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54
분신으로 절대무신 154화
“설정창.”
장일의 읊조린 말과 함께 그는 오랜만에 자신의 상태를 파악했다.
-사용자 : 장일
존재감 : 8.0
권능 : 분신(分身)★★★★★★★★☆☆, 회귀(回歸)★
현실 조작 : 4
카르마 : 394
무극에 통달하여 삼극을 깨우치고 반야를 얻어 큰 깨우침을 얻게 된 장일이었으나, 전과는 달리 그의 존재감은 상승하지는 않았다.
장일은 이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이내 그 이유를 알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구공을 이룬다고 해도 그 존재감이 크게 상승하지 않겠구나.”
구공을 이루었다는 것은 세존과 같은 부처님이 된다는 것을 말함이니, 장일의 그 말은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부처님은 모든 인과를 끊어낸 존재이다.
세상이라는 허상을 인지한 존재라는 것으로, 이는 곧 세상이 그를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즉, 하나의 세계를 홀로 초월한 자인 것이다.
한데도 장일이 그리 말한 것은, 무극을 통달해 삼극을 깨우치고 반야를 얻고 구공을 바라보는 그 거대한 깨달음도 그의 존재감에 더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치 그것은 거대한 호수에 작은 조약돌을 던진 것 같은 모습이나 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장일이 도달한 8.0의 존재감은 터무니없는 수치였다.
그런 엄청난 존재감을 지녔음에도 장일은 다시금 그 수치를 높이는 데 서슴지 않았다.
지금의 장일은 천마와 대적하기 위한 출발선에 이제 막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그가 천마신공을 수십 년 동안 다룬 천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편법이 필요했고, 장일은 그 편법으로 존재감을 다루려 한 것이다.
마침 394카르마 포인트라는 예상치 못한 카르마 포인트를 얻은바, 장일은 망설임 없이 이를 사용했다.
그렇게 9.0의 존재감에 이르는 데 소모된 카르마 포인트는 무려 329카르마 포인트였다.
그리고 이는 곧 그의 분신이 9성에 이르렀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했다.
“!!!”
그렇게 분신이 9성에 이르자 새로운 변화가 일었고, 그것은 장일은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분신의 발동 조건은 시스템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다만 이로 인해 더는 죽음을 통한 사용자의 영혼의 성장이 미비한 수준에 그치게 된다.] [죽음에서 일어나는 분신은 다섯이 되며, 그중 하나가 본신이 된다.] [분신들 중 하나는 본신과 같은 세상에 있는 게 가능하다.] [단, 둘 중 한 존재가 죽으면 자연스럽게 본신의 위치는 남은 존재에게로 이양된다.]추가된 내용은 크게는 둘이며 전체적으로 다섯이었다.
그중 장일의 눈길을 가장 크게 이끈 것은 역시나 시스템의 보호였다.
분신의 발동 조건이 시스템으로부터 완전히 보호를 받는다는 내용. 그 말은 이제 장일이 마음껏 권능을 남용한다고 해도 된다는 말과도 같았다.
이에 의한 단점이라면 죽음을 통한 영혼의 성장이 미비하게 그치게 된다는 것이겠지만, 이것은 오히려 시스템의 발동 조건에 대한 보호를 보장한다는 말이 되니 장일은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장일은 9성으로 오른 가치를 다 한 셈이었다.
하지만 9성의 권능은 겨우 그것으로 그 가치를 다하지 않았다.
“분신이 다섯이라니.”
8성에서 다루던 분신은 셋. 그중 하나가 본신이 되니, 장일이 다루던 분신은 둘이었다.
하지만 다섯이 되면서 이제 장일이 다루는 분신은 두 배에 달하는 넷이 되었다.
이 말은 그의 권능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넷이 된다는 말이 된다.
그만큼 카르마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높아진다는 말이 되는 것이니, 이것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것만 해도 장일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건만, 더욱 놀라운 것은 본신인 그가 있는 세상에 분신을 함께 둘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된다.
이미 분신들을 통해 절반쯤 이루어 내었던 또 다른 같은 존재가, 한 시공간에 있는 초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장일은 한편으로 수련을 하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일상을 이어나갈 수도 있게 되었다.
운신의 폭에 한계가 사라진 셈이다.
“다만 이 부분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겠어.”
장일이 궁금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본신이 죽었을 때 단순히 다른 분신이 그 본신을 대신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권능이 발현되면서 그 분신으로 이동하는지 궁금했다.
만약 발현이 된다면 다섯 분신 중 하나가 그 분신이 대신하게 되는지, 아니면 아예 따로 발현하게 되는지도 의문이었다.
두 번째로는 그렇게 죽은 본신의 경험은 다른 본신에게 이어지는지도 의문이다.
이게 가능하다면 지금처럼 꿈을 통해 이어지는지, 아니면 단번에 이어지는지에 대해 장일은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권능의 성장은 장일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천마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크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네 명의 분신을 천마에게 보내어 다수로서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승리할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그렇게 달라진 존재감에 의한 변화를 살펴보던 장일은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천마신공에 대항할 구음을 다루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반야의 경지에 의한 변화가 대단하구나.”
뇌의 역량이 최소 다섯 배 이상으로 성장하였다.
수치로 따지면 장일이 다루는 구음의 순도도 다섯 배로 늘어난 셈이 된다. 하지만 천마심법을 다루면서 얻어진 결과는 그와 달랐다.
이전의 구음을 1로 친다면 천마심법을 통해 얻은 구음은 9를 넘었다.
이것이 반야로 인해 역량이 초월한 뇌가 함께하자 그 수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단순히 수치로 계산할 때 45배에 달해야 할 순도가 100배에 가까운 순도로 변화된 것이다.
그 말은 과거의 구음과 비교해 1의 힘으로 100 이상의 것을 발현하는 게 가능하다는 말이 되었다.
이와 같은 구음이라면 그 혈마도 삼초까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단 일 초식이면 충분하다.”
그의 말이 과하지 않은 것은, 지금의 장일의 일검은 그 혈마의 모든 힘이 합친다고 한들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실로 이해하기 어렵다. 보통 이론에 비해 실제로 일으키는 힘은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변수들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이론을 한참을 상회하는 순도를 일으키게 된 지금의 현상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역시나 존재감 때문이겠지.’
앞서 같은 존재가 한 시공간에 놓일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현상처럼, 9.0이라는 터무니없는 그의 존재감은 세상의 법칙들을 그러한 변수들을 뭉개는 것을 넘어 이 같은 기현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장일은 이를 자각한 것이다.
반야를 얻어 이룬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장일은 자연스럽게 아쉬움이 일었던 무극을 온전히 모두 깨우칠 수 있게 되었다.
막막하던 천부경마저도 그 윤곽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장일은 자신이 과거 그저 상상으로만 그쳤던 것을 현상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화만리향(梅花萬里香)…….”
유검을 처음 깨우치던 당시 장일은 유검을 매화이십사수검법에 담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결과 그는 매화를 검 끝에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장삼풍이 태극을 깨우치면서 장일의 검의 방향은 달라졌다. 어설프게 매화검법에 이를 담는 것보다 태극에 유검을 담아 펼치는 방향으로 틀어진 것이다.
이는 천마를 만나 황극에 유검을 담게 된 뒤부터는 더욱 이쪽으로 틀어졌다.
실제로도 구음을 통해 존재감을 다루는 데 있어 이쪽이 효율적이었으니 장일이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일은 자신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매화이십사수검법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꿈을 꾸게 되었다.
셀 수 없는 매화들에 둘러싸인 꿈이었다.
처음 그를 보았을 때 장일은 그저 아름답기만 한 그 매화들에 시선을 빼앗겼으나, 이내 그 안에 담긴 우주를 마주 보게 되었다.
그 까마득하리만큼 거대한 우주에 장일은 티끌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는 그렇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우주에 삼켜질 듯했다.
그러나 어디선가 익숙한 짙은 매화 향기가 그의 후각을 자극하였고, 그 자극은 지워져 가는 장일의 영혼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까마득한 우주 속에 질식되어가는 그는 그렇게 깨어나게 되었다.
동시에 장일은 눈을 뜨게 되었고, 그제야 자신이 꿈을 꾸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게 꿈이라고?”
권능이 꿈으로서 풀어지는 것을 제한다면, 장일은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이는 원영신을 이룬 뒤 잠의 필요성이 현격히 낮아지게 된 뒤부터 더욱 그러했다.
그러던 그가 자신도 놀랄 만큼 깊이 잠이 들어 그처럼 생생한 꿈을 꾸게 되었으니, 그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꿈은 무의식의 발현이다.”
과거 친분을 가졌던 법왕의 말에 의하면 꿈은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뒤섞이며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이러한 주장은 당시 여러 학자들과 술법가들에게 반발을 당했는데, 이에 법왕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고 본 것이오.’
그 말이 나온 뒤에도 한참 동안 시끄러웠다.
당시의 법왕의 생각에 대해 장일은 일부 동의하였는데, 그렇기에 그는 이 꿈이 무의식이 자신에게 말하는 지표(指標)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방향만을 보았을 뿐, 그는 그것에 자신이 닿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가 꿈에서 보고 느낀 것을 실현시키려면 검에 우주를 담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장일은 지금이라면 그것의 일부나마 실현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 여겼다.
-탁!
그리 생각이 들자 장일은 몸을 일으켰고, 몸을 일으키기 무섭게 호암 밖으로 몸을 날렸다.
새처럼 비상한 그의 육신은 수백 장을 날아가더니 이내 사람의 흔적이라고 닿기 어려운 깊은 산골에 다다르게 되었다.
-스르르릉!
짙은 안개와 이름 모를 돌산들이 즐비한 그곳에 장일은 검을 뽑아 들었다.
-!!
단순히 검을 뽑아내었을 뿐이건만, 그것만으로도 그 일대가 놀란 듯 멈추었다.
안개를 몰아가며 불어대던 바람은 어느 순간 그쳤으며, 몇 장 앞도 보기 힘든 짙은 안개는 점차 옅어져 갔다.
덕분에 오랫동안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주변 일대가 제 모습을 찾았으나, 풀도 나무도 오랫동안 그곳에 방치되었던 돌 따위도 이를 반기지 않았다.
이는 천리를 뒤엎는 일이기 때문이라서다.
법칙이 붕괴되는 순간이었고, 그렇게 붕괴된 법칙은 그 속에 담긴 모든 존재들을 일그러뜨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장일이 한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가 한 것이라고는 유검을 극의로 끌어 올린 것에 불과했다.
-후우우웅!
이후 그의 검에서 바람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그 바람과 함께 매화가 하나씩 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 아홉이던 것이 한순간 곱으로 늘어났고, 그것은 다시 곱이 되어 늘어났다.
다시 그것이 곱이 되려던 순간, 이내 매화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비가 펼쳐졌다.
매화…… 매화향이 일대를 잠식해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옅기만 했던 매화향은 어느 순간 코를 아릿하게 할 정도로 짙어졌고, 그제야 장일은 지친 얼굴 기색 속에서도 입가에 한 줄기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비록 꿈에서 보았던 것에 비하면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그 일부를 구현화한 것만으로도 장일은 새로운 검의 세계에 다다른 것이었다.
-!!!!
장일은 가볍게 검을 휘저었고, 이후 그 향이 닿은 모든 것들이 소리소문없이 지워졌다.
붕괴되거나 부서진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일대가 지워져 버린 것이다.
수백 장에 달하는 거대한 일대가 지워지자, 천지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듯했으나 감히 그 일을 저지른 장일에게 항의를 내보이지 못했다.
그저 두려운 듯 무거운 침묵만을 보일 뿐이었다.