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47
나 혼자 무한 보급! 047화
빛이 닿지 않는 저 어둠 너머.
말세의 어둠으로부터 짐승 누린내 가 풍겨왔다.
“크르르르르!”
“컹컹! 쿠르르르……
사방의 어둠에서 들려오는 늑대들 의 울음소리.
망루의 오크들이 투명 활의 시위를 당기고, 곳곳의 플레이어들이 전투 준비를 하는 가운데. 민수의 손가락이 혼 블래스터의 탄 창을 빙글 돌렸다.
‘초탄은 폭발탄!’
기선제압 효과로는 이만한 게 없 다.
사거리 둘러싼 목책 사면에 한 방 씩 갈겨놓으면
당장 덮쳐오는 기세는 눌러놓을 수 있을 터.
그사이 덤벼드는 놈은 오크 레인저 들이 알아서 할 거다.
그렇게 마음먹은 민수가 방아쇠를 당기려던 그때.
“……아아아아아……
갑자기 어둠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 려왔다.
사방을 채운 늑대들의 울음소리와 구별되는.
가냘프지만 명백한 ‘여자’의 목소 리.
‘이 판국에?’
뜻밖의 사태에 민수의 긴장감이 팽 팽하게 잡아 당겨졌다.
지금 상황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 능성은 절대 많지 않다.
이미 샤그룬과 만났을 때 한 번 언질을 들은 바 있다.
아마도 이 시나리오의 진짜 클리어 목표.
오크들이 언급해 온 바로 그 존재.
“설마…… 여기에 직접?”
r아카라트의 전사여!」
앞에서 큼지막한 도끼를 지고 있던 샤그룬이 우렁차게 외쳤다.
철갑으로 무장한 서너 명의 오크에 게 둘러싸인 채.
굵은 목을 쭉 뺀 샤그룬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틀림없다! 그 마녀다! 우리 전사 들이 증언한 것과 일치한다!」
r 마녀……!j
「이 짙은 암캐 냄새! 아주 더럽고 추잡한 짐승이 분명하겠군. 네 영혼 에 저주 있을지어다!j
흥분한 나머지 가슴을 쾅쾅 두들기 며 포효하는 샤그룬.
분명 갑빠를 때리는데 어째서 북소 리가 나는 걸까.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샤그룬의 대흉근 재질 따위가 아니었다.
재빨리 돌린 민수의 총구가 목소리
가 들려온 쪽으로 향했다.
사위를 채운 기묘한 공포.
침묵한 채, 무기를 들고 경계하는 인간들과 오크들.
터벅, 터벅.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네발짐승들의 발소리.
긴장을 조롱하듯 늑대들의 기척은 천천히 다가왔다.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 극에 달한 긴장감.
결국, 견디다 못한 민수의 손가락 이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또……
목책 너머 어둠을 채운 늑대들.
그 안을 헤치며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꽃처럼 너울거리는 붉은 머리카 락.
그 사이를 헤치고 쫑긋 솟은 짐승 의 귀.
달빛으로 물들인 듯 창백한 피부.
칼처럼 예리하게 빛나는 긴 손톱.
검게 물든 흰자위. 고양이처럼 좁 은 황금색 홍채.
‘저게…… 마녀.’
아마도 이 시나리오의 최종 보스.
상대를 인식한 순간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즉시 마녀의 미간을 정조준하는 민 수의 총구.
크롬빛으로 반짝이는 총구 앞에서 마녀가 멍한 눈을 들었다.
“밤이…… 밤이 찾아왔어.”
“끝나지 않는 밤…… 영원한 밤 이…… 영문 모를 소리를 중얼거리며 마녀 가 자세를 낮췄다.
그녀를 따라 얼른 자세를 낮추는 블러드하운드들.
주변의 플레이어들이 호들갑스럽게 무기를 들어 올리는 가운데.
민수의 시선이 그녀의 머리 옆에 떠오른 빨간 메시지창을 발견했다.
‘간파!’
딱 봐도 레이드 몬스터다.
보유 특성을 파악해서 적절한 공략 법을 찾아내야 한다.
일단 잡으라고 있는 놈일 테니 샤 그룬처럼 사기적이진 않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 옆에 떠오 른 메시지창을 바라본 순간.
[플레이어명 : 나#*®]
[직업 : 늑%& #!$왕]
[보유 코인 ——
[보유 플레이어 토큰 ——
[보유 스킬]
[??? (Lv.?) – 상&@즈의 스!&# *주@벨이 &&#아 알 &!# 없®*&! 다.]
[주의! 해당 시나리오의 키 플레이 어입니다!]
[주의! 해당 시나리오의 랭커 혜택 에서 제외됩니다!]“……이게 뭐야.”
깜짝 놀란 민수의 눈이 바르르 떨 렸다.
레이드 몬스터가 아니라 플레이어?
설마 저거 사람이었어?
게다가 키 플레이어? 랭커 혜택 제외?
“대체 왜 플레이어가 몬스터 편 에……?” “미, 민수 오빠! 왜 그래? 빨리 총 안 쏘……
“은비야! 뒤로 빠져!”
당황한 은비를 향해 민수가 언성을 높였다.
대체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간파 스킬로 본 메시지창의 내용이 맞는다면 지금 저 녀석에겐 시나리 오 랭커들의 무적 효과가 통하지 않 는다.
‘여차하면 랭커도 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섣부른 돌격은 자살행위 다.
메시지창 내용도 다 깨져 있고, 보 유 스킬도 알 수 없다.
함부로 들이댔다가 만약 사고라도 나면 그때는……!
“대장간 중심으로 해서 자기 자리 사수해! 뭔가 이상하다! 저거 몬스 터가 아니……?!”
“……아아아아악!”
그 순간, 마녀가 ‘날았다’
* * *
그야말로 날아갈 기세의 점프였다. 높이 6m에 달하는 목책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비행이라기보단 발사에 가까운 기 세로 마녀가 망루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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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아아아앙!
기겁한 민수의 혼 블래스터가 불을 뿜었다.
시뻘건 폭발탄의 불꽃에 휩싸이는 마녀.
여전히 막강한 그 위력에 안도했지 만, 그것도 잠시.
“캬아악!”
“민수 씨!”
불꽃을 헤치며 마녀의 손톱이 날아 들었다.
푸른빛 막에 휩싸인 마녀는 상처 하나 없는 상태.
그 날카로운 손톱이 민수의 목을 꿰뚫기 직전.
잽싸게 반응한 예진의 철퇴가 그녀 의 손톱을 막아냈다.
“크윽!”
“어어 억?!”
꽈직! 우지직!
사람 한 명이 달려들었음에도 그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단숨에 박살 나는 망루의 난간. 수 수강처럼 부러지는 통나무들.
힘에서 밀린 예진이 바닥을 뚫으며 처박히는 가운데, 재빨리 가까운 기 등을 붙잡은 민수가 바닥으로 미끄 러져 내려왔다.
“예진 씨! 괜찮아요?”
“아직…… 살 만해요!”
“목소리 다 죽어 가는데?! 진짜 살 만한 거 맞아?!”
탕탕탕탕탕!
바닥에 주저앉은 예진을 끌어내며 왼손에 든 권총을 갈겼다.
연달은 총성과 함께 마녀의 전신을 노리는 탄환들.
하지만 그마저도 마녀를 저지할 수 는 없었다.
양손의 손톱을 가볍게 휘둘러대자 베여나가는 탄환들.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민수가 입을 쩍 벌렸다.
“아니 뭔, 지 혼자 사무라이 영화 를 찍고 앉았……
“오빠!”
“크르르르르!”
은비의 외침에 주변을 둘러보니 이 미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목책에 달라붙어 한두 마리씩 넘어 오는 블러드하운드들.
까만 검기로 그중 세 마리를 단숨 에 회 쳐버린 은비가 악을 썼다.
“진짜 미치겠네! 차라리 크림슨 하 운드가 나았어!”
r아카라트의 전사여! 물러나라!」
그 사이 샤그룬 또한 오크들과 함 께 난전에 가담했다.
단숨에 세 마리의 머리통을 도끼로 내리찍고 달려드는 한 놈의 목덜미 를 붙잡아 비틀어 꺾은 그가 외쳤 다.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존재다. 그 마녀에게서 마력의 냄새가 난 다느
“마력?”
「이 시큼한 냄새…… 알겠군. 마 신이다! 죽어버린 마신의 힘이 그녀 에게 깃들고 있……!j
“캬아아아악!”
샤그룬의 말을 끊으며 기성을 토해 낸 마녀가 달려들었다.
가히 순간이동에 가까운 어마어마 한 속도.
기겁한 민수가 혼 블래스터를 겨누 며 외쳤다.
“물러나요!”
꽈아아아앙!
시뻘건 폭음과 함께 은빛 관통탄이 마녀에게 직격했다.
설마 통하나 싶었지만, 결과는 이 전과 마찬가지.
아슬아슬하게 관통탄을 갈라낸 마 녀의 손톱이 금속음을 뿜으며 부러 져버렸다.
“대체 저거 못 하는 게 뭐……?!”
“캬악! 캬아아악!”
손톱이 부러져서 화가 솟구친 건 지.
조금 전보다 훨씬 거친 기세로 마 녀가 날뛰기 시작했다.
매섭게 휘둘러대는 왼손의 손톱 다 섯 개.
기겁해서 고개를 젖히자 코끝을 스 쳐 지나가는 손톱.
베인 것 같은 서늘한 예기에 전율 하는 사이.
그 틈을 노린 예진의 철퇴가 마녀 의 어깨를 후려쳤지만.
“카악!”
“악!”
터엉
그 순간 푸른빛의 막이 마녀의 전 신을 뒤덮었다.
강력한 빛의 파문과 함께 튕겨 날 아가는 철퇴.
차에 받힌 듯 맥없이 날아가 바닥 을 뒹구는 예진.
하지만 그 찰나의 시간을 민수는 놓치지 않았다.
상대의 기세에 압도당해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본능에 맡겨 눈을 부릅뜬 민수가 텅 빈 마녀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예진 씨, 나이스!”
“잠깐, 민수 씨! 지금 뭐 하려
—)……91”
꽈아아아앙!
마녀의 품속에서 크롬색 괴물 권총 이 불을 뿜었다.
손톱으로 방어조차 할 수 없는 완 전한 영거리 사격.
덮어놓고 지른 거였지만 생각보단 효과가 탁월했다.
그녀의 입가에서 흐르는 한 줄기 피를 확인하자.
비로소 민수의 입에서 참고 있던 한숨이 터져 나왔다.
‘통했다!’
단일 대상에 효과적인 장갑 관통 효과의 관통탄.
저 푸른빛의 막도 일단 장갑이라 친다면.
영거리에서 갈기면 어느 정도의 타 격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건 아니다.
애초에 영거리 사격으로도 끝내 못 죽였지 않은가.
배때기에 총구 붙인 채 갈겼는데도 저 정도로 끝이라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못 잡는 놈이 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악! 아아악! 캬아아아악!”
그사이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마 녀가 발광을 시작했다.
거의 춤추듯 사방을 휘저어대는 아 홉 개의 손톱들.
그래도 내상 탓에 기세는 좀 덜해 져 있지만, 어쨌든 맞아서 좋을 게 없다는 건 확실하다.
“진짜 미치겠네!”
꽈아아아앙!
재차 장전한 관통탄이 이번엔 마녀 의 어깨에 명중했다.
골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홱 젖혀 지는 마녀의 오른쪽 어깨.
하지만 기세만 덜해졌을 뿐, 그녀 의 발광은 여전했다.
비틀거리는 왼손 손톱이 오른손을 노리자 민수의 표정이 굳었다.
‘안 돼!’
한 개밖에 팔지 않는 귀중한 무기 다.
여기서 망가뜨리기라도 하면 뒷감 당이 안 된다.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렀을 때, 이 미 몸은 본능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얼른 혼 블래스터를 놓아버리고 오 른손을 뒤로 빼서 회피.
자세가 무너진 틈을 타 왼손에 든 권총을 얼굴에 처박고 방아쇠를 당 긴다.
“까아아아악!”
순식간에 얼굴을 뒤덮는 십여 발의 탄환들.
대미지는 못 주지만 당황하게 한다 는 의미에선 효과적이었다.
상대가 잠깐 비틀대는 사이 다음 판단을 내린다.
혼 블래스터를 줍는 건 무리. 등을 보이면 그 순간 죽는다.
권총을 하나 더 꺼내 들까? 아니, 어차피 대미지는 안 들어간다.
‘그렇다면!’
최선은 제압. 일단 달려들어 움직 임을 봉쇄한다.
그 순간 얼른 달려든 민수가 냅다 마녀를 떠밀었다.
벌렁 자빠지는 마녀의 몸 위에 올 라타 양팔을 무릎으로 누르고, 온 체중을 다해 마녀를 찍어 누르며 허 리춤의 단검을 뽑아 든다.
“캬악! 캬아악! 꺼져! 꺼져어어어!”
머리 반 개는 작은 여자인데 발버 둥 칠 때마다 온몸이 들썩거린다.
하긴 몸통박치기로 망루 때려 부수 는 힘이 어디 갈까.
슬쩍 눈을 돌리니 다행히 저쪽도 상황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허겁지겁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샤 그룬을 확인한 후.
그녀의 눈에 단검 끝을 들이밀며 민수가 외쳤다.
“너 뭐야?!”
“캬악! 나는 나야!”
“누가 아니래?! 왜 플레이어가 여 기 있는 거냐고!”
움찔!
순간 들썩이던 마녀의 몸이 우뚝 굳었다.
여전히 칼끝을 겨눈 민수가 으르렁 대며 말을 이었다.
“이 늑대들, 결국 몬스터잖아! 뭔 데 몬스터들이랑 같이 이쪽 습격하 는 건데!”
“뭐 나랑 같은 경우야? 몬스터랑 협상해서 우리 편 만들었다, 그런 거? 그럴 거면 X발 왜 이 지랄을 하는 건데! 설득을 하건 협박을 하 건 틀어막아도 모자랄 판에 무슨 영 화를 보자고 밤마다 이런……
그때, 험악한 민수의 외침이 우뚝 멎었다.
깜짝 놀란 듯 이쪽을 바라보는 좁 은 황금색 눈동자.
검게 물든 흰자위는 경악으로 바르 르 떨리고,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붉은 입술이 경련한다.
“너……
힘겹게 내뱉는 그 목소리에 더 이 상 짐승의 적의는 남아 있지 않았 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민수가 눈을 크게 뜨는 가운데.
자신을 깔아뭉갠 그를 올려다보며 마녀가 말했다.
“……날, 알아?”
[GM-A : SSP-381735 시나리오 에 키 플레이어가 있었을 줄이야.] [GM-A : 이제 알겠군.] [GM-A : 아카라트라는 단어는 키 플레이어를 호출하는 키워드였던 건가.] [GM-M : 그런 것 같군요.] [GM-A : 이러는 거 보면 GM이 라고 하지만 허울만 좋은 것 같아.] [GM-A : ‘개발’ 측이 제공하는 시나리오를 단순 적용할 뿐이니까.] [GM-A : 시나리오의 상세를 알 길이 없어.] [GM-M : 그런 ‘게임’이니 말입 니다.] [GM-M : 우리에게 권한이 많았 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였겠죠.] [GM-A : 하긴 그것도 그렇지.] [GM-A : 아무튼 잘 굴러가는 것 같으니까 난 들어가 보겠어.] [GM-A : 샌프란시스코 채널이 지금 좀 불안하거든.](GM-A 님이 채널을 나가셨습니 다.)
[GM-M : …….] [GM-M : 키 플레이어가 시나리 오상의 다른 플레이어를 인식했다.] [GM-M : 한 번도 없었던 일이야.] [GM-M : 만약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면. 어쩌면 그야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