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23)
제23화
23화 : 폭주 마차
“아이고! 돌아왔구나!!!”
카터는 돌아온 자신의 마차를 껴안으며 좋아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마차의 귀환은 그를 더없이 기쁘게 만들었다.
“흑흑……. 지붕은 여전히 없구나. 하지만 걱정하지 말렴. 내가 반드시 고쳐 줄 테니까!”
고치면 바로 튀자!
카터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기서 보고, 들은 것만 가지고 돌아가서 보고해도 충분히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걸로 마차를 고치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변방으로 가서 여유롭게 살 생각이다.
에이든이 꿈꾸던 꿀 빠는 노후를 카터가 먼저 실천하려는 순간이었다.
그가 그렇게 기쁘게 마차와 재회하고 있을 때.
바루스와 라인하르트는 마차에 짐을 싣고 있었다.
“후우, 이번에도 양이 많군요.”
“그러게 말이야.”
“마차를 바꿔서 다행입니다.”
바루스의 마차는 평소에 타고 다녔던 것보다 조금 더 컸다.
마탑과의 거래로 두둑하게 챙긴 그는 기존의 마차를 팔고, 새 마차를 뽑은 것!
신차!
신마차였다.
“솔직히 저번엔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단주님께서 마차를 산다고 했을 때,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맞았지?”
라인하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 거래는 그저 단순히 우연의 산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거래를 생각하면 어쩌다 한 번 터지는 잭팟,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한 번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번도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번엔 직접 마수의 숲으로 사냥을 갔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운드의 사체도 이전보다 훨씬 깔끔했고, 이들이 올 때까지 잘 준비되어 있었다.
‘우연이 아니야. 헤스티아 영지는 확실히 변하고 있어.’
예전 영주 대리인이 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영지는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제가 잠시 병사들을 봤는데, 확실히 달랐습니다.”
변변찮은 병사조차 없었던 영지에 새롭게 병사를 모집해서 훈련했다고 했다.
솔직히 믿어지지 않았다.
‘고작 2주일 훈련했다고 하운드를 잡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2주일은 길다고 하면 길지만, 초보자를 마수와 싸울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키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아무리 뛰어난 교관이 붙어도 그 짧은 기간에 병사를 육성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헤스티아 영지는 그런 불가능을 가능의 영역까지 끌어올렸다.
“상단주님, 헤스티아 영지와 전속 계약을 맺은 건…… 어찌 보면 탁월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나도 알아. 내가 또 돈 냄새는 잘 맡거든. 내가 생각해도 잘한 거 같아.”
바루스는 기분 좋은 듯 웃었다.
“일단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얼른 싣자. 다시 가려면 일주일은 걸리니까, 서둘러야 해.”
“그렇죠. 알겠습니다. 그럼…….”
라인하르트가 막 가죽을 실으려고 하는 바로 그때였다.
쿠구구구궁!!
갑자기 작은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그들의 마차가 세워져 있는 부근에 갑자기 빛무리가 일렁이는 것이 아닌가!?
“이건…….”
이미 한 번 봤던 현상이었다.
“요정!”
“요정입니다!”
빛무리를 뚫고, 요정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앙증맞은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작업복을 입고 있는 요정.
심지어 손에는 못과 망치를 들고 있었다.
삐익-!
삐익!
가장 앞에 있는 요정이 호루라기를 불자, 뒤쪽에서 다른 요정들이 건축 재료를 꺼내 오고 있었다.
툭툭.
“으, 으응? 왜?”
휙휙!
“……비키라고?”
끄덕끄덕.
“……공사 방해되니까, 비키라는 거 같은데요?”
공사해야 하니까, 마차 빼! 라는 듯한 눈빛으로 쏘아붙였다.
살짝 불량하게 보일 정도였다.
“빼, 빼자.”
“네.”
마차를 빼자, 그제야 요정은 쪼르르르, 날아가서 작업을 시작했다.
삐이익-!
뚝딱뚝딱!
탁탁탁!
“또 뭘 만드네?”
“이번엔 뭘 만들고 있는 거지?”
“몰라, 완성되면 와서 보자고.”
이제 일상이 되었는지, 영지민들은 잠시 왔다가 뭘 만드는지 구경하더니, 사라졌다.
그 모습에 바루스와 라인하르트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요정이 일상이냐고…….”
“동화책이나, 그런 곳에서나 나오는 요정이 여기서는 흔하게 있으니…….”
그동안 많은 모험가가 요정을 찾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여행했지만, 발견하지 못했었다.
아마 거기에 목숨을 걸었던 모험가가 지금 이 영지를 본다면, 목덜미를 잡고 고혈압으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한 마리도 발견하기 힘든 요정이 여긴 무더기로 나오고 있으니까.
뚝딱뚝딱!!!
삐익-! 삐익-!
“그런데 이번엔 뭘 짓는 걸까요?”
그건 바루스도 몰랐다.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으니, 완성된다고 해도 내일쯤은 되어야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쿠궁!
다시 한번 진동이 일어난다.
이번엔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곳에서도 빛무리가 일렁이더니, 요정이 나타났다.
하나는 농경지였고.
또 하나는 기존에 경비소가 있던 장소 옆이었다.
“으악! 뭐 하는 거야! 이 요정들!”
“어억! 밀지 마! 밀지 말라고!”
“아이고! 요정이 사람 던진다!!!”
경비소 옆에 나와 있던 경비대원들은 요정들에게 밀려서 쫓겨났다.
경비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요정이 매섭게 째려봐서 차마 들어갈 수 없었다.
공사는 시작되었다.
“경비소를 하나 더 짓는 건가?”
“그런 거 같습니다.”
“언제 봐도 신기하네.”
“그런데 저 건축 재료는 어디서 가져오는 걸까?”
“그러게? 혹시 저 요정들이 있는 세계에도 저런 게 있는 게 아닐까?”
“정말 영주님은 요정에게 어떤 은혜를 베풀었길래, 이렇게까지 해 주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바루스는 뒤에서 기척을 느꼈다.
“헙!”
고개를 들자, 바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기겁을 하며,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비대 대장 겸 병사 교관 겸 의원 한스였다.
“당신은…….”
“당신이 플라워 상단의 상단주, 바루스지?”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호, 혹시 자릿세라든가 내야 하나요?”
“자릿세를 왜 내지? 나는 경비대 대장인데?”
“아하하하…….”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다.
상인으로서의 본능이라고 할까?
저 얼굴과 풍채에서 느껴지는 압박감만 봐도 절로 상납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상납을 부르는 근육이다.
“그, 그런데 저를 무슨 일로……?”
“영주님께서 부탁할 게 있다면 너에게 부탁하라고 하더군.”
“아아……. 주문하려고 하시는 거군요. 뭔가 원하는 것이라도 있습니까?”
“있다, 운동 기구.”
“운동 기구요?”
“그래, 근력 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여긴 운동 기구가 부족해서. 가능한가?”
“…….”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차마 농담이라도 자신의 의문을 풀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하기엔 너무 무서웠다.
안 된다고 하면, 저 주먹에 맞을 거 같았다.
안 되도 되게 해라.
그래도 안 된다면, 무조건 되게 해야만 할 거 같았다.
“물론이죠. 가능합니다!”
“상단주님, 저희는 그런 운동 기구는 취급하지 않……. 웁!”
“닥쳐! 가능해! 이제부터 우리 플라워 상단은 마수의 사체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다른 상품도 아울러 다룰 거야!”
바루스는 황급히 라인하르트의 입을 막았다.
누굴 죽이려고!
애당초 에이든과의 계약에서도 마수 사체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다루기로 했다.
쇠뇌도 팔아야 하니, 마수 사체에만 목을 맬 순 없었다.
“아무튼, 가능하다는 거지?”
“네.”
“좋아, 다음에 올 때 받도록 하지. 대금은 그때 주도록 하지.”
“하하하, 알겠습니다.”
“아, 될 수 있으면 원판의 무게는 최대한 무겁게.”
“알겠습니다.”
바루스의 대답에 만족한 한스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에 바루스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쉬고 싶다…….”
* * *
“껄껄걸, 바빠 보이는군.”
대장장이, 레비는 대장간 앞에 둔 의자에 앉아서는, 어깨를 늘어트리며 힘없이 걸어가는 바루스를 보곤 웃었다.
굉장히 바빠 보였다.
“영주님께 잘못 걸렸군.”
바루스가 영주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는 건, 이미 전해 들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헤스티아 영지의 전용 상단이 되었다나?
‘영주님께서 일 시키는 걸 보면, 상당히 무식하단 말이지…….’
하운드가 쳐들어왔을 때, 쇠뇌를 만들라고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던 그 모습.
될 때까지 하라고 옆에서 쪼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절머리가 났다.
“크크크, 이제 너도 고생하게 생겼구나.”
그는 나름대로 동질감을 느끼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훗날, 바루스가 가져올 엄청난 물량의 주문이 자신을 덮칠 거라는 것을.
남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 * *
다음 날이 되었다.
바루스는 에이든의 제의로 저택에서 하룻밤 묵고, 떠나기로 했다.
‘말이 지치기도 했으니까.’
“그나저나, 이건 교역소입니까?”
“맞아.”
“허, 이걸 짓고 있었군요?”
요정들이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완성된 것을 보니 교역소였다.
마차 창고도 있고.
말이 쉴 수 있는 마구간에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짐 창고도 준비되어 있었다.
내부도 넓어서 상인들이 쉴 공간도 적당히 있었다.
“지하에 물건도 보관할 수 있군요. 대단합니다. 이런 교역소는 처음 봅니다.”
“좋긴 하지.”
에이든은 그렇게 말하며, 홀로그램을 띄웠다.
[교역소 LV. 1]요정의 축복이 깃들었다.
요정의 축복으로 인해 교역소에 등록된 마차는 더욱 튼튼해지며, 장거리를 이동해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교역소에 등록된 말은 더 강인해지며,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교역소에 보관된 물건의 유통 기한이 늘어나게 됩니다.
대충 알프레도에게 들었던 내용이다.
에이든이 다시 손가락을 까딱이자.
[상단을 등록하시겠습니까?]“어.”
[플라워 상단을 등록합니다.] [플라워 상단이 소유하고 있는 말과 마차를 교역소에 등록하시겠습니까?]“해 줘.”
[등록되었습니다.] [교역소의 레벨이 낮아 한 번에 두 대의 마차와 네 마리의 말밖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교역소 레벨에 따라서 등록할 수 있는 마차와 말의 수가 달라진다.
아무튼 교역소에 등록했으니, 이전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달리는 게 가능할 터.
“이제 가는 건가?”
“네, 제시간에 도착하려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쇠뇌 발주도 받아야 하고요.”
“그래, 되도록 빨리 와야 해.”
“에? 왜요?”
“왜긴! 돈이 필요하니까 그렇지!”
“돈이요? 하지만…….”
드렸잖아요.
이번 거래로 두둑하게 챙겨서 대금화 150개를 줬다.
그걸 건넨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는데, 왜 그가 또 돈을 찾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떠올랐다.
“……영주님……. 혹시…….”
“다 썼어.”
“…….”
그게 얼만데.
15,000골드를 하루 안에 다 쓰라고 해도 힘들 정도로 많은 돈이다.
사치를 부리지 않는 이상 불가능했다.
‘헤스티아 영지에서 무슨 사치를 부린다고!’
그런데 그 많은 돈을 어디에!?
“도대체! 그걸 다 어디에 쓰신 겁니까!?”
“저 요정이 보여?”
“보입니다.”
“요정은 신비로운 존재지.”
“그렇긴 하죠.”
“그런 거야.”
“예?”
“돈도 요정과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존재지. 정말 신비롭게 쓸 곳이 있거든.”
“…….”
그게 무슨 신비로운 개소리인지.
“됐고, 다음에 더 빨리 와야 해. 발주도 많이 받고.”
“……알겠습니다.”
마부석에는 라인하르트가 앉고, 그 뒤에 바루스가 앉았다.
바루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라인하르트, 우리 마차가 좀 넓어진 거 같지 않아? 가죽을 이렇게 실었는데, 뭔가 넉넉한데?”
“글쎄요? 착각 아닐까요? 마차는 그대로입니다.”
“그런가?”
교역소의 능력 덕분에 마차의 수용 공간이 넓어졌지만, 둘은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 가겠습니다.”
* * *
헤스티아 영지를 출발한 바루스는 깊게 숨을 토해 냈다.
“후우, 드디어 가는구나.”
“갈 길이 멉니다. 부지런히 가야겠습니다.”
“그렇지.”
헤스티아 영지와 가장 가까운 영지도 마차를 타고 가면 일주일은 걸린다.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가장 먼저 상인 길드에 전속 계약한 것을 알려야 했고, 쇠뇌 발주도 받아야만 했다.
“돌아가면 바쁠 거야.”
에이든에게 따로 받은 부탁도 해결하려면 당분간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사람을 찾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은퇴한 사람을 찾아 달라는 의뢰였는데, 돌아가서 정보 길드에 의뢰부터 넣어야 했다.
“알고 있습니다. 뭐, 돈만 많이 주신다면 저는 괜찮습니다.”
“두둑하게 챙겨 줄게.”
“그럼 조금 속력을 올릴까요?”
“어, 빨리 가자.”
“알겠습니다.”
바루스의 말에 라인하르트는 고삐로 말을 재촉했다.
뭐, 이렇게 말을 재촉해도 갈 길이 멀어 말의 컨디션을 생각해서 페이스 분배를 해야 했다.
거기에 올 때와 다르게 짐을 한가득 싣고 있으니, 서둘러도 영지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걸릴 터.
하지만 이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푸히이이이잉!
“헉!”
그건 바로 이들이 타고 있는 말이 교역소에 등록되었다는 것.
주인의 의지를 받은 말의 눈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겠어!’라는 강한 의지가 깃들었다.
다음 순간.
“어어어어!? 너, 너무 빨라!”
마차는 마치 브레이크가 망가진 트럭처럼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폭주한 마차에 탄 바루스와 라인하르트는 일주일 거리를 닷새 만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 * *
플라워 상단이 떠나고, 며칠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영주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야, 릴?”
“밖에!”
릴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사론톤 가문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귀찮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런데! 지금 마수의 습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내버려 둘까?
가문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굳이 구하지 않아도…….
“아무래도 이번에 지원금을 가지고 온 것 같…….”
“뭐 하고 있어! 얼른 구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