긴 태극파와 전통의 태산파 간에 분쟁이 있었는데 더욱이 태산파 사람이 태극파에 의해 다쳤다는 얘기에 더욱 의아해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며 의아해하자 정백호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하하하! 내 그 일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사소한 일이니 장문께서는 심려치 마시오. 어디 태산파가 그깟 일을 마음에 두겠습니까?”
고태봉이 쐐기를 박았다.
“이리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후 태산파와 태극파는 서로 분쟁 없이 잘 지낼 수 있겠지요?”
상대가 이리 나오니 어쩌겠는가?
“그럼요! 서로 잘 지내봅시다!”
정백호가 구룡만과 고태봉 손바닥에서 이리 놀아나자 뒤에서 지켜보던 왕진웅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렇게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하자,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나는 드디어 태산파 제자로 위장하고 서 있던 왕진웅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은 이전에 무당 장문 장사붕 취임식에서 보았던 개방 왕사룡의 아들 왕진웅이 아닙니까? 무당 장문 취임식에서도 태산파 정태산 장문을 시종처럼 모시더니 이번에도 태산파 장문의 시종으로 참석한 것이오?”
왕사룡의 아들 왕진웅이란 소리에 주위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왕사룡의 아들이 여기 왔다고?”
왕진웅은 내가 갑자기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자 급당황했다.
‘이놈이 어찌 나를 알아본 것이지? 지난번 무당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장을 했는데…….’
머리를 굴리던 왕진웅은 지난번에는 장사붕처럼 일급 고수들이 있어 도망하였지만, 이곳에는 자신을 꺾을 만한 상대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도망가는 대신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왕진웅이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저는 태산파의 제자 왕소라고 합니다. 사람을 잘못 보신 듯합니다. 태극파가 태산에서 새로이 문파를 열었고 얼마 전 저희 쪽 사람과도 분쟁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오늘 이렇게 여러 무림인이 모였으니 이참에 무림인들에게 태극파의 절기를 조금 보여줘야 모두 태극파를 문파로 인정하지 않겠소이까? 제가 몇 수 청하겠소이다.”
이러면서 왕진웅이 대청 중앙으로 나서며 포권을 취했다.
사람들도 안 그래도 태극파라는 문파가 태산에 자리를 잡았다고 하니 그 실력이 궁금하기는 했다.
음흉한 왕진웅이 사람들의 관심을 태산파에서 태극파로 돌려놓자 내가 물러설 수는 없었다.
‘내 이자의 정체를 사람들 앞에서 밝혀야겠다.’
이리 마음먹은 나는 앞으로 나서며 왕진웅에게 포권을 취했다.
일이 이리 진행되자 구룡만은 명령을 내려 주위를 정돈해 두 사람이 무공을 선보일 수 있게 자리를 마련했다.
사람들은 흥겨운 생일잔치에서 태산파와 신생 태극파 간의 무공대결을 보게 되자 오히려 즐거워했다.
왕진웅은 상대가 자신의 의도대로 나서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 오늘 지난번 일까지 계산해서 두 배로 갚아주겠다.’
이리 악독하게 마음을 먹은 왕진웅은 검을 뽑아 태산파 검술 자세를 취했다.
왕사룡에게 사사한 왕진웅은 주요 문파의 검술을 어느 정도 흉내 낼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태극파의 검술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니만큼 해동파 검술의 원류인 양수 도인의 쾌검으로 왕진웅을 상대하기로 마음먹고 자세를 취했다.
왕진웅은 최대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거만하게 소리쳤다.
“내 3초를 받아줄 터이니 어디 태극파의 검술을 펼쳐보시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여태껏 상대한 사람 중에 저자가 가장 강한 상대이다. 오늘 저자를 상대로 여러 검술을 시험해 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의 마음은 오히려 홀가분해지며 내가 펼칠 검술에 대한 기대감마저 생겼다.
내가 편안한 표정으로 검을 들고 자세를 잡자 왕진웅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를 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상대가 나의 3초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자세를 잡고 쾌검을 펼치며 왕진웅의 하체를 노리고 돌진했다.
왕진웅도 준비하고 있던 차였지만 나의 쾌검 속도에 놀라 움찔했다.
창! 창! 창!
나의 쾌검 3초를 간신히 받아낸 왕진웅은 더는 나를 얕잡아 볼 수 없음을 느꼈는지 검을 다잡고 공격을 시작했다.
쉭! 쉭! 쉭!
왕진웅이 마음먹고 공격하자 그가 비록 태산파의 검술을 펼쳤지만, 그 위세가 실로 대단하여 주위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이상 물러섰다.
나는 왕진웅이 어떤 검술로 나의 검초를 상대할지 궁금해 한동안 왕진웅의 검을 피해 다니며 수비에 집중했다.
몇 초의 공격을 받아낸 나는 왕진웅에게서 더는 특이한 검초가 없어 보이자, 이번에는 그림자 검술로 바꿔 왕진웅을 찔러 갔다.
그림자 검술을 처음 접해본 왕진웅은 내가 자신의 검세에 눌려 검의 움직임이 느려졌다고 생각했는지 이참에 아예 나를 죽여 입을 막을 생각으로 검 끝이 나의 급소를 노리고 들어왔다.
그러나 나의 검 끝의 움직임이 느려진 것은 지쳤거나 상대가 두려워 그런 것이 아니었음을 왕진웅이 어찌 알았겠는가?
왕진웅은 자신에게 다가오던 느린 검이 어느새 자신의 급소에 와닿자 혼비백산하여 자신도 모르게 개방의 절기인 타구검술을 펼치며 간신히 나의 검 끝을 튕겨내며 멀찍이 몸을 날려 위기에서 벗어났다.
“어? 저건 개방의 검술 타구검술인데? 왜 태산파 제자가 개방의 검술을 사용하는 거지?”
내가 돌아보니 어느새 모용언이 대청에 와 있는 것이었다.
대청에 모인 무림인 중에 녹색 도포를 입은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저건 분명히 개방 검술 초식인 타구검술이요! 내 소싯적에 개방 장로가 저 검술을 펼치는 것을 분명히 본 적이 있소!”
왕진웅은 나의 검술에 놀라는 한편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까 두려웠다.
나는 왕진웅이 당황한 빛이 보이자 마지막 일격을 날리기 위해 몸을 솟구쳐 올라 그림자 검술의 절기인 한 손은 검술을 한 손은 장법을 동시에 펼쳐 왕진웅을 공격했다.
왕진웅은 방금 나의 검술의 오묘함에 크게 당할 뻔했기에 다시 내가 같은 검술을 펼치자 온통 나의 검 끝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왼손으로 장법을 펼쳐 자신을 공격해오자 머리가 하얘지며 허둥대다 그만 나의 왼손에 가슴을 정통으로 맞고 주저앉았다.
“억!”
나는 화엽비술로 왕진웅의 뒤에 사뿐히 내려앉으며 왼손으로 왕진웅의 얼굴에 씌워져 있던 인피면구를 벗겨냈다.
“아니! 인피면구를 썼었잖아?”
“저자의 정체가 무엇이지?”
왕진웅의 얼굴의 인피면구가 벗겨지며 본 모습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어! 정말 개방장로 왕진웅이다! 내 개방에 갔었을 때 분명 왕사룡 방주 옆에 있던 그의 아들 왕진웅을 소개받은 적이 있어! 확실히 왕진웅이 맞아!”
이렇게 왕진웅의 정체가 밝혀지자 사람들은 더욱 왕진웅의 저의를 의심하게 되었다.
“왜 개방의 장로가 태산파 제자로 변장을 한 것이지?”
“태청교가 태산파를 공격한 것이 맞는 것인가?”
나는 왕진웅의 어깨에 손을 얹어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한 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태산선인의 절기인 무동지를 펼쳐 왕진웅의 아혈을 짚어 말을 못 하게 만들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태산파 장문 정백호를 보며 물었다.
“그대는 태청교가 태산파 제자들을 몰살했다고 주장했는데 태청교가 무엇 때문에 자신들의 본거지에서 수천 리나 떨어진 태산까지 와서 그런 흉악한 짓을 했는지 그 이유를 아시오? 이는 태산에서 벌어진 일로 우리 태극파와 구룡방도 사태의 진상을 알 권리가 있소이다.”
사람들도 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정백호의 입에 집중했다.
정백호는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분명 태청교의 짓이요. 태청교의 검을 현장에서 발견했소!”
나는 그가 그리 말할지 예상했다.
“당신은 단지 태청교 검 한 자루를 증거라고 말하는 것이오? 그럼, 여기 있는 왕진웅이 그 검 한 자루보다 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군!”
정백호는 왕진웅을 쳐다보며 그가 뭐라고 변명을 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웬일인지 왕진웅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미 무도가 교활한 왕진웅이 변명을 못 하게 아혈을 짚어놓은 것을 정백호가 어찌 알겠는가!
내가 다시 추궁했다.
“나는 지난 남경 영웅대회에 참가해 태청교와 수차례 교전하여 태청교의 검을 봤지만, 당신은 태청교와 교전을 한 적이 없는 거로 아는데 어찌 태청교의 검인지 알았소?”
나의 추궁이 예리한 곳을 찌르자 정백호는 어찌할 줄 몰라 우물쭈물했다.
양일도는 정백호가 대답을 못 하자 의아한 표정으로 정백호를 쳐다봤다.
나는 이번에는 양일도를 바라보며 물었다.
“양일도 장문 대행께서는 정백호와 어찌 태산에 오신 것입니까?”
양일도는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아지자 당혹한 표정이었다.
“그건… 태산파 내부 문제로 얘기할 수 없소이다.”
“그럼 그날 태산파에 오신 건 누구의 요청으로 오신 건가요?”
“정백호 장문의 요청이었소!”
“방문 날짜를 잡은 것은 누구였습니까?”
“정백호 장문이요!”
나는 정백호를 바라보며 쐐기를 박았다.
“왕진웅 이자가 태산파 제자들을 몰살하고 태청교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태청교 검을 한 자루 현장에 가져다 놓은 것이고 당신에게 그 검이 태청교 검인 걸 알려준 것이 아니요?”
나의 말에 더욱 놀란 것은 양일도였다.
그의 얼굴이 사색이 되면서 일그러졌다.
양일도 자신도 여러모로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얘기대로라면 자신이 품었던 모든 의문점이 풀리는 것이고, 태산파 제자들을 몰살한 흉수가 누군지가 명백해지는 것이었다.
특히 태산파 제자들이 몰살을 당하자 갑자기 개방 장로 왕진웅이 찾아와 태산파 재건을 돕겠다고 나선 것도 이제 와 생각해보니 미리 계획된 것이었다.
상황 파악이 어느 정도 되자 양일도가 참담한 표정으로 대청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리 태산파 일은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겠소. 추후 일이 마무리되면 여러 무림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할 날이 있을 것이오!”
이렇게 선언하고 정백호와 태산파 제자들을 데리고 총총히 돌아갔다.
태산파가 돌아가자 나는 왕진웅의 혈도를 풀어주며 말했다.
“개방이 당당한 무림 정파라면 당신에 대해 합당한 조치하리라 기대하겠소! 내 더는 당신을 핍박하지 않을 터이니 돌아가시오!”
왕진웅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백일하에 드러나자 쥐구멍을 찾는 듯 아무 말 못 하고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