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Be a Villain in This Life RAW novel - Chapter 248
247화
“푸후…….”
라세흠이 멱살을 잡고 있던 남자를 바닥에 툭 던졌다.
김정우를 계속 쫓는데, 갑자기 무장한 놈들 몇이 더 공격해왔다.
그 때문에 시간을 소비했고, 김정우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 새끼가 붙으면 골치 아플 텐데…….’
이주혁이 실력이 좋긴 해도, 저쪽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김정우까지 붙어버리면 큰일이다.
“쯧.”
꽈악.
라세흠은 총알이 스쳐 지나간 어깨의 상처를 깨끗한 붕대로 잘 동여맸다.
뒤에서 기습당한 탓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그 후로는 큰 어려움 없이 전부 제압할 수 있었다.
‘다시 찾아야 돼.’
그리 생각한 라세흠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타닷!
좌우를 돌아보며 계속 발을 놀렸다.
하지만 김정우 그놈은 이 배의 지리를 더 잘 알고 있을 터.
이대로 가면…….
쑤욱!
라세흠은 코너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칼날에 몸을 뒤로 젖혔다.
퍽! 촥! 촥!
그리고 이어지는 로우킥을 무릎을 들어 막은 뒤, 연속으로 찔러오는 칼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흡!”
라세흠은 안 되겠다 싶어 허리춤에 꽂혀있던 칼을 거꾸로 잡고 마주 휘둘렀다.
까앙!
두 사람이 동시에 한두 발짝 물러났다.
철컥.
김정우가 왼손으로 권총을 빼 들었다.
그걸 본 라세흠이 총을 덥석 붙잡고, 옆구리를 쑤셔버리기 위해 칼을 밀어 넣었다.
김정우는 쥐고 있던 총을 놓은 뒤, 라세흠의 손을 쳐냄과 동시에 몸을 회전하며 똑같이 칼을 내질렀다.
탓!
라세흠은 축을 틀어 칼의 궤도를 피했다. 그리고 김정우의 가슴팍을 향해 무릎을 올려쳤다.
턱.
김정우가 손으로 무릎을 막자, 라세흠은 왼손에 들려있던 권총을 얼굴로 던졌다.
휘릭!
권총은 황급히 고개를 튼 김정우의 뺨을 스치고 복도 바닥에 부딪혔다.
텅. 터덩.
“후…….”
“하.”
둘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라세흠이 욱신거리는 어깨를 돌리며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야. 너 뭐야?”
“뭐가.”
그 물음에 김정우가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왜 여기 있냐고? 당연히 그쪽으로 갔을 줄 알았는데.”
“어차피 그놈 쫓아간 것도 아니었다. 난 너만 막으면 되는 거였으니까.”
“뭐?”
“애초부터 내 역할은 시간 끌기였다고.”
라세흠의 표정이 굳었다.
시간을 끌어서 뭘 할 작정인 건지 내심 불안했지만, 그런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시간 끌어서 뭐 하게.”
“내가 그걸 알려줘야 하나?”
“어차피 끌 시간 다 끌어서 기어 나온 거 아니냐. 그냥 속 시원히 불어.”
“이 새끼는 왜 기밀을 자꾸 말하래?”
“말 안 할 거면 여기서 죽던가.”
스윽.
김정우가 엄지를 들어 뒤를 가리켰다.
“도망가면 그만인데.”
“할 수 있으면 해봐. 이번엔 안 놓친다.”
으름장을 놓자 김정우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같이 기습이 통한 상황이면 모를까, 이렇게 눈앞에 있는 라세흠을 따돌리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
결국 김정우는 한숨을 내쉬며 두 손을 들었다.
저 체력 괴물과 끝나지 않는 술래잡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뭐, 나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고, 내 고용주가 이주혁과 독대하길 원하더라고.”
“독대한다고? 그래서 시간을 끈 거였나?”
“그래.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런 눈빛 하지 마라. 때려죽여도 정말 모르니까.”
“쩝.”
연신 한숨을 내쉬던 김정우가 칼을 칼집에 다시 꽂았다.
“더 안 하냐?”
“싸워서 뭣 하겠냐. 고용주가 그 후배랑 독대한다는 건 결판을 내겠다는 건데…… 그러면 후배가 마음을 바꾸든, 고용주가 박살이 나든 하겠지.”
“그래서, 발 빼시려고?”
“그럴까 싶다. 지금쯤이면 그 성격 더러운 후배 놈이 고용주를 피떡으로 만들었을 테니까.”
라세흠은 의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근데 그 새끼는 왜 주혁이랑 단둘이 만나려고 하는 거냐?”
지금까지 자기 정체 아는 사람들 싹 다 죽여가며 꽁꽁 숨어 있던 놈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이주혁과 얼굴을 마주한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모른다니까. 나 같은 아랫사람한테 다 말해주는 양반도 아니고.”
“쯧. 쓸모가 없구만.”
“어쨌든 입은 맞춰두자.”
“……?”
김정우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난 너한테 최선을 다해 덤볐지만, 결국 난 너한테 지고 쓰러졌다로 가자는 거야.”
“시나리오냐?”
“내 고용주가 이겼을 때의 대비도 해야지. 이 정도는 이해해줘라.”
이 와중에도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걸 보니, 아직도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세흠은 입꼬리를 슬쩍 웃으며 답했다.
“시나리오 만들려면 확실히 해야지. 최선을 다해서 덤벼라. 그래야 나도 면이 서니까.”
“X팔……. 내 이럴 줄 알았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그냥 두들겨 패고 싶은 것이리라.
스윽.
김정우가 인상을 찡그리며 자세를 잡았다.
“헤엄쳐야 할 수도 있으니까 웬만하면 팔다리는 놔둬 줘라.”
“생각해 보고.”
“개새끼.”
탓!
.
.
.
“쿠헉…….”
벽에 기대 쓰러져 있는 김정우의 입에서 끈적한 피가 흘러나왔다.
“후. 하여튼 까다로운 새끼.”
라세흠은 온몸에 흐른 땀을 닦으며 김정우를 노려봤다.
싸우면 그가 결국은 이기지만, 몸동작이 빠르고 쥐새끼 같아서 쉽게 맞아주질 않는 놈이었다.
한판 붙기가 싫게 만드는 타입이랄까.
“주문하신 대로 사지는 멀쩡하게 남겨 드렸습니다.”
“쿨럭! 거, 존나게 고맙다…….”
“그래도 면피는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져놨으니까 알아서 처신해라.”
“크…….”
김정우가 신음하며 벽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하나 조언해주지.”
“음?”
“너도 이 배에서 빠져나가는 게 좋을 거다.”
“무슨 말이야?”
“내 고용주가…… 꽤 나쁜 마음을 먹은 것 같더라고.”
그 말에 라세흠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렇게 쳐다봐도 알려줄 수 있는 게 없어. 그냥 감이니까.”
“…….”
“그래도 후배를 맨몸으로 직접 마주치는 건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수는 준비해놨지 않겠냔 말이지.”
“하.”
“어쨌든, 난 먼저 간다. 다신 보지 말자.”
저벅.
김정우가 비틀대는 걸음으로 멀어졌다.
그 뒷모습을 쳐다보던 라세흠이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이주혁. 어디에 있냐……!’
* * *
텅-!
발차기에 밀려난 민지훈이 벽에 부딪혔다.
나는 휘청거리는 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꽂았다.
캉!
고개를 틀어 피한 민지훈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거, 좁은 데서 만난 건 실수였…….”
퍼억!
“크헉!”
내 무릎이 민지훈의 옆구리 쪽에 제대로 꽂혔다.
미꾸라지처럼 이리저리 잘 피했지만, 이젠 안 될 거다.
“크으…….”
확실히 뼈가 부러지는 감촉이 있었거든.
나는 고개를 드는 민지훈의 멀끔한 얼굴을 후려갈겼다.
쩍!
“카학.”
쿠당탕!
계속 입을 털던 것과는 달리, 민지훈은 한번 처맞으니 대응하질 못했다.
마치 한 번도 제대로 맞아보지 않은 사람처럼 말이다.
“이렇게, 맞아본 건 또…….”
콱!
뭐라 지껄이려는 민지훈의 멱살을 붙잡아 들어 올리며 물었다.
“어딨어. 그 바이러스.”
내 물음에 민지훈이 시뻘게진 이빨을 드러내며 실성한 듯 웃었다.
“이럴 시간에 찾아보지그래?”
“개새끼가!”
콰직-!
“큽!”
민지훈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저놈이 말한 10분.
그게 진실인진 몰라도, 생화학 무기가 이 배 안에 있다는 건 사실일 거다.
우선 우리 편부터 이 근처에서 대피시켜야겠어.
나는 넣어뒀던 칼을 꺼내고 엎어져 있는 민지훈의 다리 한쪽을 잡았다.
그리고 아킬레스건에 칼날을 댄 뒤 그대로 그어버렸다.
촤악-!
“끄아악……!”
내가 다리를 놓자, 민지훈이 이를 악물며 피가 철철 흐르는 발목을 감싸 쥐었다.
마음 같아선 두 쪽 다 병신을 만들어주고 싶지만, 이놈을 일단 바깥으로 데리고 가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콱.
나는 민지훈의 뒷덜미를 잡고 왔던 길을 되돌아 달렸다.
먼저 흩어졌던 부장님부터 찾아야 했다.
텅텅텅.
민지훈의 다리가 땅에 이리저리 부딪히는 걸 느끼며 전속력으로 다리를 움직였다.
“부장님! 부장님!”
큰 소리로 부르니, 복도 저 너머에서 부장님이 고개를 쏙 내밀었다.
“엉? 뭐야.”
타닷.
달려온 부장님이 축 늘어진 민지훈과 그 뒤로 이어진 핏자국을 보며 물었다.
“이 새끼 죽였냐?”
“끄으…….”
“아뇨. 아직 숨은 붙어있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배 안과 항구에 있는 애들을 대피시켜야 돼요.”
“왜?”
“간단히 말하면, 이 새끼가 생화학 무기를 만들었고, 그게 이 배 안에 있습니다. 10분 안에 누출된다는데…. 야! 몇 분 남았어?”
뺨을 치며 묻자 민지훈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5, 5분 48초……. 47초…….”
“X 됐네?”
나는 당황한 표정의 부장님을 향해 말했다.
“저는 이 안에서 그걸 찾을 테니까, 부장님은 나가서 도와주세요.”
“뭐?”
치익-.
끌고 오던 민지훈을 대충 벽에 던져놓고, 허리춤에 있던 무전기를 들어 통신 채널에 대고 다급하게 설명했다.
“5분 40초 뒤 화물선 내부에서 생화학 무기가 살포될 예정이다. 항구에 있는 모든 인원은 최대한 신속히 빠져나가도록…….”
탁!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장님이 무전기를 확 뺏어 들었다.
“아아, 들리나.”
-예. 부장님.
-이게 다 뭔 소립니까?
무전기 너머로 익숙한 팀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조속히 배 안으로 튀어와 생화학 무기를 수색한다. 실시.”
-실시.
-실시!
“부장님.”
부장님이 내 표정을 보곤 씩 웃으며 말했다.
“새끼. 우리가 언제 목숨 아까워서 도망간 적 있냐?”
“…….”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다 같이 뒈지는 거다. 그게 전우지. 안 그래?”
……그래. 내가 생각이 짧았다.
가란다고 갈 사람들이 아닌데 말이야.
퍽!
“억.”
내 어깨를 세게 두드린 부장님이 손짓했다.
“빨리 찾기나 하자고. 어떻게 생긴 건지는 모르지?”
“네. 일단…….”
그렇게 부장님과 함께 움직이려는데.
“이주혁.”
“?”
밑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내려다보니, 민지훈이 꺼질 듯한 눈빛으로 날 보며 중얼거렸다.
“너라면…… 내 뜻을…….”
“지랄한다. 여기서 얌전히 기다…….”
푹.
벽에 기대 있던 민지훈이, 갑자기 품에서 뭔가를 꺼내 말릴 새도 없이 자신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컥…….”
그리고 잠시 부르르 떨더니, 이내 고개를 떨궜다.
툭.
다가가 주사기를 손에 쥔 채로 축 늘어진 민지훈의 맥박을 확인했다.
“…….”
놈의 심장은 완전히 멎어있었다.
“X발. 끝까지 개 같은 새끼네.”
지금은 이놈한테 더 이상 신경 쓸 시간이 없다.
“갑시다!”
타닷!
나와 부장님은 이를 악물고 달렸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었다.
그 생화학 무기가 터지고 나서 퍼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는 몰라도, 살포되지 않게 막는 게 베스트다.
단순히 전염병 정도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유독 가스 수준이라면 정말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남은 시간은 대략 5분 남짓. 무작정 찾는다고 찾아질 것 같진 않았다.
치직.
달리며 무전기를 들어 채널을 몇 번 돌렸다.
그러자 고상미의 동생, 고세운에게 연결됐다.
-어. 누나는 괜찮은 거냐?
“고세운! 지금 우리가 탄 배의 구조가 나온 도면, 최대한 빨리 구해!”
-도면? 너희가 어떤 배를 타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확인을 하지.
나는 화물선에 오르기 전에 확인했던 이름을 떠올렸다.
“HGM-4100! 그렇게 적혀 있었어!”
-오케이. 화물선이라고 했지?
타닥! 타다닥!
무전기에서 격렬한 타자 소리가 들렸다.
-확인됐다. 원하는 정보가 뭔데?
“이 배 안에 생화학 무기가 있는 걸로 추정된다. 그게 있을 만한 공간, 그걸 찾아봐.”
-뭐, 생화학……?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
“참고로 이제 4분 정도밖에 안 남았다.”
-미친! 네가 지금 어디쯤인데?
배의 중앙 쪽으로 달리면서 좌우를 둘러봤다.
그런 내 시야에 글자가 적힌 문이 스쳐 지나갔다.
“기계실 앞!”
-기계실. 기계실. 오케이.
“생화학 무기를 화물선 내부로 퍼뜨리려면, 분명 환풍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혹시 중앙 쪽에 환풍구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이 있나?”
아무래도 외곽에 있는 것보단 그게 중앙에 있어야 배를 완전히 뒤덮기 좋겠지.
약간의 추리와 강한 감으로 묻자 고세운이 설명했다.
-기계실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계속 이동하다 보면, 사거리처럼 있는 복도가 있을 거야. 거기서 정면이 네가 말한 조건에 맞는 장소야.
“오케이!”
나와 부장님은 고세운이 말한 곳으로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혹시 모르니 고세운에게 다른 팀원들에게는 우리가 가는 곳을 제외한 다른 위치를 알려주라고 전달했다.
끼익-.
“저기다!”
녀석이 말한 대로 이동하자 정면에 커다란 문 하나가 보였다.
어느덧 남은 시간은 2분 남짓.
끼리릭-. 끼릭-!
문을 다급히 열고 들어가니, 실험실처럼 되어있는 공간 중앙에 유리 상자 안에 든 시험관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상자의 위에는 관이 연결되어 있었다.
“꺼내자!”
부장님이 달려가 상자를 더듬거렸지만, 열 수 있는 잠금장치나 문이 존재하지 않았다.
“안 부서져요?!”
퉁퉁.
유리를 두드려본 부장님이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방탄유리야.”
“이런 씨. 그럼…….”
나는 유리 상자의 위아래를 확인했다.
“이제 1분! 그냥 뜯어갑시다!”
“뜯어서 어쩌게?”
“일단 들고 나가야죠!”
나가서 바다에라도 던지든지 해야지, 그게 아니면 이 생화학 무기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건드렸다가 터지는 거 아니냐?”
“안 건드려도 터집니다!”
“그러네?”
콰직!
부장님이 상자 위의 관을 박살 냈고, 나는 상자를 꽂혀있던 장치에서 억지로 비틀어 빼냈다.
타다닷!
우리는 다시 갑판 위로 올라가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장치에서 분리했어도 안심할 수 없었다.
“어?”
“뭐야?”
올라가는 길에 팀원들과 마주쳤지만, 반갑게 인사할 시간 따윈 없었다.
“비켜!”
후다닥!
갑판 위로 올라가자 바다의 짠 내음이 확 느껴졌다.
나는 30초도 남지 않은 타이머를 속으로 재며 묵직한 유리 상자를 두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투포환 선수처럼 몸을 크게 회전시키다 손을 뗐다.
“훕!”
바람 소리와 함께 멀리 날아간 상자가 수면에 부딪혔다.
풍덩-.
나는 그러고도 시간이 0초가 될 때까지 상자가 빠진 곳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다, 결국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허…….”
“뭐야. 끝난 거야?”
얼굴에 피가 잔뜩 묻은 백기준이 눈치 없이 물었다.
“아마도.”
여기서 더 뭐가 튀어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
“더럽게 힘드네.”
고개를 들어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버지.’
못다 한 걸 이루고 다시 보자는 그 말씀.
민지훈을 파멸시킴으로써 내 목표는 이루어진 걸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내 행복한 미래에 걸림돌이던 놈을 치워버린 건 사실이다.
“X발……. 집에 가자.”
이번 생은…… 이제 좀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이번 생은 빌런이다
지은이 : 글빌런
발행인 : 손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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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949-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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