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8
나 혼자 무한 보급! 018화
한 시도 지체할 틈이 없었다.
거실로 돌아오기 무섭게 민수는 바 로 쥐새끼 사냥을 준비하기 시작했 다.
“대체 그 물약이 뭔데 그래?”
“그냥 엄청 좋은 거라고만 알아두 세요. 저 새끼 걸레짝 만들고도 남 을 정도로.”
“허. 말하는 거 보니 자신은 있는 모양이네.”
“물론이죠. 아, 거기 아주머니. 혹 시 찾아오셨나요?”
“여기요.”
창고에 갔다 온 선경이 품에 안고 있던 걸 와르르 내려놨다.
녹슨 삽 한 자루.
굵은 철사 한 뭉치.
낡은 공구 상자 한 개.
“이만하면 충분해요. 감사합니다.”
“그, 그래요? 그런데 이걸 어따 쓰 려고……?”
“내일 되면 다 알아요. 자리 좀 비 켜주시겠어요?”
“네, 네.”
고개를 끄덕인 선경이 뒷걸음질 치 며 거실에서 물러났다.
가장 먼저 삽을 집어 든 민수가 허리춤에 찬 단검을 뽑아 들며 말했 다.
“아저씨.”
“왜?”
“이 집 대문 나오자마자 바로 왼쪽 으로 돌아가서 200m쯤 가면 공사 장 하나 있어요.” 책상에 삽을 올려놓고 힘껏 단검을 내려쳤다.
빠직 소리와 함께 삽의 머리가 뎅 겅 잘려나갔다.
“내일 정오까지 그 앞으로 나오셔 야 해요.”
“뭐?”
“꼭 나오셔야 해요. 아저씨 없으면 이 작전 성립 안 돼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저 새끼 뭐 하는 놈인지 몰라?”
대문 밖으로 기어 나오기만 해도 소리 듣고 달려오는 식인 쥐새끼.
그렇게 귀가 밝은 놈인데, 하물며 낮에 대놓고 밖으로 나오라니. 갑자기 민수가 왜 이러는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황한 환일의 시선에도 아랑곳하 지 않고 민수가 철사를 집어 들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만 믿어주세요.”
“그러니까 대체 왜 이러는지……
“내일 정오까지 저 새끼 반송장 만 들 자신 있어요. 아저씨만 도와주면 아예 잡을 수도 있고요.”
펜치로 철사를 적당히 끊고, 단검 을 삽자루 끝에 단단히 묶었다.
끙끙대며 펜치로 철사 매듭을 돌린 민수가 이마의 땀을 닦았다.
“목숨 걸고 하는 거지만 이 틀은 게임이에요. 위험을 피하지 않으면, 위험에 맞서서 이겨내면 그만한 보 상이 떨어지죠.”
“아저씨의 양손 검도, 이 물약도 그렇게 나온 거고요. 우리가 만약 여기서 놈을 잡으면……
분명 어마어마한 보상이 떨어질 것 이다.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두세 걸음은 앞서나갈 수 있을 정도의.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놈을 잡을 생 각을 굳힌 것도 그 때문이었다.
위험을 극복한 만큼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보상을 베풀며, 그 렇게 강해진 우리는 다른 플레이어 들을 압도할 수 있다.
“스테이터스도 레벨 업도 없어요. 장비가 힘이고, 보상이 곧 보험이에 요.”
“……정말 잘하는 짓일까?”
“성공한다면 잘하는 짓이 되는 거 죠.”
그리고 반드시 성공해낼 거고 말이 다.
그렇게 말을 마친 민수가 형광등 아래에 삽자루를 들어 비췄다.
머리 잘린 삽자루 끝에 묶인 날카 로운 단검 한 자루.
지그시 그 칼날을 노려보자 바로 옆에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고블린 주술사의 단검]
[등급 : 1+급]
[고블린 주술사들이 그들이 섬기는 주인에게 하사받은 충성의 상징. 이들 은 이 단검으로 제물들의 목을 단숨 에 따왔다. 물론 그 제물에는 인간 또 한 포함된다.]
[특이 사항 : 인간형, 동물형 적에 한해 출혈량 상승.]
[가격 : 비매품]
‘기회는 딱 한 번.’
인간님 죽창 맛이 매콤할 거다. 식 인 쥐새끼야.
* *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만반의 준비를 마친 민수가 단독주
택 현관문 앞에 섰다.
“현재 시각 새벽 5시 30분.”
“정오에요. 까먹으시면 안 돼요.”
“그래. 알았다.”
불안한 얼굴을 한 선경 옆에서 환 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낡은 손목시계를 한 번 살핀 그가 민수의 어깨를 두들겼다.
“다 생각이 있으니까 이러는 거로 알고 있겠다.”
“•…”네.”
“점심 때 보자.”
살아서 보자. 무사히 다시 만나자.
그런 간질간질한 위로 따윈 없다.
상대의 생존에 대한 확신이 담긴 배웅.
어설픈 인사보다 더욱 효과적인 격 려 였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오겠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파 란 새벽공기가 민수를 맞아줬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으로 심기일전.
스읍 후우 하고 숨을 뱉은 민수가 잠깐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서둘러야 한다.’
손목시계의 타이머를 켜고 바로 투 명화 물약을 꺼내 마셨다.
꼭 곱게 간 진흙 같은 역겨운 식 감.
꾸역꾸역 한 모금 삼키자 눈앞에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투명화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남은 시간 : 4분 59초]
‘좋아.’
전날 준비한 발판을 밟고 단숨에 담장을 뛰어넘었다.
목표는 한 블록 떨어진 어린이공원 인근의 낡은 단독주택.
붉은 벽돌 담장 사이에 몸을 숨기 자 기다렸다는 듯 쥐 울음소리가 들 려왔다.
“찍찍.”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놈의 시커먼 눈동자가 섬뜩했다.
골목을 틀어막은 놈을 노려보며 민 수가 보관함에서 석궁을 꺼내 들었다.
‘치명적 일격이 적용되는 건 투명 화 동안 가한 첫 공격 한정이라 했 다.’
그렇다면 이번만큼은 권총보다 석 궁이 유리하다.
당연하지만 총알보다 볼트가 훨씬 크고.
박혔을 때 부서진 파편으로 행동을 제한할 수도 있다.
[남은 시간 : 2분 31초.] 그렇게 석궁을 겨눈 채 한참이나 놈과 눈 씨름을 했다.메시지창의 숫자에 반비례하여 초 조함이 커져 가고.
이마에 흐르는 땀도 닦지 못한 채 놈만 노려보던 중.
“찍!”
‘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놈이 드디어 몸 을 돌렸다.
목표는 놈의 뒷발.
두터운 털가죽으로 덮이지 않은 유 일한 신체 부위.
아주 짧은 순간 노출된 틈을 노려, 민수가 석궁의 방아쇠를 당겼다.
푹!
[치명적 일격!]“찌이이이익!”
경쾌한 메시지창과 함께 놈이 고통 스러운 비명을 토해냈다.
단박에 이쪽을 향해 돌아가는 놈의 증오 어린 검은 눈.
지체하지 않고 석궁을 멀리 집어던 진 민수가 옆으로 몸을 굴렸다.
“찌직! 찌지지직!”
분노한 울음소리와 함께 놈이 민수 가 서 있던 담장으로 달려들었다.
온 힘을 다해 피하는 민수를 아슬 아슬하게 지나치며, 회색 털가죽으 로 둘러싸인 놈의 머리가 담장을 들 이 받았다.
쿠르르르릉!
회색 콘크리트 먼지를 뿜어내며 담 장이 무너져 내렸다.
놈과의 거리는 불과 5m.
이럴 시간이 없다. 벌떡 일어난 민 수가 전력을 다해 골목길을 내달렸다.
[남은 시간 : 1분 40초]
‘제발!’
“찍! 찌지지직!”
등 뒤에서 다가오는 놈의 섬뜩한 울음소리.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걸 느끼며 재빨리 담장 위로 올라탔다.
낑낑대며 담에 걸친 다리를 얼른 빼내는 민수.
그와 동시에 놈의 분노한 질주가 민수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며 내달 렸다.
‘ 후우.’
멀어지는 놈의 등을 보며 민수가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물론 그 와중에 놈이 지나간 궤적 을 살피는 걸 잊지 않았다.
놈이 지나간 골목마다 길게 남은 검붉은 핏자국.
그리고 시흥대교에서 봤던 놈에 비 해 확연하게 느린 속도.
‘됐다!’
조금 전 일격으로 놈의 이동속도는 확실히 느려졌다.
손목시계를 들어 살핀 시간은 새벽 5시 40분.
얼른 담장 밑으로 내려간 민수가 두 번째 석궁을 꺼내 들었다.
‘나랑 술래잡기 좀 해야 할 거다. 빌어먹을 놈.’
메시지창과 함께 천천히 풀리는 투 명화 효과.
새벽하늘 아래 드러난 민수의 입가 엔 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투명화 물약에는 투명화 효과에 더 해 치명적 일격 효과 또한 부여된 다.
이를 이용해 놈의 약점만 노린다면 충분히 놈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물약이 적어도 십수 병은 필요할 테지만.
보급고 스킬을 가진 민수에겐 그런 낭비 따윈 의미가 없었다.
‘단 한 병만 가지고 있으면 그 내 용물은 무한 리필이니.’
그야말로 화수분과도 같은 힘.
시간과 인내심만 있으면 그 어떤 놈이건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첫 시도는 아주 성공적이었 다.
단 한 방에 놈의 기동력을 일부 봉쇄하는 데에 성공.
그렇게 자신감을 찾은 민수는 몇 시간에 걸쳐 천천히 놈의 힘을 빼기 시작했다.
[치명적 일격!]“찌지이이익!”
맞은편 발등도 쏴서 뒷발 두 개를 무력화시키고.
[치명적 일격!]내친김에 앞발 두 개도 차례대로 꿰뚫어 버리고.
“찍찌지지직!”
심지어는 혹시나 싶은 생각에 놈의 항문까지 공략했다.
‘와. 이건 좀……
바들바들 떠는 놈을 보니 그제야 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앞발 뒷발에 더해 항문에서까지 피 와 배설물을 질질 흘리는 거대 친칠 라.
스스로가 이렇게 잔인한 놈이었나 하는 자괴감까지 떠올랐지만.
‘알 게 뭐야!’
사람 잡아먹는 쥐새끼 걱정이라니, 배가 불렀지.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민수가 조심 스럽게 담 위로 올라갔다.
‘현재 시각 낮 12시 5분.’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 였다.
슬슬 환일도 미리 지시한 곳으로 나와 있을 터.
마지막 일격을 준비할 시간이다. 민수가 속으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부탄가스 1통. 권총.’
번쩍!
민수의 손에 각각 가스통과 권총이 잡혔다.
목표는 지금 바들바들 떠는 놈의 옆얼굴.
거리를 잘 잡고, 팔을 뒤로 힘껏 젖힌 뒤.
‘먹어라!’
힘껏 놈에게 집어 던졌다.
정확히 놈의 귓가에 부딪쳐 퉁 튕 기는 가스통.
그 순간, 민수의 권총이 가스통을 향해 불을 뿜었다.
“찌지익?!”
꽈아앙!
시뻘건 폭발이 놈의 귀 바로 옆에 서 치솟고, 정신 못 차리던 놈이 몸 을 웅크리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놈의 시선은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전부 의도한 바다. 얼른 담에 서 뛰어내린 민수가 전력으로 달리 기 시작했다.
“여기다! 여기라고! 이 새끼야!”
“찌직! 찌지직!”
분노한 울음소리와 함께 놈’이 민수 를 전력으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피에 젖은 털가죽이 휘날리고, 증 오 가득한 발소리가 뒤에서 다가온 다.
하지만 사지가 꿰뚫린 판이니 제 속도가 나올 리 없었다.
잡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추격전 이 이어지길 약 30초.
숨이 턱에 닿도록 뛰던 민수의 눈 에 드디어 목표 지점이 들어왔다.
“아저씨!”
“미, 민수야! 저놈 대체 어떻게 한……?!”
“작전대로! 알아서 잘 피해요!”
다급히 외친 민수가 얼른 물약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허공으로 녹아들 듯 사라지는 민수 의 전신.
쫓던 대상이 사라지자, 당황한 듯 굴러가던 놈의 눈동자가 대뜸 환일 을 향했다.
“찌직!”
“……그래, 썅! 덤벼라, 쥐새끼야!”
얼른 정신을 차린 환일이 달려오는 놈을 향해 대뜸 고함을 쳤다.
사지에서 피를 흘리며 환일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오는 거대 친칠라.
여전히 빠르지만, 그래도 못 피할 정도는 아니다.
달려드는 놈의 머리통과 충돌하기 직전.
눈을 부릅뜬 환일이 아슬아슬하게 옆으로 몸을 굴렸다.
“쿠헉?!”
“찌지직!”
꽈르르르릉!
환일을 지나친 놈이 공사 중이던 건물 기둥을 들이받았다.
단숨에 기둥 하나를 잃고 비틀거리 는 3층 콘크리트 건물.
이윽고 불안하게 비틀거리던 건물 이 놈의 머리 위로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찌지지이이이 익!” 사방으로 흩날리는 짙고 자욱한 먼 지.
단독필지를 울리는 애처로운 짐승 의 비명.
‘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재빨리 흙먼지 안으로 뛰어든 민수 가 놈을 향해 달려갔다.
‘잠깐이지만 왼쪽 귀가 멀었을 거 다.’
화살도 안 박히는 털가죽으로 무장 했다고 해도.
귀 옆에서 가스통이 터졌는데 잠깐 이지만 귀가 맛이 갔을 터.
역시 그 예상대로였다.
콘크리트 더미에 반쯤 파묻힌 지저 분한 회색 털 뭉치.
왼쪽 귀에서 흐르는 피를 확인한 민수가 보관함에서 마지막 무기를 꺼내 들었다.
‘단검!’
단검을 묶은 창대를 들고 놈을 향 해 있는 힘껏 뛰어들었다.
목표는 검게 번질거리는 놈의 왼쪽 눈알.
공포와 고통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그 검은 눈을 향해.
“찌지지지직!”
[치명적 일격!]온 힘을 다한 찌르기.
순간 관통된 놈의 눈을 타고 엄청 난 양의 피가 뿜어졌다.
‘들어갔다!’
단검에 붙어 있는 출혈량 증가 옵 션.
그리고 투명화 시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치명적 일격.
두 버프가 시너지를 일으켜 만들어 낸 필사의 한 방이었다.
분수처럼 솟구치는 놈의 피를 뒤집 어쓴 채.
몸무게를 모조리 실어 민수가 힘껏 창을 밀어 넣었다.
“뒤, 져라…… 제발……!”
“찍…… 찌익…… 피. 뇌수. 체액.
몸속의 액체란 액체는 모조리 빠져 나올 것만 같은 기세. 하지만 메시지창이 뜰 때까지는 끝 난 게 아니다.
삽자루의 반이 넘게 들어갈 정도로 창을 깊게 꽂고.
그걸로도 모자라 머릿속에 대고 몇 번 휘젓기까지 한 끝에.
[레이드 보스 우르 토끼 암컷의 사 냥에 성공하셨습니다!] [레이드 기여자 : 김민수 (90%), 이환일 (10%)] [분배된 레이드 보상이 경매장 보관 함으로 지급되었습니다.]‘됐…… 어?’
깜짝 놀란 민수의 눈이 파르르 떨 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