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touch it, it'd all be profit RAW novel - Chapter (90)
우리는 바로 식사에 돌입했다.
비프 부르기뇽인가 뭔가를 한 숟갈 큼지막하게 떠서 입에 넣었다.
‘우오옷!’
고기 육수 냄새가 훅 하고 들어오더니.
야들야들한 육질이 씹히자 육즙이 팡팡 터져나왔고. 탱글탱글한 버섯이 풍미를 더했다.
“필수 님······ 이거 미쳤는데요?”
“허허, 파스타도 드십쇼.”
“당연하죠!”
나는 후욱후욱, 거친 숨을 내쉬며 미친 듯이 숟가락과 포크를 놀렸다.
그러던 중.
말도 없이 음식들을 흡입하던 임수정이 감탄을 터트렸다.
“스튜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저번보다 더 맛있어요, 진짜 대박이에요. 미쳤다, 미쳤다.”
그치그치, 진짜 대박이지. 미쳤지.
나는 고개를 대차게 끄덕이며 다시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넣다가.
‘저번보다 더 맛있다고?’
······그대로 멈췄다.
“음? 저번에도 해준 적 있으세요?”
“앗.”
내가 묻자, 임수정의 포크도 그대로 멈췄다.
“저 빼고 둘이서 해드신 거예요?”
“아아, 그게······.”
임수정은 엄청 당황스러웠는지 얼굴이 새빨개졌고, 최필수는 먹다 말고 헛기침을 했다.
‘뭐지······.’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나는 바로 현실을 직감했다.
나는 진짜 잘해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아무리 잘해줘도.
팀장은 팀장이고, 사장은 사장.
관리자는 관리자.
‘······이런 게 사장의 비애인가, 크흑.’
나는 억지로 웃으며 가볍게 말했다.
“하하, 아니에요, 계속 드시죠.”
그런데 필수정이 누구인가.
정직과 신뢰로 뽑힌 사람들 아닌가.
캐묻지 않았는데도 임수정이 먼저 이실직고했다. 그런데.
“저번에 저희 집에서 한 번 해주셨거든요······.”
그 진실이 더 쇼킹했다.
임수정 집에서 최필수가 요리를 해줬다고?
이게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혹시 사내연애?
“그러면······ 두 분이서?”
나는 입을 떡 벌린 채 둘을 번갈아 보았고.
임수정은 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사장님! 오해하지 마세요!”
“그쵸? 그쵸그쵸, 저는 오해 안 하죠.”
“아니, 얼굴이 오해하는 얼굴이잖아요!”
그래, 사실 오해하고 있어.
“어어······ 그런 것 같습니다.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임수정은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했고, 가만 듣고 있던 최필수가 먼저 말을 꺼냈다.
“크흠, 그런 게 아닙니다. 그······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닙니다! 말씀 안 해주셔도 됩니다. 다 사생활인데 제가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나는 급하게 손을 내젓고 다시 파스타 접시에 얼굴을 박았다.
그런데, 미친.
“제가 희주 님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최필수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뱉었다.
희주 씨라면 임희주?
그 국민배우 임희주?
“예? 예에?”
“오해하실만한 관계는 전혀 아니고, 말 그대로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요리도 한 번 해드렸고요.”
“아아, 네.”
일단 대답은 했지만, 머릿속은 장마철 출퇴근길 지하철보다 뒤죽박죽이었다.
그런 내적 갈등을 읽었는지.
최필수가 뒷머리를 긁으며 주섬주섬 이야기를 꺼냈다.
“허허, 참······ 말씀드린 그대로입닐다. 희주 님도 비슷한 아픔을 겪으신 분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게 저한테는 큰 위로로 다가왔었지요.”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고? 무슨?
아!
[ 허허, 저한테 별다른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고 아내가 많이 가르쳐주고, 도와줬습니다. ] [ 어머, 그럼 사모님도 파티쉐세요? ] [ ······예, 그랬죠. ]면접장의 기억.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이었던 그 대답.
프랑스에서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버티다 못해 한국에 돌아왔다던 최필수.
그리고 임희주의 사연은, 뭐 전국민이 알고 있는 것이었고.
‘그러셨구나······.’
괜한 오해를 한 내가 미워졌다.
“아아, 괜히······ 제가 죄송합니다.”
“죄송하긴요. 저도 제 입으로 말하려니 적잖이 민망해서 미처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허허.”
“민망하긴요. 두 분이서 친하게 지내신다니, 저는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허허, 네······.”
이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 임수정은 그제야 끼어들었다.
“그냥 친한 정도가 아니에요. 저희 엄마랑 필수 님이랑 죽이 아주 척척 맞아요. 같이 밥먹는데 저만 왕따된 느낌이었다니까요?”
“아닙니다.”
“아니긴요!”
그러게, 최필수와 임희주라니.
디게 잘 어울리잖아?
“두 분은 언제 처음 친해지신 거예요?”
“저희 드라마 촬영현장 갔던 날,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맞다.
그날, 우리 커피차 바로 옆에 임희주의 밴이 계속 있었고. 어떻게든 도와주신다고 자꾸 찾아오셨었다.
‘그럼 우리 카페 도와주시는 것도 순전히 수정 님 때문만은 아니었나?’
이거, 상황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친구든 뭐든 응원합니다!’
나는 잔을 번쩍 들었다.
“알고 보니까 오늘 겹경사였네요? 필수 님도 한국 오셔서 적응하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텐데, 축하드립니다.”
“맞슴다! 저희 엄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짠!”
“짠!”
그렇게 우리는 건배로 최필수의 입을 막았다.
챙그랑──
유리잔의 맑은 울림.
곧 이어 향긋한 와인이 부드럽게 혀를 감쌌다.
‘좋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도.
이렇게 좋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우리 어뮤즈, 만세였다!
*
2일차.
또다시 1분만에 3300병 완판.
3일차, 4일차도 마찬가지.
순식간에 완판.
우리 카페 SNS 계정은 난리가 났고.
어렵게 구했다며 작은 유튜브 채널들에서 콜드브루 리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5일차.
생산인력을 추가투입해서 생산량을 5000병으로 늘렸고.
[ 어뮤즈X일품코리아 콜드브루 500mL ] [ SNS 대란을 일으킨 바로 그 사약브루! ] [ 10,000원 ] [ *SOLD OUT ]그조차 깔끔하게 동이 났다.
나는 폰 화면을 보고 있다가 그대로 어퍼컷을 날렸다.
“나이쓰!”
마켓킬리 수수료 30%를 떼면.
4일 매출 총합이 9천 언저리였던 상황.
드디어 오늘.
1억을 넘긴 셈이었다.
‘5일만에 1억이라니······.’
게다가 앞으로 계속 5천 병을 전부 팔면.
매출은 일 평균 3500으로 수렴될 터였다.
‘연봉을 하루에 벌게 생겼네······ 말도 안 돼.’
마켓킬리에서 우리 제품을 전부 직매입해가서 당장은 그쪽 매출로 잡히겠지만.
[ ◇ >카페 어뮤즈> 통합 일 매출 1,000만 원을 달성하세요. ]《재력》 퀘스트를 깨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마켓킬리에서 매입대금 정산만 해주면 끝.
관건은 그 규모였다.
정산까지 33일이 남았고.
일 평균 매출 3500에 38을 곱하면.
‘······미친.’
13억.
무려 13억이었다.
그중에 일품코리아에 위탁 가공비를 떼주는 과정에서 실제 우리 매출은 얼마나 잡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 매출 1000? 크크크, 딱 대.’
게다가 1000이 아니라 10억이 들어오면.
히든미션 보상으로 글로리가 얼마나 들어올까?
축하합니다, 어쩌구 하면서 미친 듯이 떠오를 메시지들이 벌써부터 눈앞에 그려졌다.
‘스킬 설명서나 떠라. 전부 사버릴 거니까.’
참, 「핫 핸드」를 구매하고 나니 그 자리에 새로운 스킬도 하나 들어와 있었다.
──────────
∉ 「도미노」 튜토리얼 : 20,000G
∉ 「불법압축」 튜토리얼 : 30,000G
∉ 「편린」 튜토리얼: 30,000G
∉ 「에어드랍」 튜토리얼 : 30,000G
∉ 「생체시계」 튜토리얼: 50,000G
──────────
에어드랍이라니.
벌써부터 느낌이 좋았다.
‘어쨌든 일단 「핫 핸드」부터 뽕을 뽑자.’
나는 상념을 멈추고, 폰도 주머니에 집어넣고.
벤치에서 일어났다.
“흐읏차.”
오늘 온 곳은 >HN 여의도>.
걸음을 옮기자 가전 매장이 브랜드별로 줄지어 나타났다.
바로 앞 진성전자 매장부터 들어갔다.
‘와, TV 진짜 크다. 거의 문짝만 하네.’
요즘 기술이 어찌나 좋은지.
형형색색의 화면이 너무 선명해서 눈이 시릴 정도였다.
뒤따라 들어온 탐코코는 이리저리 날뛰며 매장을 헤집기 시작했고,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르는 직원이 내게 다가왔다.
“고객님, 찾으시는 제품 있으신가요?”
제가 내일 모레가 이사일이라서요.
사업도 술술 잘 풀리는데.
소소하게 플렉스 좀 하고 갈게요.
“음······ 다 찾고 있습니다. 살림살이 전부 다.”
남대문, 아주 좋은 곳이지
돈이 있고, 여유가 있으면.
세상에 가전처럼 사기 쉬운 물건이 없었다.
제일 잘 만드는 회사, 정해져 있고.
제일 좋은 스펙, 정해져 있으니.
가격표만 보고도 살 수 있는 게 가전이었다.
‘인터넷에서도 그러더만.’
[ 가전은 거거익선, 고고익선, 대대익선 ] [ 여유만 있으면 최고급 사양, 프리미엄으로 지를 것. 그게 돈이 굳는 길이고, 매년 새롭게 출시될 신제품 뽐뿌를 막는 방법이다. ]내 경우에는 사이즈를 잴 필요도 없었다.
방마다 시스템 에어컨 달려있지. 주방, 침실에는 빌트인 가구들이 딱 맞게 들어가있지.
그냥 제일 좋은 걸로 사서 갖다넣으면 끝.
물론 고물상에서 오래된 가전을 엄청 많이 사서 「양질 전환」 해버릴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사서 고생이야.’
가전들이 얼마나 큼지막하고, 무거운데.
그리고 가전보다 더 중요하고, 손이 많이 가는 녀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가구, 소품, 조명.
가전은 스펙이 획일화되어 있으니 무엇이 최고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가구는 그렇지 않다.
가전이 육상선수라면, 가구는 발레리나.
육상선수는 100미터 기록으로 끊으면 되지만.
발레리나는 꼼꼼한 관찰과 심사가 필요하다.
제조사도, 디자인도 천차만별인데 내 체형과 취향에 맞는 가구를 한 번에 고르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최고급 가구는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들었다. 명품 가구는 외국산에다가 워낙 소량 다품종 생산하는 것들이니까.
‘그거 찾아다니는 것도 일이지, 일.’
그러니 가전 쇼핑이라도 심플하게 가고 싶었다. 돈으로 시간과 스트레스를 산다 생각하고.
그래서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HN 여의도 백화점, 진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였다.
‘크으······.’
벽면을 따라 쭉 설치된 TV들은 타임 스퀘어를 연상시켰고, 은은한 메탈빛 냉장고들은 레이저 광선포라도 쏘아댈 것 같은 위용을 자랑했다.
그리고 눈앞의 직원은.
이게 웬 떡이냐, 하며 활짝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호진 디테일러라고 합니다. 고객님, 가전 전부 장만하신다는 거죠?”
“아, 주방가전 몇 개는 빼고요.”
최고의 집, 세인트 한강 포레인데 빌트인 가구가 없겠나. 이미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와인셀러, 오븐은 기본으로 장만되어 있었다.
“아아, 예. 알겠습니다. 정말 잘 찾아오셨습니다. 먼저 TV부터 보시겠어요?”
직원은 TV가 설치된 벽으로 걸음을 틀었지만.
나는 한 발짝도 떼지 않았다.
“고객님, 이쪽으로······.”
“아뇨. 안 봐도 됩니다.”
“네?”
“일단 이거 보시겠어요?”
나는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미리 적어둔 구매 품목들이었다.
[ TV, 워시타워,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로봇청소기, 제습기, 공기청정기, 정수기, 오디오 시스템, 커피머신 ]직원은 메모지를 확인하더니 물었다.
“고객님, 혼수 하시나요?”
“혼수는 아니고요. 거기 적힌 가전들, 제일 좋은 걸로 뽑아서 바로 견적내주세요.”
“제일······ 좋은 걸로요? TV도, 말씀입니까?”
“네, 무조건 다 제일 좋은 걸로.”
내 말에, 직원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급변했다.
프로페셔널한 사무용 미소에서 진심 200% 함박웃음으로.
“잠시만 기다리십쇼, 고객님! 금방 견적 뽑아오겠습니다!”
“아, 오디오 시스템이랑 커피머신은 빼구요.”
“그럼요, 그럼요!”
“그런데 어디서 기다리면 되죠?”
“아아, 이리로 오십쇼.”
직원은 비치되어 있던 의자들을 둘러보다가 하나를 집어 가장 큰 TV 앞에 가져다 놓았다.
수많은 제품 중에 떡하니 중앙에 걸려있어서 누가 봐도 주인공인 제품이었다.
[ 85′ NEO QLED 8K ]“TV 중에 최신형, 최고급 모델입니다. 곧 고객님 것이 될 테니 앉아서 미리 감상하고 계십쇼. 음료도 곧 내드리겠습니다! 뭐 즐겨드시나요?”
“물 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감사하죠! 금방 오겠습니다!”
넙죽넙죽 인사하는 직원에게 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눈에 들어오는 미친 TV.
‘사람들 진짜 대단하다. 이런 걸 어떻게 만들지?’
내가 양팔을 펼쳐도 다 가릴 수 없을 크기에.
화질은 듣도 보도 못한 8K.
‘아니, 8K 화질이 원래 있었나? 이걸로 지뢰찾기하면 더 잘 보이려나?’
마침 화면에 코끼리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런데 코끼리의 회색 주름과 털 하나하나가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비현실적일 정도였다.
‘이야······.’
실제보다 더 실제 같다면, 과장이겠지만.
아마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나와 똑같이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걸 사면 우리 집도······ 타임 스퀘어?’
그때, 직원이 다시 다가왔다.
“고객님, 여기 물이랑 견적서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물을 마시며 견적서를 봤다.
그리고 사레가 걸렸다.
“쿠헉!”
“엇, 괜찮으십니까?”
“아······ 예, 괜찮습니다.”
이거······ 예상보다 액수가 좀 많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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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37,485,000
결제가 35,227,000
체감가 27,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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