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Destined for Greatness! RAW novel - Chapter 413
§ 나는 될놈이다 411화
거만한 장쓰안의 태도와 달리, 장쓰안의 조사는 의외로 치밀했다.
태현 팀의 본선 경기, 연습 경기, 거기에 태현 팀 플레이어들의 평소 전투 스타일을 각각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내린 결론이 바로…….
‘이 팀은 따로 노는 팀이다!’
첫 번째 경기의 충격이 너무 커서 다들 놓치고 있었지만, 장쓰안의 눈에는 다른 게 보였다.
태현 팀은 팀워크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각자 행동하는 다섯 명!
만약 미리 계획을 해둔 것이었다면, 태현이 불을 질렀을 때 도동수가 그렇게 당황할 리 없었다.
저게 연기라면 도동수는 연기 대상급!
사실 장쓰안도 놀라긴 했다.
본선에 초대받은 팀이 저 정도로 팀워크가 안 맞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사이 안 좋은 사람들을 억지로 모아 놓은 게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현상!
그러나 몇 번을 돌려 봐도 결과는 분명했고, 장쓰안은 결론을 내렸다.
저 팀은 콩가루 팀이다!
-계속 도동수가 먼저 움직이는데, 이게 멋대로 행동하는 거면 도동수를 노리는 게 좋겠는데요.
-이세연이나 김태현은 워낙 숨겨진 게 많아서 상대하기 좀 껄끄러워. 그에 비해 도동수는 스킬 세트도 좀 알려져 있는 편이고 만만하지.
-도동수를 잡은 다음 유리한 상황으로 장기전 가면 이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장쓰안과 팀원들은 벌써 결론을 내렸다.
-방심하지 마라. 팀 블루도 우리와 비슷한 전략을 하려고 했던 거 같다. 불같은 변수가 생겨서 그런 거지만.
-맵이 안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숲이 안 걸렸잖습니까.
-그렇지. 설마 김태현도 똑같은 수를 두 번 쓰지는 못할 거다. 몇 번 더 연습해 보고 마무리 짓자.
방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장쓰안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전략에서 허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상대가 저렇게 콩가루인데 그들이 질 수 있다니.
대체 어떻게 해야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이긴다. 그리고 날아오른다! 내가 판온의 새 얼굴이 되는 거다!’
‘이 자식 또 지 상상 속에서 행복회로 돌리고 있네.’
쑤닝은 질린다는 듯이 장쓰안을 쳐다보았다.
장쓰안은 일종의…… 왕자병이었다.
자기 잘난 맛으로 사는 놈!
‘성격이 나쁜 놈은 아닌데, 아니, 성격이 나쁘긴 하군. 어쨌든 못 써먹을 놈은 아닌데 저러고 있으니…….’
쑤닝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케인을 노린 공작도 실패.
태현 팀은 승승장구.
게다가 지금 태현 팀을 8강에서 맞이해야 할 장쓰안은 ‘나는 완벽하다. 패배는 있을 수 없다’ 이러고 있으니…….
태현 같은 놈한테 가장 잘 당하는 게 저렇게 확신에 빠져 있는 놈이었다.
쑤닝 본인도 그랬으니까!
문제는 장쓰안이 쑤닝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이었다.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
“에휴. 그래. 알아서 잘해라. 그리고 조심하고. 김태현은 경기 능력만 좋은 게 아니라 변수 만드는 능력도 좋다고. 알겠냐?”
“아, 몇 번을 말하나. 다 알고 있다고. 빨리 가서 네 영지나 관리해. 요즘 그렇게 박살이 났다며?”
빠득!
쑤닝은 욕 한 바가지 해주려다가 참고 밖으로 나갔다.
혼자 남은 장쓰안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어쩌다가 저렇게 되어가지고…… 예전에는 좀 더 괜찮아 보였는데 말이야. 하긴, 원래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지.”
쑤닝이 들었다면 PK 신청을 할 소리였다.
타타탁-
“길마님!”
“?”
장쓰안의 길드원 중 한 명이 다급히 달려왔다.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을 말하는 거냐?”
“이 발견되었답니다!”
“뭐?!”
.
장쓰안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장비 중 하나였다.
장쓰안의 화력을 몇 배로 올려줄 수 있는 무기!
물론 프리카 투기장에서는 장비가 의미가 없지만, 투기장은 판온의 아주 조그만 부분일 뿐이었다.
밖으로 나가면 레벨과 장비가 필수.
그러나 장쓰안은 아직까지 관련 퀘스트를 깨지 못했다.
정보가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어디 있는지, 아니면 하다못해 제작법은 있는지…….
경매장을 찾고 정보를 파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의뢰를 해봤지만 딱히 별다른 건 나오지 않았다.
반쯤 포기한 상태였는데 이렇게 정보가 들어오다니.
“어디? 어디냐?”
“여기서 별로 안 멉니다. 남쪽 카프 산맥 근처 던전에서 발견됐답니다.”
카프 산맥.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프리카 대륙에서도 나름 유명한 곳이었다.
저번에 한 번 커다란 대형 퀘스트도 있었던 것이다.
태현이 주도한 사디크 교단 본거지 토벌 퀘스트!
그 근처의 숨겨진 던전에서 이 발견되다니.
‘프리카 대륙에 플레이어들이 많아져서 숨겨져 있던 던전이 발견된 거구나!’
장쓰안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쑤닝이 옆에 있었다면 ‘야 왜 그렇게 찾고 있던 게 지금 갑자기 나타나냐’라고 의심을 했을 테지만, 장쓰안은 아니었다.
“지금 던전은?”
“게시판을 보는데 아직 많이는 안 몰렸고, 한 대여섯 파티 정도 모여서 도전하는 것 같은데…… 아직 깬 파티는 없는 거 같습니다.”
“가자!”
“예? 지금요?”
“다음 경기까지 날짜 넉넉히 남았다. 충분히 깨고 돌아올 수 있어. 내가 못 할 거 같냐?”
“아니요, 길마님이라면 충분하실 거 같습니다.”
“그렇지. 나라면 충분히 할 수 있지!”
장쓰안은 호탕하게 웃었다.
* * *
“잘 먹혔으면 좋겠는데.”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했어요.”
이다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중국대표팀이 타깃을 도동수 한 명으로 좁혔듯이 그들도 타깃을 장쓰안 한 명으로 좁혔다.
가장 가능성 높아 보이는 상대!
먼저 장쓰안이 계속 이란 장비를 찾고 있는 걸 확인.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함정을 준비했다.
-비다이:던전 하나 찾았는데 안에 있다는데 이거 뭔지 아는 사람? 좋은 건가?
-최민수:처음 들어보는데.
-세만어리워워파:별로 안 좋아 보인다. 공략해 봤자 본전도 안 될 듯.
-현태김:난 간다. 괜찮아 보임. 프리카 대륙은 던전 안 밝혀진 게 많아서 해볼 만함.
게시판에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을 찾는 사람이라면 미끼를 덥석 물 것이다.
문제는 상대방이 언제 이거에 반응하느냐!
경기가 끝난 다음에 보거나, 미리 보더라도 경기가 끝난 다음에 움직인다면 계획도 실패였다.
“근데 이 던전은 뭐 하는 던전이야?”
“그냥 흔한 던전 중 하나예요. 저희 길드원이 발견한 던전인데 아직 깨지는 않았대요.”
태현 일행은 던전 입구에서 숨어 있었다.
그들만 있는 게 아니라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로 구성된 파티 몇몇이 더 있었다.
이 던전을 공략하러 온 파티들처럼 보이기 위해서 위장한 상태!
이걸 본다면 ‘아, 을 뺏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안 깼다니, 왜?”
“그야 던전 수준도 낮아 보이니 굳이 돌 필요 없겠다 싶었던 거 아닐까요? 입구 쪽에서 나오는 몬스터가 곰 계열 몬스터인데 레벨이 기껏해야 60 정도래요.”
“좀 낮긴 하군. 입구가 그 정도면 더 들어가도 크게 안 올라갈 거 같은데.”
몬스터 레벨이 좀 낮긴 했지만 별로 상관없었다.
일단 상대방을 던전 안으로 끌어들이기만 하면 잡는 건 태현이 할 테니까.
“오고 있답니다!”
“……됐다! 너희들은 숨어!”
태현은 다른 플레이어들은 숨게 하고서, 태현은 파워 워리어 파티 중 하나에 끼어들었다.
겉으로 보면 절대 눈치 못 챌 상황!
“우리가 먼저 왔거든?!”
“던전 깨는 데 먼저가 어디 있어. 능력 있는 놈이 먼저 깨는 거지. 우리는 먼저 들어갈 테니까 알아서 하라고.”
“이 자식들이 진짜…… 뒤 조심해라!”
“뭐? 지금 여기서 붙을까?”
“야, 야, 진정해. 우리끼리 깨기 힘 들다니까. 좀 힘을 합쳐보자.”
“내가? 미쳤냐? 절대 그럴 일 없으니까 꿈 깨라.”
“…….”
자리에 도착한 장쓰안은 눈썹을 찌푸렸다.
한 마디로 던전 입구 분위기는 개판이었다.
‘딱 보니 분쟁이 생겼군.’
겉모습을 보니 파티의 레벨은 낮아 보였다.
‘저 장비는 레벨 제한이 80인 갑옷인데…… 레벨 100도 안 되나? 좀 심한데. 프리카 투기장 때문에 개나 소나 다 오는군.’
원래라면 좀 고렙 플레이어들만 왔을 곳.
프리카 투기장 대회를 구경하러 왔다가 소문을 듣고 던전을 깨러 온 게 분명했다.
먼저 왔으니까 먼저 깨겠다고 주장하는 파티, 그런 거 알 거 없고 그냥 들어가겠다는 파티, 다들 힘을 합쳐서 같이 깨자는 파티까지…….
저렙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다 나오고 있었다.
장쓰안은 고개를 저었다.
저런 모습은 더 보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한심해 죽겠군. 자! 들어가자.”
“잠, 잠깐. 우리가 먼저 왔는데…….”
“뭐라고?”
“힉!”
장쓰안이 노려보자 상대 파티장이 움찔해서 물러섰다.
화려한 장비에, 가만히 서 있어도 풍기는 랭커의 품격!
상대방이 물러서자 장쓰안이 당연하다는 듯이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죽기 싫으면 비켜라. 지나갈 테니까.”
“…….”
장쓰안의 길드원들은 살짝 민망한 표정이었다.
꼭 저렇게 폼을 잡을 필요가 있나?
그들의 길마는 다 좋았지만 저럴 때에는 좀 느끼한 게 사실이었다.
“잠, 잠깐만 기다려 주십쇼!”
“?”
다른 파티의 플레이어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네가?”
“예! 저희 파티는 그래도 이 던전을 몇 번 도전해 본 파티입니다! 괜히 길을 헤매시는 것보단 저희 도움을 받으시는 게…… 헤헤…….”
플레이어가 손을 비비며 말하자 장쓰안은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지금은 시간을 아끼는 게 좋았다.
며칠 후면 다음 경기가 있는 것이다.
가능하면 하루. 길어도 3일 안에 공략을 끝내고 싶었다.
‘이런 놈들이 깨겠다고 날뛰는 거 보면 그렇게 어려운 던전 같지는 않은데.’
“좋아. 뭘 원하지?”
“여기서 나오는 잡템만 해도 충분합니다!”
장쓰안은 피식 웃었다.
이렇게 자기 분수를 잘 아는 플레이어는 좋았다.
“그래. 안내를 허락하지.”
“감사합니다!”
태현은 씩 웃었다.
이렇게 잘 속아 넘어가 주는 플레이어는 언제나 좋았다.
멀리서 태현이 장쓰안을 속여 넘기는 모습을 보며, 이세연은 고개를 흔들었다.
‘저러니까 적이 계속 생기지…….’
이번 일이 끝나면 태현의 이름만 들어도 ‘김태현 죽인다!’라고 발작을 하는 놈이 한 명 더 생길 것 같았다.
* * *
쾅! 콰쾅!
-강력한 힘의 일격!
범위 스킬을 쓰자 거대한 대검에서 오러가 넓은 범위를 쓸어버렸다.
-쿠에엑! 쿠에에엑!
그 범위에 있던 붉은털 곰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나갔다.
“이런 걸 못 잡고 쩔쩔맨 거야?”
“하하, 저희한테는 좀 힘들어서…….”
장쓰안을 따라온 길드원들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태현과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을 쳐다보았다.
저 정도 몬스터에게도 쩔쩔맬 수준이면 프리카 대륙에서 놀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막히지 않고 척척 나가던 장쓰안은 길드원들에게 물었다.
“이렇게 쉽다니. 좀 이해가 안 가는군. 이 있는 던전이 이 정도로 쉬울 수가 있나?”
“연계 퀘스트의 첫 던전일 수도 있습니다.”
“하긴, 그것도 그렇군. 귀찮게 되겠는데…….”
던전 내에 XX 무기가 있다고 해서 들어갔더니 가 뜨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 정도는 절망하거나 좌절할 일도 아닌 수준!
태현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뜨거운 울음의 검이 뭡니까?”
‘저, 저…….’
오히려 뒤에서 보고 있던 파워 워리어 길드원들이 긴장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