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3
나 혼자 무한 보급! 023화
“장소를 좀 옮길까요?”
그렇게 말한 예진이 민수를 안내한 곳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 단 지였다.
입구에서 창을 든 채 쩍 하품을 하던 남자가 예진을 발견하고는 손 을 번쩍 들었다.
“오오! 예진이 왔구나. 생각보단 빨리 끝났네?”
“사고가 좀 터져서 일찍 접었어요.”
“다친 데 없이 잘 돌아왔으면 됐 지. 그보다 옆의 그 형씨는 누 구……?”
“아는 사람이에요. 신원은 제가 보 증할게요.”
예진의 확언에 눈을 가늘게 뜬 채 민수를 훑어보는 남자.
이윽고 대충 알겠다는 듯 남자가 씨익 웃었다.
“하여튼 젊다는 게 좋아. 하긴 사 람 마음을 누가 막겠어?”
“딱히 그런 사이는 아닌데요.”
“됐다. 더 물어보는 것도 궁상맞지. 아무튼, 어서 와요. 젊은 친구는 이 름이 뭔가?”
“김민수라고 합니다.”
“내 기억해 두지.”
고개를 끄덕인 남자가 낑낑대며 입 구의 승합차를 밀어 치웠다.
살짝 열린 틈 사이로 우르르 밀려 드는 민수와 예진 일행.
그 안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민수가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이거•…”
“좀 정신없죠?”
가까운 학교에서 가져온 거로 보이 는 대형 천막들.
곳곳에 쌓인 잡풀과 장작. 난로 대 용으로 추정되는 빈 드럼통.
물 끓이는 커다란 솥. 빗물이 가득 든 말통 십 수 개.
잡다한 집단생활의 흔적이 너른 주 차장 곳곳을 메우고 있었다.
잠시 할 말을 잃은 민수 옆에서 예진이 말을 이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아마 이 주변에 서 이 정도로 하고 사는 곳도 거의 없을 거예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막 패싸 움 나고 그러지 않았어요?”
“한때는 그랬죠.”
즉 지금은 그런 일은 없다는 의미.
아무래도 자신이 사람들의 적응력 을 과소평가했던 모양이다.
어느 정도 수습되는 모양새를 추측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 정돈되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할 말을 잃은 민수 옆에서 예진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뭐, 민수 씨 말도 맞아요 코인 때문에 싸우고, 죽이고, 도망가 고……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었죠.”
“지금은 안 그렇다는 건가요?”
“혼란은 열병 같은 거예요. 한 번 격하게 앓고 나면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있거든요.”
제법 그럴듯한 비유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민수와 함께 예진 이 가까운 빈 천막 안으로 들어갔 다.
“뭘 해도 떨어져 나갈 사람들은 떨 어져 나가고, 나머지는 악착같이 버 티고…… 그런 과정 몇 번 지나고 나니까 그럭저럭 뭔가 같이해 볼 사 람들만 남았어요. 보시다시피.”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잖아 요.” “뭐, 제가 그 현장에 있던 건 아니 었지만요. 제가 여기 합류했을 때는 어느 정도 상황이 수습된 뒤였거든 요.”
그렇게 대답한 예진이 가까운 백 팩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딘지 익숙한 가방이다 싶어 생각 해 보니.
파출소 나설 때 그녀에게 건네줬던 바로 그 백 팩이었다.
“쩝쩝…… 아무튼 그렇게 된 거예 요.”
초코바 두 개를 꺼낸 예진이 그중 하나를 민수에게 권했다.
정중하게 사양한 민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튼, 말하는 게 늦었네요. 수첩 고마워요. 덕분에 큰 도움 됐어요.”
“아아, 수첩…… 그거 어떻게 잘 써먹긴 했어요?”
“잘 써먹었으니까 지금껏 살아남아 서 여기 있겠죠.”
“하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좀 후회스러 운 결정이기도 했다.
만약 그 수첩을 갖고 있었다면, 이 집단의 플레이어들도 수월하게 키울 수 있었을 텐데.
‘됐어. 지난 일 후회해 봤자 뭐해?’
게다가 그 덕분에 강력한 우군이 생겼다면 아주 손해 볼 일도 아니었 다.
파출소에서 8명을 회 쳐 버리던 그였으니.
그사이 더 강해져서 우리 편이 되 어준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오면서 보니까 나름 인망이 있는 모양이던데요.”
“그야 다른 애들보다야 제가 좀 잘 싸우긴 하니까요. 자랑은 아니지만.”
“다 같은 플레이어들인데도요?”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가 않아요. 뭔가를 향해 무기를 휘두른다는 게.”
예전에 운동을 얼마나 했고. 스킬 레벨이 몇이고, 이런 수치적인 걸로 따질 수 없는 문제다.
목숨이 오가는 싸움에는 수치로 따 질 수 없는 자질이 필요하다.
흔히들 마음가짐, 혹은 각오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것 말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이상한 거죠. 다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목숨 걸고 쇳덩이 로 죽고 죽이는 걸 당연히 받아들이 는 건 힘들 거예요.”
“그래도 요즘은 그나마 다들 적응 해가는 분위기라서요. 하긴 몬스터 에 약탈자까지 쳐들어오는데 싫어도 적응할 수밖에 없겠죠.”
작은 목소리로 투덜대며 한숨을 뱉 는 예진.
이윽고 고개를 붕붕 흔든 그녀가 배시시 웃어버렸다.
“뭐, 아무튼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네요. 뭐 더 말씀드리고 싶어도 말할 게 없어서.”
“……예진 씨는 여기 어쩌다가 합 류한 건가요?”
“그냥 어쩌다가 흘러 흘러……. 이 런 집단 여러 군데 보긴 했는데, 그 나마 여기가 분위기가 제일 괜찮았 거든요.”
“그래요?”
“크기는 좀 작지만, 분위기가 제법 괜찮아요. 여기보다 큰 데는 그 안 에서도 파벌 갈라지고 난리가 아니 거든요. 여긴 적어도 그런 문제는 없어요.”
그렇다 그거지.
턱을 짚은 민수가 슬쩍 옆으로 시 선을 돌렸다.
예진의 머리 바로 옆에 떠오른 조 그만 메시지창.
경광등처럼 깜빡이는 그 창을 노려 보며 민수가 속으로 나직이 중얼거 렸다.
‘간파 스킬 발동.’
[플레이어명 : 도예진]
[직업 : 전사]
[보유 코인 : ???]
[보유 플레이어 토큰 : ???]
[보유 스킬]
[근력 강화 (Lv.3) – 보유자의 체 력, 근력, 근지구력 등을 영구적으로 향상시킵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상 승폭이 커집니다.]
[성향 : 중립]
[심리상태 : 피로]
‘간파 스킬로 하길 잘 했어.’
간파 스킬.
장고 끝에 민수가 선택한 다섯 번 째 스킬이었다.
효과 또한 대단히 심플하면서도 유 용했다.
보유 중인 스킬 중 최고 레벨이 간파 스킬보다 낮은 상대의 정보를 파악한다.
레벨 차이가 클수록 알 수 있는 정보 또한 늘어나고.
거기에 더해 상대의 성향이나 현재 심리상태 또한 간략히 알 수 있다.
‘그나저나 중립이라……
메시지창의 내용을 보니 자기도 모 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하긴 파출소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있으니.
그녀가 마냥 착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왜 그래요? 제 얼굴에 뭐 묻었나 요?”
“아뇨. 그냥.”
의아하게 되묻는 예진의 물음에 시 치미를 뚝 뗐다.
아무튼, 이걸로 대충 견적은 나왔 다.
기대한 대로 예진은 썩 괜찮은 조 직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렇게 크기가 크진 않다는 게 흠 이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건 그 런 결점 따윈 덮고도 남음이 있었 다.
‘생면부지 딴 사람보단 그나마 예 진 씨가 낫지.’
다른 동 사는 학교 친구들을 찾으 러 갈 수도 없는 지금.
환일과 더불어 그나마 믿을 수 있 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일단은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그렇게 마음을 굳힌 민수가 불쑥 입을 열었다.
“예진 씨.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어요?”
의아해하는 예진을 데리고 주차장 을 나서 걷길 잠시.
민수가 도착한 곳은 골목길에 위치 한 버려진 편의점이었다.
“셔터 잘 내렸죠?”
“네. 그런데 갑자기 왜 여길……?” 이 와중에도 예진의 얼굴에는 의아 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체 왜 이런 데에 자길 데려온 건지 짐작조차 못 하는 기색.
하긴 별말도 않고 데려왔으니 저게 당연한 걸 거다.
고개를 갸웃하는 예진을 곁눈질한 민수가 바닥을 짚고 중얼거렸다.
“보급고 지정한다.”
[해당 시설이 보급고로 지정되었습니다.]작은 메시지창이 깜빡이듯 떠올랐 다 사라지고, 민수의 손에서 시작된 빛의 파동이 편의점을 휩쓸었다.
파동이 지나갈 때마다 내용물이 가 득가득 차오르는 텅 빈 매대.
황당한 광경에 당황해서 바보처럼 입만 벌리고 있기를 잠시, 이윽고 천장의 형광등이 불을 밝히자 예진 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이거…… 이거 대체 무슨 “보시다시피. 이게 제 스킬이에요.” 짧게 대답한 민수가 슬쩍 손을 뒤 로 숨겼다.
그녀에게 보급고 스킬을 보여주는 건 이번이 두 번째.
하지만 이렇게 직접 시각적인 증거 를 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녀가 돌변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언제든지 보관함의 권총을 꺼낼 준 비를 한 채 기다리길 잠시.
이윽고 정신을 차린 예진이 나직이 입을 열었다.
“•…”그거.”
“ 음?”
“경매장의 그거…… 역시 민수 씨 였네요.”
‘ 역시’.
일정 이상의 심증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표현.
예상대로 그녀는 어느 정도 짐작하 고 있던 모양이었다.
비로소 숨겼던 손을 앞으로 되돌린 민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알고 있었어요?”
“그냥 어느 정도는요. 파출소에 있 었을 때, 어째선지 민수 씨가 들어 오니까 수도가 다시 나왔잖아요.” “하긴 그랬죠.”
“뭔가 복구하거나 보충하는 스킬이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추측은 좀 하 긴 했어요. 하지만 이런……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이건 사기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농담 안 보태고 이런 세상에선 왕 으로 군림할 수 있는 스킬이다.
식량부터 생필품까지 부족하지 않 은 게 없는 시대에 말 한마디로 그 런 것들을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는 스킬이 라니.
심지어 그간 경매장에 올라온 양들 을 보면, 그 숫자 또한 어마어마할 게 분명했다.
“……어떻게든 혼자 다니겠다고 한 이유가 있었네요.”
“이해해 주니 고마워요.”
“저라도 이런 스킬이 있었으면 일 단 도망부터 쳤을 것 같아요. 이 건…… 솔직히 말하자면,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보유자를 왕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이지만, 이는 곧 모두가 군침을 흘리는 맛 좋은 먹잇감이라 는 의미이기도 하다.
겨우 몇십 코인 때문에 사람도 때 려죽이는 독종들이 득실거리는 세상 이다.
마땅한 자위 능력도 없던 초반의 혼란기에 이 사실이 들켰다면.
아마 지금쯤 민수는 자신의 앞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걸 저한테 보여준다는 건……
“맞아요. 슬슬 이걸 본격적으로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랭킹 시스템 때문도 있는 거죠?”
“부정은…… 못 하겠네요. 당장 닷 새 뒤면 제 이름이랑 직업은 들킬 게 뻔해서.”
역시 기대한 만큼 머리 회전이 빠 른 사람이었다.
흡족하게 웃은 민수가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아무튼, 보여드릴 건 다 보여드렸 네요. 조직의 리더로서 하실 말씀 은?”
“……일단 거점부터 옮겨야 할 것 같네요.”
당황은 어디까지나 잠시.
천금 같은 기회를 앞둔 예진의 머 리가 홱홱 돌아가기 시작했다.
물자 보급을 보장해 주는 귀인이 기꺼이 가세해 주겠다고 말한 마당 이다.
어떻게든 그를 붙잡아두면 이 그룹 의 생존은 사실상 걱정할 필요가 없 게 된다.
“여러 명이 방어하기에 용이한 시 설이 있을 거예요. 편의점도 괜찮 고…… 아, 혹시 슈퍼마켓 같은 데 도 가능한가요?”
“큰 데는 무리지만 작은 곳은 되더 라고요. 이것도 스킬 레벨 제한이 있어서.”
“작은 곳이라면…… 아마 8단지에 그런 데가 하나 있었을 거예요.”
“8단지요?”
거긴 좀 멀지 않나?
게다가 거기까지 움직이면 다른 생 존자 집단과 마주칠 수도 있을 텐 데.
고개를 갸웃하는 민수의 기색에 예 진이 얼른 보충을 덧붙였다.
“민수 씨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싸 움이 크게 일어났어요. 하안사거리 쪽에서 갑자기 몬스터 떼가 몰려오 는 바람에 그쪽에 있던 플레이어들 이 큰 피해를 입었대요.”
“그래요?”
“어찌어찌 살아남은 사람들은 흩어 지고, 그 근방은 거의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래요. 여기서 적당히 수를
불린 다음에 그쪽으로 넘어가면
“누나아아아! 예진이 누나아아아!”
그때, 갑자기 셔터 밖에서 우렁찬 외침이 들려왔다.
민수가 알기로는, 그 도명이라 불 리는 머리 짧은 친구의 것.
퍽 다급해 보이는 목소리에 예진이 얼른 민수를 돌아봤다.
“민수 씨. 일단 이거 숨기죠. 해제 가능한 거죠?”
“잠깐만 기다려요. 보급고 지정 해 제.”
[보급고 지정이 해제되었습니다.]빛의 파동이 휩쓸고, 다시금 편의 점이 폐허로 돌아왔다.
시치미를 뚝 뗀 채 셔터를 비집고 밖으로 나오는 두 사람.
마침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도명을 발견한 예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도명이 너! 안자고 뭐 하고 있어? 야간에 보초 서야 하니까 지금 자두 라고 말했……
“누나! 크, 크, 큰일 났어요. 큰일!”
“큰일? 누구 다치기라도 한 거야?”
“그런 거면 누나 찾아오지도 않았 죠!”
호들갑을 떨며 달려온 도명이 헐떡 헐떡 가쁜 숨을 내뱉었다.
의아한 얼굴로 서로의 얼굴을 돌아 보는 민수와 예진.
그제야 비로소 숨을 가라앉힌 도명 이 다급히 외쳤다.
“가, 가리대사거리에 걔 떴어요! 실내체육관의 겁나 센 애!”
“지금 지들끼리 싸움 나고 난리도 아니에요! 이러다 잘못하면 불똥 튀 겠……?!”
“아, 망할!”
하루라도 곱게 넘어가는 날이 없다 니까!
욕지거리를 주워섬기며 예진이 앞 으로 달려 나갔다.
사실 굳이 민수가 끼어들 필요까지 는 없는 일이었다.
먼저 합류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아직 알고 있는 건 예진뿐.
모두의 앞에서 받아들여지기 전까 지, 그의 신분은 어디까지나 부외자 일 뿐이었다.
“미안해요. 괜한 일에 말려들게 했 네요.”
“그럴 거 없어요. 이제부터 한 식 구인데.”
꾸벅 고개 숙이는 예진에게 헛헛한 미소를 돌려줬다.
확실히 조금 전과 비교했을 때 예 진의 태도는 퍽 공손해져 있었다.
혹시라도 이쪽의 심기를 상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기색.
그 심정이 대충 짐작은 가기에 굳 이 입에 담진 않기로 했다.
“그나저나……
콰과과과과!
우렁찬 굉음이 건물 안까지 밀려들 었다.
일제히 창 밑으로 머리를 처박는 10명의 플레이어.
그들 사이에서 고개를 빠끔 내민 민수와 예진이 사거리를 내려다봤 다.
“쟤가 그 겁나 센 애 맞죠?”
“딱 봐도 그런 것 같네요.”
“이 X새끼들아! 니들이 나한테 이 럴 수 있어?!”
제법 험악한 욕지거리가 사거리를 쩌렁쩌렁 울렸다.
사거리 한복판에서 칼 한 자루를 굳게 쥔 여자애가 한 명.
시커먼 기운을 휘감은 칼을 들어 올린 그녀가 바락바락 악을 써댔다.
“내가 그 지랄해 가면서 구해왔는 데 그걸 이딴 식으로 갚아? 니들이 사람이야?!”
“그러니까 오해라고 했잖아! 돌아 가면 다 설명해 준다고……
“오해라고 말하고 싶거든 그때 활 부터 치웠어야지!”
독기어린 외침에 그녀를 포위하던 플레이어들이 움찔거렸다.
접근하기도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물러서기에도 마땅치 않은 모양.
들어보니 원래는 같은 집단에 소속 되어 있던 것 같았다.
고민스럽게 현장을 바라보던 예진 이 불쑥 물었다.
“내버려 두면 지들끼리 알아서 해 결 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요?”
“민수 씨?” 의아한 예진의 물음에도 민수는 대 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여자애의 머리통 옆.
간신히 보이는 메시지창의 내용을 읽은 민수가 혀를 찼다.
“허어.”
[플레이어명 : 서은비]
[직업 : 마교도]
[보유 코인 : ???] [보유 플레이어 토큰 : ???]“마교……
갑자기 이상한 녀석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