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ere to end this fight RAW novel - Chapter 171
170화. 기억상실 (3)
군터가 유리 일행에 합류한 지 4일째.
스륵- 탁!
마지막으로 한 움큼의 흙을 퍼낸 군터가 허리를 폈다.
드득-.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굳은 허리에서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듯, 군터는 그저 툭툭 몇 번 두드리는 것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 냈다.
그러고는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를 훑어보았다.
“흠…….”
군터의 뒤로, 그가 지나 온 길을 따라 일렬로 주욱 늘어선 수십 개의 구덩이.
그 모든 게 불과 몇 시간 만에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첫날 30여 분에 딸랑 한 개를 팠던 것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바로 당사자인 군터 본인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판 구덩이를 바라보는 군터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역시 눈에 띄는 성장만큼 날 가슴 뛰게 하는 건 없구나.’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군터의 얼굴이 돌연 굳어지며 우울함이 깃들었다.
“…이런 일로 기뻐하게 되다니.”
자신의 성장이 정신적 혹은 경지의 성장이었다면 이런 자괴감이 들지는 않았을 거다.
그런데 고작 구덩이를 빠르게 파게 됐다고 기뻐하고 있다니,
자신의 꼴이 우습지 않은가.
현실을 자각한 군터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리되었지?’
자신이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거 같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였다.
지끈-.
“으음…….”
갑자기 찾아든 강렬한 두통에 군터가 낮은 신음을 흘리며 눈썹이 꿈틀거렸다.
‘또 이러는군.’
아릿한 두통이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어김없이 두통이 찾아와 자신을 괴롭혔다.
그러나 두통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주 짧고 강렬하게 고통을 선사할 뿐,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사그라들었다.
‘대체… 이 두통은 또 뭐지?’
마치 자신에게 무언가를 알리듯 잠시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두통이 무슨 의미일지.
군터가 그 고민에 빠진 찰나.
“밥 먹자! 다들 집합!”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공터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고민하던 군터의 모습은 바람처럼 자취를 감췄다.
어느새 그는 저 멀리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마치 잘 훈련된 강아지가 밥 시간에 맞춰 주인에게 쪼르르 달려가는 것처럼.
* * *
식사 시간에 맞춰 쪼르르 움직인 이는 군터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그보다 더 먼저 조련된 1, 2, 3호가 있었으니.
4호 군터가 소리를 듣고 움직였다면 1~3호는 유리가 균열에서 음식을 가지고 나올 때부터 이미 냄새를 맡고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무를 잘라 만든 직사각형의 커다란 식탁에 쪼르르 앉은 테레시아, 아린, 뽀삐.
그리고 군터가 이제는 자신의 지정석이 된 곳에 궁둥이를 붙였다.
이후 아린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양손에 쥐고 침을 흘리며 식탁을 탁탁 쳤다.
“빨리빨리!”
아린의 재촉에 유리가 빠르게 접시와 그릇을 배분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식탁에 깔리기 시작한 음식들.
자신의 몫을 받아 든 군터는 나직한 신음을 흘렸다.
“으음… 이건… 굉장하군.”
이곳에 오고 나서 가장 놀랐던 게 바로 이 요리들이었다.
아무리 봄이 오고 숲이 풍요로워지며 먹거리를 구하기 쉬워졌다지만, 그건 말 그대로 ‘먹을 거’에 불과했다.
대다수의 기수는 그 ‘먹을 거’를 1차원적인 방법으로 섭취하거나, 혹은 간단히 구워 먹는 정도에 그쳤다.
심지어 그마저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대다수라 그냥 건량을 사 먹었다.
그런데 자신의 앞에 놓인 음식들을 봐라.
‘이건 명백히… 요리다.’
단순히 섭취만을 위한 것들이 아닌.
미식을 즐기기 위해 다양한 조리 과정을 거쳐 만들어 낸, 정성이 담긴 결과물.
이 요람에서는 구경조차 하지 못할 종류의 것이지 않은가.
군터는 조심히 수저를 들어 붉은빛이 도는 죽을 입으로 가져갔다.
후륵-.
가볍게 빨려 들어와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
그리고 혀를 자극하는 강렬한 감칠맛.
“으음…….”
실로 엄청난 맛의 후폭풍에 군터는 절로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요람에서… 이런 요리를 맛보게 될 줄이야.’
처음에는 요람이니까, 한동안 건량만 먹었던 혀가 유난히 맛을 강렬하게 느끼는 거라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건 그냥 객관적으로 맛있는 거였다.
이런 맛은 사회에서도 쉬이 접하기 힘들었다.
만약 이런 요리를 밖에서 맛보았다면 그를 가문의 요리사로 망설이지 않고 고용했을 거다.
‘좋군.’
고작 하루에 한 끼만이 제공되지만, 이런 요리라면 얼마든지 노동을 감수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아니, 실제로 이 요리를 먹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는 비단 군터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하아아… 나 봄을 좋아했구나.”
황홀한 표정에 홍조까지 띤 테레시아.
“저도요, 봄이 너무 맛있… 좋네요.”
눈이 반쯤 풀려 숟가락을 쪽쪽 빠는 아린.
“배고프다.”
어느새 다 먹고 그릇을 핥고 있는 뽀삐.
이미 유리의 요리를 수없이 먹어 본 그들도 정신을 못 차리는 중이었다.
그들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봄 좋아!’
겨울에도 나름 맛있는 요리를 먹어 왔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봄을 맞아, 다양해진 재료로 만들어 낸 유리의 음식을 맛본 순간, 이제는 다시 다가올 겨울이 두려워졌다.
1~3호에게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 낸 유리의 요리는 이 요람 생활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되었다.
어찌나 행복했던지 그들 모두 자신들이 길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정도였다.
달그락달그락-.
한동안 아무런 대화도 없이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리고 뽀삐를 제외한 다른 이들의 그릇이 절반쯤 비워졌을 즘.
군터가 입을 열었다.
“유리 홀랜드, 궁금한 게 있다.”
“응? 뭔데?”
“대체 여기에 뭘 짓고 있는 거지?”
그 질문에 부지런히 움직이던 숟가락들이 우뚝 멈췄다.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든 테레시아, 아린, 뽀삐.
모두를 대표해 테레시아가 유리에게 물었다.
“너… 아무것도 안 알려 준 거였어?”
“응.”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유리의 답변에 이번에 좌중의 시선이 군터에게 돌아갔다.
“그럼…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는 건가?”
“…쟤도 은근히 노예 근성이 있다니까.”
“배고프다.”
너 나 할 것 없이 쏟아지는 어이없다는 반응에 군터는 살짝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다시 유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지금 여기다가 뭘 짓는 거지?”
“집.”
“집치고는… 상당히 크지 않나?”
자신 혼자서 판 땅만 따져도 어지간한 집 한 채는 너끈히 들어갈 면적이었다.
그런 군터의 질문에 유리는 답을 정정했다.
“큰 집.”
“…그렇군.”
유리식 화법에 군터는 명치에서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동시에 다시 지끈거리는 두통이 찾아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음…….”
입 안으로 들어간 따뜻한 죽 한 숟가락에 모든 짜증과 고통이 사그라들었다.
* * *
달그락 달그락-.
유리는 나무 식기를 정리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이제는 제법 토대가 잡힌 공사 현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빠르네.’
기존에 만든 요새의 기초가 세경에 의해 풍비박산이 나고.
유리는 이왕 요새를 복구할 거라면 이전보다 더 크고 넓게 짓자고 마음먹었다.
공사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공사 시간은 오히려 이전 요새의 기초 공사 때보다 더 단축될 듯싶었다.
그 모든 건 바로 여기저기 흩어져 자신이 시킨 일을 열심히 수행 중인 1~4호 덕분이었다.
이제는 상당히 숙달된 그들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유리.
‘역시 요람이 고르고 고른 인재들이라 그런지 몸 쓰는 거 하나는 기똥차게 잘 적응하네.’
처음에는 어색하기 짝이 없던 그들의 몸놀림이 지금에 와서는 십수 년간 공사판에서 구른 인부를 연상케 했다.
덕분에 일의 진행도가 빠르게 척척- 늘어났다.
‘특히 노예 한 명이 추가된 게 주효했어.’
새로운 노예가 제 발로 찾아들었을 때, 유리는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그의 시선이 새로운 구덩이를 파내고 있는 군터에게 닿았다.
맡은 바에 충실한 군터의 성실함에 유리는 혀를 내둘렀다.
“저 새끼도 제법 근성 있는 놈이란 말이지, 그렇게 처맞았으면 나랑 아예 상종도 하기 싫어야 정상인데.”
그런데 제 발로 찾아온 것도 모자라 자신이 시키는 것을 저리 열심히 하다니.
자신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군터의 성정에 유리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 * *
군터 합류 2주 차.
“하…….”
“와…….”
“배고프다…….”
“허…….”
1호에서 4호까지.
그들은 일렬로 쪼르르 서서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감격스럽게 바라보았다.
“이게 되는구나.”
“그렇게요… 이게 되네요.”
“배고프다…….”
1~3호가 내뱉은 감탄사에 군터 역시 똑같은 심정이었다.
‘이게… 되는군.’
군터의 시야를 가득 채운 건 목재로 만들어진 거대한 울타리였다.
아니, 이걸 이제 울타리라고 할수 있을까?
이 정도 규모와 짜임새는 능히 성벽이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이걸 만들어 낸 게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유리 홀랜드가 시킨 대로 땅만 팠을 뿐이건만… 이런 게 만들어지다니.’
자신이 파낸 구덩이가 이렇게 탈바꿈하다니.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노예 1~4호가 감탄하고 있을 때.
“뭘 놀라고 있어?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구만.”
자신들의 뒤편에서 들려온 시큰둥한 목소리에 노예 4인방이 흠칫 어깨를 떨었다.
“이게 시작도 안 한 거라고? 이만큼이나 했는데도?”
“그럼… 우린 지금까지 뭘 한 건데?”
“배고프다!”
선배 노예들이 항의할 때 군터는 다시금 찾아온 두통에 인상을 찡그렸다.
‘또……?’
요즘 들어 군터는 점점 더 자주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원인 모를 두통의 반복.
이에 군터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을 때.
“자, 일도 일찍 끝났는데, 오랜만에 대련 한판 어때? 내 빤짝이 받아 볼 사람! 선착순 한 명!”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작은 적막이 감돌았다.
그러다 이내 적막 속에 기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 군터? 그래 역시 너뿐이다! 이 근성 있는 자식!”
“…응?”
유리의 난데없는 환대에 관자놀이를 누르던 군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군터 당첨! 오늘은 네가 내 대련 상대다!”
“……?”
도대체 이거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런 의문으로 주변을 둘러본 군터의 두 눈의 휘둥그레졌다.
“…어?”
조금 전까지 자신과 일렬로 서 있던 테레시아 선배와 아린, 뽀삐가 어느새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군터가 자신들을 바라보자 세 사람은 또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덕분에 군터 혼자 앞으로 튀어나온 형국이 되었다.
마치 그가 유리의 제안에 자진하여 나선 것처럼 말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것도 잠시.
“좋다, 대련을 마다하지 않겠다.”
실력자와의 대련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양분이다.
군터는 이런 기회를 흘려보낼 생각이 없었다.
한편, 유리와 군터가 대련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1~3호가 수군거렸다.
“…죽진 않겠지?”
“아마도요.”
“배고프다…….”
자신을 향한 선배 노예들의 걱정을 알지 못하는 군터.
그는 검을 유리를 향해 세우며 외쳤다.
“난 준비되었으니, 와라!”
그 호기로운 외침에 유리는 잠시 눈을 끔벅였다.
그러다가 배시시 웃으며 소리쳤다.
“이야, 역시 근성 가득한 열혈 소년! 과거의 아픔 따윈 의지로 이겨 내겠다는 거지?”
그 말을 하며 유리는 군터를 향해 서서히 달려 나갔다.
그렇게 서너 발자국을 뛰었을 때.
“간다!”
츠팟!
유리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군터의 정면.
그리고 이를 군터가 인지했을 땐 이미 유리의 검이 날아 오고 있었다.
황금빛 기운에 휩싸여서 말이다.
‘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황금빛 반짝임을 본 순간.
‘이거… 어디서……?’
군터는 기시감을 느꼈다.
느려진 사고 속.
시시각각 다가오는 유리의 황금빛 검을 보며 그는 한 가지 이상함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나… 어째서 치료소에서 깨어났던 거지?’
그 의문으로 인해 그의 조각조각 났던 기억이 서서히 하나둘씩 합쳐지기 시작했다.
돈오를 겪기 이전.
자신이 어떻게 돈오에 들게 된 건지.
그 잊힌 기억이 되살아 나 제자리로 찾아들었고.
희번덕거리는 눈깔로 웃으며 살기 등등한 검을 날려 오는 유리의 현재 모습이.
과거 자신을 두 주먹으로 두들기던 광기 서린 모습에 투영됐다.
그로 인해 어찌하여 자신이 치료소에 눈을 뜨게 된 것인지.
그날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아주 중요한 기억을 되찾은 군터.
후웅-.
유리의 황금빛 마검이 자신의 검을 때리는 장면이 느리게 시야에 담긴 순간.
군터의 입술이 달싹였다.
“이이러어어언 줴에에엔자아앙……?!”
쾅-!
하지만 군터의 말은 채 이어지지 못했고.
그는 큰 폭음과 함께 일직선으로 튕겨 나갔다.
그렇게 빤짝이, 즉, 마검을 오랜만에 휘둘러 본 유리.
“좋아, 힘 조절 제대로 됐다!”
그간 마검의 강도를 조절하는 연습을 해 왔던 그는 성과가 제대로 나온 듯싶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쟤, 욕한 건가?”
에이, 설마. 우리 바른 생활 소년이 욕을 했을 리가?
그냥 혀 깨문 거겠지.
유리는 그리 단정 지으며 기분 좋은 얼굴로 기지개를 켰다.
한편, 흙먼지를 일으키며 처박힌 4호를 보고 1~3호가 또 수군거렸다.
“…죽었을까?”
“아마도요.”
“배고프다…….”
* * *
군터는 높은 나무 망루 위에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지고 있는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그의 몰골은 처참했다.
산발한 머리.
흙투성이인 옷과 얼굴.
거기에 입가에는 피가 흐른 자국이 역력히 남아 있었다.
그런 꼬락서니에도 군터가 씻을 생각조차 못 하고 멍하니 있는 건 큰 충격 때문이었다.
‘내가… 기억을 잃었었다니.’
강한 충격을 받으면 종종 기억을 잃는다는 얘길 들어 보기는 했지만, 자신이 그럴 줄이야.
그리고 하필 잃어버린 기억이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기억이었다.
‘…스스로 이 미친놈의 소굴에 들어와 버렸구나.’
어떻게 잊어먹어도 하필 자신을 후드려 잡던 그 광기 어린 눈깔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하필… 하필이면!’
그 기억이 있었다면 이곳에 오는 걸 최소 34번 정도 고민해 봤을 거다.
그리고 그제야 군터는 그간 자신을 괴롭혔던 두통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건 본능적인 거부감이자 일종의 신호였다.
자신의 잊힌 기억이 보낸… 얼른 도망치는 신호 말이다.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군터가 그리 내적 갈등을 겪고 있을 때.
망루 밑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왔다, 이 빌어 처먹을 애새끼야! 세 번째 판을 시작해 보자아아! 으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