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tem RAW novel - Chapter 138
00138 #7 – 치킨과 먼치킨의 차이 =========================================================================
#7 – 치킨과 먼치킨의 차이(2)
광계병은 인간에게까지 전염되는 아종간 전염병은 아니다.
“추가적인 감염. 걱정할 필요 없어..”
“내친김에 병에 대한 해주는 가능하겠는가?”
“불가능. 이거, 단순한 역병이 아닌 신의 권능이니까…”
넴루드는 자그마한 인형을 껴안은 채 그리 중얼거렸다.
귀엽기도 하지.
나만 든 충동은 아니었는지 셀레나가 활짝 웃으며 넴루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제는 죽이는 수밖에 없겠군.”
‘한시라도 빨리 진압해야 해. 인간에게 전염되지 않더라도 닭들의 숫자는 보통이 아니니까. 돼지나 소 같은 가축 사이즈의 닭들이 인간을 공격할 걸 생각하면 위험은 더 심각해.’
“설마 공국이 치킨에게 위협받는 날이 올 줄이야.”
셀레나의 말마따나 웃어넘길 수 있는 사태가 아니었다.
닭들의 숫자는 정말 식겁할 정도로 잔뜩 늘어났다.
인간이 아닌 동물이 멋대로 닭으로 변화하는데, 이런 녀석들은 대략 삼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광계병의 발병증세를 보이며 폭력적으로 닭 이외의 모든 존재를 공격해댄다.
“닭이 뭐 별거라고 이렇게까지 호들갑인가.”
뒤늦게 회의에 참석한 란도멜이 코웃음을 쳤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겠지.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닭이라는 것과 지금의 닭은 괴리감이 상당하니까.
아니, 오히려 이걸 닭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의문이다.
생긴 것만 닭과 비슷한 상위포식자 같은 게 아닐까.
“동물이 닭으로 변한 건 알고 있는가.”
“소식은 들었다.”
“변화한 닭은 이전 동물이었을 때의 신체조건과 크기를 일정부분 유지하고 있지. 덩치 2m짜리 사족보행 닭이나 초고도비만 닭도 있는 셈이라네.”
셀레나의 설명에도 란도멜은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였다.
‘간단해. 덩치 큰 가축이 닭으로 변하면 그 닭은 덩치가 큰 거야. 게다가 지금의 닭들은 광계병에 걸려있어서 삼일의 잠복기가 끝나면 마구 날뛰지. 가축과 달리 제 덩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성가신 적이다.’
“겨우 닭과 가축이다. 그게 뭐가 대수라는 거냐.”
‘가축 출신 닭은 어떻게든 해치운다고 치지. 그럼 야생동물이 닭으로 변하는 경우는 어쩔 거냐.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단련된 근육과 전투감각 따위 말이다.’
“!!”
‘그쯤 되면 정말로 닭처럼 생긴 몬스터가 되는 거지.’
심지어 그런 녀석들이 숫자마저도 적지 않다.
동물이 오죽 많았어야지.
얼어붙은 대지 위에 살아가는 동물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경악할 정도였다.
차라리 덩치 큰 가축이 닭으로 변한 건 나은 수준이다.
야생동물이 닭으로 변할 때에는 전투력이 인정사정없이 솟구친다고 한다.
“그래서. 녀석들을 무슨 수로 제거하려는 거냐.”
‘자력토벌이 불가능한 경우, 강력한 실력자나 대군을 투입시켜 도와야겠지.’
“고작 야생동물의 전투본능이다. 이 나라의 인간들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건 아닌가?”
‘아니. 그 역이다. 오히려 투르비쳬 공국이었기에 여기까지 버텨줄 수 있었지. 같은 인구 수의 다른 나라였다면 틀림없이 붕괴했다.’
전 국민이 검술에 나름의 조예가 있는 공국이 아니었다면 당장에 사상자가 수십만 가량 속출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변방의 야만민족들과 손을 잡은 것은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여기서 과도한 국민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만 한다.
“넴루드의 설명에 의하면 신성력으로 부여된 광계병은 일종의 시술에 가깝던데. 닭들이 타고난 가능성을 개화시켜 신체성장을 촉진시키고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대신, 뇌 기능을 약화시킨다던가.”
“좋은 정보였다, 켄이치. 본녀도 의문점이 하나 있네만. 그럼 역으로 이쪽에서 질병을 뿌려서 놈들을 몰살시키는 것은 가능한가?”
“넴루드의 말로는 부작용이 심각할 거라더군. 지금의 닭들은 외관상으로는 닭이어도 닭이 아니었던 존재들도 많이 있다나. 이종 간 역병이 창궐하기 시작하면 앗차 하는 순간에 백신도 없이 인간까지 잡아먹는 역병이 번질 거야.”
즉, 넴루드의 권능은 광기의 신 노스트라를 막기에는 상성이 나빴다는 말이다.
역병의 대마녀가 아닌 역방의 악신이었다면 어떻게든 그녀를 설득한 뒤, 노스트라가 그러했듯이 막강한 신성으로 상성의 한계를 초월하는 이적을 일으켰겠다만.
지금의 넴루드는 발드 마이저의 보호 하에 자라나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역으로 인간 또한 동물인 이상, 언젠가 광계병의 영향을 받을지 모른다고 했어. 백신을 제조하는 중이니 당분간은 잊어두는 게 좋아.”
치킨해저드의 1차 위협은 상당한 피해를 야기했다.
예상치 못한 닭의 기습에 죽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심지어 인간의 시체를 먹은 닭들은 한층 더 강한 존재가 되니.
근육이 발달하고, 비정상적으로 변화한 육체가 보다 안정적으로 교정된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겠지. 가볍게 근처 던전이나 하나 돌고 오거라.”
란도멜은 납득이 가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섰다.
대략 다섯 시간 뒤.
기가 질린 표정으로 란도멜이 돌아왔다.
“무시무시하군.”
“일찍 돌아온 걸 보면 고블린 던전이라도 돈 것 같군.”
“그렇다. 기껏해야 고블린이 닭으로 변해봤자 얼마나 성가실지 의아했는데 직접 상대하니 장난이 아니더군.”
“정확히는 어땠지?”
“고블린의 특성이 고스란히 이전된 닭들이었다. 팔다리 달린 신장 80cm가량 되는 닭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덤비던데, 보통의 고블린보다 다섯 배 이상 전투력이 상승했다.”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닭으로 변한 존재들은 기존의 종족특성과 신체조건을 고스란히 지닌 채로 닭이 된다.
날지 못하는 녀석들도 날개가 달리고, 덩치는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깃털은 한층 더 질기거나 암기처럼 쏘아댄다.
이쯤 되면 닭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혼종들이다.
만만하게 얕잡아봤다간 정말로 한 방에 공국이 전복되는 수가 있다.
-졸라 : 닭 존나 쌔ㅋㅋㅋㅋ
-묵제 : 조류독감도 안 먹히다니 빼애애액!
-츳키 : 광기의 신이 진심으로 빡치면 이렇게나 무서워지네ㅋㅋㅋㅋ
갤러리들은 팝콘 뜯어먹느라 정신이 없다.
조언에 의지할 수도 없는 상황.
여기서는 기존 공국의 인재들로 어떻게든 대책회의에서 공략법을 도출해내야만 한다.
‘천적.’
“음?”
‘닭이 무서워하는 천적이 뭐가 있지?’
대책회의에 참석한 모두가 골몰이 생각에 잠겼다.
“고양이?”
“쥐?”
“개?”
“독수리?”
“오크?”
틀렸어.
천적은 존나 많은데 덩치 큰 닭들까지 어찌할 수 있는 개체는 극히 드물잖아.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면 독수리나 와이번, 하피 같은 비행형 동물이나 몬스터인데, 독수리도 동물에 분류되는 만큼 언제든지 닭으로 변할 수 있다.
『메인퀘스트 ‘대책회의’가 발생했습니다.』
『투르비쳬 공국에 전대미문의 대재앙이 발생했습니다. 동물들이 닥치는 대로 광계병에 걸린 닭으로 변하여 사람을 덮치고 있습니다. 시급히 닭을 해치울 방안을 모색하지 못할 경우, [치킨해저드]의 초기진압이 불가능해집니다.』
『성공 조건 : 퇴치방안 모색(0/3)』
『실패 조건 : 24시간 이내에 퇴치방안 모색을 하지 못한다.』
이런 퀘스트가 떡하니 나타난 지도 벌써 7시간이 지났다.
남은 시간은 고작해야 17시간.
슬슬 하나쯤은 대안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곤란하다.
“의견 하나. 괜찮을까?”
“카심인가. 좋다. 발언을 허가하노라.”
“기책을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는 일단 정공법을 취해야한다고 본다. 하르멜 공작을 비롯한 각지의 영주들은 이미 정규군을 동원해서 농성을 벌이고 있지. 하지만 그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요점은?”
“속전속결. 닭들의 숫자가 위협적이라면 녀석들 스스로 수를 줄이게 만든다. 가령, [천적]이 아닌 [미끼]를 이용해서.”
확실히 이제껏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발상이었다.
닭들이 오죽 많아야지.
새삼 미끼 따위를 썼다간 부리에 쪼여죽기 전에 몰려드는 닭들한테 깔려서 압사당할 거다.
“미끼로 닭들을 밀집시키고 마법사들의 마법으로 일거에 소탕한다. 직격을 피한 떨거지들은 근접병단의 공격으로 처리하고, 같은 식으로 전진을 거듭하면 대 광계병 전술의 기초는 닦일 터.”
“좋은 의견이다. 그럼 문제의 미끼는 뭐로 쓰지?”
“낸들 아나. 스파이가 닭의 사정까지 알 이유는 없지.”
마지막에 가서 디테일이 부족하기는 했다만 카심의 의견은 나쁘지 않았다.
미끼를 특정 짓고 준비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넓은 장소에서 대규모의 닭 무리와의 결전도 감수할 수 있다.
‘미끼라고는 해도. 닭이 뭘 먹는지는 알고 있는 거냐?’
회의에 참석한 모두가 난색을 표했다.
닭이라니.
그런 가축의 습성 따위, 알 리가 없다.
기껏해야 우리가 아는 습성이라고는 귀족이나 성기사, 유력자들의 습성 정도가 전부이니까.
포식자가 아닌 피식자의 사정 따위, 생각하지도 않았다.
-알파고 : 좁쌀, 신선한 야채, 지렁이.
멋진 지원이다!
알파고가 알려준 사항을 거론하자 모두의 시선이 달라졌다.
지팡이가 어째서 이런 시시한 것까지 알고 있느냐는 표정부터, 역시나 모르는 게 없는 만능 지팡이라는 감탄까지.
각양각색의 반응에 왠지 모르게 우쭐한 기분도 든다.
그래도 지금은 우월감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다.
‘여기서 지렁이는 기각이다. 동물이니까. 오히려 땅 파고 돌아다니는 지저 닭이 있을지도 몰라.’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군.”
“실로 광기의 신다운 미친 짓이다.”
‘자자. 매도는 나중에 실컷 해도 좋으니까. 우선 좁쌀과 신선한 야채를 통해서 닭들을 유인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좋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다녀오도록 하지.”
난쟁이는 궁중요리사에게 식재료를 지급받고는 부리나케 달려나갔다.
대략 10분가량이 지났을까.
전력질주로 수도 안팎을 오갔는지 순식간에 돌아온 난쟁이가 식재료를 내팽개쳤다.
“틀렸어! 전혀 도움이 안 돼!”
“왜죠.”
“저놈들, 덩치가 커지니까 육식동물로 변한 모양이다!”
아니, 닭 주제에 육식을 한다고…!?
이게 무슨 치킨이 치킨 먹는 소리야?
종이 변하면서 원래 종족의 식습성을 고스란히 이식받기라도 한 건가.
이래서야 통일된 규격의 미끼는 사용할 수 없다.
닭들의 습성이 천차만별이면 외관상으로 먹힐만한 미끼를 고르는 것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테니까.
“이젠 다 틀렸어. 공국은 닭에게 점령당할 거야!”
“하일 치킨! 닭에게 영광을!!”
회의장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대체 무슨 소란인가.”
셀레나가 묻자 시녀로 고용된 마녀 루시가 잽싸게 나갔다왔다.
“공포를 견디지 못한 취약계층이 치킨교를 설립했습니다.”
“…뭐? 치킨 따위를 믿어서 어쩌겠다는 건데.”
“치킨을 소중히 하지 않은 자들만이 잡아먹힐 것이니, 경건한 마음으로 치킨을 씻겨주고 벼슬을 가다듬어주지 않은 자들은 모두 죽을 것이라는 망상에 가까운 교리입니다.”
“악신 노스트라의 광신도가 발생했단 말인가.”
“때려잡자. 저런 머저리들의 얘기를 들어줄 여유는 없어.”
치안대가 치킨교 광신도들을 제압하러 나간 사이.
내 고민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이 상황, 언뜻 보기에는 무질서한 혼돈으로 보이지만 때로는 혼돈에도 무질서라는 질서가 있기 마련이다.
지금의 경우, 노스트라가 사용하는 전법은 혼돈과 광기의 유발.
이를 위해서라면 악신 노스트라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국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기괴한 짓을 저지를 것이다.
‘치킨의 습격. 광신도의 등장. 이 정도로 끝날 리가 없어.’
그래도 당장은 치킨의 습격에 대비책을 모색하기도 급급하다.
실제로 [천적]과 [미끼]를 고려한 전술은 모두 막히지 않았는가.
대책회의가 한없이 미궁 속에 빠져들던 도중이었다.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마도황국 질런의 스파이.
켄이치의 전속비서 유키가 충격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마도황국 질런산 마법농작물을 살포합시다.”
굶주림에 지친 쥐도 안 먹는 더럽게 맛없는 농작물.
그걸 독약처럼 살포하자는 파격적인 주장이었다.
…아니, 근데 안 먹잖아.
평범하게 맛없는 거라고.
그런 걸 굳이 쟤들이 먹을 이유가 없잖아, 얼간이 녀석아.
============================ 작품 후기 ============================
[Q & A 코너]
Q : @넴루드도 그렇고… 노스트라까지.. 신 전문이네.. 함락신인가…. 노스트라랑 개복치랑 마약대결 기대해봅니다!
A : 가벼운 잽부터 시작합니다.
Q : @힣.. 히힣.. 으히힣… 드디어 108다리 닭 만드는 미소녀가… 으히히힉… / @치킨해저드라닠ㅋㅋㅋ / @노스트라라니 이게 무슨 소리오 작가양반 우리 개복치의 다음 상대가 노스트라라니! / @치크흰~해져드 ㅋㅋ / @혼돈 파괴 치킨!!!!!
A : 갸아악 구아아악(특별히 되돌려줄 말이 없다)
Q : @이전화 내용이지만 수상비랑 등평도수의 차이가 뭔가요..? 천상제와 등평도수 섞어쓴게 수상비?
A : (타 독자분의 답변) @수상비는 물위를 뛰는거고 등평도수는 물위에 서있는겁니다.
Q : @물리면 치킨이 됩니까? 아니면 치킨이 좀비가 되는 해저듭니까? 통닭 금지령이 발생합니까?
A : 동물이 치킨이 되는 해저드입니다. 죽은 뒤에는 평범하게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Q : @역병의 대마녀가 조류독감 만들어서 뿌리면 끝이다
A : 광기의 악신의 피조물이라 창조신위 레벨로 저항합니다.
Q : @갸아악 닭 구아악 좀비
A : 닭과 좀비를 섞어서 드신다고요…? 식성이 엄청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