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establish a family with secret arts RAW novel - Chapter 49
049화 높아진 무도의 명성
이렇게 일이 마무리되자 모든 사람의 이목은 나에게 집중됐다.
구룡만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무림인들은 내가 어린 나이에도 무공이나 지략에서 개방의 후계자 왕진웅을 능가하자 자연스레 태극파 장문 고태봉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났고 태극파를 당당한 문파로 인정하게 된 것이었다.
구룡방에서 있었던 나와 왕진웅의 대결은 순식간에 무림 전체로 소문이 퍼졌고 이를 들은 왕사룡이 노발대발했음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개방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부인하였고 태산파를 점령하고 있던 개방 제자들도 슬금슬금 개방으로 돌아갔다.
태산파 양일도는 원로 회의를 열어 정백호를 태산파에서 파문하고 쫓아냈으며 당분간 원로 4인이 태산파 장문을 공동으로 맡기로 했다.
이는 태산파가 개방의 죄를 물을 힘이 없기에 정백호를 제대로 처단하지도 못한 채, 사태의 본질을 덮은 것으로 사실상 태산파는 명맥만 유치한 채 무림에서 도태되었다.
반면, 태극파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태산파를 뛰어넘어 명실공히 태산의 주인이 되었다.
그에 따라 각지에서 태극파 제자가 되기를 청하며 청년들이 쇄도해왔고.
결국 제자들이 머물 장소가 부족할 지경이 되었기에 태극 객잔 옆에 집을 짓고 무공 수련장도 추가로 만들었다.
고태봉은 제자 중 자질이 출중한 다섯 명을 뽑아 ‘태극오제’라는 명칭을 주고 집중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태극파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제자들은 객잔 옆 숙소에서 농사일을 도우며 기초 무공을 습득하게 조치를 했다.
나비연은 객잔을 운영하고 농토를 일구어 태극파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렇게 두 달 동안의 평화가 지속하자 또 다른 위기가 닥쳐왔다.
무당과 패권을 놓고 격돌 중인 개방이 태산파 제자 몰살사건으로 무림인들의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되자, 왕사룡이 암암리에 태극파와 모용세가를 응징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 이면에는 화북팽가 팽목지의 음모가 숨어 있었다.
팽목지는 남경에서 오른팔 팽모잠이 어이없이 태청교 손에 죽임을 당하고 겨우 자신만 목숨만 건져 도망 온 이후, 남경의 치욕을 씻을 기회를 노리며 기다려왔다.
자신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조직 중 태산파 정태산, 해사방 나영이 죽고 호연승 대사는 몽골로 돌아갔다.
또한 오두미교 호법 장로 장릉이 도망간 것도 모자라 팽모잠마저 죽자 화북에서 모용세가를 누르기에는 자신의 힘으론 부족함을 느끼고 개방 왕사룡을 찾아갔다.
팽목지는 왕사룡에게 충성할 것을 맹세하고 그 대신 화북에서 모용세가를 몰아 내달라고 요청했다.
안 그래도 모용세가 모용언이 자기 일을 방해해 주시하고 있던 왕사룡은 흔쾌히 팽목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제 두 흉수가 손을 잡았으니 무림에 파문이 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왕사룡은 지난번 태산파 제자 몰살사건처럼 암수를 쓸 수는 없었기에 명분을 갖추기 위해 선전포고 형식으로 트집을 잡아 개봉에 있는 모용세가 분타를 공격해 없애버렸다.
이에 분노한 북경 모용세가 모용정과 요동의 모용부는 결전을 다짐하며 모용세가의 전 전력을 북경으로 결집하고 개방과 일전을 치르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었다.
개방이 모용세가의 개봉 분타를 공격한 소식을 들은 모용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나는 북경에 가봐야 할 것 같아! 개방이 모용세가에 선전포고했으니 곧 개방과 모용세가 간에 일전이 불가피할 듯해!”
“언아! 내가 같이 갈게!”
내가 모용언과 같이 북경에 가겠다고 하자 나비연도 나섰다.
“그래. 개방일은 우리 태극파와도 관련이 있으니 우리가 수수방관할 수는 없지! 태극파도 적극적으로 도울게!”
이렇게 해서 나와 모용언은 태극오제를 데리고 먼저 북경으로 출발하고 수시로 태산 태극파와 연락해 공동으로 개방에 맞서기로 했다.
태극오제 중 첫째 나주량은 25살로 사람이 유들유들하고 융통성이 많아 어떤 일을 하더라도 막힘이 없고, 시원시원했다.
나머지 4명은 무도와 비슷한 나이이거나 무도보다 한두 살 많지만, 무도에게 일정 정도 무공을 전수받았기에 무도를 스승 반, 친구 반으로 생각하며 한 수 접고 대했다.
북경에 도착한 무도는 구려방 양춘을 찾아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앞으로의 일을 상의했다.
“동생이 태산에서 개방의 왕진웅을 꺾고 태산파 제자들이 몰살당한 진상을 밝힌 것은 내가 북경에서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 태극파가 태산에서 자리를 잘 잡았다니 정말 축하할 일이야!”
나는 양춘에게 고태봉 장문이 감사해한다고 전해줬다.
“태극파 장문도 양형에게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형이 한 번 더 도와주셔야겠습니다.”
나는 개방과 모용세가의 분쟁을 얘기하며 태극파도 개방과 일전을 불사하기로 한 것을 말했다.
양춘은 나의 얘기를 듣고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구려방이 오늘날 북경과 천진에서 자리를 잡고 이나마 방귀 뀌며 사는 것도 무도 동생의 덕인데 우리가 모른 척할 수는 없지! 내 천진의 곽도에게도 연락해 도울 방법을 생각해볼게.”
이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세운 후, 나와 태극오제는 구려방에 자리를 잡았다.
모용언은 모용세가로 들어가 아버지 모용부를 만났다.
모용언은 모용부에게 지난 일들을 자세히 설명한 후, 태극파가 모용세가와 합세해 개방에 대응하기로 한 것을 알렸다.
모용부와 모용정은 우군이 생긴 것에 기뻐하며 나를 불러 앞으로의 일을 상의했다.
모용정은 일차적으로 북경에 있는 개방 무리를 찾아내 응징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달랐다.
“개방의 제자들은 왕사룡이나 왕진웅이 시킨 일을 할 뿐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개방의 지휘부를 찾아 응징하는 것이 효과적이리라 생각됩니다.”
모용정과 모용부도 개방 제자들의 수가 많은데 피라미들을 아무리 처단해봤자 별소용이 없음을 알기에 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리하여 모용세가와 태극파는 개방 지휘부를 찾아낸 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개방의 정보력이 대단하기도 하거니와 북경에서 팽목지가 암암리에 모용세가를 감시하고 있었기에 나와 태극오제가 북경에 와서 모용세가와 접촉하고 있는 것은 얼마 안 가 개방이 알게 되었다.
북경에 잠입해 암암리에 재기를 꿈꾸던 왕진웅은 내가 북경에 있는 것을 알고는 이를 갈며 복수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왕진웅은 왕사룡의 지시로 모용세가를 치기 위해 북경에 왔지만, 뜻하지 않게 나를 발견하자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양춘이 구삼의 객잔으로 나를 찾아와 알려줬다.
“내가 사람을 풀어 거지들의 동정을 살펴봤는데 거지들이 화북팽가 팽목지의 집에 왕래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개방과 화북 팽가가 같이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
나와 태극오제는 양춘의 정보에 따라 화북팽가를 감시해 왕진웅의 거처를 알아냈다.
나는 왕진웅이 북경에 있음을 확인하자 개방이 곧 행동에 나설 것을 직감하고 모용세가에 이를 알렸다.
모용언은 이번 일에 왠지 불길한 생각이 자꾸 든다며 불안해했다.
“오빠! 아무리 생각해도 왕진웅과는 일전이 불가피할 듯해! 그자가 있는 한 우리는 맘 편히 살 수 없을 거야!”
나는 모든 일은 끝맺음이 중요하다고 한 을두지 행수의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태산에서 그자를 풀어준 것은 개방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를 바랐던 것이었는데 내 생각이 너무 순진했던 것 같아! 그래! 그자는 절대로 반성하지 않을 거야! 끝장을 봐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
“오빠! 절대 혼자 나서지 말고 아버지와 고태봉 장문과 함께해야 해!”
“알았어! 걱정하지마!”
나는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이번에는 사정을 봐주지 않기로 다짐했다.
* * *
나는 해가 지자, 왕진웅의 거처로 염탐을 하러 갔다.
은밀히 일을 꾸미는 왕진웅은 숲속에 작은 집에 은신해 있었다.
중년의 거지들이 오가는 것을 볼 때 개방의 장로급 인물들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가는 거지 중에 개봉 객잔에서 태산파 장문 정태산과 같이 있는 것을 보았던 뚱뚱한 사장로도 보였다.
나는 내 얼굴을 모르는 사장로를 집중적으로 미행하기로 했다.
사장로는 숲속을 나와 북경에서 환락가로 유명한 흥화루로 이동했다.
개방 장로 중에는 안락한 생활에 젖어 더는 거지처럼 행동하지 않는 부류가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사장로가 그런 사람인 듯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장로는 팽목지의 후원을 받아 흥화루에서 생활하며 주색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양춘과 사장로에 접근할 방법을 협의하던 중 심양에서 모용언과 탁발웅을 혼내줄 때가 생각나 돈 많은 상인처럼 옷을 갈아입고 양춘과 태극오제 중 제일 잘 노는 나주량과 같이 사장로가 묵고 있는 흥화루로 갔다.
사장로는 역시 주색을 좋아하는 곽 장로와 같이 있었다.
두 사람은 죽이 잘 맞아 이권이 생기는 일을 서로 알아봐 주며 지금껏 많은 돈을 챙기며 살았다.
사장로가 뭐가 불만인지 투덜거리며 말했다.
“왕진웅은 아버지만 믿고 설치다 무당과 태산에서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아직도 우리 장로들을 자기 종 부리듯 하려 하니 이거 더럽고, 치사해서 못 봐주겠네…….”
곽 장로가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이야! 아들뻘 되는 왕장로가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것도 못 견디겠는데 우리가 여기 흥화루에 머무는 것까지 간섭하려 하니 이거 참 더러워서!”
사장로와 곽 장로가 주변을 경계 않고 이렇게 주절주절 불평을 털어놓으니, 내공이 점점 심후해진 나는 주위가 시끄러웠지만 그들의 대화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저들의 겉으로는 한배를 탄 것처럼 보이나 이렇듯 내부 분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잘만하면 우리가 승기를 잡을 수 있겠구나!’
이리 생각하고 있는데 사장로는 곽 장로가 자기와 뜻이 같아 보이자 더욱 불평을 늘어놓았다.
“왕진웅이 태산에서 무도라는 어린놈한테 제압당해 수모를 당했다던데. 글쎄, 그 무도라는 놈이 지금 북경에 와 있고 모용세가와 협력해 우리 개방에 대항하려고 하는 중이래!”
“…….”
“근데 왕장로는 그 무도란 놈한테 복수하려고 혈안이 되어 정작 모용세가를 공격하는 데는 집중하지 않으니 참 한심한 작자야!”
곽 장로는 한술 더 떴다.
“팽목지가 우리를 이렇게 환대해주는 건 모두 모용세가의 세력을 꺾어달라고 이러는 건데 그깟 어린놈한테 복수해 봐야 우리한테 뭐 좋은 일이 생기겠어! 왕장로야 개방 방주가 되면 부귀영화가 기다리지만 우리는 챙길 수 있을 때 챙겨야지!”
이제 상황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양춘과 나주량은 돈 많은 상인처럼 행동하며 소란스럽게 놀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나는 적당히 양춘과 나주량이 하는 행동에 장단을 맞추며 사장로 일행의 반응을 주시했다.
사장로는 양춘과 나주량이 노는 모양을 보고는 우리에게 관심을 가졌다.
“젊은 사람들이 아주 호탕하게 노는구나! 나도 젊었을 때는 호기가 넘쳤었는데…….”
“우리도 더 늙기 전에 즐겨야지! 색시를 부를까?”
곽 장로도 발동이 걸렸는지 몸이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